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의 대중화 시작점, 모바일 메신저와의 결합
돈의 미래: 금융 허브로 진화하는 모바일 메신저
TL;DR
블록체인 기술과 모바일 메신저의 결합은 '통화 시스템'의 대중화를 위한 중요한 진전이며, 규제 장벽 완화와 기업들의 관심 증가로 확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WhatsApp-Novi, Telegram-TON 등 다양한 시도가 있었으며, 특히 Line과 Kakao의 블록체인 프로젝트 통합인 Kaia는 아시아 시장에서 큰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시도들이 지속된다면 사용자들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블록체인 기술을 경험하게 되어 금융 거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 블록체인 기술의 확장, ‘통화 시스템’의 대중화
이전 리포트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블록체인은 중앙화된 금융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에서 개발되었다. 즉, 모든 참여자들이 자율적으로 투명하게 관리하는 ‘통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함이었다. 단순히 투자 자산으로서의 기능을 넘어서, 실제 지불 수단으로서의 역할이 강조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현실적으로 블록체인 기반 결제 시스템의 대중화는 규제 장벽과 기업들의 지원 부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허나 시간이 지나면서 규제 당국이 점차 시험적으로 기술을 채택하며,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이러한 노력으로 규제 장벽이 점차 무너지고 있다. Grab이 싱가포르 내에서 비트코인, 이더리움, USDC 등 5종의 암호화폐로 선불 충전을 지원하는 것이 좋은 예다. 비자, 쇼피파이 등 다른 기업들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으며, Triple A와 같은 결제 솔루션 업체도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며, '통화 시스템'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더 큰 확장이 필요하다.
이러한 확장에 가장 적합한 플랫폼 중 하나로 모바일 메신저를 들 수 있다. 메신저 앱은 이미 광범위한 사용자 기반을 가지고 있으며 간편한 금융 환경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이 지원하는 모바일 금융 시스템에 암호화폐 결제가 도입된다면,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를 바탕으로 빠른 확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2. 모바일 메신저에 들어온 금융 서비스
2.1. 모바일 금융 서비스의 등장
현금에서 카드로, 카드에서 모바일 결제로 금융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회사들이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출시하며, 사용자들은 더욱 편리한 금융 환경을 누리고 있다. 모바일 금융 시스템은 사용자가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복잡한 결제 절차를 간소화하여 빠르고 쉽게 결제를 완료할 수 있도록 한다. 사용자의 결제 정보를 미리 저장해 두고, 구매 시 간단한 인증 절차만으로 결제를 완료할 수 있게 하여 편의성을 극대화한다.
이에 세계적으로 많은 회사에서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산업을 구분하자면 1) 모바일 메신저, 2) 휴대폰 제조사, 3) 핀테크 및 금융사, 4) 이 외 유통 플랫폼 등에서 이러한 서비스를 출시하여 운영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이 모바일 기기를 통해 쇼핑하고 결제하는 빈도가 증가하면서 모바일 금융 시스템 시장 규모는 계속해서 커져가고 있다.
2.2. 모바일 메신저와 금융 서비스의 결합
여러 산업 중에서도 모바일 메신저의 높은 사용 빈도와 이에 기반한 사회적 네트워크 효과가 두드러진다. SimilarWeb의 연구에 따르면, WhatsApp의 경우 일일 활성 사용자(DAU)가 1억 2,210만 명으로, 가입자의 90% 이상이 매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높은 사용 빈도는 다른 메신저들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결과적으로 사용자들이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접하고 이용할 확률도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모바일 메신저의 사회적 네트워크는 지인을 기반으로 하기에 높은 신뢰를 보인다.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효과는 사용자 간 거래에서 송금과 결제를 더욱 자연스럽게 만든다. 지인 간의 거래에서 느끼는 심리적 안정감은 모바일 금융 서비스의 빠른 확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국가들은 각기 다른 주요 모바일 메신저를 가지고 있다. 한국의 카카오톡, 중국의 위챗, 일본과 태국의 라인 등이 그 예다. 이렇게 지역별로 정착된 모바일 메신저들은 해당 국가의 특성과 필요한 기반 사업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 지역에 적합한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유리한 위치에 있다.
결국 모바일 메신저가 지원하는 금융 시스템에 암호화폐 결제가 도입된다면, 수많은 사용자의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를 바탕으로 빠른 확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아시아 국가들의 메신저 플랫폼 운영사들은 기존 제도권 금융 시스템에 대한 경험과 기반 지식을 보유하고 있어, 적법한 절차를 걸쳐 암호화폐 결제 도입을 보다 빠르게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 메신저 플랫폼들의 블록체인 도입
블록체인 기술과 대규모 메신저 플랫폼의 결합은 많은 기업들이 시도해왔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공 사례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기술적 복잡성, 규제 장벽, 사용자 수용성 등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계속되고 있으며, 여러 기업들이 다양한 접근 방식을 통해 블록체인과 메신저의 통합을 모색하고 있다. 이어지는 내용에서는 이러한 다양한 시도들 중 대표적인 사례들을 자세히 살펴보고, 각 사례가 직면한 과제와 그 결과, 그리고 향후 전망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3.1. 실패 사례: WhatsApp - Novi (Dime Project)
WhatsApp의 모회사인 Meta(구 Facebook)는 Novi라는 디지털 지갑 프로젝트를 통해 WhatsApp에 암호화폐 결제 기능을 도입하려 했다. 이 프로젝트는 초기에 Libra(후에 Diem으로 개명)라는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시도는 여러 가지 이유로 실패했다. 많은 국가의 규제 기관들이 Facebook의 암호화폐 프로젝트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고, Visa, Mastercard 등 주요 파트너사들이 프로젝트에서 철수했다. 또한 Facebook의 개인정보 취급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 프로젝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결국 2022년 초, Meta는 Diem 프로젝트를 완전히 중단하였다.
3.2. 현재 진행 중: Telegram - TON
Telegram은 TON (The Open Network)이라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초기에는 Telegram이 직접 개발을 주도했으나, 규제 문제로 인해 2020년 5월 프로젝트에서 공식적으로 철수했다. 그러나 TON 재단은 프로젝트를 이어받아 계속 개발을 진행했고, 현재는 독립적인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운영되고 있다. Telegram은 공식적으로 TON과 연관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TON 생태계는 Telegram 생태계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최근 TON은 Telegram 내에서 지갑을 통해 암호화폐를 송금하거나 거래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어, 직접적으로 Telegram과 블록체인 기술의 통합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현재 TON은 앱 게임과의 유기적인 연결을 기반으로 높은 활용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블록체인 기술과 메신저 플랫폼의 결합이 실제 사용자 경험으로 이어지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Telegram의 대규모 사용자 기반과 TON의 블록체인 기술이 만나 게임이라는 친숙한 매개체를 통해 사용자들에게 블록체인 기술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블록체인 기술의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사용자들은 복잡한 기술적 이해 없이도 게임을 즐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블록체인 기술을 접하게 되며, 이는 향후 더 다양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의 수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게임 내 경제 시스템과 블록체인 기술의 결합은 새로운 형태의 게임 경제를 만들어낼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TON의 성공 사례는 다른 메신저 플랫폼들에게도 블록체인 기술 도입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사용자들의 일상적인 활동과 블록체인 기술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좋은 예시가 되고 있다.
3.3. 기대사례: Kaia - Line/Kakao
최근 Line의 Finschia와 Kakao의 Klaytn이 통합을 추진하며 'Kaia'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공개했다. 이는 두 대형 IT 기업이 각자 진행해오던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하나로 통합하는 획기적인 시도로 볼 수 있다.
Line과 Kakao는 각자 독립적인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추진해왔으며, 이미 자사 메신저에 암호화폐 기반 금융 시스템을 일부 통합했다. Line은 Finschia 토큰 기반의 Finschia Chain을 개발했고, 일본에서 규제 승인을 받아 Line 앱을 통해 접근 가능한 Bitmax 암호화폐 거래소를 운영 중이다. Kakao는 'Klaytn' 블록체인을 개발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카카오톡 내에서 Klaytn 기반 디지털 자산의 저장 및 전송이 가능한 '클립' 지갑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두 기업의 프로젝트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양사가 하나의 통합 재단이 되며, 과거의 유산들에 기반하여 보유한 대규모 사용자 기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고 있다.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의 강점을 활용해 이미 발을 뗀 블록체인과 메신저 서비스의 통합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aia라는 새로운 통합 브랜드의 출범은 이러한 기대를 한층 더 높이고 있다. 두 기업의 기술력과 사용자 기반, 그리고 각자의 시장 경험을 결합함으로써, Kaia는 더욱 강력하고 경쟁력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게 되었다. 이는 블록체인 기술과 메신저 서비스의 통합이라는 목표를 더욱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Line과 Kakao가 각각 보유한 일본과 한국의 시장 장악력, 그리고 아시아 전역에 걸친 사용자 기반은 Kaia가 아시아 블록체인 시장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4. 결론
블록체인 기술과 대규모 메신저 플랫폼의 결합은 '통화 시스템'의 대중화를 위한 중요한 진전이다. 이는 중앙화된 금융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형태의 결제 시스템을 구현하려는 노력이다.
과거 규제 장벽과 기업들의 지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최근 다양한 기업들의 시도로 규제 장벽이 점차 완화되고 있다. 특히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은 높은 사용 빈도와 광범위한 사용자 기반으로 이러한 확장에 가장 적합한 매개체로 주목받고 있다.
WhatsApp-Novi, Telegram-TON, Line과 Kakao의 Kaia 등 다양한 시도들은 각각의 과제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Kaia 프로젝트는 아시아 블록체인 시장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할 잠재력을 보여준다.
이러한 시도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블록체인 기술의 대중화 곧 '통화 시스템'의 혁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용자들은 일상적인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블록체인 기술을 경험하게 될 것이며, 이는 금융 거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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