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웹3 게임 시장,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인가?
P2E 게임 열풍 이후, 시장은 어떻게 변화하였는가
TL;DR
가상자산 시장의 급격한 하락으로 많은 P2E 게임들이 어려움을 겪었고, 동남아 지역 사용자들도 상당수 이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남아 유저들은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주요 웹3 게임들의 웹 트래픽에서 동남아 사용자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여전히 상당히 높은 편으로 확인된다.
동남아 시장에서 웹3 게임이 활발한 이유는 세 가지다. 1) 웹3 게임이 여전히 유의미한 수입원이 되고 있으며, 2) P2E 게임을 통해 부를 이룬 성공적인 스토리가 존재해 참여자들의 강한 열망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또한 3) 상대적으로 느슨한 규제 환경도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웹3 게임의 핵심 가치인 '사용자 보상' 때문에 동남아 지역 사용자들은 앞으로도 웹3 게임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보상을 기반으로 형성된 독특한 웹3 길드와 인터넷 카페 문화가 시장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 들어가며
동남아시아는 웹3 게임의 핵심 시장으로, 다수의 게임사들이 진출을 희망하는 지역이다. 이 지역은 웹3 문화에 익숙한 젊은 인구층이 많고, 과거 P2E 모델의 인기로 이미 두터운 사용자 기반을 확보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큰 가격의 하락으로 투자 목적의 사용자들이 급격하게 이탈하면서, 일각에서는 이 시장의 매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동남아 시장이 웹3 게임사들에게 여전히 유의미한 지역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본 리포트에서는 현재 동남아 웹3 게임 시장의 현황을 분석하고, 이 시장이 여전히 매력적인지, 그리고 어떠한 기회와 도전이 있는지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2. 동남아시아 지역은 여전히 웹3 게임 플레이어가 많을까?
가상자산 시장의 전반적인 가격 하락으로 동남아 지역의 웹3 게임 사용자 수가 상당 부분 감소한 것은 사실이다. 특히 동남아 지역의 많은 플레이어들은 대출까지 받아 P2E게임에 뛰어들 정도로 과열되었기에 금전적 피해를 입고 시장에서 대거 이탈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감소에도 불구하고 동남아의 웹3 게임 사용자 수는 여전히 유의미한 비율을 보인다. 즉 감소 추세는 시장 전반의 공통된 특성일 뿐, 최근 출시된 웹3 게임에서 동남아 플레이어들의 비율 자체는 지속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3개월간 주요 웹3 게임들의 웹 트래픽을 분석해본 결과,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이 핵심 사용자층을 구성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웹사이트 트래픽 외에도 웹3 게임 '픽셀(Pixels)'의 디스코드 국가별 채널 선택 현황이 동남아 지역의 인기를 잘 보여준다. 위 그래프에 따르면, 동남아 국가를 선택한 플레이어 수가 두드러지게 많으며, 전체의 약 53%를 차지한다. 이들이 웹3 게임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며 높은 참여율을 유지하는 데에는 다음 세 가지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2.1. 웹3 게임은 여전히 돈이 된다
동남아 사용자들이 웹3 게임에 활발히 참여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경제적 요인이다. 동남아 지역에서 웹3 게임은 여전히 의미 있는 수준의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진다. 예를 들어, 필리핀의 일일 최저 임금이 약 10달러인 반면, P2E 게임은 이에 상응하거나 때로는 더 높은 수입을 제공할 수 있다.
최근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P2E 게임 Pixels를 플레이하는 게이머의 인터뷰에 따르면, 일반 플레이어는 4-8시간 플레이로 하루 약 50 $PIXEL 토큰(11달러)을 획득할 수 있으며, 중급 플레이어는 200 $PIXEL(45달러), 상급 플레이어는 400 $PIXEL(92달러)까지 획득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된다. 여기에 토큰 가격 상승에 따른 추가 수익 가능성을 고려하면, 이러한 수입은 동남아 사용자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수준임을 알 수 있다.
2.2. 성공적인 스토리의 존재
많은 이들이 웹3 게임에 참여하는 이유 중 하나는 P2E 게임을 통한 성공 스토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과거 엑시인피니티 시대의 성공 사례들이 여전히 많은 웹3 게임 유저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어, 필리핀의 젊은 플레이어 Aaron Ramos는 엑시인피니티를 통해 얻은 수입으로 두 채의 집을 구매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성공 스토리는 P2E 게임을 통해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동남아 지역의 플레이어들에게 강한 동기부여를 제공한다. 비록 경제적 손실을 입은 사례가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기회를 놓칠 것에 대한 두려움(FOMO)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2.3. 상대적으로 느슨한 규제 환경
동남아 지역은 웹3 게임에 대한 명확한 규제 체계가 확립되어 있지 않으며, 이 같은 환경이 단기적으로 시장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즉 느슨한 규제 환경은 게임 개발사와 사용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어 주고, 시장의 역동성을 더욱 높일 수 있었다.
국내 게이머 대상 P2E 게임에 대한 반응 설문조사 (n=6,324)
이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한국의 사례를 살펴볼 수 있다. 한국은 엄격한 규제로 인해 P2E 게임의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한 환경이다. 이로 인해 한국에서는 P2E 게임이 불법이며 수익 창출이 어렵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며, 대체로 부정적인 시각이 강하다. 이러한 대조적인 상황은 동남아 지역이 웹3 게임 산업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 배경을 설명해준다.
3. 동남아시아 지역의 도전과 기회
동남아 지역은 탄탄한 사용자 기반을 바탕으로 웹3 게임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시장에 대한 일부 도전적인 요소도 분명하다.
바로 작업장 중심의 운영 형태가 만연해 있다는 점이다. 이는 웹3 게임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예를 들어 최근 베트남 사용자들이 작업장을 만든 것으로 의심될 만큼 해시키 에어드랍 이벤트에 과도하게 참여해, 해시키 측에서 베트남 전화번호를 차단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이들이 작업장 형태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바로 사용자의 참여 동기가 과도하게 보상에 치우쳐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보상이 없거나 줄어든 경우, 사용자들이 참여를 지속할 강력한 동기를 잃게 된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즉,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의미한 사용자가 아닐 가능성이 존재해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요소들이 단순히 문제로만 작용하지는 않는다. 보상에 대한 민감성이 오히려 웹3 게임의 참여를 촉진하는 요인이 되며, 동남아 사용자들은 보상을 위해 과감히 결제까지 주저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모든 참여가 장기적이고 건전한 동기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활발한 참여는 웹3 게임의 초기 생태계 형성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인게임 내 높은 구매율로도 이어져 게임사에게는 더욱 중요한 시장일 수 있다. 동남아 지역은 전통적으로 낮은 구매력이 약점으로 여겨졌지만, 웹3 게임에서는 오히려 적극적인 결제 모습을 보이며 높은 인앱 구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필리핀, 태국을 중심으로 이들의 높은 구매력이 증명되고 있는데, 위메이드의 나이트크로우와 미르4의 인앱 수익이 각각 3, 4위에 해당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도전과 기회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동남아 웹3 게임 시장은 복잡하면서도 잠재력이 큰 시장임을 알 수 있다.
4. 마치며
최근 웹3 게임 모델이 조금씩 변화를 겪고 있지만, 그 핵심 가치는 유지되고 있다. 예를 들어, P2E 모델의 즉각적인 보상 시스템이 P2A(Play To Airdrop) 모델에서는 미래의 토큰 보상으로 전환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도 ‘사용자에 대한 보상' 이라는 근본 가치는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때문에, 보상에 민감한 동남아 지역은 앞으로도 웹3 게임 산업의 핵심 시장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동남아 시장의 매력은 단순히 보상에서만 비롯하지 않는데, 1) 두터운 젊은 중위 연령층, 2) 웹3 게임에 대한 높은 지불 의사를 가진 사용자 층, 3) 인터넷 카페와 웹3 길드 문화 등이 웹3 게임 시장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웹3 게임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며, 이 시점에서 동남아 시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 지역 사용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게임의 발전을 돕고 있기 때문이다. 웹3 게임은 더 많은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가 필요한 상황에서, 동남아 시장은 아직 경험하지 못한 대중적 채택(mass adoption)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부정적 요소가 있을 수 있으나, 이를 통해 웹3 게임의 다양한 요소들을 검증하고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동남아 지역은 웹3 게임에 있어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따라서 웹3 게임사들은 이 지역의 독특한 특성을 깊이 이해하고 적극 활용하여 성장과 발전을 이룰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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