TL;DR
세계에서 네 번째로 인구가 많은 인도네시아는 젊은 연령층(중위 나이 31.1세)가 대다수이며, 매우 잠재력이 높은 글로벌 게임 시장으로 판단된다(글로벌 게임 시장 규모 16위)
이에 더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블록체인을 비롯한 혁신 스타트업에 대해 우호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타 동남아시아 국가 대비 블록체인 및 크립토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적극적인 자세로 웹3 산업을 발전 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엿볼 수 있다.
‘21년을 기점으로 인도네시아 내에서 웹3 산업 내 성장 잠재력이 보이는 프로젝트가 개발되기 시작하였고, 정부의 게임 산업 활성화 기조와 맞물려 추후 크립토 썸머가 다시 도래할 시 웹3 게임에 대한 성장 잠재력도 상당히 기대되는 시장이다.
현재 미국, 한국 등 해외 게임사가 2.8억 명의 거대한 인도네시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앞다투어 진출하는 양상을 보이나, 비교적 몸집이 작은 인도네시아 게임 프로젝트도 자국 시장 내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추후 속속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들어가며
최근 동남아시아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 대한 관심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이는 (1) 베트남의 엑시인피니티(Axie Infinity)와 같은 P2E 게임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던 지역이기도 하며, (2) 웹3 게임에 대해 가장 거부감이 적은 유저가 대거 포진한 지역이라는 점 때문이다.
사실 최근까지도 동남아시아 국가는 게임과 미디어 등 컨텐츠 산업의 주요 소비 지역이라는 강한 인식, 1인당 소비력 및 ARPU(Average Pevenue Per User)가 낮아 투자 대비 효율이 떨어지는 시장이라는 인식되어 왔다.
다만 웹3 시장에서는 다를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다시 관심을 받게 되었다. (1) P2E를 비롯한 블록체인 게임의 실질적인 수요층(End User)인 Z세대가 인구의 대다수라는 점(인도네시아, 베트남의 중위 연령은 31세이다). (2) 교육과 산업 환경이 빠르게 발전되어 글로벌 수준의 컨텐츠를 제작할 환경이 조성되었다는 점(예시, 싱가폴의 그랩, 인도네시아의 고젝 등), (3) 타 국가 대비 블록체인 및 크립토에 대한 인식과 수용도가 매우 긍정적이라는 점 때문이다.
실제로 Chain Analysis가 발표한 글로벌 크립토 도입 지수에 의하면 동남아시아권 국가의 대부분이 상위권을 차지하고있으며, 아이캔디 인터랙티브 창업자 킨 웨이 라우의 인터뷰에서도 동남아시아 젊은층 대부분이 주식, 부동산보다 NFT에 더 친숙하다는 등 블록체인 매스어답션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갖추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추가로 타이거리서치 자체 분석을 통해서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다양한 지표에서 웹3 산업의 키맨(Key Man)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웹3 게임으로 시야를 좁혀 보면, 베트남, 필리핀 순서로 가장 큰 규모의 시장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최근 인도네시아가 (1) 중국, 인도에 이어 아시아 최대 시장이자, (2) 크립토에 대한 긍정적인 시장 인식 및 규제로 새롭게 떠오르는 국가로 각광받고 있다. 또한 (3) 이제 수요자 시점에서 벗어나 생산자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보는 등 트렌드 변화와 맞물리면서 더욱 기대를 불러오고 있다. 일례로 국내의 대형 블록체인 게임사 ‘네오핀'에서 동남아시아 진출의 거점으로 인도네시아 를 선택하였다. 이처럼 블록체인 게임 시장의 새로운 플레이어로 급부상하기 시작한 인도네시아에 대해 분석해보며, 향후 베트남, 필리핀 등과 같이 블록체인 게임의 주요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조사하고자 한다.
산업 지원에 초점을 맞춘 인도네시아 정부
인도네시아 정부는 전반적으로 크립토에 대한 우호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발행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정부 주도의 가상화폐 거래소까지 출시하겠다고 나선 상태이다. 이 외에도 ‘가상화폐 및 거래소 운영에 대한 규제‘를 발표하며 현재까지 자국내 28개의 합법적인 거래소가 등장하는 등 가상화폐 시장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이는 ‘22. 5월부터 가상화폐에 대한 부가가치세 및 소득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면서 작년에만 총 191억 원의 세금을 거두어 들이는 등 중요한 세수처로 떠오르기 시작함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P2E 게임 관련 규정에 대해 살펴보면, 게임 내 재화는 실물자산으로 사용할 수 없으며, 기존의 거래 방법으로서 가상화폐의 사용이 금지된다는 규정이 존재한다. 다만, P2E 게임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는 아니기 때문에 별도의 우회적인 방법을 통해 수익화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NFT 거래의 경우에도 구체적인 규정이 없으며, 동일하게 일상적 거래에 사용되는 재화의 대용물로 사용되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 외에도 인도네시아 정부에서는 게임 산업을 차세대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에 향후 블록체인 게임 관련 입법 방향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국영통신사 텔콤(Telkom Indonesia)의 컨텐츠 유통 자회사 멜론(Melon)을 통해 자국 내 제작된 게임의 퍼블리싱을 주도하고, E-Sports 게임 대회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더불어 최근 인도네시아 모 헬스케어 스타트업과의 대면 인터뷰에 의하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혁신 스타트업 기업들의 성장과 기존 기득권 산업과의 대립을 오히려 환영합니다. 이러한 갈등과 긴장 속에서 인도네시아가 또 다른 도약을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라며 희망적인 메시지를 남기기도 하였다.
인도네시아 블록체인 게임 현황
최근까지도 인도네시아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출시되며 인기를 끌고 있었으나, 베트남의 엑시인피니티와 같이 대표적인 게임이 자국 시장을 선점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게임사별 경쟁이 갈수록 심화 되었고, 인도네시아가 블록체인 게임의 격전지가 되어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내 주요 해외 블록체인 게임
현재 기준으로 인도네시아 내 블록체인 게임 시장을 견인하는 게임사는 주로 한국, 미국 등 해외 대형 게임사가 출시한 P2E(Play to Earn) 게임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는 해외 게임사가 (1) 이미 성공한 이력이 있는 유명한 IP를 활용해 경쟁력을 높였고, (2) F2P(Free To Play) 모델을 통해 신규 게이머도 충분히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운 결과로 판단된다.
추가로 인도네시아 게임사의 낮은 경쟁력도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가 동남아 최대 게임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으나, 자국 내 게임 개발 스튜디오는 아직 초기이며 소수에 불과하는 등 시장 크기에 비해 게임 산업 자생력이 상당히 낮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로 ‘21년 기준 인도네시아 내 연간 매출이 20억 루피아(한화 약 1억 5,600만 원)을 넘는 개발사가 1.4% 정도에 그치는 등 다소 저조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었다. 더불어, 그간 인도네시아의 게임 스튜디오가 (1) 단독으로 게임 개발을 진행하는 방식 보다는 해외 업체의 외주 및 하청 역할을 하였다는 점과 (2) 게임 개발에 필요한 주요 인력 양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교육 환경도 존재한 것도 영향을 준 요인으로 판단된다.
이처럼 인도네시아의 블록체인 게임 자생력은 당장엔 저조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으나, 그럼에도 향후 긍정적인 전망이 에상된다. 앞서 말한 (1) 인도네시아 정부의 자국 게임산업 활성화 기조나 (2) 인도 게이머의 높은 블록체인 친숙도, (3) 기존 열악한 금융 인프라로 인해 인디 게임사가 블록체인 인프라를 활용해 게임 내 결제 등 자산관리 목적으로 적극적인 활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추후 인도네시아 자체적으로도 엑시인피니티와 같은 대표적인 성공 사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전망된다.
인도네시아 내 자체 블록체인 게임
인도네시아 게임 개발사인 ‘Agate’의 창업자가 만든 ‘Mythic Protocol’ 그리고 인도네시아 최대 VC 그룹으로 투자를 유치한 ‘Avarik Saga’ 등은 그간 캐쥬얼 게임 수준에 머물러 있는 인도네시아 게임의 수준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게임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위와 같은 긍정적인 전망에 한층 더 힘을 실어준다.
블록체인 게임과 친숙한 인도네시아 게이머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크립토 닷컴(Crypto.com)의 블록체인 게임 시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블록체인 게이머 비율이 미국과 영구보다 높고,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거부감도 상당히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평균 임금이 낮은 타 동남아시아 국가와 동일하게 P2E 등 블록체인 게임을 경제 활동 수단으로써 활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이 외에도 블록체인 게임이 생계 수단으로써 사용 되는 것을 넘어 재미 자체를 추구하기 위한 목적의 플레이도 관찰 되기도 한다. ‘22년 인도네시아 대통령배 E-Sports 대회에서는 로컬 블록체인 게임인 ‘Battle Of Guardians’가 종목으로 선정 되었고 많은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실제로 해당 게임 대회 영상의 유튜브 조회수는 15만 회 이상을 기록하는 등 블록체인 게임이 단순 수익 도구로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재미 자체를 추구하는 사용자도 있음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이와 같은 게임의 부가적인 컨텐츠를 활용해 블록체인 게임의 대중화를 시도해볼 수 있다는 좋은 사례로 생각된다.
마치며
웹3 산업은 이제 막 본격적으로 태동하기 시작한 시장으로 기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던 미국, 일본, 한국 외 국가에게도 공평한 기회를 주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경우, (1) 젊은층의 인구가 두텁고, (2) 과거 대비 눈부실 정도로 교육 및 산업 환경이 발전하며 글로벌 수준의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을 정도의 풍부한 인재를 갖추었고, (3) 국가 차원에서 웹3 산업을 명확한 성장동력으로 인식하고 동기의식도 분명하다는 점을 통해 매크로적인 관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전망이 예상된다.
이처럼 긍정적인 전망 속에서 자국 내 게임산업의 자생력은 아쉬운 점으로 꼽히나 향후 충분한 반전의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해외 게임사가 인도네시아 게임 시장에 진입하여 시장의 크기 자체를 키워 나가는 것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며, 웹3 및 게임산업 관련 정부의 활성화 기조와 모바일 게임에 더 친숙한 인도네시아 국민의 특성을 바탕으로 캐주얼 게임 위주의 인디 게임사도 충분히 경쟁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추후 지키는 자와 탈환하려는 자와의 싸움이 예상되며, 시장의 크기 자체가 더욱 더 커지는 등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