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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공습에 급락한 비트코인, 아직도 ‘디지털 금’이라 부를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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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공습에 급락한 비트코인, 아직도 ‘디지털 금’이라 부를 수 있는가?

2026년 2월, 이란 공습에 금은 올랐고 비트코인은 급락했습니다. 여전히 우리는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고 믿을 수 있을까요? 비트코인이 ‘넥스트 골드’가 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를 알아보겠습니다.


Key Takeaways

  • 지정학적 위기마다 금은 올랐고 비트코인은 급락했다. 여섯 번의 시험에서 ‘디지털 금’ 내러티브는 단 한 번도 데이터로 증명되지 못했다.

  • 국가는 금을 비축하되 비트코인은 준비자산에 넣지 않았고, 투자자에게 비트코인은 주식과 함께 빠지면서 주식과 함께 오르지 못하는 비대칭 자산이다.

  • 파생상품 과잉(시장 구조), 레버리지 트레이더 중심(참여자 구성), 반복된 행동 기록 부재(행동 축적)라는 세 가지 구조적 비대칭이 비트코인을 안전자산에서 배제시킨다.

  • 하지만 비트코인은 안전자산은 아니지만 국경이 막히고 은행이 멈춘 곳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위기 시 유용한 자산’이다.

  • 세 가지 비대칭이 좁혀지면 금의 복제가 아닌 전혀 새로운 범주의 ‘넥스트 골드’가 될 수 있다. 세대 교체와 알고리즘이 그 전환을 앞당길 변수다.


1. 과연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일까?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했다. 에픽 퓨리 작전(Operation Epic Fury) 개시 소식이 전해지자 금 가격은 즉각 상승했다. 반면 비트코인은 장중 63,000달러까지 급락한 뒤 하루 만에 되돌렸다.

같은 사건, 정반대의 반응이었다.

비트코인은 전쟁 같은 지정학적 충격에 금과 다르게 움직인다.

초기 급락 이후 비교적 빠르게 회복하는 패턴을 보이지만, 그 과정에서 레버리지를 쓴 트레이더들의 강제 청산이 연쇄적으로 터지면서 낙폭 자체는 훨씬 깊다. 이란-이스라엘 교전 당시 장중 하락률은 -9.3%, 우크라이나 침공 때는 -7.6%에 달했다. 같은 시점에 금이 오른 것과는 선명한 대조를 이룬다.

위기가 터지는 순간 먼저 빠지는 자산, 비트코인을 과연 ‘디지털 금’이라 부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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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국가와 투자자 모두에게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 아니다.

애초에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으로 설계된 적이 없다. 2008년 사토시 나카모토가 발표한 백서의 제목은 ‘P2P 전자현금 시스템(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이었다. 출발점은 가치 저장이 아니라 전송 수단이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디지털 금’ 내러티브는 2020년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시대에 본격적으로 퍼졌다. 화폐 가치 하락 우려가 극에 달하면서 비트코인이 가치 저장 수단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비트코인은 국가에도, 투자자에게도 ‘디지털 금’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2.1. 국가: 금은 비축하고. 비트코인은 여전히 고려 대상일뿐

세계금협회(WGC) 데이터를 보면, 각국 중앙은행은 해마다 금 매입을 멈추지 않았다. 반면 비트코인을 본격적인 준비자산으로 편입한 주요 중앙은행은 단 한 곳도 없다.

누군가는 미국이 2025년 3월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Strategic Bitcoin Reserve)’을 행정명령으로 공식화했다고 반박할 수 있다. 실제로 행정명령 원문에는 “Bitcoin is often referred to as ‘digital gold’”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대상은 형사·민사 몰수 자산에 한정되며 새로 매입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압수분을 매각하지 않고 보유하겠다는 수준에 그친다.

특히 미 국채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는 현 상황에서 유럽과 중국은 금을 적극 매입하고 있지만, 비트코인은 그 대안 목록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2.2. 투자자: 함께 하락하지만, 함께 오르지 않는다

2025년 하반기가 결정적이었다. 나스닥 100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동안 비트코인은 10월 고점(125,000달러) 대비 30% 넘게 급락했다. 두 자산이 따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디커플링 자체가 아니라 그 방향에 있다. 주식이 빠질 때는 같이 빠지면서, 주식이 오를 때는 혼자 오르지 못하는 구조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것은 최악의 조합이다. 하방 리스크는 공유하면서 상방 수익은 놓치는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넣을 이유가 없다. 안전자산은커녕, 위험자산으로서의 매력마저 의심받는 상황이다.

3. 왜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 되지 못했을까?

안전자산이란 단순히 가격이 오르는 자산이 아니다. 학술적으로는 ‘다른 자산이 극단적으로 하락하는 시기에 상관관계가 0 또는 음(-)인 자산’을 뜻한다. 핵심은 위기 때 ‘예측 가능하게’ 반응하는가에 있다. 이 기준으로 금과 비트코인을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뚜렷하다.

금은 네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 비트코인은 공급 제한 한 가지만 확실히 충족하고, 유동성은 조건부다. 나머지 두 가지는 미충족이다. 이런 격차가 벌어진 원인은 세 가지 구조적 비대칭에 있다.

  • 시장 구조의 비대칭: 금은 실물 수요가 가격의 하방을 받쳐주고 선물 배율도 낮다. 비트코인은 파생상품 거래량이 현물의 약 6.5배에 달하며, 시장이 24시간 열려 있어 위기가 터지면 가장 먼저 매도 대상이 된다.

  • 참여자 구성의 비대칭: 금의 위기 매수 주체는 중앙은행, 연기금, 국부펀드 같은 인내자본(Patient Capital)이다. 반면 비트코인 시장의 주요 참여자는 레버리지 트레이더와 헤지펀드로, 위기 때 가장 먼저 빠져나가는 자금이다.

  • 행동 축적의 비대칭: ‘위기가 오면 금을 산다’는 행동 패턴은 수십 년간 반복되면서 하나의 공식이 됐다. 비트코인이 같은 신뢰를 얻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4. 안전성은 없지만, 유용성은 확실하다

비트코인을 안전성 측면에서 ‘디지털 금’이라 부르기는 어렵다. 그러나 위기 상황에서 비트코인이 보여준 유용성은 부정할 수 없다.

2022년 러시아 침공 직후, 우크라이나 중앙은행은 전자송금을 제한하고 ATM 인출 한도를 설정했다. 은행 지점이 문을 닫으면서 시민들은 자기 예금에 접근조차 할 수 없었다. 이때 일부 난민은 USB에 비트코인 시드를 담아 국경을 넘었다. 폴란드에 도착한 뒤 비트코인 ATM이나 P2P 거래를 통해 현지 통화로 바꿔 생활비를 마련했다고 전해진다.

유엔 난민기구(UNHCR)는 한발 더 나아가 피난민에게 스테이블코인 USDC를 지급하고, 머니그램 지점에서 현지 통화로 교환하는 프로그램까지 운영했다. 2026년 에픽 퓨리 작전에서도 이란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노비텍스(Nobitex)의 출금량이 공습 직후 70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례들이 말해주는 것은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이라서가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실제로 쓸 수 있기 때문에 선택된다는 점이다.

금융에서 ‘안전자산’이란 위기 때 가격이 방어되는 자산을 뜻한다. 위기 때 쓸 수 있는 자산과는 개념 자체가 다르다. 비트코인은 전시에 ‘이동과 전송’이라는 기능적 가치를 분명히 갖지만, 가격 방어 능력은 갖추지 못했다. 안전자산의 조건은 유용성이 아니라 예측 가능한 가격 반응이다. 비트코인은 전자를 충족하되 후자는 충족하지 못한다.

5. 비트코인 ‘넥스트 골드’ 시나리오

비트코인은 위기 때마다 금과 반대로 움직였고, 국가도 투자자도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으로 대하지 않는다. 다만 국경이 막히고 은행이 멈춘 곳에서 실제로 작동했다는 유용성만큼은 부정할 수 없다. 이 잠재력을 감안하면, 세 가지 비대칭이 좁혀질 경우 ‘넥스트 골드’의 가능성도 열린다.

5.1. 시장 구조의 전환

현물의 6.5배에 달하는 파생상품 거래량이 위기 때마다 연쇄 청산을 일으킨다. 최근 선물 미결제약정이 줄며 가격 결정력이 현물과 ETF 쪽으로 이동하는 조짐은 있다. 하지만 다음 상승장에서 레버리지가 다시 쌓이지 않는지가 진짜 시험대다.

5.2. 참여자 구성의 전환

2024년 현물 ETF 승인 이후 기관 자금이 들어오면서 비트코인은 제도권 자산이 됐다. 그런데 이것이 역설을 만들었다. 기관이 비트코인을 포트폴리오에 넣을수록 리스크 오프 국면에서 주식과 함께 매도하는 패턴이 굳어진다. 접근성은 좋아지지만 독립적 가격 움직임은 사라지는 ‘금융화의 역설’이다.

금 ETF도 제도권 자산이지만 위기 때 주식과 반대로 움직인다. 반세기 넘게 쌓인 ‘위기 시 매수’ 패턴이 있기 때문이다. 이 역설에서 빠져나오려면 레버리지 트레이더 중심에서 인내자본 중심으로 참여자 구성이 전환돼야 한다.

다만 여기서 간과되는 변수가 하나 있다. 세대 교체다. Z세대가 본격적으로 자산을 상속받고 운용하기 시작하면, 이들에게 금은 ‘부모 세대의 안전자산’일 수 있다. 이 세대의 첫 투자 계좌는 증권사가 아니라 코인 거래소였고, 첫 자산 경험이 비트코인인 세대는 위기 때 본능적으로 금보다 비트코인을 먼저 찾을 가능성이 있다. 참여자 구성의 전환은 어쩌면 기관의 의사결정이 아니라 세대 단위의 행동 변화에서 먼저 시작될 수 있다.

5.3. 행동 축적의 전환

금의 ‘위기 시 매수’ 패턴이 공식이 되기까지 닉슨 쇼크 이후 약 50년이 걸렸다. 비트코인에도 같은 시간이 필요할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에픽 퓨리가 여섯 번째 시험이었고, 결과는 또 같았다. 장중 급락, 그리고 회복. 이 패턴이 반복되며 ‘빠져도 반드시 돌아온다’는 믿음이 쌓이고 있다.

더 주목할 변수는 알고리즘이다. 현재 비트코인 거래량의 상당 부분을 AI 에이전트와 알고리즘 트레이딩이 차지한다. 이 알고리즘에 ‘위기 시 비트코인 매수’ 전략이 탑재되면, 인간의 행동 축적 없이도 패턴이 만들어질 수 있다. 신뢰가 사람이 아닌 코드에서 먼저 형성되는 시나리오다.

비트코인은 현재 ‘디지털 금’이 아니다. 하지만 유용성이라는 토대 위에 시장 구조, 참여자 구성, 행동 축적이 전환된다면 ‘넥스트 골드’가 될 수 있다. 금의 복제가 아니라, 전혀 새로운 범주의 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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