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L;DR
한국 가상자산 시장은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성숙한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으나, ‘가두리 펌핑'과 같은 가격 조작 문제로 인해 건전성을 위협받고 있다.
가두리 펌핑은 1) 거래소 내 특정 가상화폐의 입출금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상황, 2) 가격을 의도적으로 끌어 올리기 위한 충분한 자본 및 투기 세력에 의해 이루어지며, 3) 가격 상승에 따른 개인 투자자의 투기적 수요도 한 몫 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현재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규제와 대책 도입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이 향후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성, 건전성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들어가며
한국의 가상자산 시장은 글로벌 CEX 시장에서 3위안에 드는 거래량을 보유한 국가로 ,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영역이다. 이미 가상자산 법제화도 이루어져 있어, 여타 국가 대비 비교적 안정적이고 성숙한 시장으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 가상자산 시장에는 투자자를 위협하는 독특한 문제점이 존재한다. 특히 투기 세력 중심의 의도적인 가격 조작 현상인 ‘가두리 펌핑' 관련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데, 해당 현상은 침체된 가상자산 시장에서 줄어든 유동성을 바탕으로 더욱 쉽게 발생하고 있어 그 위험성이 부각되고 있다.
가두리 펌핑의 메커니즘
가두리 펌핑은, 특정 거래소에서 가상화폐의 입출금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가격 조작 현상을 의미한다. 주로,특정 가상화폐의 가격이 급격히 오르는 현상인데, 이는 갑작스럽게 다른 거래소에서의 가상화폐 유입이 끊어지게 되면서 유동성이 제한되고, 고정된 유동성을 바탕으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거래소의 가상화폐 가격은 차익 거래를 통해 ‘최종 일관성', 즉 결과적으로 일관된 가격을 유지할 수 있게되나, 입출금 중단에 따라 타 거래소와의 가상화폐 이동이 제한되어 차익 거래도 불가능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에 더해, 투기 세력의 개입으로 인한 가격 상승, 그리고 가격 상승에 따른 개인 투자자의 투기적 수요 증가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된다.
입출금이 중단된 거래소에서의 특정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하게 되는데, 이는 다른 거래소에서의 가상화폐 유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제한된 유동성을 바탕으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거래소의 가상화폐 가격은 차익 거래를 통해 ‘최종 일관성', 즉 결과적으로 일관된 가격을 유지할 수 있게되나, 입출금 중단에 따라 타 거래소와의 가상화폐 이동이 불가능해 차익 거래도 불가능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가두리 펌핑을 위한 기본 조건은 다음과 같다. 우선, 거래소 내 특정 가상화폐의 입출금이 중단되어야 한다. 입출금이 중단되는 상황은 다음과 같다. 해킹 피해사례가 발생하거나, 네트워크 업데이트, 점검, 혼잡 등의 사유로 중단되며, 재단이 직접 입출금 중단을 요청하거나, 거래소 자체 시스템 점검을 이유로 중단되기도 한다. 다음으로, 가격을 의도적으로 끌어 올리기 위한 충분한 자본 및 투기 세력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정상적인 가상화폐 거래 방법과는 다르게 다계정을 통한 자전거래, 봇 거래 등으로 가격이 조작되기도 한다.
한국 가상자산 시장의 가두리 펌핑 사례
2023년 8월 커브파이낸스 내 취약점 발생을 이유로, 국내 거래소 업비트, 빗썸, 코인원에서 안정성 확보 시점까지 입출금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였다. 해당 기간동안 커브(CRV)의 가격은 가파른 상승을 이루며, 소위 ‘가두리 펌핑' 현상이 발생하였다. 각 거래소별 기간 내 최대 고점을 확인해 보면, 빗썸 7,500원, 코인원 3,928원, 업비트 1,300원으로 모두 글로벌 평균 가격인 800원 대비 월등히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빗썸의 경우 그 차이가 상당한데, 글로벌 평균 가격 대비 약 938% 정도의 급격한 가격 상승이 있었고, 입출금 재개 이후 즉시 폭락하며 평균 가격으로 복귀하였다.
2023년 9월, 업비트 거래소에서 앱토스(Aptos) 오입금 사고 발생 이후, 해당 거래소 내 입출금이 반나절 동안 중단되며, 순간적으로 가격이 급상승한 사례도 있었다. 해당 건도, 글로벌 거래소의 평균 가격 흐름과는 무관하게 발생하였으며, 평균 가격 대비 약 72% 상승해 최대 9,465원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주었다.
이처럼, 국내에서는 각 거래소별 입출금 중단 여부에 따라 가상화폐의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견된다. 이를 학습한 국내 리테일 투자자들은, 입출금 중단 여부를 두고 가격 상승의 재료로 인식, 입출금 중단 알림을 주시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가두리 펌핑’은 입출금 중단 여부에 따라 무조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투기 세력에 의해 가격이 조작되는 형태이므로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보다는 투자를 유의해야할 필요가 있다.
가두리 펌핑의 법적 제재
가두리 펌핑은 의도적으로 가상화폐의 가격을 조작해, 건전한 가상자산 시장을 위협하는 외부불경제 요소로 이를 제재할 법적 수단이 필수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를 법적으로 제재할 명확한 규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기존 금융 시장에서는 가격 조작 등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하여 강경한 처벌로 대응하고 있으나, 가상화폐는 금융투자상품으로 분류되고 있지 않아, 기존의 자본시장법 적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가상화폐도 고의성이 확인될 경우 일부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으나, 가격 조작의 고의성을 특정하기 어려워 현재까지도 가상자산 시장 내 ‘가두리 펌핑’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식 시장 내 가격 조작을 감시하는 금융감독원 등 관리 감독을 위한 인원이 대거 투입되고 있음에도 단속이 쉽지 않기에, 이를 감시할 인력이나 법적 장치가 현저히 부족한 가상자산 시장에서 더욱 어려운 상황일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이를 감시하고 제재할 법적, 기술적 안전장치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치며
한국 가상자산 시장은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성숙한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으나, ‘가두리 펌핑'과 같은 가격 조작 문제로 인해 건전성을 위협받고 있다. ‘가두리 펌핑'의 주된 원인인, 거래소의 가상화폐 입출금 중단하는 행위 자체를 제한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악용하는 투기 세력에 대한 철저한 대응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가상자산 관련 의도적인 가격 조작을 막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우선 ‘가상자산합수단' 구성을 통해 가상자산 관련 의심거래를 선제적으로 탐지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가상자산합수단 내에는 국세청, 금융정보분석원(FIU), 금융감독원 등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분석팀이 포함되어 있다. 더불어, 대검찰청 사이버수사과에서는 가상자산 추적 시스템의 개발을 진행 중이며, 이상 거래에 대한 신속한 탐지와 대응이 기대된다. 또한, 가상자산업권법의 제정 논의가 진행 중이므로, 이를 통해 의도적인 가상자산 시장 조작 행위에 대한 효과적인 제재 방안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요약하자면,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규제와 대책 도입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이 향후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성, 건전성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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