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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리서치
인포파이가 촉발한 관심 경제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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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파이가 촉발한 관심 경제의 딜레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관심이 전부인가?

본 리포트는 타이거리서치에서 작성되었으며, 인포파이의 관심 경제 모델과 그 구조적 한계를 분석합니다.


TL;DR

  • 인포파이는 사용자의 관심과 활동을 수치화해 보상과 연결하려는 구조적 시도를 보여준다.

  • 다만 현재는 콘텐츠 품질 저하와 특정 프로젝트 중심의 보상 집중 현상 등 초기 구조에서 비롯된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 이는 인포파이 모델 자체의 한계라기보다, 평가 기준과 보상 분배 방식 설계의 문제로, 개선 가능성이 있는 과제로 해석된다.


1. 관심이 화폐가 된 시대

현대 산업에서 관심(Attention)은 가장 희소한 자원 중 하나가 되었다. 인터넷 시대에 정보는 넘쳐나고,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인간의 주의력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수많은 기업들이 사용자의 관심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며, 관심을 확보하는 능력 자체가 핵심적인 경쟁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암호화폐 산업에서는 이러한 관심 경쟁이 더욱 극단적으로 나타난다. 관심도(MIndshare)는 토큰의 가격과 유동성 형성에 큰 역할을 하며, 이는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적인 요소가 된다. 때문에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프로젝트라 하더라도 시장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 시장에서 외면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의 구조적 특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여기서 사용자는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투자자이기도 하다. 이들의 관심은 곧 토큰 매수로 연결되고, 이는 수요 증가와 함께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이끄는 네트워크 효과를 창출한다. 즉, 관심이 몰리는 곳에 유동성이 형성되고, 이 유동성을 기반으로 내러티브가 구축된다. 형성된 내러티브는 다시 새로운 관심을 끌어들이며 시장의 흐름을 움직이는 선순환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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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인포파이(InfoFi): 관심을 체계적으로 수익화하는 시도

시장이 ‘관심’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 구조에서 하나의 질문이 제기된다. 그렇게 형성된 관심의 실질적 가치는 누구에게 돌아가는가. 커뮤니티 활동이나 콘텐츠 제작 등 사용자 참여가 관심을 만들어내지만, 이 행위 자체는 정량적으로 평가되기 어렵고, 직접적인 보상으로 이어지는 체계도 명확하지 않다. 지금까지는 토큰 매수·매도를 통한 시세차익이라는 간접적 수익만 가능했을 뿐, 관심을 이끌어낸 기여 자체에 대한 보상 구조는 부재한 상태였다.

Kaito’s InfoFi Network, Source: Kaito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려는 시도 중 하나가 인포파이(InfoFi)다. 인포파이는 정보(Information)와 금융(Finance)을 결합한 개념으로, 사용자의 콘텐츠가 이끌어낸 관심—예를 들어 조회수, 댓글, 인용 등—을 기준으로 기여도를 평가하고, 이를 토큰 보상과 연결하는 구조다. 이 구조는 카이토(Kaito)를 시작으로 확산되고 있다.

카이토는 소셜 미디어 기반 활동, 예컨대 게시물 작성이나 댓글 등의 상호작용을 AI 알고리즘으로 정량화하고, 점수화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토큰 보상을 제공한다. 사용자가 생성한 콘텐츠가 많은 관심을 끌수록, 프로젝트는 이를 기반으로 더 많은 노출과 확산을 유도할 수 있다. 자본은 해당 콘텐츠가 모은 관심을 하나의 신호로 인식하고, 투자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는다. 관심이 커질수록 프로젝트에는 더 많은 자본이 유입되고, 그에 따라 참여자에게 돌아가는 보상의 규모도 확대된다. 이처럼 참여자, 프로젝트, 자본은 관심이라는 데이터를 매개로 상호작용하며, 참여와 보상이 반복되는 순환 구조를 형성한다.

인포파이 모델의 의의는 세 가지 측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첫 번째로, 평가 기준이 불분명했던 사용자 기여 행위를 수치화했다는 점이다. 점수 기반 시스템은 기여도를 구조적으로 정의할 수 있게 해주며, 사용자가 어떤 행위를 통해 어느 정도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사용자 참여의 지속성과 일관성을 높이는 데 중요하게 작용한다.

두 번째로, 관심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측정 가능하고 거래 가능한 데이터로 전환함으로써, 사용자 참여가 단순 소비가 아닌 생산 활동으로 재정의되었다는 점이다. 기존의 온라인 참여는 대부분 콘텐츠를 소비하거나 공유하는 데 그쳤으며, 플랫폼은 이러한 활동에서 생성된 관심을 수익화하는 구조였다. 인포파이는 관심을 끌어낸 콘텐츠에 대한 반응을 수치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보상을 배분함으로써 참여자의 행위를 ‘성과 있는 생산’으로 인식되게 만든다. 이 전환은 사용자에게 단순한 커뮤니티 구성원을 넘어, 네트워크 가치를 만들어내는 주체로서의 역할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세 번째로, 정보 생산의 진입장벽을 낮췄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기존에는 대형 인플루언서나 전문성을 가진 계정들이 주로 정보 유통을 주도하며, 이들이 대부분의 관심과 보상을 독점하는 구조였다. 반면, 인포파이 기반 구조에서는 콘텐츠 반응에 대한 정량적 평가를 통해 기여를 판단하므로, 일반 사용자도 일정 기준 이상 반응을 획득할 경우 실질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정보 유통 구조의 분산화를 유도하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용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한다는 점에서 기존 구조와의 중요한 차별점으로 작용한다.

3. 인포파이가 촉발한 관심 경제의 함정

인포파이 모델은 사용자 기여를 수치화하고 이를 보상과 연결하는 구조를 통해, 암호화폐 산업 내 새로운 보상 설계 실험의 출발점이 되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관심이 지나치게 중심적인 가치로 자리 잡게 되면서, 그로 인한 부작용도 점차 드러나고 있다.

첫 번째 문제는 과도한 관심 경쟁과 콘텐츠의 질적 저하다. 관심이 곧 보상의 기준이 되면서, 콘텐츠의 목적은 정보 제공이나 실질적 참여 유도에서 점차 ‘눈에 띄는 것’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 기술의 발전으로 콘텐츠 제작이 훨씬 용이해지면서, 정보나 통찰 없이 양산된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른바 ‘AI 슬롭(AI Slop) 콘텐츠’로 불리는 이러한 콘텐츠가 생태계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는 점이 주요한 우려다.

Loud Mechanism, Source: Loud

이러한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라우드(Loud) 프로젝트다. 라우드는 관심 자체를 토큰화하는 구조를 실험하며, 일정 기간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상위 사용자에게 보상을 분배하는 방식을 택했다. 구조 자체는 실험적으로 흥미로웠지만, 관심이 보상의 유일한 기준이 되면서 사용자 간 경쟁이 과열되고, 반복적이고 자극적인 콘텐츠가 대량 생산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커뮤니티 전반에 콘텐츠 피로도가 누적되었다.

Source: Kaito Mindshare

두 번째 문제는 콘텐츠의 집중화 현상이다. 관심 기반 보상이 특정 프로젝트나 주제에 집중되기 시작하면서, 그 외의 콘텐츠는 사실상 배제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카이토의 마인드쉐어 데이터에 따르면, 라우드는 한때 트위터 내 크립토 콘텐츠의 70% 이상을 점유하며 생태계 내 정보 흐름을 사실상 장악한 바 있다. 이처럼 보상이 관심 중심으로 고정되면 콘텐츠 다양성은 위축되고, 토큰 보상을 많이 제공하는 프로젝트 중심으로 정보가 재편된다. 결국 기술력이나 실질적 성과보다 마케팅 예산 규모가 생태계 내 영향력을 좌우하는 구조로 기울게 된다.

4. 인포파이의 구조적 한계점: 평가와 분배

4.1. 단순화된 콘텐츠 평가 방식의 한계

앞서 살펴본 관심 중심 구조의 문제점은 콘텐츠를 어떻게 평가하고 보상을 나눠줄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문제로 이어진다. 현재 인포파이 플랫폼 대부분은 조회수, 좋아요, 댓글 등 단순한 반응 수치를 기준으로 콘텐츠의 가치를 판단한다. '반응이 많으면 좋은 콘텐츠'라는 가정에 기반한 구조다.

반응이 많은 콘텐츠가 정보성이나 전달력이 높을 가능성은 분명 있다. 하지만 이는 주로 상위권 콘텐츠에만 해당하고,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간 이하 콘텐츠에서는 반응 수와 품질 사이의 관계가 불분명하다. 그 결과 반복적인 형식이나 긍정적인 표현 위주의 콘텐츠가 높은 평가를 받는 반면,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거나 새로운 논점을 다루는 콘텐츠는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운 구조가 만들어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콘텐츠의 질을 더 정교하게 판단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 단순 반응 수 중심의 평가는 고정된 기준으로 작동하지만, 콘텐츠의 가치는 시대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AI 기술을 활용해 의미 있는 콘텐츠를 식별하거나, 커뮤니티 기반의 알고리즘 조정 방식을 도입할 수 있다. 특히 후자의 경우, 사용자가 주기적으로 제공되는 샘플 콘텐츠에 반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이 평가 기준을 조정하는 구조일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평가 체계가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도울 것으로 기대된다.

4.2. 보상 구조의 집중, 그리고 균형의 필요성

콘텐츠 평가 방식의 한계와 함께, 보상 구조 또한 정보 흐름의 편중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현재 인포파이 생태계에서는 각 프로젝트가 별도의 리더보드를 운영하고, 자체 토큰으로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구조에서는 마케팅 자원이 풍부한 프로젝트일수록 더 많은 콘텐츠를 유도할 수 있고, 사용자 관심이 특정 프로젝트에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나기 쉽다.

이런 문제를 완화하려면 보상 분배 구조에 조정 장치가 필요하다. 각 프로젝트는 기존처럼 자체 보상을 유지하되, 플랫폼 차원에서는 콘텐츠 집중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플랫폼 토큰을 활용해 이를 조정하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프로젝트에 콘텐츠가 과도하게 몰릴 경우 플랫폼 토큰 보상을 일시적으로 줄이고, 반대로 상대적으로 다뤄지지 않은 주제나 여러 프로젝트를 아우르는 콘텐츠에는 플랫폼 토큰을 추가로 지급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콘텐츠 흐름이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을 완화하고, 다양한 주제와 관점이 더 많이 다뤄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

평가와 보상은 인포파이 구조의 핵심이다. 콘텐츠를 어떻게 평가하고,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보상을 제공할 것인지에 따라 생태계의 정보 흐름이 달라진다. 단일 기준에 의존한 평가 체계와 마케팅 중심의 보상 구조가 맞물려 작동하는 지금의 구조는 관심의 집중을 가속화하고 정보의 다양성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평가 기준의 유연성과 분배 구조의 균형 조정은 인포파이 생태계가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작동하기 위한 핵심 과제다.

5. 마치며

인포파이는 관심을 정량화해 경제적 가치로 전환하려는 구조적 실험이다. 사용자 기여를 수치화하고 이를 보상과 연결함으로써, 기존의 일방향 콘텐츠 소비 구조를 생산자 중심의 참여 경제로 전환할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현재 인포파이 생태계는 관심의 화폐화 과정에서 콘텐츠 품질 저하와 정보 흐름의 편중이라는 구조적 부작용을 겪고 있다. 이는 모델 자체의 한계라기보다, 초기 설계 단계에서 발생한 성장통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단순한 반응 수 기반의 평가, 마케팅 자원에 따라 좌우되는 보상 구조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콘텐츠의 질을 정교하게 평가할 수 있는 체계, 커뮤니티 기반의 알고리즘 조정 메커니즘, 플랫폼 차원의 균형 조정 장치가 필요하다. 인포파이가 지향하는 바는 정보 생산과 유통에 참여한 구성원이 정당한 보상을 받는 생태계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기술적 개선뿐 아니라, 건강한 커뮤니티 문화와 책임 있는 참여를 유도하는 설계가 병행되어야 한다.

관심이 화폐처럼 작동하는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인포파이는 새로운 경제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고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실험이다. 단순한 관심 경쟁이 아닌, 가치 있는 정보와 통찰이 공유되는 구조로 발전할 때, 인포파이는 그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실험의 결과는 디지털 시대 정보 경제의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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