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L;DR
소니는 과거의 위기를 극복하고 발전을 위해 웹3 산업에 적극 진출하고 있으며, 가상자산 거래소 인수, 블록체인 메인넷 출시, 그리고 스테이블 코인 개발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소니의 웹3 전략은 비금융(엔터테인먼트, 게임), 금융 부문(스테이블 코인, 증권형 토큰 등), 그리고 인프라 부문(소니움 메인넷)의 세 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 간의 유기적인 연결을 통해 종합적인 웹3 생태계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전략은 소니의 기존 사업 영역의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고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Beyond the boundaries’ 비전 아래 그룹 전체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 들어가며
소니(SONY)는 일본 경제 발전의 상징적인 기업으로, 전자제품,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해왔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며 이들의 위상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산업으로의 급격한 전환 속에서 시장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해, 삼성 등 경쟁사에 밀려 위기를 맞게 되었다.
이에 소니는 과거의 실패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해 과감한 변화를 선택했다. 전체 실적의 70%에 달하던 전기전자 사업 비중을 대폭 줄이고, 미래 산업인 엔터테인먼트 관련 분야로 사업의 중심을 옮기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러한 결단력 있는 전략으로 소니는 새로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실제로 2023년에는 24년 만에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을 앞서는 성과를 거두었다. 비록 일시적일 수 있으나, 이는 소니의 변화와 혁신이 결실을 맺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이다.
소니의 혁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 소니 그룹 연례 전략 브리핑에서 ‘Beyond the boundaries’를 내세우며, 산업 간 경계를 넘어서는 혁신을 추구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는 소니의 최근 행보와 맞물려 주목할 만하다. 소니는 자사의 기술력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웹3 산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 리포트에서는 소니의 블록체인 사업 현황을 살펴보고, 소니가 그리는 웹3 사업의 청사진을 분석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소니가 구상하는 웹3 산업의 미래와 그들의 전략적 방향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 본격적으로 웹3 산업으로 뛰어드는 소니 그룹
소니는 일찍부터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투자와 연구 개발을 활발히 진행해왔다. 다양한 산업에 걸친 소니 계열사들이 각자의 분야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그 시작은 2016년 소니 글로벌 에듀케이션의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교육 플랫폼 개발 계획의 발표였다.
이후 디지털 교육 플랫폼의 개발 경험은 더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었다. 특히 소니 뮤직 엔터테인먼트(Sony Music Entertainment)는 이 기술을 활용해 음악, 영화, 전자책 등 디지털 콘텐츠의 인증, 공유, 권리 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더 나아가 2018년 소니 컴퓨터 사이언스 연구소(Sony Computer Science Laboratories에서는 비접촉 IC 카드형 하드웨어 가상화폐 지갑을 선보였고, 2019년 소니는 네덜란드 정부의 스마트 시티 연구 사업을 위한 블록체인 기반 데이터베이스 플랫폼을 개발하기도 하였다.
소니의 블록체인 관련 사업 행보가 2022년 이후 한층 가속화되고 있다. 이는 기시다 내각의 웹3 산업 활성화 정책과 맞물려 더욱 탄력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소니는 이제 블록체인 기술을 단순 연구 대상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시키고 있다. 최근 가상자산 거래소 인수, 스테이블코인 발행 계획 발표, 그리고 블록체인 메인넷 런칭 등이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소니가 웹3 생태계의 핵심 영역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며, 기존의 사업 경계를 넘어 웹3 산업에 과감히 도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소니가 최근 발표한 웹3 관련 사업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2.1. 가상자산 거래소 인수를 통한 사업 확장
소니는 2023년 8월 가상자산 거래소 ‘웨일핀(WhaleFin)’을 인수하며 거래소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고자 한다. 웨일핀은 일본 가상자산 교환 서비스 등록 사업자인 ‘디커렛(DeCurret)’으로 출범하여, 2022년 엠버그룹(Amber Group)에 의해 인수되었다가 이후 소니 그룹의 100% 출자회사인 퀘타 웹(Quetta Web)으로 최종 인수된 바 있다.
최근 소니는 웨일핀을 'S.BLOX'로 리브랜딩하고 거래소 사업의 닻을 올리고 있다. 거래소 서비스의 사용자 경험 개선은 물론, 소니 그룹의 다양한 사업 연계를 통해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의 새로운 가치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귀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포부와 달리 S.BLOX는 타 거래소 대비 경쟁력이 낮은 상황이다. 현재 S.BLOX 내 가상자산의 수는 9개에 불과하며, 거래량 면에서도 저조하고, 매출도 일본 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비트플라이어(Bitflyer) 대비 20배 낮아 영향력 면에서 미미한 수준이어서 향후 발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니의 인수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웹3 산업의 출입국 공항과도 같은 역할을 하며, 특히 가상자산의 온오프램프가 어려운 현 상황에서 이를 활용한 사업의 시너지는 상당한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소니의 다양한 웹3 산업과의 결합을 통해 거래소도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2. 소니의 블록체인 인프라 사업, 소니움(Soneium)
소니 네트워크 커뮤니케이션즈(Sony Network Communications)는 스타테일 랩스(Startale Labs)와의 합작 법인 설립 발표 후, 약 1년여 만에 이더리움 레이어2 블록체인 ‘소니움(Soneium)’ 출시 계획을 밝히며 메인넷 사업에 본격 진출하였다.
이와 함께 합작 법인의 명칭도 '소니 네트워크 커뮤니케이션즈 랩스'에서 '소니 블록 솔루션 랩스'로 변경되었다. 이 법인은 소니 그룹이 90%, 스타테일 랩스가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소니 그룹이 대부분의 지분을 확보한 점을 미루어 보아, 이 합작 법인은 소니 그룹 웹3 전략의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그룹 내 다양한 사업 부문에 걸쳐 웹3 기술을 적용하고 통합하는 인프라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니 블록 솔루션 랩스의 전략적 접근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단순히 새로운 메인넷을 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스타의 zkEVM 기술을 소니움에 통합함으로써 기술적 자산을 활용해 사업 가속화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보수적인 일본 기업 문화와 달리, 과감한 혁신을 통해 성과를 거둔 소니의 최근 행보와 맥을 같이 한다.
인사 구성 또한 주목할 만하다. 소니 블록 솔루션 랩스의 대표는 전 소니 네트워크 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이자 스타테일 랩스의 이사인 준 와타나베가 맡고 있으며, 그는 소니 그룹의 가상자산 거래소 S.BLOX의 대표도 겸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니 그룹 내부의 협력뿐만 아니라 스타테일, 더 나아가 아스타 네트워크와의 긴밀한 사업적 협력 가능성을 전망해볼 수 있다.
2.3. 소니의 스테이블 코인 사업
소니는 스테이블 코인 시장에도 적극적인 진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소니 파이낸셜 그룹(Sony Financial Group)의 소니 뱅크(Sony Bank)가 엔화를 포함한 다양한 법정화폐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 발행 실험에 착수했다고 전한다. 이는 스테이블 코인을 소니 그룹 내 디지털 결제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소니움도 스테이블 코인 관련 행보를 보이고 있어 소니 그룹 내 스테이블 코인 관련 사업에 대한 관심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소니움은 지난 9월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인 써클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소니움 내 USDC 지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움직임을 통해 소니의 스테이블 코인이 퍼블릭 메인넷인 소니움 내 발행될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 당국에 따르면, 은행의 퍼블릭 메인넷 기반 스테이블 코인 발행은 아직 리스크가 있으며, 일부 규제 개정이 필요해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니 뱅크와 같은 일본의 대표적인 인터넷 은행의 참여는 업계에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소니움 내 소니 뱅크의 스테이블 코인 발행이 실현된다면, USDC와의 연계를 통한 국경 간 결제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향후 발전 방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3. 소니의 웹3 사업은 어디로 향하는가?
소니의 웹3 사업 전략은 다양한 계열사를 아우르는 포괄적인 접근을 취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전략은 크게 1) 비금융 부문, 2) 금융 부문, 3) 인프라 부문 총 세 축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비금융 부문은 소니 그룹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엔터테인먼트와 게임 분야에서 웹3 기술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소니 뮤직은 이미 자사 아티스트 IP를 활용한 NFT를 출시한 바 있으며, 웹3 기술을 활용한 음악 IP의 상업적 활용 연구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게임 분야에서도 NFT(Non-Fungible Token)와 SFT(Super-Fungible Token) 관련 특허를 등록하는 등 웹3 기술 활용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다음으로 금융 부문은 최근 소니 그룹으로부터 분사를 준비 중인 소니 파이낸셜 그룹 주도 하에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스테이블 코인, 증권형 토큰 등 웹3 기술과 금융 산업의 결합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소니 뱅크는 이미 스테이블 코인 관련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일본 은행 중 최초로 대출 채권을 증권형 토큰으로 판매한 경험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소니 파이낸셜 그룹은 금융 분야에서 웹3 기술의 적용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소니 블록 솔루션 랩스가 모든 웹3 사업의 중심이 될 인프라를 담당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들은 소니 그룹이 약 9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소니 그룹의 일부이나, 소니 그룹뿐만 아니라 소니 파이낸셜 그룹에도 인프라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며, 두 그룹 간의 가교 역할도 수행할 것으로 추측된다. 이들은 소니의 자산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 주력하며, 소니 전체의 웹3 사업 시너지를 위한 핵심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세 부문은 유기적으로 연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소니 파이낸셜 그룹에서 발행한 스테이블 코인이 소니 그룹 내 결제수단으로 활용되거나, 소니 그룹의 다양한 IP 자산들이 소니 파이낸셜 그룹에서 토큰화가 되는 등 무궁무진한 협력의 기회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 통해 소니는 자사의 다양한 사업 영역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웹3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4. 마치며
소니는 1990년대 워크맨으로 전자제품 시장을 주도했으나, 2000년대 들어 사업 다각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애플 아이팟의 등장으로 워크맨의 입지가 흔들렸고, LCD TV 시장에서는 삼성, LG 등 한국 기업들에게 뒤처지며 위기를 맞았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급격한 전환 속에서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해 소니의 입지는 더욱 약화되었다.
그러나 소니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부진한 사업을 과감히 축소하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핵심 사업에 집중 투자하며 격차를 줄일 수 있었다. 이러한 경영 혁신의 연장선상에서 소니는 블록체인 기술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인식하고, 관련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특히 소니의 게임, 음악, 영화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와 블록체인 기술의 결합은 새로운 사용자 경험과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소니의 전략은 기존 사업 영역의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고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소니가 최근 발표한 'Beyond the boundaries: Maximize synergies across the Group' 비전 아래, 블록체인 기술은 그룹 전체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오랜 시간 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소니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어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그룹 전체의 시너지를 극대화할지 귀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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