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L;DR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대규모 팬덤 문화를 바탕으로 웹3 대중화의 포문을 열 대표적인 산업으로 기대되며, 실제로 다수의 엔터테인먼트사에서 활발히 웹3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국내 대형 엔터테인먼트사는 주로 1/블록체인 기술 관련 선행 연구, 개발을 진행하거나 2/블록체인 기업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등 기술 전문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반면, 중소형 엔터테인먼트사는 당장의 실적 개선을 위해 자사 아티스트 IP 활용 웹3 프로젝트를 직접 런칭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엔터테인먼트사들이 활발히 웹3 시장에 진출하고 있으나, 기대와는 달리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는 프로젝트가 없는 상황이다. 이는 여전히 블록체인 기술이 대중과 팬들에게 친화적이지 않았고, 이들에게 비즈니스 모델의 실질적인 효용 보다는 블록체인 기술과 탈중앙화만을 강요하며 자만에서 비롯되어 있다고 판단된다.
들어가며
블록체인 기술의 대중화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분야는 바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다. 엔터테인먼트는 대규모 팬덤 문화를 바탕으로 웹3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표적인 산업이다. 이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즐거움'이라는 본질적인 가치만으로 일반 대중들을 사로 잡고, 웹3 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많은 이들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블록체인 대중화의 초석을 마련해줄 분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K-콘텐츠 강국으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고도로 발전해 있으며, 이들의 열광적인 팬덤 문화가 웹3 가치와 잘 어우러져 폭발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통 엔터테인먼트사의 웹3 시장 진출
이러한 기대처럼, 전통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도 웹3 시장을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보고 활발히 진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대형 엔터테인먼트, 소위 BIG 4(HYBE, SM, YG, JYP)에 해당하는 엔터테인먼트사는 주로 블록체인 기술 관련 선행 연구, 개발을 진행하거나 블록체인 기업에 투자 및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기술 전문성을 우선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조심스러운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중소형 엔터테인먼트사는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당장의 실적 개선을 위하여 자사 아티스트 IP 활용 웹3 프로젝트를 다수 런칭하는 등 비교적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다.
전통 엔터테인먼트의 웹3 진출 이유
앞서 살펴본 것처럼 전통 엔터테인먼트사가 웹3 시장으로 활발히 진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의 웹3 시장 진출 배경은 다양한데, 그 중에서도 코로나 팬데믹이 가장 큰 촉매제가 된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이후 콘서트 등 오프라인 중심의 사업 모델이 크게 타격을 받게 되었고, 이로 인해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이 더욱 두드러지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웹3 기술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 요소로 급부상하기 시작하였고, 다수의 엔터테인먼트사가 활발히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하고, 실제 사업에 접목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이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엔터테인먼트사의 웹3 진출 흐름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첫째로,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신규 비즈니스 기회 창출이다. 엔터테인먼트사는 음반 내 실물 포토 카드를 삽입해 팬들의 수집 욕구를 자극하였고, 결과적으로 팬들의 음반 구매로 이어지게 되었다. 실제로 2022년 한 해에만 케이팝 음반 판매량이 약 8,000만장에 달할 정도로 열광적인 소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이들의 음반 판매 행태를 불공정거래 유형 중 ‘끼워팔기'로 보고 조사에 착수한 상태이다. 주요한 수익원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포토 카드 활용 음반 판매 매출이 위협을 받게 되었고,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포토 카드, 음원 등 아티스트 IP 관련 상품에 NFT 기술을 접목시켜 더욱 활발히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고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기존 사업 모델의 보완이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비즈니스 모델 은 기본적으로 짧은 PLC(Product Life Cycle) 등의 높은 리스크를 안고 있는 산업이다. 특히, 신규 아이돌 그룹 등 아티스트 육성에 있어 높은 비용과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NFT 및 토큰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사업상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는데 활용할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로 아이돌 그룹이 데뷔까지 최소 2년이 소요되며, 평균 20억 원에 달하는 비용이 발생한다. 또한 이들이 성공적으로 데뷔할 확률은 0.1%에 불과할 정도로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엔터테인먼트사 입장에서는 초기 투자금 회수가 어렵고, 높은 위험을 감수해야하기 때문에 웹3 활용 비즈니스 모델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안정적인 자금 확보를 위한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터테인먼트에서의 웹3 기술의 적용
웹3 관련 엔터테인먼트 프로젝트에서는 주로 다음의 두 가지 활용 모델이 확인된다. 첫 번째로 기존 사업 모델에 블록체인 기술을 단순 접목시키는 형태이다. 예를 들어 NFT 기술을 활용해 한정판 디지털 굿즈를 생산하거나, 아티스트 IP를 NFT로 발행해 수익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모델은 NFT 시장의 인기와 함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지만, NFT 시장 침체 이후 대부분 사라지거나 지속적인 가격 하락을 겪는 등 한풀 꺾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 번째로, 토큰 기반 거버넌스 구조를 통해 팬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이끄는 등 웹3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모델도 확인된다. 이는 주로 아티스트 운영 관련 의사결정에 팬들이 직접 투표해 의견을 낼 수 있는 구조이며, DAO와 유사한 형태로 운영된다. 예를 들어, 아이돌 그룹 ‘트리플S’를 운영하는 ‘모드하우스'에서는 팬들이 NFT 포토 카드를 구매하면, 팬들은 그에 상응하는 투표권을 획득하게 되고 팬덤 명칭, 앨범 수록곡 결정 등 그룹 운영과 관련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최근 일본에서는 토큰 기반 거버넌스를 활용해 아이돌 선발 과정까지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도 등장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 같은 활용 모델도 자주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웹3 엔터테인먼트의 한계점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웹3 기술을 활용해 사업 모델을 다각화하고, 수익 개선을 위한 돌파구를 찾으려 하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두나무와 하이브가 합작해 만든 아티스트 NFT 플랫폼 운영사 ‘레벨스(Levvels)’는 2022년 약 100억 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하였고, FNC 엔터테인먼트의 NFT 플랫폼 ‘모먼트오브아티스트'는 조용히 자취를 감추었다. 이 외에도 대다수의 아티스트 관련 NFT 프로젝트가 지속적인 가격 하락세를 보이는 등 전반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처럼 웹3 엔터테인먼트 분야가 저조한 실적을 보이는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
우선, 엔터테인먼트의 주요 이해관계자인 팬덤이 웹3 기술 활에 있어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는 엔터테인먼트 내 웹3 기술이 도입되던 초기에 다수의 투자자와 기존 팬덤 간의 갈등으로 인해 더욱 심화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엔터테인먼트 산업 내 NFT 기술의 활용 자체가 아티스트 관련 혜택과 연관되어 있어 특정 팬(구매자)를 편애하는 시스템에 거부감을 가진 팬들이 기본적으로 반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웹3 기술 활용에 따른 실질적인 효용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오프라인과 맞닿아 있어 디지털을 활용한 경험보다는 오프라인 기반의 경험이 아직 더 매력적이며, 현재까지의 웹3 기술 활용 사례가 팬들을 사로 잡을만한 효용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엔터테인먼트 생태계 참여자 간의 합의가 어렵기 때문이다. 엔터테인먼트 생태계는 에이전시, 아티스트, 팬덤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어 새로운 시도가 성공하기 복잡하고어려운 산업이다. 이는 주로 서로의 이익과 우선순위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예를 들어, 아이돌 콘서트 관련 NFT 티켓을 발행하게 될 경우, 에이전시, 공연기획사, 아티스트, 팬덤, 티켓 유통사 등의 이해관계부터 정부의 규제까지 합의를 이루기 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며 원만한 합의를 도출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마치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열광적인 팬덤 문화를 바탕으로 웹3 대중화의 포문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는 프로젝트가 없어 미래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이는 지금까지 블록체인 기술이 대중에게 전혀 친화적이지 않았고, 이들에게 실질적인 효용을 주기 보단 기술적인 탈중앙화만을 강요하며 자만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터테인먼트 산업 내 웹3 도입 관련해 본질적인 고민이 이루어지고, 이 같은 문제들이 해소될 수 있다면 이들 간의 결합은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엔터테인먼트 산업 내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통해 엔터테인먼트의 고질적인 문제인 1) IP 가치 대비 적은 수익 창출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2) 팬덤은 자생적인 생태계 속에서 자신의 활동이 인정되어 공정한 보상을 받는 등 ‘덕업일치'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이유로 앞으로도 엔터테인먼트 산업 내 여러 플레이어들이 엔터테인먼트 산업 내 활발히 웹3을 접목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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