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무과세가 베트남 시장에 미치는 영향
베트남은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천국인가?
TL;DR
베트남의 현행 규제상, 가상화폐는 합법적인 지급 수단, 통화, 자산, 그리고 외국 통화로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처럼 가상화폐에 대한 분류가 모호하고, 가상화폐 관련한 투자 활동의 형태가 매우 다양하고 정형화되어 있지 않아 정부의 이들 대상 과세가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베트남은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의 부재로 가상화폐 과세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하지만 법정화폐를 통한 가상화폐 거래가 어려워 무과세에 따른 폭발적인 시장 활성화를 이루지는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1. 들어가며
가상자산 시장에서 가상자산 보유, 그리고 매매 수익에 대한 과세는 중요한 문제이다. 과세 여부와 그 수준에 따라 리테일 투자자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가 장려되기도 하고, 저해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일본 정부는 웹3 산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가상화폐 수익에 대한 최대 55%의 누진세율로 인해 일본 내 가상자산 거래량은 여전히 낮은 상황이다. 인도 역시 가상화폐 수익에 대한 30%의 세금, 그리고 1%의 원천징수세를 부과해 리테일 투자자 수는 감소하고 있다. 반면 베트남은 가상자산에 대한 명확한 규제와 과세 체계가 부재해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하고, 가상자산 시장의 상황을 한층 더 복잡하게 만든다. 본 리포트에서는 베트남의 가상자산 관련 과세 현황을 분석하고, 이에 다른 기회와 위험을 살펴보고자 한다.
2. 베트남의 가상자산 규제 환경
2.1. 베트남의 가상자산 규제 타임라인
2016년 4월, 베트남 재무부, 공문 4356/BTC-TCT
가상화폐 매매는 금지된 행위가 아니며, 가상화폐는 “재산"이자 유동적인 “상품"으로 규정됨을 발표
2017년 7월, 베트남 중앙은행, 공문 5747/NHNN-PC
베트남 중앙은행(SBV)은 비트코인, 라이트코인 등의 가상화폐를 베트남 내 합법적인 통화나 지급수단으로 인정하지 않음을 명확히 발표함.
가상화폐를 통화나 지불수단으로 발행, 공급, 사용하는 행위는 명시적으로 금지, 위반 시 행정적 또는 형사적 제재를 받을 수 있음.
2018년 4월, 국무총리, 공식 지침 10/CT-TTg
베트남 국무총리가 중앙은행, 재무부, 공안부 등 여러기관 대상 지침 발표
비트코인 등 기타 가상화폐와 관련된 활동의 관리를 강화하여 관련 거래의 통제, 피해 예방 강화
2018년 4월, 베트남 중앙은행, Decision No. 02/CT-NHNN
금융기관, 결제중개기관, 중앙은행 등 가상화폐 관련 거래를 통제하고 조치를 강화하도록 지시
2020년 5월, 팜 민 찐(Phạm Minh Chính) 국무총리가 중앙은행에 가상화폐 활용 블록체인 사용을 모색하는 시범 프로젝트를 시작하도록 지시함.
2021년 7월, 팜 민 찐 국무총리가 중앙은행에 가상화폐 관련 연구 및 평가 촉구, 이에 따라 은행이 조세 및 소비자 보호에 관한 지침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구체적인 일정이 발표되지 않음.
2022년 3월, 베트남 내부무 중심의 베트남 블록체인 협회 출범, 이는 베트남 최초의 가상자산 중심 법인이며, 가상화폐 관련 발전 프레임워크를 만들고 육성하는 임무를 맡음.
2.2. 가상자산 규제 프레임워크의 부재로 혼란스러운 환경
베트남의 가상자산 규제 환경은 큰 장벽에 직면해 있다. 현행 베트남 규제에 따르면, 가상화폐는 합법적인 지급 수단이나 통화로 인정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산이나 외국 통화로도 분류되지 않는다. 더욱이 가상화폐는 명시적으로 합법적인 지급 수단에서 제외되어 있다.
이는 베트남 정부가 가상화폐의 사용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가상화폐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베트남 중앙은행(SVB) 역시 비트코인, 라이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합법적인 지급 수단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이들의 발행, 공급, 지급 수단으로서의 사용을 금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또한 베트남에서 가상화폐를 발행하거나 지급 수단으로 사용할 경우 처벌을 받을 수 있으며, 최대 2억 베트남 동(한화 약 1,000만 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하지만 베트남 재무부가 작성한 공문을 살펴보면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인다. 베트남 재무부는 가상화폐 등 디지털 통화의 매매 거래를 과세 대상 상업 활동으로 분류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공문과는 달리, 가상화폐를 자산이나 상품으로 정의하는 공식적인 규제가 부재해 논란의 여지가 있다.
더욱이, 2015년 베트남 민법 제105조 제1항에 따르면, 자산은 다양한 물건, 화폐, 금전적 도구 및 재산권으로 분류될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 자산, 특히 가상화폐는 이들 범주에 명확히 들어맞지 않아, 그 자체로 자산으로 취급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은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가상화폐 보유율을 자랑하며, 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 또한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러한 복잡한 상황 속에서 가상화폐에 내재된 위험성을 강조하며,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기도 하다. 아울러 현행 규제 체계의 미비점을 지적하며, 안전장치 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등 다소 복잡한 상태이다.
3. 베트남의 가상화폐 과세 현황
베트남의 가상화폐 규제는 그레이존에 가깝기 때문에, 가상화폐에 대한 과세가 이루어지기 매우 어려운 환경이다. 이는 즉, 베트남에서 가상화폐 관련 거래가 이루어지거나 수익을 얻는 모든 경우에 과세가 이루어지지 않음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정부는 모든 이익이 발생하는 투자 활동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지만, 가상자산의 경우 투자 활동의 형태가 매우 다양하고 아직 정형화되어 있지 않아 과세가 어려운 상황이다.
가상자산 시장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단순히 가상화폐를 사고파는 것 이상의 복잡한 활동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직접 가상화폐를 채굴하거나, P2P 거래소를 통해 개인간 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하며, 바이낸스, OKX와 같은 정부의 직접적인 규제가 닿기 어려운 글로벌 거래소에서 거래가 이루어지는 등 다양한 형태의 활동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복잡성으로 인해 가상자산에 대한 포괄적인 규제와 과세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이는 베트남의 주식시장에서는 모든 주식 거래에 대해 0.1%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된다.
가상화폐 시장에서 다양한 형태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가능해짐에 따라, 과세의 복잡성이 증가하고, 기술 발전 속도를 규제가 따라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규제 당국은 효과적인 감시와 과세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세수 공백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베트남에서는 현물(Spot), 선물(Futures) 거래, 에어드랍, 채굴 등을 통해 수익을 얻으면서도 세금을 내지 않는 수많은 크립토 부자들이 존재한다. 수십만 달러를 버는 에어드랍 파머들, 전기세만 내면 되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채굴자들, 불법적인 행위를 통해 돈을 버는 스캐머(Scammer)들까지 모두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4. 가상화폐 무과세가 리테일 시장에 미치는 영향
베트남은 세금 측면에서는 가상화폐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규제로 인해 베트남 동(VND)을 이용한 가상화폐 구매 과정에 불편함이 존재한다. 가상화폐 거래소가 금지되어 있어 대부분의 국가에서처럼 은행에서 거래소로 법정화폐를 입금하는 대신, Binance P2P나 Remitano와 같은 P2P 거래만이 가상화폐를 구매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나 P2P 거래 역시 당국의 추적과 간섭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은행 송금을 통해 VND를 USDT로 교환하는 P2P 거래 과정에서 중개인이 관여하며, 이 과정이 가상화폐와 연관된 것으로 파악될 경우 당국이 거래를 중단시키거나 은행에서 직접 확인을 요구할 수 있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은 현금 거래를 선호하기도 하는데, 이는 USDT를 판매자에게 보내면 판매자가 VND 현금을 직접 전달하는 방식이다. 비교적 간단한 절차로 큰 금액의 거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법적 보호장치가 없어 사기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상황들로 인해 베트남의 가상화폐 시장은 개인 투자자들의 활발한 참여가 예상되는 것과 달리 오히려 진입장벽이 높은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시장 진입 과정의 불편함, 규제 당국의 감시와 간섭, 추가 증빙 요구 등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한,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사용되는 방법들은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해 사기나 피해의 위험이 높다는 점도 주의가 필요하다.
5. 마치며
베트남의 가상화폐 시장은 현재 규제와 과세 체계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명확한 규정이 부재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과세 문제로 혼란을 겪고, 투자자 보호 장치가 미비해 사기 등의 위험에 노출되기도 한다.
그러나 베트남 정부는 최근 가상화폐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규제 체계 마련에 힘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가상화폐 활동 관리 및 모니터링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진행 중이며, 전문 기구인 베트남 블록체인 협회(VBA)도 설립되었다. 이러한 노력은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를 용이하게 하고, 시장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앞으로 베트남 정부가 가상화폐에 대한 명확한 규제와 과세 체계를 수립하고,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면 베트남 가상화폐 시장은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베트남은 가상화폐 산업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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