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L;DR
아시아는 국가별로 다양한 규제와 문화를 가진 복합 시장으로, 웹3 산업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아시아는 젊은 디지털 네이티브 인구를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슈퍼앱과 컨슈머 앱 중심으로 웹3 시장을 선도할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아시아의 온체인 데이터는 스테이블코인 활용, 개발자 활동, DEX 거래, 웹3 SNS 참여 등 다양한 지표를 통해 아시아 웹3 시장의 성장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1. 아시아 시장의 다양성과 복잡성
아시아 시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들 시장이 가진 다양성과 복잡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 시장은 2,300개 이상의 언어, 6개 이상의 서로 다른 지역권(동북아·동남아·서남아 등), 48개 이상의 관할권별 서로 다른 규제 프레임워크가 존재하는 복합적인 시장이다. 각국은 독자적인 문화를 발전시켜 왔으며, 같은 아시아권 국가들 사이에서도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때로는 서구권과의 차이보다 아시아 국가 간 차이가 더 두드러지기도 한다.
웹3 산업에서도 이러한 다양성과 복잡성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한국, 중국, 일본이 속해 있는 동북아 지역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비슷한 문화권으로 분류되나 웹3 산업에 대한 접근이 매우 다르다. 중국은 강력한 규제를, 한국은 규제와 육성이 공존하며, 일본은 정부 주도의 웹3 산업 발전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아시아 시장은 각국의 독특한 특성과 접근 방식이 혼재되어 있어, 개별 시장에 대한 세밀한 이해와 전략이 필수적인 지역이다.
2. 아시아 시장의 풍부한 성장 기반
아시아 시장은 복잡하고 다양한 특성으로 어려운 시장이나 주목해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우선 아시아는 글로벌 경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지역이다. 2023년 기준, 글로벌 인구의 60% 이상이 아시아에 속해 있으며, 글로벌 GDP의 34%를 차지할 정도로 거대한 시장이다. 이러한 규모에 더해 성장 잠재력 또한 주목할 만하다. 아시아 시장의 GDP 성장률은 3.6%로 북미와 유럽을 상회하는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아시아는 웹3 산업에서도 주도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데, 이는 다음 세 가지 핵심 요인에 기인한다. 첫 번째로 아시아는 젊은 디지털 네이티브 인구를 기반으로 강력한 크립토 사용자층을 보유하고 있다. 트리플 에이(Triple-A)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가상자산 사용자 5억 2천만 명 중 60%에 달하는 3억 2천만 명이 아시아에 분포된다. 두 번째로 거래 활성화 측면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데, 한국의 경우 2024년 1분기 원화 기반 거래량이 미국 달러 기반 거래량을 앞지를 정도이며,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의 최근 3개월 웹 트래픽 중 50% 이상이 아시아에서 발생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기술 인재 풀에서도 우수한데, 깃헙(Github) 통계 기준 5천만 명의 개발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웹3 게임 개발 분야에서는 전체 개발자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3. 아시아 웹3 시장의 강점: 컨슈머, 그리고 슈퍼앱
웹3 산업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기술 인프라의 발전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컨슈머 앱이 필수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과거 인터넷 기술의 대중화 과정과 유사하다. 이메일과 같은 킬러 앱이 인터넷의 빠른 발전과 대중화를 이끌었듯이, 웹3 산업도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는 컨슈머 앱을 통해 대중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아시아는 두 가지 핵심적인 강점을 가진 지역이다. 첫 번째로 컨슈머 중심의 혁신 역량이다. CB 인사이트의 2024년 10월 기준 유니콘 기업 현황을 살펴보면, 아시아 유니콘 기업은 약 42% 가량이 B2C 기업으로 북미와 유럽을 크게 앞서고 있다. 이는 방대한 디지털 네이티브 소비자층과 발달된 모바일 결제 인프라 등 아시아만의 특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컨슈머 중심의 혁신은 웹3 생태계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며, 아시아 시장이 새로운 형태의 컨슈머 앱 등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번째로 슈퍼앱이라는 아시아의 독특한 서비스 생태계이다. 중국의 위챗, 알리페이부터 한국의 카카오, 일본의 라인, 동남아의 그랩에 이르기까지, 아시아의 주요 디지털 플랫폼들은 단일 서비스 앱에서 포괄적인 디지털 생태계로 진화했다. 이들 슈퍼앱은 이미 수억 명의 일상에 깊이 자리잡아 결제, 커머스,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고 있다.
톤(TON) 블록체인의 사례는 웹3 기술과 슈퍼앱 결합의 잠재력을 잘 보여준다. 메시징 플랫폼인 텔레그램에 웹3 기술을 접목해 편리한 사용 환경을 제공한 것만으로도 큰 호응을 얻었으며, 이는 사용자의 폭발적인 유입을 이끌었다. 이러한 사례에서 잘 볼 수 있듯이, 슈퍼앱은 웹3 서비스의 진입장벽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슈퍼앱과 웹3의 결합은 친숙한 환경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며, 웹3 대중화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4. 온체인 데이터를 바라 본 아시아 웹3 시장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아시아 시장은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시장의 관심도 뜨겁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감과 지표만으로 실제 시장의 현황을 파악하는 것은 피상적인 분석에 그칠 수 있다. 따라서 온체인 데이터를 통해 실제 사용자들의 유의미한 활동과 수요를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본의 스테이블코인 정책 변화는 이러한 분석의 필요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2022년 6월 스테이블코인 가이드라인 발표, 그 이후 2023년 6월 자금결제법 개정으로 스테이블 코인 발행이 가능해졌지만, 온체인 데이터상 유의미한 변화는 관찰되지 않는다. 이는 일본 스테이블 코인의 실질적인 활용 사례가 여전히 부족하고, 규제당국의 제한으로 인해 퍼블릭 메인넷 기반 신탁형 스테이블 코인 발행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처럼 정책적 기대와 실제 도입 사이의 간극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온체인 데이터 기반의 면밀한 분석이 필요할 수 있다.
다음으로 아시아 시장에 대한 관심과 기대를 확인해볼 수 있는 온체인 데이터들을 살펴보면서 이러한 성장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는지 검증해보고자 한다.
4.1. 아시아 지역 스테이블 코인
아시아 시장에서 스테이블 코인의 활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주목할 만한 현상인데, 스테이블 코인이 웹3 기술 중 가장 확실한 제품 시장 적합성(Product Market Fit)을 보여주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온체인 데이터를 살펴보면 아시아 지역 기반 스테이블 코인의 전송량이 약 80억 달러까지 급증하였으며, 트랜잭션 수도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각국의 법정화폐에 페깅된 스테이블코인들의 등장으로 실제 활용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싱가포르 달러 기반의 XSGD, 인도네시아 루피아 기반의 XIDR 등 다양한 지역 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출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XSGD는 그랩(Grab)과 같은 현지 서비스와의 연계를 통해 실질적인 사용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현지화된 접근과 실제 서비스와의 결합이 스테이블코인 트랜잭션 증가로 이어지고 있으며, 현재까지 이러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이것이 일시적인 트렌드가 아닌 아시아 시장의 구조적 변화임을 시사한다.
4.2. 아시아 개발자의 온체인 활동
아시아 개발자들의 스마트 컨트랙트 개발 참여도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는 이더리움 메인넷과 테스트넷(고얼리/세폴리아)의 온체인 데이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테스트넷에서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각 지역 개발자들의 고얼리, 세폴리아에서의 컨트랙트 생성 수는 2024년 기준 약 170만 건으로 북미와 유럽을 크게 앞서고 있다. 특히 2022년부터부터 2024년까지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더리움 메인넷에서도 유사한 변화가 관찰된다. 아시아 지역의 컨트랙트 생성 비율이 2020년 4%에서 2024년 약 40%까지 증가하며 다른 지역과 대등한 수준에 도달한 바 있다.
이러한 변화는 두 가지 주요한 트렌드를 시사한다. 첫 번째로 아시아 개발자들이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으며, 두 번째로 서구권 중심이었던 블록체인 개발이 지역적으로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테스트넷에서의 높은 활동성은 새로운 프로젝트 개발과 실험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는 아시아 개발자들이 웹3 생태계의 미래를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4.3. 아시아 리테일 투자자의 DEX 트레이딩 참여
유니스왑의 지역별 트랜잭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아시아 지역의 활발한 참여가 두드러진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전체 트랜잭션에서 아시아 지역이 상당한 비중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으며, 전반적인 거래 활동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아시아 지역 내 투자자 유형별 참여율의 변화다. 거래 규모에 따라 고래($100,000 이상), 상어($10,000-100,000), 새우($10,000 미만)로 구분하였을 때, 의미 있는 변화가 관찰된다. 2021년에는 새우 투자자의 거래량이 적은 부분을 차지하였으나 이들의 트랜잭션 수나 거래량이 2024년으로 갈수록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변화는 아시아 시장 내 사용자들이 CEX 뿐만 아니라 DEX로 참여하며 웹3 서비스 활용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신호다.
4.4. 웹3 SNS 파캐스터 내 아시아 사용자 활동
파캐스터 내 아시아 사용자들의 활발한 활동이 웹3 생태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DAU(Daily Active Users) 분석 결과, 아시아 지역 사용자들은 북미, 유럽 대비 높은 활동성을 보이며, 웹3 산업의 주 언어가 영어임에도 베트남어, 중국어, 일본어, 한국어 등 현지 언어 포스트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아시아의 웹3 성장이 단순한 전망이 아닌 실제 온체인 활동으로 입증되고 있으며, 아시아가 웹3 실사용 측면에서도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5. 마치며
아시아 웹3 시장은 각국의 규제와 문화가 다양한 복합 시장이다. 이는 웹3 산업에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제시하며, 개별 시장의 특성을 이해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온체인 데이터는 실제 사용자 활동을 통해 아시아 웹3 시장의 잠재력을 입증하는 핵심 지표다. 다만 지역 간 경계가 모호해 명확한 분석에 한계가 있어, 지역별 맥락과 규제 환경을 고려한 탐색적 데이터 분석(Exploratory Data Analysis, EDA)이 필수적이다. 아시아 웹3 시장의 다양하고 복잡한 환경을 고려할 때, 앞으로 이러한 지역성 분석 방법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Appendix. Research Methodology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트랜잭션의 발생 시간을 기준으로 분석할 경우, 구현이 단순하며 시간대별로 명확한 구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일회성 거래나 비정기적인 활동 등 단발적인 데이터들의 합이 전체 행동 패턴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게 만드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개별 트랜잭션의 발생 시간을 기준으로 분석하는 것이 아닌, 트랜잭션을 발생시키는 지갑의 장기적인 행동 패턴을 바탕으로 지역성을 필터링한 뒤 분석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지역성과 관계 없이 데이터의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자동화된 봇이나 프로젝트 팀, 가상자산 거래소 등의 지갑 주소를 제외하고 분석하는 등 추가적인 데이터 처리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CNS(Crypto Name Service), 자격증명(Credential)과 같은 식별 수단을 활용해 봇이 아닌 실제 사용자를 구분하였으며, 프로젝트나 지갑 주소는 듄 애널리틱스 등에서 제공하는 라벨링 데이터를 활용해 제외하였다.
활동 시간과 수면 시간은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US: 8am-8pm ET (13:00-01:00 UTC), with sleep from 12am-6am ET (05:00-11:00 UTC)
EU: 8am-8pm CET (07:00-19:00 UTC), with sleep from 12am-6am CET (23:00-05:00 UTC)
Asia: 8am-8pm CST (00:00-12:00 UTC), with sleep from 12am-6am CST (16:00-22:00 UTC)
특히 지역성 분석에 있어 단순히 활동 시간대가 아닌, 활동 시간(8am-8pm)과 수면 시간(0am-6am)의 패턴을 분석하였다. 해당 지역의 심야 시간대에 활동이 적다면 그 지역에 속한 사용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였으며, 활동 시간에 0.3, 수면 시간에 0.7의 가중치를 부여했다. 이 방법은 파트너사에서 제공한 웹 트래픽과 비교 검증 결과, 단순 트랜잭션 시간 기반 분석 대비 오차범위가 5배 낮고 평균 2% 미만의 정확도를 보였다.
향후 증명(Attestment)과 디지털 크레덴셜 서비스가 다양화되면서 더욱 정확한 지역성 분석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는 지역적 맥락과 사용자 행동 패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웹3 생태계 분석의 핵심 도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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