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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 USD 출범이 써클 17% 하락을 이끈 이유

Ryan Yoon
Jul 01, 2026

Key Takeaways

  • OUSD는 써클이 독점하던 준비금 수익 구조를 업계 기본값으로 바꿨다. 아직 출시 전인데도 써클 주가가 17% 빠진 건 점유율을 빼앗겨서가 아니라 수익 모델의 전제를 흔드는 발표였기 때문이다.

  • 같은 구조의 USDG가 있었지만 코인베이스가 빠져 위협이 되지 못했다. OUSD가 다른 건 써클이 USDC를 실제로 유통시키던 코인베이스를 파트너로 데려왔다는 점이다.

  • 관건은 세 가지다. 8월 코인베이스 재협상에서 OUSD가 실질적 압박 카드가 되는지, 써클이 CPN과 아크(Arc)로 이자 의존도를 얼마나 빨리 줄이는지, 그리고 전통 기업 140곳의 로고가 실제 유통량으로 증명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2026년 6월 30일, Open USD(OUSD)가 공식 출범했다. 비자, 마스터카드, 스트라이프, 블랙락 등 140여 개 기업이 참여하는 공동 발행 스테이블코인이다.

발행사가 시장을 통제하는 기존 모델과 달리, 참여사가 무료로 발행 및 상환하고 준비금 수익을 배분받는 구조를 채택했다. 발행사가 수익권을 쥐고 파트너와 개별 협상하던 기존의 USDC 모델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수익 공유 표준’을 제시한 것이다.

이날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써클(Circle)의 주가는 17% 급락하며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아직 OUSD는 출시 전으로 거래량조차 없는 상태다. 실질적인 점유율 이동은 없었지만, 시장은 이미 써클의 기존 수익 비즈니스 모델이 흔들릴 것을 예견한 것이다.

왜 지금인가

이 상황을 이해하려면 ‘수익 공유의 방식’을 봐야 한다. 기존의 써클은 강력한 파트너(코인베이스 등)와 비공개 협상을 통해 선별적으로 수익을 나눠왔다. 이는 써클이 유통망을 사기 위해 지불하는 ‘비용’이자 경쟁자를 따돌리는 ‘진입장벽’이었다. 즉, 써클에게 수익 공유는 경쟁 우위를 지키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하지만 OUSD는 이 ‘전략적 선택’을 ‘업계의 기본값(Default)’으로 강제하고 있다. 파트너사 입장에서 써클은 협상을 거쳐야 하는 비싼 공급자였지만, OUSD는 조건 없이 수익을 돌려주는 공공재로 등장했다. 시장은 써클이 가진 독점적 파트너십의 가치가 누구나 무료로 가져다 쓸 수 있는 OUSD의 등장으로 인해 순식간에 희석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쉽게 이해하기

세계 어디에나 있는 놀이터를 떠올려보자. 그 놀이터 옆에는 아이스크림 트럭이 딱 한 대 서 있다. 이 트럭 주인이 써클이다.

이 트럭은 장사를 잘하려고 인기 많은 아이들 몇 명에게만 몰래 이렇게 말했다. “네가 친구들을 데려와서 아이스크림을 많이 팔아주면, 판 돈의 일부를 너한테 나눠줄게.” 인기 많은 아이는 신나서 다른 트럭은 쳐다도 안 보고 이 트럭 것만 팔았다. 주인에게 이 돈 나눠주기는 아까운 일이 아니라, 다른 트럭이 못 들어오게 막는 든든한 울타리였다.

그런데 어느 날 새 트럭(OUSD)이 나타났다. 이 트럭은 특별한 아이만 골라 돈을 주는 게 아니라, 온 세상 누구에게나 이렇게 외쳤다. “우리 아이스크림을 파는 사람은 어느 나라, 어느 동네 아이든 다 똑같이 돈을 나눠줄게. 인기가 많든 적든 상관없어.”

그러자 인기 많던 아이는 생각한다. “어? 나만 받던 특별 대접이 이제 아무것도 아니네. 세상 누구나 받을 수 있으면 내가 굳이 저 비싼 트럭이랑 약속할 이유가 있나?”

아직 새 트럭은 문도 안 열었고 아이스크림 하나 안 팔았다. 그런데도 전 세계 사람들이 벌써 “예전 트럭은 이제 힘들어지겠다”며 수군거리기 시작했고, 그래서 그 트럭 주인의 인기가 하루 만에 뚝 떨어진 것이다. 실제로 손님을 뺏긴 게 아니라, 앞으로 뺏길 게 뻔해 보여서 미리 그렇게 판단한 것이다.

새롭지 않은 구조, 하지만 써클의 높은 의존성

팍소스(Paxos)가 출시한 USDG는 OUSD와 구조적으로 같다. 준비금 이자를 기여도에 따라 파트너에게 배분하는 방식인데, 현재 유통량은 약 11억 달러 수준이다. 1,850억 달러 규모의 USDT나 728억 달러 규모의 USDC와 비교하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USDG의 파트너는 크라켄, 로빈후드 등 암호화폐 중심의 플레이어였으나, 써클의 핵심 유통망인 코인베이스는 없었다. 때문에 지금까지 USDG의 성장이 써클의 주가 및 사업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하지만 써클 수익의 상당 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코인베이스가 OUSD 창립 멤버로 합류했다. 공교롭게도 써클과의 유통 계약은 3년 주기로, 첫 만료 시점은 2026년 8월이다. 재협상을 앞둔 시점에서 코인베이스는 ‘우리에게는 이제 OUSD라는 대안도 있다’는 강력한 협상 카드를 쥔 셈이다.

결국 이번 주가 급락은 단순한 점유율 이동에 대한 공포가 아니다. 써클 수익 모델을 지탱하던 힘의 균형이 코인베이스 쪽으로 크게 기울었음을 시장이 확인했기 때문이다. 최근 써클이 자체 채널 비중을 1년 만에 6%에서 17.2%까지 끌어올리며 1분기 RLDC 마진을 41.4%로 높인 성과는, 역설적으로 파트너사에 대한 기존 의존도가 그만큼 컸음을 반증한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

1. 코인베이스 재협상

하나는 8월 코인베이스 재협상이다. 코인베이스가 OUSD를 카드로 활용해 이자 배분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당기는지, 아니면 기존 파트너십을 유지하는지가 OUSD의 실질적인 영향력을 가를 것이다. 말뿐인 연합인지 실질적인 압박인지를 이번 결과가 보여줄 것이다. 다만, 코인베이스는 써클의 주요 주주이자 핵심 파트너라는 점에서 전면적인 이탈보다는 OUSD를 협상 카드로 활용해 이자 배분율 등 기존 계약 조건을 개선하는 데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2. 써클의 대응

써클의 대응은 명확하다. 매출의 94%를 차지하는 준비금 이자를 포기하며 경쟁사와 똑같이 배분 구조로 회귀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써클은 이자 공유가 필요 없는 자체 채널(CPN) 비중을 높이고, 이자 수익에 의존하지 않는 새로운 플랫폼인 L1 ‘아크(Arc)’를 키우는 데 집중할 것이다. 아크 메인넷이 올여름 런칭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 새로운 수익원이 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안착하느냐가 써클의 핵심 방어 논리가 될 것이다.

3. 배포의 속도

OUSD 파트너 140곳의 대다수는 암호화폐 기업이 아닌 전통 기업들이다. 규제 검토와 실제 비즈니스 통합, 유의미한 거래량이 발생하기까지는 긴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로고 숫자’가 실제 ‘유통량’으로 증명되기 전까지는 OUSD가 시장을 즉각적으로 대체하기 어렵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무게추가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컨소시엄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것은 매우 어려우며 선두효과가 사라지는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써클의 하락은 공포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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