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L;DR
최근 페이팔을 비롯한 다수의 스테이블 코인 출시가 발표되며, 다시금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시장의 주목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과 달리, 국내 시장에서의 관심은 미적지근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는 스테이블 코인이 1) 변동성이 낮아 국내 시장의 ‘한탕주의적’ 투자 성향과 맞지 않고, 2) 원화 거래소 인프라가 잘 마련되어 있어 가상자산 구매를 위한 기축통화로써의 매력도가 낮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3) 카드 등 디지털 결제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어 스테이블 코인의 실질적인 효용성이 모호하다는 이유가 있다.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앞으로도 저조할 것이 예상된다. 하지만 가상자산 투자 및 활용 수요가 높은 기관 투자자나 웹3 기업을 중심으로는 스테이블 코인 투자 및 사용이 활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시 주목받는 스테이블 코인 진영
최근 스테이블 코인 진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테라·루나 사태 이후 각국 정부의 규제가 강화가 이어지며 스테이블 코인 진영의 향방이 어두워졌으나, 미국 온라인 결제 서비스 기업 ‘페이팔(Paypal)’이 스테이블 코인 출시를 발표하며 다시금 불을 지피기 시작하였다. 이 외에도 최근 글로벌 점유율 1위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USDT)’의 시가총액이 사상 최고치를 갱신한 사례나, 페이팔 외 다수의 스테이블 코인 출시 소식도 들리며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적지근한 국내 시장의 반응
‘페이팔'의 4억 3천만 사용자가 스테이블 코인 시장으로 대거 유입될 것을 기대하며,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은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의 관심은 미지근한 것으로 확인되는데, 이는 페이팔 스테이블 코인이 국내 시장에 주는 영향도가 낮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실제로 1) 페이팔의 국내 사용자 수가 적고, 2) 페이팔 앱을 통한 스테이블 코인 사용이 국내에서는 불가능하다. 이 외에도 테라·루나 사태를 직접 겪은 국내 투자자 특성상,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한 이유도 한 몫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외적인 요인 외에도 스테이블 코인 자체의 매력도가 낮은 이유를 들 수 있다. 실제로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의 스테이블 코인은 입지가 좁은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26곳 중 10곳에서만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거래를 지원하고 있으며, 거래를 지원하는 코인의 종류 자체도 굉장히 적은 것으로 확인된다. 또한 국내 5대 거래소의 스테이블 코인 거래량도 저조한 수준인데, 하루 기준(24h) 전체 글로벌 거래량의 0.000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된다. 최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Upbit)’의 월간 가상화폐 거래량이 글로벌 2위를 차지하였다는 것을 감안할 때, 스테이블 코인이 국내 시장으로부터 얼마나 저조한 관심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국내 시장의 관심을 끌기 어려운 스테이블 코인
스테이블 코인이 국내 시장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이유는 총 세 가지로 설명된다. 첫 번째로, 스테이블 코인의 변동성이 낮아 타 금융상품 대비 시세 차익을 얻기 어렵다는 이유이다. 실제로 최근 1년간 주요 스테이블 코인의 평균 변동률은 0.01%에 그친다. 이처럼 낮은 변동성은 ‘한탕주의'가 만연한 국내 시장 특성상 투자 매력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 거래소의 주요 사용자층인 2030 세대를 중심으로, 단타를 노리는 빚투가 증가하고 있고, 복권 등을 통해 일확천금을 노리는 양상1 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도 국내의 한탕주의적 투자 성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동시에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수요도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
두 번째로, 가상자산 구매를 위한 기축통화로써의 매력도가 낮다는 이유이다. 국내는 원화 거래소를 통해 쉽게 가상자산을 매수/매도할 수 있으며, 원화 거래소가 제도권 안에 있어 비교적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다. 이에 스테이블 코인이 아닌 원화를 통한 거래가 더 활발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국내 가상화폐 거래금액 중, 원화 거래소가 차지하는 비율은 99.4%에 달하며, BTC/USDT/USDC 등을 통한 가상화폐 거래 비중은 0.6%에 그칠 정도로 극심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원화를 통해 거래가 가능한 국내 시장 특성상 스테이블 코인의 입지가 좁을 수밖에 없다.
세 번째로, 한국은 금융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어 스테이블 코인의 실질적인 효용성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국내는 은행이나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디지털 결제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으며, 자국민 신용카드 보급률이 64%에 달할 정도로 세계적인 수준에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금융 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 대비 스테이블 코인을 지급결제수단으로 활용해야 될 필요성에 의문이 있을 수밖에 없다.
향후 국내 시장에서의 스테이블 코인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국내 시장의 관심은 앞으로도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라·루나 사태의 직접적인 여파로 인해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하고, 스테이블 코인 자체의 투자 매력도나 효용성이 낮기 때문이다. 다만, 개인 투자자 외 기관 투자자나 웹3 기업을 중심으로는 활발한 스테이블 코인 투자 및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의 경우, 보유한 다량의 가상자산을 즉각적으로 현금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1) 변동성 높은 가상자산을 스테이블 코인으로 교환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자 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웹3 기업의 경우, 2) 가상자산 사업을 위한 담보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으며, 추후 3) 가상자산 투자나 글로벌 사업 전개를 위한 비용으로 활발히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2 된다. 이 같은 이유로 기관 투자자나 웹3 기업을 중심으로 한 스테이블 코인 보유 및 사용량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2019년 대비 2020년 국내 20대의 월평균 복권 구매비용은 313.8%으로 급증 하였으며, 이는 전 연령 평균 증가율 30.6% 대비 엄청난 증가세인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발표에 의하면, 국내 30여 개의 상장사에서 스테이블 코인 약 516억 원(USDC 335억 원, USDT 약 181억 원)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