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L;DR
암호화폐는 그 특성상 1) 정치적으로 불안정하거나 2) 중앙 금융 기관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 전통적인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 그리고 3) 높은 인플레이션율을 보이는 저소득 국가에서 많이 사용된다.
주로 민간에서 주도하여 암호화폐 사용 환경을 마련해가고 있으며 크게 1) 경제적 불안정성 해소, 2) 붕괴된 경제 재건 3) 범죄에 사용된다.
글로벌적으로 실용 사례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이미 저소득 국가에서는 자연스럽게 실용 사례가 나오고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저소득 국가에서의 암호화폐
암호화폐는 그 특성상 중앙 은행이나 정부의 개입 없이 전 세계 어디서든 거래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에 접근하기 어려운 저소득 국가(LICs, Low-Income Countries)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1) 정치적으로 불안정하거나 2) 중앙 금융 기관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 전통적인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 그리고 3) 높은 인플레이션율로 인해 국내 화폐의 가치가 불안정한 국가에서 암호화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세계은행(World Bank)에 따르면, 국민 총소득(GNI)이 1,135달러 이하인 국가들이 저소득국가로 분류된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이런 국가들이 주로 분포하며, 그 중에서도 아프가니스탄, 북한, 예멘, 시리아와 같은 국가들은 국가적인 문제나 내전으로 인해 전통적인 송금 방식에 제약을 받고 있다. 이런 제약으로 인해 암호화폐 사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아시아 저소득 국가에서의 스테이블 코인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한 아시아의 일부 저소득 국가들은 불안정한 국가 체제로 인해, 국가 차원의 암호화폐 도입이나 블록체인 기술 개발이 어렵다. 때문에 글로벌 국가와 같이 국가 차원에서 주도하는 사업없이 민간에서 자연스럽게 암호화폐 사용 환경을 만들고, 동시에 범죄 집단들도 이를 활용하게 되었다. 특히 일부 범죄 집단은 암호화폐를 국제적 수준에서 문제가 될 만큼 악용하고 있어 양면성이 부각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경제적 불안정성 해소
2021년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에서 권력을 장악하면서, 아프가니스탄은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이러한 정치적 불안정으로 인해 국제 제재는 강화되었고 짧은 시간 확대된 경제적 혼란은 국민들의 원활한 금융 거래에 큰 장벽이 되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은 파훼 방법을 찾게되었고, 국제 금융 거래의 장벽를 넘어설 수 있는 암호화폐에 대한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이에 Chainalysis에서 평가한 아프가니스탄의 2021년 암호화폐 지수는 세계 20위로 나타났으며, 국제적 제재가 강화된 시기에 아프가니스탄 국민들이 암호화폐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보였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특히 화폐 가치의 하락에 대비하기 위해 가격 안정성이 높은 스테이블 코인을 하나의 방어책으로 삼았으며, 앞서 말한 국제적인 거래 참여를 위한 수단으로 작용한 부분이 가장 컸다고 보인다. 그러나 이런 추세는 탈레반의 세력 확장 후 급격히 역전되었다. 엄격한 정책과 단속으로 인해 나라의 글로벌 도입 순위는 2022년에 146위로 떨어졌고 2023년에는 더욱 하락하여 148위로 떨어졌다.
예멘, 시리아: 붕괴된 금융 시스템의 재건
오래 전부터 예멘은 내전이 이어졌으며, 2014년부터 다시 이어진 내전으로 인해 국가에 큰 위기가 처했다. 예멘 국민 수백만 명은 기본적인 생필품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졌으며 금융 인프라는 붕괴되어 은행 및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생겼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2021년, 국가간 P2P 거래를 지원하는 영국의 Babb은 민간 지원을 위한 Al-Amal Microfinance Bank (AMB)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예멘에 RIALxA와 RIALxS 스테이블 코인 등의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또한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inancial Conduct Authority, FCA)의 라이선스도 받으며 본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자 했으나 올해 예멘에서의 불안정한 내부 상황, 규제 문제, 전쟁의 영향 등으로 인해 Babb는 예멘에서의 활동을 중단하게 되었다.
예멘과 같은 이유로 시리아 역시 국제 구호의 이유로 외적으로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 특히 최근 시리아에 큰 지진이 발생하며 구호의 손길이 필요해 암호화폐를 활용한 구호 활동이 이어진 것으로 확인된다.
북한: 범죄와의 관련성
북한의 암호화폐 사용 현황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제한적이다. 그러나 북한이 암호화폐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다양한 해킹 활동을 통해 암호화폐를 탈취하는 것은 여러 차례 확인되었다. 특히 북한의 주요 해킹 조직인 '라자루스 그룹'은 암호화폐 관련 공격을 다수 시도했다. 그들의 활동을 통해 탈취된 암호화폐 중에는 스테이블 코인도 포함되었다는 보고가 있다. 그러나 동시에 암호화폐의 특성상 의심스러운 주소로의 거래가 발견될 경우 해당 주소를 제한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되어 있다.
암호화폐의 실용성 있는 사용은?
저소득 국가에서는 경제적 안정보다 정치적 안정이 더 큰 문제로 자리잡고 있어 암호화폐를 국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도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민간에서 외부 환경을 타개하기 위한 수단으로 암호화폐를 사용하고 있어 글로벌 주요 국가들과 달리 암호화폐를 실용성 있게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사용 현황은 크게 세 가지 주요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이는 단지 아시아 저소득 국가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역시 같은 모습을 보인다.
경제적 불안정성 해소: 많은 저소득 국가들이 금융적, 경제적 불안정성에 직면해 있다. 화폐 가치의 급격한 변동이나 높은 인플레이션율은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주며, 이러한 문제를 일시적으로라도 해결하기 위해 스테이블 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가 큰 관심을 받게 된다.
붕괴된 경제 재건: 경제적·정치적 위기나 전쟁으로 인한 금융 시스템의 붕괴는 국민들에게 전통적인 금융 서비스에 접근할 수 없게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 암호화폐와 같은 디지털 금융 체계는 경제의 일부 재건을 도울 수 있다.
범죄와의 관련성: 그러나 암호화폐의 익명성과 빠른 거래 속도는 범죄 집단들에게도 큰 매력이 있다. 북한의 '라자루스 그룹' 같은 조직이 암호화폐를 이용한 해킹 활동을 확장하면서 암호화폐의 악용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이렇듯 글로벌 국가에서 이루고 싶은 실용적 사례들은 이미 저소득 국가에서 민간 주도 하에 이뤄지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사람들의 삶을 돕는 형태로 가고 있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 이점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블록체인을 활용해 기술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미래를 어느정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앞으로 저소득 국가에서 생겨나는 사례를 통해 구체적인 미래를 논해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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