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여러분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가요? 아마도 이 글을 읽는 데 주의를 집중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자만은 금물이죠. 어쩌면 여러분의 마음은 일, 가족, 친구, 연인, 술, 취미 활동 등 온갖 것들을 생각하느라 폭풍처럼 휘몰아치고 있을 거예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든, 이 흥미로운 리포트에만 집중하고 있는 건 아닐 겁니다. 여러분의 주의력은 여기저기로 흩어져 있을 거예요. 괜찮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이거든요. 우리 모두 디지털 매체가 주는 자극에 빠져 있습니다. 할인 소식, 이메일, 텔레그램, 트윗, 문자, 캘린더 초대 알림, 수없이 늘어진 브라우저 탭, DM, 페이스타임… 2024년의 삶은 이렇습니다. 더 많은 기술을 누리게 되었지만, 주의력에 대한 통제력은 잃어버렸죠.
현재에 머물러 있기란 어렵습니다. 이 마법 같은 인터넷 화폐에 푹 빠진 세상에서는 더더욱이요. 이곳에서는 24시간 연중무휴로 시장 거래가 일어나고, 블록체인에게는 주말이 없으며, 트위터는 잠들지 않습니다. 암호화폐 세상을 좇는 것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시시포스(Sisyphean)의 형벌처럼 느껴집니다. 모두가 이 전쟁을 치르고 있지만, 우리는 이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잘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개개인 마다의 주의력(Attention)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인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의력이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주의력은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자원이지만 가장 오해를 받는 자원이기도 합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주의력이 경제, 시장, 그리고 우리의 마음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 봅니다. 크게 “과거, 현재, 미래" 세 가지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볼 것입니다.
빅테크 기업은 어떻게 주의력을 수익화하는가
암호화폐는 어떻게 주의력을 토큰화하는가
AI는 왜 우리의 주의를 분산시킬까
자 이제 커피든 술이든 집중하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이든 가져오세요. 주의력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해 봅시다.
2. 관심을 끌어야 합니다
최근 많은 인기를 끈 공상과학 시리즈 ‘듄(Dune)’에 등장하는 위대한 가문들은 우주에서 가장 귀한 물질인 ‘스파이스'를 차지하기 위한 각축전을 벌입니다. 듄에서 스파이스를 통제하는 것은 곧 우주를 통제한다는 것을 의미하죠. 지구에서의 ‘스파이스’는 곧 주의력입니다. 그리고 듄의 위대한 가문에 대응되는, 지구의 빅테크 기업은 이 ‘주의력'을 두고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빅테크 기업은 반복적인 실험과 A/B 테스트를 통해 인터넷을 주의력을 왜곡하는 무자비한 기계로 만들어 왔습니다. 이들은 높은 연봉을 주고 박사 학위자를 고용하여 사용자가 디지털 매트릭스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는데 전념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의도대로 된다면 우리는 끊임 없이 스크롤을 내리고, 클릭하고, 각종 물건을 장바구니에 추가할 겁니다.
이들이 만들고자 하는 궁극적인 결과물은 우리의 관심을 수익화하는 알고리즘입니다. 이는 거의 연금술이나 다름 없습니다. 관심을 넣으면, 돈이 나오죠.
넷플릭스의 CEO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가 넷플릭스가 사용자의 주의력을 두고 "잠과 경쟁한다"고 말한 것은 농담이 아닙니다. 비즈니스 모델이 사용자의 눈 앞에 광고를 노출해 주의력을 끄는 것이라면, 매 순간이 중요합니다.
빅테크 기업의 주요 전략은 다음의 세 가지입니다.
관심 끌기
관심을 유지시키기
관심을 수익화하기
놀랍게도 이 세 가지가 오늘날 인터넷의 대부분을 구축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구글을 예로 들어볼까요? 구글은 지메일, 구글 지도, 구글 닥스 등 일련의 무료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데, 이는 모두 더 많은 광고를 노출하기 위함입니다. 최근에는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인공지능을 구축했는데, 이는 모두 우리의 관심을 더 잘 분석하고 예측하기 위한 것입니다. 과거에 우리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상상했지만, 기술의 발전이 지금의 우리에게 제공하고 있는 것은 관심사를 예측한 '추천' 페이지입니다.
'관심 경제(Attention Economy)'라는 용어는 너무 많이 사용되어 진부한 표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현실이 아니라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현실 그 자체죠. 빅테크가 이를 증명합니다.
우리는 역사상 가장 가치가 높은 기업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하고 있는 것은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수확 기계를 통해 우리의 관심을 수익화하는 게 전부이죠. "세상을 연결한다"거나 "악을 행하지 않는다"는 말은 이러한 현실을 가리는 위선적인 표현일 뿐입니다.
빅테크가 관심을 모아서 판매하는 유통업체라면, 이외의 다른 모든 회사는 구매자입니다. 룰루레몬과 경쟁하는 애슬레저 브랜드인 ‘알로’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알로는 의류 판매로 수익을 창출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시원하고 편안한 옷을 생산합니다. 따라서 운영 전략의 큰 부분은 "룰루레몬보다 더 멋진 옷을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숲 속에서 나무가 쓰러져도 아무도 모르는 것처럼, 알로가 더 나은 제품을 만들어도 아무도 모른다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일까요?
그 결과, 알로는 ‘관심 게임’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알로가 지미 버틀러와 같은 인플루언서에게 거액을 지불하고 옷을 입히는 이유이며,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광고를 게재하는 데 그보다 더 많은 돈을 지불하는 이유입니다. 어쨌든 요점은 그들의 전략이 통했다는 것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 멋져 보이는 지미 버틀러의 광고를 20번이나 본 저는 결국 속옷을 구매했습니다. 알로는 제 관심을 끌었고, 제 돈도 얻은 셈이죠.
이 이야기의 요점은 실물 경제가 완전히 관심을 중심으로 재편되었다는 것입니다. 마케팅에 종사하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그들의 업무 중 상당 부분이 "인스타그램 클릭 수"에 매여 있다는 사실에 놀랍니다. 모든 것이 하나의 거대한 기계와 같고, 모두가 세상에서 가장 희귀한 자원인 관심을 끌기 위해 경쟁하고 있습니다. 저커버그도, 알로도, 그 누구도 다르지 않죠.
자연스레 금융 시장도 관심 게임에 눈을 떴습니다. 메타의 실적 발표를 들어보면 애널리스트들은 전부 유저가 플랫폼에 머무른시간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저커버그는 보통 MAU, 리텐션과 같이 의심의 여지 없이 통용되는 용어를 사용하여 투자자들의 관심을 끕니다. 하지만 이는 순전히 추상적인 수치일 뿐입니다. 메타의 진정한 핵심 동력은 아래 차트에 나와 있는 대로 광고 노출 수와 광고 가격입니다. 첫 번째 원칙에 따라 메타 주식의 가치를 평가한다면, 이 두 가지가 모델 동인이 될 것입니다.
논테크 분야의 관심 게임도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시장은 알로, 룰루레몬 등의 기업이 관심을 판매로 전환하는 능력에 매우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 같은가요? 실제로 그렇지도 않습니다. 결국 모든 마케팅, 광고, 인플루언서의 목적은 한 가지, 즉 우리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입니다. 관심은 곧 판매로 이어지기 때문이죠. 제 말이 믿기지 않나요? 그렇다면 룰루레몬의 최근 실적 발표에서 애널리스트가 가장 먼저 던진 질문을 살펴봅시다.
"질문을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까다로운 소비자 행동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특정 사업 부문에서 이러한 현상이 더 많이 나타나는지, 아니면 전반적으로 발생하는지 궁금합니다. 이는 방문자 수 문제인지, 아니면 전환율 문제인지,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표면적으로는 까다로운 소비자의 행동에 대해 우려하는 질문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행간을 읽어보면 분석가는 룰루레몬이 단지 경미한 거시 경제의 둔화에 영향을 받고 있는 건지, 아니면 심각하게도 고객의 관심을 잃은 것인지를 파악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방문자 수 문제인가요, 전환율 문제인가요?"라는 질문은 곧, 월스트리트가 ‘관심을 끄는 것이 전부'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메타와 룰루레몬의 일화는 이쯤해두고 본론으로 들어가 봅시다. 이 논의의 진짜 핵심은 “게임스통크(Gamestonk)”입니다. 넷플릭스의 영화 '덤 머니(Dumb Money)'에서 이미 GME 사가를 유쾌하게 풀어내서 제공하지만, 저 또한 최선을 다해 요약해 보겠습니다.
2020년 말, 전 세계가 격리 상태에 갇혀 있던 시기였습니다. 모두가 조금 혼란스러워했고 두려워했지만, 무엇보다도 지루해했습니다. 시간이 남아 돌았고, 돈을 쓸 일이 없으니 현금이 남아돌았죠. 이 무렵, 소셜 미디어에서 Keith Gill / Roaring Kitty / DeepFvckingValue 등의 이름으로 활동하는 사람이 게임스탑(GameStop, 미국의 비디오게임 전문 소매업체)의 주식에 대한 글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로어링 키티(Roaring Kitty)는 월스트리트가 틀렸고 공매도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게임스탑(GME)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매도된 주식 중 하나였습니다. 비디오 게임의 판매가 오프라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는 시기였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게임스탑 주식 가격이 떨어질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로 매장 매출이 급감하기도 했고요. 월스트리트의 관점에서 볼 때 게임스탑은 명백한 공매도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2020년 한 해 동안 로어링 키티는 레딧(Reddit)의 r/wallstreetbets 스레드를 통해 GME를 상승주로 신봉하는커뮤니티를 구축했습니다. 사람들은 이 커뮤니티에 다양한 이유로 가입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쇼트 스퀴즈(Short Squeeze): 일부 무리는 GME의 가격을 상승시키면 공매도 세력에 큰 손실을 입힐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포퓰리즘 운동(Populist Movement): 이중 많은 사람들이 월스트리트를 악의 축으로, GME를 반격의 수단으로 여겼습니다.
사회적 현상(Social Phenomenon): 커뮤니티 특유의 열기와 분위기에 매료되었고, 단순히 투자를 넘어 더 큰 운동의 일부가 되고 싶어했습니다.
언론 보도(Media Coverage): 이들에 대한 스토리가 폭발적으로 퍼지면서 많은 관심과 하이프(Hype), FOMO(Fear of Missing Out)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수천 명의 개인 투자자들이 저마다의 이유로 명백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에 위험한 베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2021년 초,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레딧에서 GME에 대한 열풍이 절정에 달하였고, 실제로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더 많은 투자자가 GME 주식에 몰리면서 다음과 같은 비정상적인 루프가 반복되며 열풍은 더욱 강화되었습니다.
개인 투자자 매수 → 가격 상승 → 공매도 포지션 강제 청산 → 사람들의 관심 → 개인 투자자 매수 → 가격 상승...
여기서 또 복잡한 점은 GME 숭배자들이 엄청난 양의 OTM(Out of The Money) 롱 콜옵션을 매수했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마켓메이커들은 현물 GME 주식을 강제로 매수해 헷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따라서 GME 주식 매수자들은 종종 무식한 투자자들로 폄하되곤 하지만, 사실 그들은 상당히 정교한 투자 전략을 펼치고 있었던 셈입니다.
이 패턴은 2021년 1월 내내 계속되었습니다. 그리고 월말에 GME는 17달러에서 347달러로 20배 이상 상승했습니다.
게임스탑 사태는 인터넷 문화, 미국 정치, 금융 시장, 그리고 심지어 암호화폐에 있어서까지 중요한 분기점이 되었습니다. 그 핵심에는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가 자리 잡고 있죠. 수많은 익명의 사람들이 힘을 합쳐 어려움에 처한 주식을 끌어올렸고, 그 과정에서 강력한 헤지펀드들을 무너뜨렸습니다. 이는 트럼프와 버니 샌더스의 선거운동을 이끌었고 월스트리트 점령 운동(Occupy Wall Street)에 영감을 주었던 잠재된 대중주의를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게임스탑은 금융 시장에도 지각변동을 일으켰습니다. 월스트리트는 개인 투자자들의 영향력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그 여파로 공매도 투자자들은 문을 닫기도 했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이 게임스탑 사례를 활용해 공매도 전략을 적극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하자 다른 투자자들은 매수 위주의 전략으로 선회하기도 했습니다.
게임스탑 사태는 암호화폐 업계에 중앙집중화의 위험성을 충격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잊고 있지만, 게임스탑 사태를 종결시킨 것은 로빈후드가 매수 버튼을 아예 없애버린 것이었습니다. 레딧을 비롯해 여러 리테일 투자자들이 선호하던 거래 플랫폼이었던 로빈후드의 이 조치는 게임스탑의 상승세를 꺾었고, 결국 단기간의 급등세는 막을 내렸습니다. 이 사례야말로 "암호화폐가 이런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밈(Meme)이 실제로 적용될 수 있는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게임스탑 사태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교훈은 '관심'의 힘에 관한 것입니다. 게임스탑 주가의 급등은 기업의 펀더멘털보다는 투자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에 의해 주도되었습니다. 소수의 열성 팬들로 시작된 움직임은 빠르게 소셜 미디어를 휩쓸며, 마치 쓰나미처럼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행렬을 이끄는 바이럴 운동으로 확산되었습니다.
게임스탑 열풍이 사그라들고, 의회 청문회가 끝난 후 키티는 사라졌습니다. 아마 밖에도 나가고, 번 돈으로 삶을 즐기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 트윗을 올리기 전까지는 말이죠.
위 사진의 게시글은 곧바로 주목을 받았고, 16시간 만에 1600만 뷰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이후 게임스탑 주식은 급등하면서 변동성으로 인해 여러 차례 거래가 중단되었고, 공매도 투자자들은 다시 한번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게임스탑 사태의 전설로 남은 키티는 ‘관심'이 금융 시장을 어떻게 재편했는지에 대한 완벽한 사례를 보여줬습니다. 10여 년 전만 해도 이 정도 규모의 움직임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 개인 투자자들도 레딧과 로빈후드라는 강력한 무기로 무장해 대형 투자자와 경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관심의 시대에서는 때로 인터넷을 하나로 모으는 데 필요한 것은 간단한 밈 하나일 뿐일지도 모릅니다.
3. 기본에 충실하기
지난 암호화폐 시장 사이클에서 밈코인은 대부분 농담에 불과했습니다. 이번 사이클에서도 밈코인은 여전히 우스꽝스럽지만 그들의 가격 변동은 결코 웃을 일이 아닙니다. 도지 코인(DOGE)과 시바이누(SHIB) 같은 밈코인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며 이들을 능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도그위프햇(WIF)과 페페(PEPE)와 같은 새로운 밈코인들은 다른 모든 것을 압도하는 수익률을 자랑합니다.
이른바 '밈코인 슈퍼사이클'은 암호화폐 세계에 존재론적 회의감과 상실감을 느끼게 하기 충분했습니다.
펀더멘털이 중요할까?
모든 것이 밈에 불과한 걸까?
암호화폐는 단지 화성의 카지노와 다름 없는 것일까?
저는 이러한 다소 철학적인 질문들에 대한 모든 답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세 가지 핵심 믿음이 있습니다.
암호화폐는 여전히 99%가 투기이고, 1%만이 실용성을 가진다.
대부분의 토큰은 가치가 없다.
가치 평가는 관심에 의해 좌우된다.
사토시의 위대한 실험이 시작된 지 1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일상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가 제품 시장 적합성(PMF, Product Market Fit)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사람들도 의견이 갈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모두 의미론(Semantics)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습니다. 가장 최근 델파이 디지털에서 집계한 바에 의하면, 전 세계 인구의 단 5%만이 암호화폐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 마저도 다소 낙관적인 수치일 것입니다.
오늘날 암호화폐의 유일한 실제 사용성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돈을 벌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 결과 시장은 토큰을 순전히 투기적인 수단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투자를 정당화하기 위해 현금흐름할인법(DCF)과 주가수익비율(P/E)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모두 내심 시장이 이러한 것에 기반하여 거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시장의 거래는 투기에 의해 좌우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토큰은 글로벌 유동성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즉, 암호화폐는 궁극의 위험 자산 클래스(risk-on asset class)인 것입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암호화폐를 통화 가치 하락에 대응하는 고위험, 고수익 투자처로 인식하기도 합니다. 한편 상당수의 사람들은 암호화폐를 통화 가치 하락의 방어 수단 이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백만 사용자가 돈을 벌기 위한 목적 외에 다른 이유로 암호화폐를 찾는 앱을 개발하지 않는 이상, 시장은 여전히 암호화폐를 한정된 범주로만 인식할 것입니다. 실생활 문제 해결이라는 실질적 사용 사례가 만들어지지 않는 한, 알트코인은 급등락을 반복하며 매 사이클마다 큰 손실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토큰의 가치 평가가 매우 주관적이고 변동성이 높은 또 다른 이유는 구조적인 문제 때문입니다. 증권법상 프로젝트는 토큰 보유자에게 직접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팀은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현 미국 SEC 위원장)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프로젝트의 가치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거버넌스 토큰을 선택하곤 합니다. 물론 이런 흐름에서 벗어난 예외도 있지만, 대부분의 토큰은 보유자에게 확실한 가치를 보장하지 않으며 프로젝트의 지분보다 후순위에 머무릅니다. 어떻게 보면 수많은 거버넌스 토큰이 겉모습만 화려한 밈코인에 불과합니다.
규제의 부재로 인해 암호화폐 거래에 참여할 수 있는 투자자의 유형도 제한되어 있습니다. 전통 금융(TradFi)에서는 시장이 매우 다양합니다 — 롱 온리(long-only), 숏(short), 부실 투자(distressed), 청산(liquidation),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전략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암호화폐에는 이러한 전략이 존재하지 않으며, 대부분의 투자자는 본질적으로 유동성이 높은 VC나 마찬가지입니다. 결과적으로 시장의 대부분이 동일한 거래에 롱 포지션을 취하게 되며, 이는 변동성을 증가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전통 금융시장에서는 증권이 내재 가치보다 떨어졌다고 판단할 때 본격적으로 매수자가 등장합니다. 워렌 버핏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이러한 전략을 펼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가능하려면 구매자에게 청산, 인수합병(M&A) 등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신뢰를 주는 강력한 규제 프레임워크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암호화폐 시장에는 이러한 규제 체계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암호화폐의 불안정성과 구조적 문제를 고려할 때, 토큰이 ‘관심’이라는 모호한 가치를 기준으로 거래되는 것은 놀랍지 않습니다. 비록 일시적일 수 있지만, 변동성이 큰 자산의 미래 현금 흐름을 할인하거나 기적적인 규제 개편을 기대하는 것보다 관심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더 쉽기 때문입니다.
“관심이 곧 가치”라는 말은 다소 디스토피아적이고 패배적인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는 그렇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암호화폐에 뛰어들었지만, 세상을 바꾸기 위해 남아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아마 여러분도 진심으로 그렇게 믿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문제는 아무도 그 방법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밈코인과 투기에서 세계를 변화시키는 기술로 어떻게 전환할 수 있을까요? 저에게도 마법 같은 해결책은 없지만, 만약 있다면 아마도 ZK L3(Zero-Knowledge Layer 3)를 구축할 것입니다.
더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암호화폐의 큰 혁신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새로운 자산에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그것이 밈코인과 수많은 L2일 뿐입니다. 그러나 언젠가 이러한 투자 가능한 자산들은 거의 모든 것을 포괄하게 될 것입니다. 모든 시장이 토큰화 과정을 거칠 수도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래리 핑크(자산운용사 블랙록 CEO)가 직접 나서더라도 말이죠.
모든 것을 토큰화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것은 암호화폐가 우리가 주목하는 것들의 성장 가능성을 공유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우리는 브랜드와 인플루언서에게 주목합니다. 제 경우에는 알로와 지미 버틀러입니다.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은 이 콘텐츠를 다시 게시하고 친구들과 공유하는 것입니다. 제 관심의 가치는 전적으로 다른 사람들, 즉 저커버그, 알로, 지미 버틀러에게 돌아갑니다.
하지만 암호화폐에서는 다릅니다. 암호화폐는 우리가 관심을 소유할 수 있게 함으로써 관심의 가치를 개인에게 부여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젝트 FriendTech, DRip, pump.fun 등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면, 여러분의 관심을 실제로 소유하고 이로부터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는 어리석고 당연해 보일 수 있지만, 이는 곧 인터넷 기반 경제의 지각변동을 의미합니다.
밈코인은 "관심이 곧 가치"라는 프레임워크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미래에 큰 주목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 하나만으로 토큰을 사들입니다. 제품 로드맵이나 기술적 목표에 대해 걱정할 필요 없이, 오로지 관심을 끌 수 있는지 여부만 중요합니다. 흥미롭게도 내재적 가치가 전무하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 밈코인의 솔직한 태도를 오히려 신선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밈을 부르주아의 과도한 행태에 대한 반란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내부자들이 부풀려진 가치로 시작한 프로젝트에 일찍 투자한 후 다음 리테일 투자자들에게 떠넘긴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프롤레타리아의 관점에서 보면 조작된 게임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셈입니다.
논리적으로 생각했을 때 리테일 투자자들은 게임에서 빠져나와야 합니다. 그들은 가치 확보도 없고, 비공개 거래 흐름에 접근할 수도 없으며, 락업 해제에 대한 가시성도 제한적인 불리한 게임 속에서 그들이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환멸을 느낀 이들은 새로운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더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든 것이죠. 비공개 거래도, 높은 완전 희석 가치(FDV)도, 락업 해제도 없습니다. 게임의 규칙은 간단합니다. 토큰을 만들어 트위터와 다른 소셜 미디어에 밈으로 퍼뜨리는 것입니다. 승자는 크립토 업계에서 가장 널리 퍼진 밈이 됩니다. 문화에 받아들여져 가장 바이럴한 밈이 승자가 됩니다.
암호화폐의 놀라운 점은 가격이 상승하면 (때로) 기술도 더 좋아진다는 것입니다. 비트코인만 봐도 그렇죠. 여러 면에서 비트코인은 오리지널 밈코인이었습니다. 처음에 비트코인은 가치가 없고, 마이너한 존재였으며, 분명 3차 세계대전에 대한 보호 기능도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오르면서 비트코인은 홀더, 지지자, 개발자, 채굴자를 얻었고, 이들 모두가 네트워크에 실질적인 가치를 더했습니다. 오늘날 비트코인은 검열 불가능하고 비주권적인 화폐라는 독보적이고 매우 가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먼저 비트코인은 밈이 되어야 했죠.
닉 카터의 "비트코인의 비전"이 잘 보여주듯이 비트코인의 서사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상태입니다. 처음에는 모든 법정 화폐를 대체하도록 설계된 전자 화폐였습니다. 그 다음에는 다크 웹 해커들이 거래하는 수단이었죠. 오늘날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자 비주권 투기 자산(Non-sovereign speculative asset)입니다.
위 그래프 또한 비트코인의 실질적 가치를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를 잘 보여줍니다. 비트코인에는 현금 흐름, 이자 지급, 제품 로드맵이 없고 단지 내러티브만 있을 뿐입니다. 핵심적으로 비트코인은 하나의 아이디어, 불변성이 입증된 아이디어입니다.
사토시는 화폐의 핵심 가치가 "실질적 유용성"과는 거의 관련이 없으며, 대부분 "다른 사람들이 부여하는 가치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인식한 사람이었습니다.
비트코인을 독특하게 만드는 많은 것 중 하나는 공인된 법칙이 없다는 것입니다. 비트코인은 다양성을 포괄합니다.
법정화폐는 가치를 잃을 것이다..
정부가 돈을 무한히 찍어내고 있다.
정부는 부패했다.
제3차 세계 대전이 다가오고 있다.
암호화폐의 가치는 폭등할 것이다.
여러분이 어떤 믿음을 가지고 있든, 비트코인은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입니다. 이러한 역동성이 비트코인을 강력하고 지속적인 밈으로 만듭니다. 비트코인에는 기존 자산과 같은 '펀더멘탈'이 없습니다. 대신 아이디어의 원천이 되는 밈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러티브를 갖고 있습니다. 관심의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무작위로 선정된 밈코인이 다음 비트코인이 될 것이라는 말이 아닙니다. 밈의 99%는 아무도 기억 못한 채로 사라질 것입니다. 비트코인은 유일무이합니다. 그리고 암호화폐의 어떤 것도 비트코인의 탄생이나 디지털 금의 서사와 경쟁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밈들이 지속적인 관심과 가치를 얻을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도지코인(DOGE)이 좋은 예입니다. 최초의 강아지 코인이자 암호화폐 최초의 밈일 수도 있는 도지코인은 2013년에 두 명의 엔지니어가 농담 삼아 만든 것이지만 2020년이 되어서야 인지도가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게임스탑과 마찬가지로 도지코인도 소수의 열렬한 지지자들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곧 틱톡과 레딧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일론 머스크도 트위터를 통해 도지코인에 대해 언급하고 디자인에 대해 도지코인 개발자와 의견을 나눌 정도로 많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도지코인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일론이 SNL(Saturday Night Live)의 진행을 맡게 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는 관심을 끌고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것이 존재 가치인 코인에게 더할 나위 없는 촉매제나 다름없었습니다. 그 토요일 밤(2021년 5월 8일)까지 이어지는 한 주 동안 도지코인은 100% 이상 상승했습니다. 시장 전체가 숨을 죽이며 일론이 프로그램에서 도지코인을 언급할지, 언급한다면 얼마나 자주, 얼마나 일찍 언급할지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결국, 일론이 프로그램 도중 자신을 “도지 아버지”라고 불렀고, 거의 동시에 도지코인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추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날 도지코인은 암호화폐 문화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일반인들이 "암호화폐"를 떠올리면 보통 비트코인과 도지코인을 의미합니다. 2021년 포물선을 그리며 정점을 찍었던 일론의 SNL, 그리고 이번 시장의 사이클 속에서의 상승은 도지코인을 암호화폐의 전설로 확고히 자리 잡게 했하였습니다. 그 가치가 정확히 얼마인지는 추측할 수 없겠지만, 도지코인에 대한 관심은 시장이 암호화폐의 첫 번째 강아지 코인에 계속해서 상당한 가치를 부여할 것임을 보여줍니다.
대부분의 암호화폐는 오픈 소스이기 때문에 거의 모든 것이 이로부터 다양하게 복제(Fork)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현상이 여러 번 반복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비트코인, EVM, 유니스왑,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밈코인 복제까지요. 대부분의 복제는 기술 때문이 아니라 원래 프로젝트가 가진 커뮤니티와 관심 때문에 실패합니다. 현대 철학자 킴 카다시안이 한 말처럼 말이죠. : "그들은 당신의 레시피를 훔칠 수 있지만, 소스의 맛은 같지 않을 것입니다."
2017년에는 많은 사람이 비트코인 캐시(Bitcoin Cash)가 비트코인보다 더 나은 기술이라고 진심으로 믿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는 그들의 말이 맞았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커뮤니티가 견고했기 때문에 관심은 여전히 비트코인에 머무를 수 있었습니다. 이더리움 클래식과 스시스왑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암호화폐에서 기술은 분명 해자가 될 수 있지만, 커뮤니티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현재 인기가 많은 프로젝트의 영향력을 이용하는 또 다른 방법은 어떤 식으로든 기존 프로젝트에 경의를 표하는 파생 상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지난 사이클에서는 시바이누 코인(SHIB)이 이 전략을 잘 실행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이클에서 밈코인 파생상품들은 또 다른 차원에 도달했습니다.
요즘에는 모든 체인마다 자체 강아지와 고양이 코인이 있습니다. 솔라나의 도그위프햇(WIF)이 가장 잘 알려진 예일 테지만, 이 외에도 수천 개가 더 있습니다. 이 모든 코인은 차세대 도지코인이 되겠다는 희망을 걸고 거래됩니다. 상대적인 가치의 세계에서는 도지코인이 최고의 왕입니다.
특정 커뮤니티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은 복제나 파생상품을 만드는 것 외에 단순히 무료로 돈을 주는 것입니다. 누구나 공짜를 좋아하기 때문에 에어드랍(Airdrop)은 암호화폐에서 사용자 확보의 주요 방법이 되었습니다. 특정 NFT 커뮤니티에 에어드랍을 하는 것은 프로토콜이 핵심 사용자와 소통하고 영향력 있는 지지자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퍼지 펭귄(Pudgy Penguins)이나 매드 래드스(Mad Lads) 같은 프로젝트는 주로 블루칩 컬렉션이라는 지위 덕분에 빈번하게 에어드랍을 받았습니다. 최근 에테나(Ethena)가 밀레이디스(Miladys), 시조포스터즈(SchizoPosters), 레디드 레밀리오 베이비즈(Redacted Remilio Babies) 홀더를 대상으로 에어드랍을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은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매드 래드스(Mad Lads)나 퍼지 펭귄(Pudgy Penguins)과는 달리, 이 커뮤니티들은 일반적인 대중들로 구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에테나가 왜 이러한 NFT 커뮤니티를 선택했는지 묻자, 에테나 랩스의 창립자인 가이 영(Guy Young)은 흥미로운 답변을 주었습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단순히 그 커뮤니티들과 잘 맞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들의 디스코드에서 오랫동안 활동했고그곳 사람들의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사실 제 트위터 프로필 사진에 얽힌 이야기가 조금 있습니다. 제 프로필 사진을 소유하고 있던 @notsofast 에게 연락을 취했는데, 희귀 버전은 실제로 판매된 적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그가 거래를 할 의향이 있는지 확인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그냥 가져가, 아무 조건 없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그때의 관대함을 보답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전략적으로 생각해보면, 저는 암호화폐의 가치 평가와 거래 방식이 10%는 기본적인 요소(fundamentals)이고 90%는 내러티브와 관심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실제로 저는 관심이 암호화폐에서 유일한 희소 자원이라고 생각합니다. 트위터에서 이 “세 개의 NFT” 커뮤니티는 상당히 활발하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소 진지한 프로젝트를 우스꽝스러운 NFT 커뮤니티와 연결시키면 사람들의 이야깃거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그 바이럴을 잡고 싶었습니다.”
과거에 이더리움, 바나나 건(Banana Gun), 롤빗(Rollbit)에서 보았듯이 "펀더멘털이 탄탄하다"는 말은 확실히 관심을 끄는 강력한 내러티브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펀더멘털은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믿을 때만 의미가 있습니다. 현재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거의 아무도 그렇게 믿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에 맞게 투자해야 합니다.
현재로서는 밈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일시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보고서의 핵심 논지는 관심이 자본 흐름의 원천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시장의 관심을 받을 만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임의로 구분짓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개인적인 신념을 시장에 강요하는 것이 됩니다. 이는 "내가 시장보다 더 잘 안다"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밈코인 메타에 좌절하기보다는 이를 이해하고 대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니 넓은 아량으로 우리의 내면의 공감 능력을 발휘하여 이번 사이클에서 밈이 왜 그렇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지 이해해 봅시다.
아래 사항에 모두 동의하든, 일부만 동의하든, 아니면 전혀 동의하지 않든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믿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시장의 심리를 이해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관심의 흐름을 주도하기 위한 핵심입니다.
가장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자산(Fastest Horse): 밈코인은 암호화폐에서 가장 변동성이 큰 자산입니다. 하락장에서는 무엇보다도 하락폭이 크지만, 상승장에서는 그 어떤 자산보다 상승폭이 큽니다. 암호화폐에 대해 낙관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면, 밈코인은 레버리지 없이도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쉬운 방법입니다.
유리한 상대적 가치(Favorable comps): 암호화폐 시장은 상대적 가치를 좋아합니다. "X의 가치는 1억 달러인데, Y도 비슷하니 Y도 1억 달러에 거래되어야 한다." ETH/BTC 비율의 인기가 이를 증명합니다. 당연히 모든 밈코인들은 자신들을 도지코인(DOGE)과 시바이누(SHIB)에 비교합니다. 지난 사이클에서 이 두 코인의 합산 시가총액은 거의 1천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이는 밈코인 보유자들이 암호화폐 내 다른 어떤 자산보다 더 큰 꿈을 꾸게 만듭니다.
재정적 허무주의(Financial nihilism):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엄청난 부채와 감당할 수 없는 주택 마련,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임금 하락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스템이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작동한다고 느끼며, 새로운 경쟁에서 승리하는 유일한 방법은 100배의 수익을 내어 1만 달러를 100만 달러로 바꾸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항의의 상징(Protest vote): 개인 투자자들은 높은 완전 희석 가치(FDV)와 낮은 유통량의 토큰을 구매하고 내부자들에게 덤핑 당하는 것에 지쳤습니다. 이들은 이러한 코인들이 상장될 때 쯤에는 상승 여력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고, VC들이 손대지 않거나 손대지 못하는 코인들을 찾는 법을 배웠습니다.
규제(Regulation): 규제는 토큰이 증권으로 간주되지 않으면서 홀더들과 공유할 수 있는 가치를 제한합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대부분의 거버넌스 토큰이 무가치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내재 가치가 없는 거버넌스 토큰을 보유하는 것과 밈코인을 보유하는 것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적어도 밈코인은 그 점에 대해 정직합니다.
대체 불가(TINA, There is no alternative): 지난 사이클에서는 디파이(DeFi)와 대체 레이어 1(Alt L1)이 탄생했습니다. 이들에 일찍 투자한 사람들은 엄청난 수익을 거뒀습니다. 이번 사이클에서는 새로운 인프라가 덜 인상적이었고, 시장은 더 변동성이 크고 명확한 추세가 없었습니다. 밈코인은 이번 사이클에서 아마도 가장 매력적인 선택의 기준(Schelling point)이 되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가 밈코인에 대한 논점에 동의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시장이 이를 얼마나 믿고 있는가입니다. 오늘날 밈코인은 매우 논란이 많은 주제이며, 이는 가치가 급등할 때마다 트위터에서 지속적으로 논쟁이 벌어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사이클 타이밍 관점에서 볼 때, 만약 여러분이 밈코인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갖고 있다면 이러한 반응은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이는 시장의 상당 부분이 아직 밈코인에 충분히 노출되지 않았고, 암묵적으로 밈코인의 가치를 낮게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밈코인이 주류가 되는 날이 바로 밈코인이 정점을 찍는 날일 것입니다. 그때까지 밈코인은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남아있는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관심은 암호화폐의 가장 중요한 기본 요소(fundamental)입니다. 관심은 개발자, 사용자, 그리고 자본 흐름을 모두 주도합니다. 암호화폐가 대중이 갖고 있는 보편적인 문제를 해결하게 되기 전까지, 암호화폐의 최고의 사용성은 사람들에게 돈을 벌게 해주는 것입니다. 진지한 프로젝트든, 밈이든, 그 중간 어디쯤이든, 이러한 동향을 반영하는 프로젝트들이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입니다. 빅테크는 우리의 관심으로 부를 축적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똑같이 할 차례입니다.
4. 풍요로움 속의 관심
경제, 시장, 그리고 ChatGPT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이들은 모두 관심에 의해 움직입니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ChatGPT와 모든 다른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가능하게 한 혁신적인 AI 연구 논문에서 따왔습니다. Google 연구팀이 작성한 이 논문은 트랜스포머 아키텍처를 소개하며 최근 AI 산업의 발전을 이끈 확장 법칙을 밝혀내는 데 도움을 주었습니다.
이 논문의 핵심 통찰은 신경망이 입력 데이터의 가장 관련성 있는 부분에 '주의를 집중'할 때 더 잘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인간이 특정 상황에서 중요하지 않은 부분을 무시하고 환경의 특정 측면에 더 집중하는 방식과 유사합니다. 논문의 기술적 세부 사항까지 여기서 다루지 않겠지만, AI가 암호화폐와 관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주목해 봅시다.
ChatGPT는 질문에 답을 제공하는 기계입니다. 어떤 질문이든 물어보면 답을 제공합니다. 이는 우리가 ‘구글링'을 하며 여러 링크를 클릭하고 짜증나는 팝업 광고를 피하는 경험과는 전혀 다릅니다. ChatGPT는 이 모든 과정을 대신 처리합니다. 링크도, 광고도 없이 단순히 답만 제공해줍니다. 이는 소비자에게 엄청난 사용자 경험(UX) 개선이나, 우리의 기존 메커니즘인 관심 경제에는 존재론적 위협이 됩니다.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저커버그 부터 알로, 지미 버틀러까지 모두가 사람들 눈앞에 광고를 띄우는 데 의존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그 위협이 제한적입니다. ChatGPT의 사용은 구글 검색의 지배력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한정적입니다. 하지만 이는 AI 기술이 미완성 단계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모델이 더 유용해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것입니다. 그리고 구글을 포함한 관심 경제의 모든 플레이어에 대한 위협은 커질 것입니다.
일리아(Illia)는 구글의 ‘Attention’ 논문의 공동 저자이자 NEAR의 설립자로, 우리는 지금 "관심 경제에서 데이터 경제로의 거대한 비즈니스 모델 전환의 한가운데에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의 말이 맞다면, 인터넷의 현재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광고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은 인간의 시선이 AI 에이전트로 대체되면서 무너질 것입니다.
모두가 인터넷의 다음 버전이 어떻게 생길지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아무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점점 더 인터넷과 세상을 AI 필터를 통해 접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구글과 오픈AI는 이미 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한 단계를 밟고 있으며, 근시일 내 AI 어시스턴트를 출시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이는 Siri와 비슷하지만 실제로 더 똑똑한 형태가 될 것입니다.
미래는 예측이 불가능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점은 관심 경제가 사용자를 참여시키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알로와 같은 브랜드는 더이상 구글을 통해 사람들 눈앞에 광고를 노출하는 것에 의존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모든 것이 구글 광고의 중개가 필요 없는 답변 기계(AI)로 대체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AI의 막대한 능력에도 불구하고, 이는 새로운 형태의 유통 방식이 아닙니다. 모바일은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우버와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를 가능하게 한 새로운 유통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AI는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기존 유통 방식을 강화하는 역할만을 했습니다. 높은 진입 비용 때문에, AI는 일부분 경쟁에 필요한 자본력을 갖춘 기존 강자들에게 압도적으로 혜택을 줄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알로와 같은 신생 기업이나 소규모 브랜드를 진퇴양난에 빠뜨립니다. 구글과 같은 기존 유통 채널에 더 이상 의존할 수 없다면 알로는 어떻게 고객과 연결될 수 있을까요? 자체 AI를 구축해야 할까요? 자체 소셜 미디어를 만들어야 할까요? 기술 회사가 아닌 경우에 이는 특히 더 어려운 일일 겁니다. 훨씬 쉬운 방법은 암호화폐를 통해 커뮤니티와 연결하는 것입니다. 암호화폐는 새로운 유통 채널입니다. 모바일과 마찬가지로, 이는 비즈니스가 사용자와 연결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아직 이러한 관계와 그들 사이의 가치 흐름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탐구를 이제 막 시작한 참입니다.
이 글 전반에 걸쳐 논의했듯이, 암호화폐는 이미 사람들에게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즉, 잠재적 수익)을 제공함으로써 '관심'의 방정식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이제 여기에 알로와 같은 브랜드들이 등장하여 사용자와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암호화폐가 인공지능 이전의 관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일부에 불과하더라도, 이는 이 분야 전반에 걸쳐 엄청난 파급력을 가져올 것입니다.
구글은 작년에 광고를 링크 옆에 배치하여 3,050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이 수익 모델은 AI 중심의 인터넷으로의 전환에서 쉽게 살아남지 못할 것입니다. 사용자와 소통하는 새로운 방법이 필요할 것입니다. 암호화폐가 한 가지 입증해 보인 것이 있다면 바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5. 관심은 죽었다. 관심이여 영원하라
‘관심’은 수조 달러 규모의 기업과 암호화폐, 그리고 인공지능 모델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는 단연코 우리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입니다. 우리 경제 전체가 이 관심을 중심으로 돌아가며, 이는 지금까지 인간이 경험한 가장 수익성 높은 모델입니다. 하지만 모든 좋은 것에도 끝이 있듯, 관심 경제도 예외는 아닙니다. 빅 테크 기업들이 처음으로 취약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최고의 인재를 끌어들이고 규제 당국과 싸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일부 기업들은 걱정하는 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해 배당금을 지급하기까지 했습니다.
한편 암호화폐는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투기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초금융화될 미래에 대한 씨앗을 심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사이클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암호화폐의 자유 시장 정신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는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암호화폐의 가장 강력한 제품 시장 적합성(PMF)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수익 창출 방법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밈코인이 그 강력한 예입니다. 밈코인은 우리가 기여해서 만드는 문화 자체를 우리가 소유할 수 있게 합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인터넷 문화는 항상 승리해 왔습니다.
AI는 이러한 트렌드를 가속화하고 우리가 알고 있는 인터넷의 틀을 깨뜨릴 것입니다. 캡차(CAPTCHA) 및 기타 봇 방지용 장치는 고도로 발전된 AI와의 접전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며, 웹의 광고 중심 비즈니스 모델도 사라질 것입니다. 에이전트들이 인간의 시선을 대체하고 수조 달러의 가치를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전 세계 모든 기업이 챗봇의 장벽을 뚫고 실제 인간 사용자와 연결될 방법을 찾으려 할 것입니다. 옛 세상은 죽어가고 있으며, 새로운 세상이 태어나려 하고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관심의 시대입니다.
Disclaimer
본 보고서는 델파이 디지털(Delphi Digital)이 작성한 원문을 타이거리서치가 한국어로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과정에서 원문의 의미를 최대한 정확하게 전달하고자 노력했으나, 번역상의 오류나 의미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본 번역본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제작되었으며, 투자 권유나 금융 자문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됩니다. 투자 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반드시 원문을 참조하시고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타이거리서치는 본 번역본의 정확성, 완전성, 시의성을 보장하지 않으며, 이 번역본을 이용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어떠한 손실이나 손해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델파이 디지털의 원문에 포함된 모든 면책조항, 위험 경고, 이해상충 관련 공시사항은 본 번역본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