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L;DR
BTC ETF 승인으로 미국 시장 시간대 거래량이 증가했다.
벤치마크 가격 고정 시간대에 거래량이 증가했다.
벤치마크 가격을 구성하는 데에 참고하는 거래소에서 주로 유동성이 개선되었다.
이번 주 리포트에서는 비트코인(BTC) ETF가 현물 BTC 시장 구조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겠습니다. 특히 거래 활동과 유동성 측면에서 구조화된 상품이 어떤 변화를 만드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2024년 1월 1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11개의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했고, 그 다음날 10개가 출시되었습니다. 이에 앞서 2023년 4월 말, 홍콩에서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가 승인된 바 있습니다. ETF 상품의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미국과 홍콩의 거래 시간대, 특히 장 마감 시점의 거래량과 유동성을 분석했습니다.
카이코(Kaiko)의 조사 결과, 비트코인 기준 가격 선정에 참고되는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거래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미국 시장 마감 무렵의 거래량 증가가 두드러졌습니다. 뉴욕 시간 오후 3시에서 4시(미국 시장 마감) 사이에 거래가 많아지는 이유는 ETF의 가치를 계산하는 것과 관련이 깊습니다.
ETF는 '상장지수펀드'라고 하는데, 쉽게 말해 비트코인의 가격을 따라가는 투자 상품입니다. ETF를 만든 회사들은 매일 이 시간에 비트코인의 '기준 가격'을 정합니다. 이 기준 가격을 사용해서 ETF의 실제 가치, 즉 '순자산가치(NAV)'를 계산합니다. 이 계산은 투자자들에게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 시간에 거래가 많아지는 것입니다.
1. BTC ETF에서 벤치마크의 역할
비트코인 벤치마크는 매일 한 번, 1 비트코인의 가격을 미국 달러로 나타내는 기준 가격입니다. 이 가격은 여러 거래소의 거래 정보를 모아서 계산됩니다. 비트코인 기준 가격은 뉴욕 시간 오후 3시에서 4시 사이의 거래 정보로 계산합니다. 주로 비트스탬프, 코인베이스, 잇비트, 크라켄, 제미니, LMAX 디지털의 거래소 정보를 사용합니다.
ETF는 이 기준 가격을 사용해 순자산가치(Net Asset Value, NAV)를 계산하며 이는 ETF 발행(Creation) 및 환매(Redemption)에 사용됩니다. 각 ETF는 오후 4시 장 마감 후에 이 기준 가격을 활용해 순자산가치(NAV)를 계산합니다. ETF 회사들은 이 가격을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사고파는 일을 주로 이 기준 가격을 정하는 시간에 합니다.
ETF 거래는 실제 현물 비트코인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ETF를 관리하는 유동성 공급자와 시장 조성자들이 ETF의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현물 비트코인을 사고팔아 헷징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ETF 가격이 오르면 현물 비트코인을 매수하고, 내리면 매도합니다. 이렇게 하면 ETF와 현물 비트코인 가격의 차이로 생길 수 있는 손실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ETF의 가치를 현물 비트코인 가격과 비슷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2. 비트코인 ETF 출시 이후 거래량 및 시장 변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비트코인 거래량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2023년 여름부터 감지되기 시작했습니다. ETF 승인이 임박했다는 신호가 분명해지면서, 수년간 최저가를 갱신하던 비트코인 가격이 10월에 반등한 것입니다. 이어 2024년 12월까지 미국의 금리 인하가 예상되어 위험자산에 유리한 거시경제 환경이 조성되어 비트코인 시장의 전반적인 상승세를 뒷받침했습니다.
현물 ETF 출시 이후, 거래량 증가는 특정 시간대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주로 미국 시장 시간대, 그 중에서도 뉴욕 시간 오후 3시에서 4시 사이의 벤치마크 가격 고정 시간대에 거래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비트코인의 적정 가격을 발견하고, 시장의 유동성을 개선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다만, 거래일 중 변동성을 높일 가능성도 있어 시장 참여자들의 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3. ETF 출시 전후 비트코인 거래 패턴 변화
2021년 11월 BTC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을 당시, 미국 시장 마감 시간인 뉴욕 시간 오후 3시에서 4시(한국 시간 오전 5시에서 6시) 사이의 거래량은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양상은 2024년 1월 현물 비트코인 ETF 승인 이후 크게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2024년 1월 ETF 승인 이후, 특히 미국 시장의 장 마감 시간대에 거래가 집중되는 현상이 두드러졌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주간 데이터를 통해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데, 해당 시간대의 5일간 평균 거래량이 2023년 10월 이후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2024년 1분기에는 평일 오후 8시부터 9시(뉴욕 시간 기준, 한국 시간 오전 10시부터 11시) 사이에 176억 달러가 넘는 누적 BTC 거래량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뉴욕 시간 오후 3시(한국 시간 오전 5시)에 이어 두 번째로 인기 있는 거래 시간대로 자리 잡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뉴욕 시간 오후 3시에서 4시(한국 시간 오전 5시에서 6시) 사이의 벤치마크 가격 고정 시간대 거래량이 전체의 6.7% 이상을 차지하게 되었는데, 이는 2023년 4분기의 4.5%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입니다.
4. 현물 ETF 도입 이후 주중-주말 거래량 격차 확대
BTC 주말 거래량 비중은 2021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습니다. 이러한 하락 추세는 현물 ETF 도입 이후 더욱 가속화되었습니다. 2024년 현재 BTC 주말 거래량은 전체의 16%에 불과해, 2019년 최고치였던 28%에서 12% 포인트나 감소했습니다. 이는 사상 최저치로, 비트코인 현물 ETF의 출현이 주중과 주말 거래량 격차 확대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합니다.
이러한 경향은 비트코인 벤치마크 구성 거래소의 평일과 주말 거래량 비중을 비교하면 더욱 뚜렷이 나타납니다. 평일, 특히 미국 시장 마감 시간대에 발생하는 거래량이 벤치마크 거래소 전체 거래량의 6.6% 이상을 차지합니다. 반면 주말에는 이 수치가 4% 정도로 떨어지며, 뚜렷한 거래 패턴이나 특정 시간대에 거래가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5. 홍콩 현물 ETF 출시: 제한적 영향과 그 이유
미국에서 현물 ETF 출시가 비트코인 거래량에 큰 영향을 미친 것과 달리, 2024년 4월 홍콩에서 출시된 BTC와 ETH 현물 ETF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습니다. 주간 데이터 분석 결과, 홍콩 현물 BTC ETF 출시 주에 홍콩 시장 마감 시 평균 BTC 거래량은 3,700만 달러로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3월의 최고치인 7,300만 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이러한 제한적 영향은 여러 요인에 기인합니다. 우선 홍콩은 미국에 비해 훨씬 작은 시장 규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홍콩 ETF는 비트코인의 네 번째 반감기 이후 가격 움직임이 정체된 시기에 출시되었습니다. 이 시기는 많은 미국 현물 BTC ETF에서 처음으로 자금이 유출되던 때와도 일치합니다.
더불어 4월의 시장 심리는 연초보다 훨씬 더 약세를 보였으며, BTC 선물 펀딩 비율이 마이너스 영역으로 전환되는 등의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홍콩 현물 ETF의 시장 영향력을 제한한 것으로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홍콩 ETF 출시는 미국의 경우와 달리 암호화폐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6. ETF 벤치마크와 거래소별 영향 차이
ETF가 BTC 현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국 규제를 받는 거래소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이러한 차이는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미국 규제권 내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거래 패턴을 비교해 보면 명확히 드러납니다.
미국에서 규제를 받지 않는 바이낸스의 경우, 1분기 시간당 평균 거래량은 미국 시장 개장 시간대에 정점을 찍은 후 하루 종일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패턴을 보입니다. 바이낸스의 BTC 거래량 대부분이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거래입니다. ETF 벤치마크란 ETF의 가격을 정하는 데 사용되는 기준인데, 이 기준은 실제 달러(미국 돈)로 비트코인을 사고파는 거래만을 대상으로 합니다. 바이낸스에서는 대부분의 거래가 '스테이블코인'이라는 가상화폐로 이루어지며, 이는 ETF 벤치마크에서 실제 달러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바이낸스를 포함하는 ETF 벤치마크는 없습니다.
반면, 미국 규제권 내 거래소 중 비트코인 거래량이 가장 큰 코인베이스에서는 양상이 크게 다르게 나타납니다. 코인베이스에서는 미국 시장 개장 시 거래량이 집중되며, 특히 벤치마크 가격 고정 기간이 겹쳐 있는 장 마감 시간에는 평균 거래량이 2억 2천만 달러까지 증가했습니다.
7. ETF 도입 이후 비트코인 유동성 개선 양상
미국에서 BTC 현물 ETF가 도입되면서 비트코인의 유동성이 개선되는 모습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는 비트코인 거래 시장이 발전하면서 대량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물론 시장이 타격을 받을 경우 자본 유출과 같은 잠재적 위험도 존재하지만, ETF가 현물 시장 유동성을 높이는 효과는 분명합니다.
ETF의 유동성 개선 효과는 주로 "공인 참여자"라 불리는 ETF 발행사의 파트너 회사들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JP Morgan, DRW, Jane Street 같은 미국 기반 공인 참여자들은 수요에 따라 매일 ETF 상품을 발행하거나 환매하며, 차익 거래를 통해 현물 BTC와 ETF 상품 간의 가격 차이를 줄여 유동성 개선에 기여합니다.
실제로 2024년 1분기에는 미국 거래소의 일일 평균 BTC 1% 시장 심도(Market Depth)가 증가했으며, 특히 기관 거래자 중심의 LMAX 거래소에서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ETF는 시장 조성자에게 비용 효율적인 헷징 대안을 제공하여 재고 비용을 절감하고,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의 거래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ETF가 BTC의 거래 비용에 미치는 영향은 시기에 따라 다릅니다. 현물 ETF 출시 직후에는 미국 상위 거래소(코인베이스, 비트스탬프, 크라켄)의 매수-매도 스프레드가 좁혀졌지만, 3월 변동성 상승과 비트코인 가격 최고치 기록 시기에는 스프레드가 다시 확대되었고, 2분기에는 재차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거래량뿐만 아니라 BTC 시장 심도의 점유율도 미국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거래소의 유동성 비중은 1년 전 35%에서 ETF 주도의 랠리가 시작된 10월 이후 45%로 증가했습니다. 이는 ETF 도입이 미국 암호화폐 시장의 중요성을 높이는 데 실질적인 기여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8. 종합적인 영향
비트코인 ETF 도입은 현물 시장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2024년 들어 거래량과 시장 심도가 모두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며, 이는 시장의 성장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유동성 증가는 주로 미국 시장, 특히 평일과 미국 시장 마감 시간에 집중됩니다. 이러한 현상은 시장 구조의 변화를 반영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과제를 제시합니다. 미국 시장이 열리지 않은 시간에 오히려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리테일 투자자들에게는 잠재적인 위험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비트코인 벤치마크에 포함된 미국 거래소들은 ETF 도입의 직접적인 수혜자로 볼 수 있습니다. 이들 거래소는 미국 시장 개장 및 마감 시간 동안 거래량 증가와 유동성 개선의 혜택을 누립니다.
ETF 도입으로 인한 이러한 변화들은 비트코인 시장의 성장을 촉진하는 동시에 새로운 도전 과제를 제시하고 있어, 앞으로 시장 참여자들의 주의 깊은 관찰과 적응이 요구될 것으로 보입니다.
Disclaimer
본 보고서는 카이코(Kaiko)로부터 일부 지원을 받아 타이거리서치가 한국어로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과정에서 원문의 의미를 최대한 정확하게 전달하고자 노력했으나, 번역상의 오류나 의미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본 번역본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제작되었으며, 투자 권유나 금융 자문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됩니다. 투자 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반드시 원문을 참조하시고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타이거리서치는 본 번역본의 정확성, 완전성, 시의성을 보장하지 않으며, 이 번역본을 이용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어떠한 손실이나 손해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카이코의 원문에 포함된 모든 면책조항, 위험 경고, 이해상충 관련 공시사항은 본 번역본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