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보고서는 Tiger Research가 작성했으며, 웹3 산업과 AI 기술의 결합이 투기적 열풍을 넘어 어떠한 관계로 발전할 것인가에 대해 분석했습니다.
TL;DR
웹3 산업과 AI 기술의 결합은 초기 투기적 열풍을 넘어 상호보완적 관계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기적으로 AI 기술이 웹3 산업의 높은 기술적 장벽을 낮추고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며, DeFAI와 같은 실용적 사례를 통해 투자 의사결정 자동화 등 실질적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기적으로는 AI 기술을 통해 웹3 산업은 에이전트 중심의 새로운 UI/UX 패러다임으로 전환될 것이며, 탈중앙화된 웹3 인프라와 가상자산은 AI 에이전트의 자율적 활동을 위한 필수적인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 들어가며
인공지능(AI) 기술은 기업 간 경쟁을 넘어 범국가 차원으로 확산되고 있다. 오픈AI, 엑스AI, 구글,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모델의 성능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 중이며, 각국 정부 역시 AI 기술 패권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 개발 지원과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웹3 산업 역시 AI 기술과의 결합을 시도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본 리포트에서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AI 에이전트를 중심으로, 웹3 산업과 AI 기술이 어떻게 결합되고 있는지, 그리고 두 기술이 어떤 방식으로 시너지를 형성할 수 있을지 분석하고자 한다.
2. Web3 AI, 투기적 열풍 너머의 가능성
최근 웹3 산업 내 AI 에이전트 분야는 큰 기대를 받으며 급부상했다. AI 에이전트는 단순 명령 수행을 넘어 복합적인 상황을 이해하고 자율적으로 판단해 고도화된 작업을 수행하는 시스템이다. 버츄얼 프로토콜(Virtual Protocol)과 엘리자OS(전 Ai16Z) 등 여러 프로젝트가 AI 에이전트를 내세우며 주목을 받았고, 한때 관련 프로젝트들의 시가총액이 약 160억 달러에 달할 정도로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과열된 기대감 속에서, 상당수 AI 에이전트가 웹3 산업과의 실질적인 결합, 토큰 유틸리티, 명확한 가치 창출 모델을 제시하지 못했다. 심지어 백서나 토크노믹스가 없는 사례도 흔했다. 대부분 AI 기술을 활용해 웹3 산업과의 시너지를 깊이 탐구하기보다는, 가상화폐 시장의 투기적 열기를 자금 조달이나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했다. 그 결과 이들 프로젝트는 밈코인과 유사한 '심볼릭(Symbolic)' 자산으로 인식되어 투기 대상이 되었고, 그저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자 심리에 의해 성장이 견인되었다. 이러한 구조 탓에 장기적인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려웠고, 시장이 악화되자 상당수 프로젝트가 고점 대비 90% 이상 하락하는 상황을 맞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기술과 웹3 산업의 결합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보기 어렵다.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웹3 역시 AI 기술을 활용해 기술적 한계를 보완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3. Web3 AI를 활용한 패러다임의 변화
3.1. 기능적 패러다임(Functional Paradigm): 단기적 관점
AI 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지능의 범용화(Intelligence as a Commodity)’라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메타의 라마(Llama)와 중국의 딥시크(Deepseek)와 같은 오픈소스 모델이 등장하면서, 접근성은 더욱 향상되고 있다. 이러한 개방형 모델은 산업 전반에서 AI 기술의 도입을 더욱 촉진하며, 웹3 산업 또한 이러한 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웹3 산업은 탈중앙화를 통해 사용자 주권 강화라는 강점이 있는 반면, 높은 기술적 진입장벽이라는 한계가 있다. AI 기술이 제공하는 효용은 이러한 한계를 해소하고, 웹3 기술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구체적으로는 AI 기술을 통해 복잡한 블록체인 프로세스를 자동화 혹은 추상화함으로써 사용자 경험을 극적으로 개선하고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이는 기술적 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새로운 사용자층의 유입을 촉진, 즉 웹3 산업의 대중화를 가속화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허드(Herd)의 온체인 분석 에이전트 ‘세이지(Sage)’는 웹3 산업에서 AI 기술이 활용될 수 있는 방식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세이지는 자연어를 활용해 스마트 컨트랙트를 빠르게 검색, 분석하여 구조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개발자는 분석 과정을 단축해 효율성을 높이고 기술적 지식이 부족한 사용자도 웹3 서비스를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DeFAI(DeFI + AI)는 웹3 생태계에서 AI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내러티브로 떠오른다. 24/7 운영되는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투자 의사결정을 자동화하는 금융 시스템이다. 기존에는 투자자가 직접 정보를 수집하고 복잡한 디파이를 통해 투자하는 등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였지만, DeFAI 모델은 AI 에이전트가 이를 대신 수행해 빠르고 효율적인 투자 전략을 수립하고 실제 투자까지 진행한다.
또한, DeFAI 모델은 각기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를 결합한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으로 정교하고 효율적인 투자 결정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SNS 소셜 에이전트는 소셜 미디어에서 특정 토큰과 프로젝트에 대한 시장 반응을 수집하고 감성 분석을 수행한다. 매크로 분석 에이전트는 금리 변화나 정책 동향과 같은 거시경제 데이터를 평가해 시장 영향을 분석한다. 온체인 분석 에이전트는 블록체인 트랜잭션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며, 유동성 변동과 대규모 자금 이동을 감지해 투자 판단을 보조한다.
이러한 AI 기반 투자 프로세스는 노이즈 데이터를 걸러내고 유의미한 패턴을 추출하며, 복잡한 디파이 모델의 학습 부담을 줄여 웹3 환경에 최적화된 투자 솔루션을 제공한다. DeFAI가 완전히 자리 잡기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AI의 금융 전문성이 충분하지 않으며, 부정확한 데이터를 학습할 경우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릴 위험이 존재한다. 그러나 AI 기반 자동화가 점점 정교해지면서 DeFAI는 웹3 금융의 접근성을 높이고 투자 효율성을 개선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3.2. 구조적 패러다임(Structural Paradigm): 장기적 관점
AI 기술은 웹3 산업 전반에 구조적 패러다임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특히 사용자 UI/UX 측면에서 혁신이 기대된다. 기존에 웹브라우저로 디앱(dApp)을 사용하는 방식을 넘어, 에이전트와의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하는 흐름 기반 UI/UX로의 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 이를 통해 웹3 생태계 내 높은 수준의 추상화(Abstraction)가 이루어지고, 복잡한 과정도 자동화되어 접근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과거 PC 시대에서 모바일 시대로 전환되면서 앱 서비스들이 서비스 측면에서 폭발적으로 발전했던 흐름과 유사할 전망이다. 가령, 모바일 디바이스가 GPS, 카메라, 센서 등을 활용해 편리한 기능을 제공했듯이, AI 시대에도 새로운 기술 접점이 생겨날 것이며 웹3 산업에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AI 기술이 고도화된 시대에는 에이전트가 사용자를 대신해 디지털 환경에서 상호작용하는 것이 일반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전통 금융 시스템이 한계를 보일 수 있다. 복잡한 KYC 절차나 중앙화된 인증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상화폐는 이러한 문제를 단순화하고 자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AI 에이전트가 웹3 지갑을 직접 관리하여 송금 등 자금 관리를 수행한다면, 미래 AI 시대에는 사람의 개입 없이도 웹3 인프라를 활용해 에이전트 간 상호작용과 가치 교환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최근 AI 에이전트가 자연어가 아닌 음파(ggwave)를 이용해 소통하는 기술 데모가 공개되며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이는 AI 에이전트 간의 상호작용이 기존 방식과는 다른 최적화된 형태로 발전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며, 인간 중심의 인터페이스를 넘어 에이전트들만을 위한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AI 에이전트가 자율적으로 활동하기 위한 최적의 화폐로 가상자산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프로그램 가능한 디지털 화폐와 탈중앙화된 웹3 인프라는 AI 에이전트가 온체인에서 독립적으로 거래하고 경제 활동을 수행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가 될 수 있으며, 이는 웹3와 AI 기술이 단순한 결합을 넘어 구조적 패러다임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4. 마치며
AI 에이전트와 웹3 산업의 결합은 단순한 기술적 통합을 넘어 상호보완적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AI는 웹3 산업의 복잡한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접근성을 개선하며, 웹3는 AI가 자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한다.
초기의 투기적 기대는 사라졌지만, DeFAI와 같은 실용적 사례가 등장하면서 AI와 웹3 산업의 결합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웹3 생태계의 확장과 AI 기술 활용의 확산을 동시에 촉진하며, 두 기술이 함께 만들어갈 새로운 경제 모델과 서비스는 더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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