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L;DR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웹3 기술의 대중화를 이끌 대표적인 산업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코로나 팬데믹이 촉발한 디지털 전환 가속, 그리고 수익성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구원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 일본, 그리고 태국에서 웹3 기술을 활용해 팬들의 참여를 증대시키고 새로운 수익 창출 모델을 개발하는 등 혁신적인 사업 모델의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업계의 웹3 기술 활용 수준이나 방식에서도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 앞으로 산업 내에서 더욱 광범위한 실험과 혁신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들어가며
지난 리서치 <블록체인 대중화의 초석, 웹3 엔터테인먼트>에서 다룬 바와 같이, 대규모 팬덤 문화 기반의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웹3 기술의 대중화를 이끌 대표적인 산업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기대와 함께 이들 산업의 웹3 시장 진출도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1) 코로나 팬데믹이 촉발한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 2) 아티스트 IP 가치 대비 낮은 수익성이라는 업계의 오랜 딜레마를 해소하기 위한 시도로 판단된다.
실제로 글로벌 아티스트 방탄소년단(BTS)의 시장가치는 6.5조 원에 달하는 반면, 국내 빅4 엔터테인먼트사(HYBE, JYP, SM, YG)의 2021년 전체 매출 기준 1인당 평균 결제금액(Average Revenue Per Paying User, ARPPU)은 2.5만 원으로 제한적인 것을 알 수 있다. 때문에, 엔터테인먼트사는 보유한 아티스트 IP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웹3 기술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기대와는 달리 저조한 실적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블록체인 기술이 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진하고, 시장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기대와 다르게, 이를 활용한 사업 과정은 순탄치 않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당장의 실질적인 효용을 창출하기 어렵고, 지나친 수익화에 대한 염려로 팬들의 반발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로 구성되어 있어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또 다른 어려움은,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웹3 시장에 대한 접근 방식이다. 대부분의 웹3 프로젝트가 참여자 중심이 아닌 에이전시 중심으로 전개되며, 아티스트 IP 수익화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티스트 IP를 활용해 NFT를 판매하고, 에이전시에서 설계한 혜택을 팬들이 그대로 수용하길 바라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웹3 기술이 단순 일차원적인 마케팅 용도에 그쳤으며, 생태계 구성원들의 공감대 형성에 실패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방탄소년단의 NFT 시장 진출을 두고 팬덤들이 보이콧을 거론하며 강하게 반발한 사례가 있다. 반면, 국내 엔터테인먼트사인 ‘모드하우스(Modhaus)’는 아티스트에게 NFT 기반 투명한 정산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혀, 팬들의 공감을 얻었고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정리하자면, 웹3 기술을 활용해 단순히 수익화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팬들의 공감을 살 수 있는 새로운 사업 모델로의 혁신이 필요하다. 또한 웹3 기술 없이는 기존에 실현하기 어려웠던 방식이어야 하며, 팬들의 폭발적인 참여를 촉진할 수 있어야 한다.
Web3 Native Entertainment Projects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많은 웹3 프로젝트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인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웹3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혁신적인 사례들이 등장하며 산업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한국, 일본, 그리고 태국에서 웹3 엔터테인먼트 프로젝트들이 활발히 발전하고 있으며, 이들 프로젝트를 통해 산업 내 웹3 기술을 활용한 혁신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탐구해보고자 한다.
① 한국, 팬 참여형 아티스트 기획사 ‘모드하우스’
모드하우스는 국내 최초 팬 참여형 아티스트 그룹을 기획한 에이전시이다. 현재 걸그룹 ‘트리플S(TripleS)’와 ‘아르테미스(ARTMS)’을 선보였으며, 토큰 기반 거버넌스 모델을 통해 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끈다는 점이 특징이다.
모드하우스는 팬들의 참여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팬 참여형 플랫폼 ‘코스모(Cosmo)’ 앱을 운영 중이다. 해당 플랫폼을 통해 팬들은 NFT 포토카드를 구매하고 수집할 수 있으며, 나아가 그룹의 운영과 관련된 의사결정에도 참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팬클럽의 이름을 정하거나 앨범의 타이틀 곡을 정하는 등 중요한 운영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팬들은 유틸리티 토큰 ‘COMO’를 통해 거버넌스에 참여할 수 있다. 이 토큰은 두 가지 방법으로 획득 가능하다. 먼저 1) 아티스트의 NFT 포토카드 구매를 통해 획득이 가능하며, 2) 팬덤 활동 참여 정도에 따라 에어드랍 받기도 한다. NFT 포토카드는 실물과 디지털 형태 모두 존재하며, 기존 포토카드를 수집하는 것과 유사한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인앱 결제를 통해 쉽게 구매가 가능하고, 실물 포토카드를 구매하더라도 포함된 QR코드를 통해 NFT와 유틸리티 토큰을 리딤할 수 있다.
NFT 포토카드는 한정된 기간 동안에만 무제한으로 공급되며, 해당 기간이 끝나면 더 이상 구할 수 없어 희소성이 유지된다. 또한 유틸리티 토큰은 거버넌스 참여와 함께 소각되는 점도 특징이다. 따라서 모드하우스는 NFT 포토카드 판매를 통한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이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② 일본, IDOL 3.0 Project (Nippon Idol Token)
일본의 IDOL 3.0 Project는 ‘오버스(Overse)’가 운영하는 웹3 기반 아이돌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도 모드하우스와 동일하게 웹3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특히 1) NIDT(Nippon Idol Token) 발행을 통해 아이돌 그룹 운영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고, 2) 토큰 기반 거버넌스 모델을 구축해 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NIDT 토큰이 일본 가상자산 거래소 내 상장되었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2023년 4월, NIDT 토큰은 DMM Bitcoin, Coinbook을 통해 IEO(Initial Exchange Offering)를 성공적으로 완료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거래소 유통 물량의 약 67%가 판매되어 총 10억 엔(한화 9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하였다. 현재 NIDT 토큰은 두 거래소 모두에서 거래가 가능하며, 이를 통해 팬들은 프로젝트에 쉽게 참여하고 토큰을 현금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이는 팬들이 토큰 가치 상승에 따른 잠재적인 수익을 쉽게 수익화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NIDT 토큰을 통해 아이돌 그룹 선발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프로젝트 초기 약 1만 명의 지원자 중에서 114명이 예비 선발되었고, 이 중 최종적으로 11명의 인원이 팬들의 투표를 통해 선정되었다. 팬들은 DMM Bitcoin, Coinbook 거래소 내 NIDT 토큰의 보유량을 IDOL 3.0 Project 공식 홈페이지에 등록하고, 보유량에 비례하는 투표권을 부여받아 선발 과정에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IDOL 3.0 Project는 모드하우스와 같이, 팬들이 아이돌 그룹 운영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팬 참여를 새로운 차원으로 이끌었다 평가받는다. 더 나아가, 누구나 토큰 구매를 통해 팬이 될 수 있도록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는 등 팬층의 다양성 확보에도 혁신적인 주목받고 있다.
③ 태국, 엔터테인먼트사 iAM
iAM(Independent Artist Management)은 2017년 설립된 태국의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일본 걸그룹 AKB48의 공식 해외 자매 그룹인 BNK48(Bang Kok)과 CGM48(Chiang Mai)을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그룹들은 일본 AKB48의 운영방식과 동일하게 ‘총 선거(General Election)’라는 독특한 시스템을 통해 그룹 내 활동이 결정된다. 이 과정에서 팬들이 가장 선호하는 멤버에게 직접 투표할 수 있으며. 투표의 결과는 멤버들의 그룹 내 포지션, 솔로 활동의 기회, 그리고 앨범 참여 여부 등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그룹의 운영은 한국의 모드하우스, 일본의 IDOL 3.0 Project와 동일하게 팬들의 참여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들은 처음부터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것은 아니다. 기존에는 앨범, 굿즈 등 실물 제품 판매를 통해 투표권을 부여하였으나, 2022년부터 ICO(Initial Coin Offering)를 통해 토큰을 발행하고 본격적으로 토큰 기반 모델을 구축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전환은, 팬들의 더욱 적극적인 참여를 촉진하였고, 공정한 투표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투명성과 운영 효율성 모두 크게 향상시킬 수 있었다 평가받는다.
팬들은 iAM에서 운영하는 팬덤 전용 플랫폼 ‘iAM48’을 통해 그룹 관련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 투표는 ‘BNK Governance Token(이하 BNK 토큰)’과 총 선거 전용 투표권인 ‘GE4’ 토큰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BNK 토큰은 아티스트 굿즈를 구매하거나 GE4 토큰 획득에 사용될 수 있는 지급결제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이처럼 iAM은 기존 운영 모델에 블록체인 기술을 더해 투명성과 공정성을 한 층 강화하였고, 동시에 토큰 기반의 추가 수익 모델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Recap, Web3 Native Entertainment Projects
이들 프로젝트 모두 실험적인 이니셔티브를 바탕으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 이러한 혁신의 중심에는 세 가지 공통점이 존재한다.
첫 번째로, 웹3 생태계로의 소프트 랜딩(Soft Landing)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블록체인 관련 용어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지갑을 쉽게 생성 및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모드하우스는 이메일 기반 지갑 생성 서비스 ‘Ramper’을 활용해 기존 로그인 경험과 유사한 경험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웹2 사용자들도 기술적 배경 없이 웹3 기술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다양한 사용자층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혁신을 촉진하는 데 핵심적인 요인으로 분석된다.
두 번째로, 아티스트와 팬들 간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팬덤의 역할을 한층 강화했다는 점이다. 기존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공급자 중심의 생태계였으며, 팬들의 시장 참여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토큰 기반의 거버넌스 모델을 통해 팬들의 시장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아티스트와 팬들 간의 연결감을 강화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팬들은 단순 소비자를 넘어 중요한 의사결정자로서 참여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가져온 것으로 평가된다.
마지막으로, 팬들의 참여 활동을 블록체인에 기록해 투명하고 공정한 운영 방식을 구현했다는 점이다. 이 방식은 과거 엔터테인먼트 산업 내 발생한 문제점, 특히 ‘프로듀스 101’과 같은 아이돌 그룹 선발 오디션에서 나타난 투표 조작과 같이 신뢰성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해결책으로 제시된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모든 투표 결과와 참여 활동이 투명하게 기록되어, 부정행위 없이 공정한 결과를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BNK48의 총 선거 과정에서 팬들이 멤버별 득표 수를 직접 집계한 바 있는데, 이를 통해 누구나 쉽게 데이터를 확인 및 검증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치며
지금까지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웹3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혁신 사례들을 살펴보았다. 이들은 모두 토큰 기반 생태계를 구축해, 팬덤의 역할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더불어, 엔터테인먼트사 입장에서는 운영을 위한 선자금을 빠르게 확보하고, 새로운 수익 모델을 갖추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시도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은, 기존 시스템이 블록체인으로 전환되었다 하더라도 이것이 완전한 의미에서의 웹3 활용은 아니라는 점이다. 아직은 에이전시 중심의 운영 체계가 지속되고 있는데, 예를 들어 투표 안건을 제시하는 것은 에이전시의 몫이며, 팬들은 제공된 활동 범위 내에서만 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 참여가 일부 제한적이다.
오히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사례와 같이 아티스트 저작권을 활용해 C2E 생태계를 구축하고, 더욱 폭발적이고 확장 가능한 생태계로의 발전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팬들의 완전한 참여를 이끌기엔 웹3 시장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부족하고, 아티스트와 관련된 저작권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아티스트의 음악, 활동명, 초상권 모두가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혀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나치게 경쟁적인 콘텐츠는 지양해야할 필요가 있다. 매 순간 투표 과정을 통해 참여자간 경쟁이 이어지게 될 경우, 아티스트와 팬덤 모두 높은 피로도로 빠르게 지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단순 소모적인 생태계가 아닌,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의 설계가 필요하며, 선순환 구조를 이끌 수 있는 새로운 혁신이 수반되어야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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