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L;DR
미국 및 일본 등 주요국 해외 토큰 증권 시장도 여전히 초기 단계이며 유의미한 거래량을 창출하고 있지 않음.
1) 기존 증권 시장에 비하여 투자자 신뢰가 확보되지 않았으며, 2) 크립토 시장에 비하여 변동성이 낮아 단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고, 3) MZ세대에 어필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신규 투자 자산이 토큰 증권화 되지 않고 있음.
더불어, 독점적인 기존 증권 시장(예. NYSE 등)에 비하여 주요국 토큰 증권 거래소는 매우 파편화 되어 있어, 각 거래소 별 거래량의 유의미한 수준을 도달하지 못하고 있음.
이에, 국내 STO 시장도 단기적으로 많은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는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 예상되며, 주요 증권사 및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 매력도가 높은 신규 자산의 토큰증권 상품화 및 유통” 노력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판단됨.
들어가며
앞선 2편에서 한국 기업의 STO 시장 진출 현황을 살펴본 것과 같이, 현재 많은 기업들이 STO 시장에 관심을 갖고 진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대부분의 기업의 STO 시장 진출 단계는 진입 단계에 불과하며, 금융위원회에서 발표된 ‘토큰 증권 가이드라인’에 언급된 것과 같이 관련 법안이 발의됨에 따라 시장이 점차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한국 시장은 1) 조각투자의 개념이 확대됨에 따라 신규 투자 자산에 대한 거부감이 비교적 적을 가능성이 높으며, 2) 가상 자산 시장 투자 규모는 중국, 미국에 이어 3위로 추정되기에 토큰에 대한 거부감이 적어 신규 투자 자산을 토큰 증권으로 발행하기에 좋은 환경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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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시장 진입 단계에서부터 방향성을 잘 잡는 것은 중요할 것이라 사료된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는 조각투자 외에 참고할 수 있는 선례가 없기에 해외 시장의 선례를 살펴보고 한국에 맞는 진출 전략을 세워야할 것이다. 따라서 해당 글에서는 주요 해외 사례를 살펴보고 한국 기업의 STO 시장 진출 전략을 제시할 것이다.
미국
이제서야 개화된 한국 STO 시장과 달리, 미국의 경우 2018년 첫 STO 발행 사례가 있었다. 약 5년 전부터 tZero, INX, Aspencoin, Securitize 등 주요 플랫폼들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시장인 것이다. 다만, 주요 사업 모델로 발행, 모집, 2차 거래 등을 지원하는데 여전히 2차 거래에 있어서는 대다수가 극히 저조한 거래량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투자자와 발행자에게 STO 시장에 진입할 매력적인 요인을 어필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INX
INX는 가장 많은 STO 보고서에서 언급되는 서비스로, 2021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된 토큰증권을 발행하여 7,200명 이상의 투자자로부터 8,500만 달러를 모금한 서비스이다. 기존 서비스들이 면제조항(Reg D, Reg S)을 이용해 발행했기에 투자자모집 등에 제한적이었다면, 이들은 SEC에 토큰 증권을 정식 등록하여 투자자범위에 제한이 없었다는 점에서 언급되고 있다.
Regulation D(Reg D): 발행 규모는 제한 없으나 투자자 범위가 제한되고, 발행된 증권은 전매 제한
Regulation S(Reg S): 모집 금액 제한은 없고 투자자 유형은 역외 투자자
하지만 이들이 투자금을 모집한 INX 토큰은 기존 IPO 방식과 유사하게 자사 배당 권리를 토큰 증권으로 만든 것이다. 이를 통하여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SEC에 정식으로 등록하기 수월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후 발행한 토큰들은 해양탐사 등 신규 자산의 성격을 띄었다면, INX 토큰은 자사의 운영 활동에서 발생한 누적 순 현금 흐름의 40%에 해당하는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지닌 것으로 기존 자산의 성격을 띄는 것으로 보인다.
INX 토큰은 주식과 달리 의결권은 없다. 하지만 해당 토큰 보유자는 INX 거래소에서 거래 시, 최소 10%의 수수료 할인을 받을 수 있으며 등급별로 최대 40%까지 수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기존 IPO를 통해 발행된 주식과 달리 유틸리티를 부여할 수 있는 점도 참고할만한 사항이다.
현재 투자 가능한 토큰은 위와 같이 4개가 있다. 해당 토큰들은 모두 면책조항인 Rag D 혹은 Rag S를 통해 발행되었으며, 투자자 모집 시 제한점이 있다. 하지만 제한점도 제한점이지만 해당 토큰들의 whitepaper 등을 보았을 때 과연 투자자들에게 충분한 설명이 되었는지가 의문이다.
현재 모집 중인 토큰 모두 신규 사업을 시작하기 전 투자금을 토큰 증권을 통해 모집하는 형태로 기존 투자 자산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렇게 기존 투자 자산과 유사한 토큰들은 증권 시장에 비해서는 검증되지 않아 안전성은 떨어지며, 크립토 시장에 비해서는 수익이 기대되지 않는 애매한 포지셔닝이기에 투자자들에게 매력을 충분히 어필하지 못했다고 보인다.
또한 현재 INX에서는 토큰 증권의 2차 거래를 지원하고 있으나, INX 토큰 이외에는 거래량이 아주 미비하다. 증권 거래소와 같이 중앙화된 거래 시장이 있고 중개하는 형태가 아니라, 크립토 시장과 같이 각 거래소마다 유동성을 자체 운영해야되는 개별 시장이기 때문이다. MSTO 토큰의 경우에도 XT 거래소에서 대다수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며, INX에서는 거래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Securitize
Securitize 역시 INX와 유사하게 발행, 유통 모두를 지원하고 있으며, 현재 6개의 토큰에 청약이 가능하다. 이들은 주로 아래와같이 KKR, 헤밀턴레인 등의 대형 사모 펀드 운용사의 펀드를 토큰화시켜 투자금을 모집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역시 대치되는 기존 투자 자산들과 차별화가 어려운 토큰들로, 일반 투자자들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
일본
일본은 2019년 5월, 2020년 5월 두 차례에 걸쳐 STO 관련 규제의 개정이 이루어졌다. 개정 이후 SBI 홀딩스 등 제도권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일본의 STO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데, 주목할 점은 미국과 같이 토큰 증권 유통, 발행 플랫폼을 구축하지 않고 테스트 형식으로 한 번씩 발행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2021년에는 미쓰이 스미토모 신탁은행이 수익증권 발행신탁을 위에서 언급한 Securitize 플랫폼을 통해 토큰화시켰는데, 해당 플랫폼은 위에서 언급한 미국의 플랫폼이다.
또한 2021년 3월 SMBC그룹과 SBI그룹은 공동출자의 형태로 오사카 디지털 거래소를 개설하여 토큰증권을 2023년 올해부터 취급할 것을 밝혔으나, 아직 구체적인 발전 사항이 확인된 적이 없다. 이 외에도 도쿄 증권거래소 역시 증권 거래소 출범을 발표했으나 2025년 초로 예정되어 있다. 즉, 아직까지 유통 시장이 발달하지 못했으며, 2차 거래 등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Ibet for Fin
하지만 일본에서도 눈에 띄는 시도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2021년 4월 BOOSTRY사가 주축이 되어 SMBC 닛코증권, SBI 증권, 노무라증권 등과 토큰 증권 발행 및 관리 플랫폼 Ibet for Fin(이하, Ibet)을 출시한 사례가 있다. SBI 증권은 해당 플랫폼을 통해 자사 채권을 토큰 증권을 발행하기도 했으며, 현재 10개 제도권 금융회사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한 Ibet은 참여 회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현재 아래와 같이 부동산 등의 자산을 발행 및 유통하고자 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와 같이 일본도 미국과 같이 기존 투자 자산을 주로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발행 구조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 기업의 STO 시장 진출 전략
이번 2월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에서는 토큰 증권 가이드라인을 통해 토큰 증권의 발행, 유통을 허용함으로써 최근 등장한 다양한 권리(조각투자 등)의 증권화를 지원하고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하여 증권의 발행과 거래를 더욱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개선할 것을 밝혔다. 금융위는 STO 시장 개방을 통하여 신규 투자 자산(수익증권, 투자계약증권)을 토큰을 통하여 증권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두고 있다.
하지만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지난 3-5년간 미국과 일본 모두 기존 투자 자산(사모 펀드, 채권, 부동산 등)을 토큰 증권을 활용한 발행 사례가 대다수였다.. 이에 더해 기존 투자 자산 대비 안정성은 떨어지고, 크립토 시장 대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는 다소 애매한 포지셔닝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위와같이 현재의 토큰 증권이 그레이존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안전성과 수익성을 모두 잡는 신규 투자 자산에 대한 확보가 필수적이다. 토큰 증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토큰 증권을 통해 그간 진입장벽이 높았던 신규 투자 자산은 증권 규제 하에 과거보다 안정성을 보장받을 수 있고, 기존 투자 자산에 비해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
현재까지 정식적으로 등록된 신규 투자 자산을 제외하고는 안정성이 매우 떨어졌다. 또한 부동산, 미술품, 음악 저작권 등 다양한 신규 투자 자산들이 등장 했으나 투자자를 보호하는 체계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해당 자산을 토큰 증권화한다면, 결국 증권이기에 검증 단계를 거치게 되는 등 투자자 역시 1차적으로 안정성에 대한 보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신규 투자 자산은 기존 자산에 비해 열린 가능성이 있다. 4월 13일을 기준으로 주식 투자 기대수익률은 6.78%인데, 신규 투자 자산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열린 가능성을 볼 수 있거나, 기존 투자 자산에서 획득할 수 없었던 부수적인 유틸리티 역시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이를 바탕으로, 국내 STO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은 기존 금융 자산보다, 신규 투자 자산 발굴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특히 투자자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투자 상품의 구조, 투자 상품과 연계할 수 있는 유틸리티 부여라는 2가지 요소를 꼭 고려해야할 것이다.
정리하자면, 현재로써 당장 활용할 수 있는 기존 투자 자산을 활용해 샌드박스를 신청한 뒤 STO 시장을 선점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결국 투자자에게 매력적이고 직관적인 신규 투자 자산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더해 현재 자세한 규제가 나오지 않아 확인할 수 없는 사항이나, 언급한 INX 토큰과 같이 유틸리티 등이 연계되는 락인 방안까지 연계해 기존 투자와 확연히 다른 문법을 정착시킨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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