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은 앙상블 샌드박스를 통해 어떤 바람을 일으키려 하는가
CBDC와 토큰화 자산의 융합을 통해 글로벌 금융을 혁신하려는 홍콩
TL;DR
홍콩은 프로젝트 앙상블 샌드박스를 통해 탄소크레딧과 같은 무형 자산뿐만 아니라 채권과 같은 실물 자산을 토큰화 하고 CBDC와의 상호 운용성을 적극적으로 연구하여 홍콩이 새로운 RWA 거점으로 발돋움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CBDC를 활용한 페이먼트 시스템을 연구해오던 홍콩이 이번 샌드박스를 통해 유럽 페이먼트 시스템 및 프로젝트와 협력함으로써 CBDC를 활용한 국가간 페이먼트 시스템까지 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부터 CBDC 및 자산 토큰화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해오던 홍콩이 실물 CBDC 발행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향해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성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CBDC에 대한 미국과 같은 국가의 부정적 시선이 미칠 시장 정세와 각 국가 및 기관의 이해 관계에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 RWA와 CBDC 시장의 새로운 중심지 : 홍콩의 부상
최근 웹3 시장의 주요 화두 중 하나는 RWA(Real World Asset)다. RWA는 실물 자산을 토큰화 하는 개념으로, CBDC와 스테이블코인 등 다양한 영역과 연관성이 높다. RWA 시장은 금융화될 수 있는 자산을 다루기 때문에 기존 웹3 프로젝트와 같이 규제를 우회하기 보다는 규제와의 접점을 배재할 수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에 많은 프로젝트들이 규제 내에서 관련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적절한 국가를 찾고 있으며, 주로 싱가포르와 UAE가 거론되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홍콩은 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바로 홍콩금융관리국(HKMA)이 지난 3월 '프로젝트 앙상블' 샌드박스를 출범시켰기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는 자산 토큰화의 활용 사례를 연구하고, CBDC와의 결합 가능성을 탐색하는 목적을 갖고있다. 특히 채권과 같은 실물 자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홍콩이 새로운 RWA 중심지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 프로젝트 앙상블: 디지털 금융 혁신을 향한 홍콩의 도전
2.1. 프로젝트 앙상블, 샌드박스를 통해 RWA와 CBDC의 융화 시도
홍콩은 이번 샌드박스를 통해 토큰화된 자산과 예금, 도매형 CBDC 간의 상호 운용성을 테스트할 예정이다. 이는 홍콩 금융 관리국이 이번 샌드박스 출범식에서 발표한 아래 목적으로부터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다.
토큰화된 자산의 활용 사례 연구
CBDC, 디지털 자산, 토큰화 예금 간 기술적 호환성 테스트
산업 벤치마크 설정을 위한 시범 사례 활용
실물 경제 자금 조달 문제 해결을 위한 활용 사례 장려
또한, 홍콩은 샌드박스 참여자들이 실제 비즈니스 시나리오에서 토큰화된 자산의 거래를 테스트해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 HKMA가 제시한 주요 비즈니스 시나리오는 크게 네 가지 분야로 1) 채권 및 투자 펀드, 2) 유동성 관리, 3) 녹색 및 지속 가능한 금융, 4) 무역 및 공급망 금융 등으로 나뉘며, 아래와 같은 블록체인의 장점을 활용한다.
투명성: 위 네 분야는 종종 불투명성과 신뢰 문제에 직면해왔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CBDC는 거래의 투명성을 보장하고, 분산 원장을 통해 거래 내역의 위변조를 방지할 수 있어 무형자산과 실물자산 거래의 신뢰도를 크게 향상 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채권과 같은 실물 자산과 탄소크레딧 분야에서 이러한 투명성은 더욱 중요하게 작용한다.
효율성: 전통 결제수단을 통한 실물 자산의 거래는 여러 중개자가 개입하는 복잡한 거래 구조로 인해 거래 체결과 결제가 완료되기까지의 과정이 비효율적이다. 반면,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화폐인 CBDC와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한 거래 시스템은 거래 프로세스의 자동화와 실시간 결제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거래 과정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 또한, 중개자의 역할을 줄여 거래 비용을 절감하고 빠르고 정확게 거래를 처리함으로써 토큰화된 실물자산의 거래의 효율성 또한 높일 수 있다.
안정성: 위 분야들은 안정적인 결제 시스템을 필요로 한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로, 주로 전통 화폐와 1:1로 가치가 페깅(pegging)되어 있으며 신뢰성 높은 결제 인프라를 제공하기 때문에 자산의 디지털화와 결제 시스템을 결합해 실물 자산과 무형 자산 거래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다.
이는 프로젝트 앙상블 샌드박스가 기존 증권 뿐만아니라 실물자산과 같은 다양한 비즈니스 분야와 CBDC를 융합시킴으로써 홍콩이 RWA와 CBDC 시장을 선도하는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2.2. 프로젝트 앙상블의 최종 목표 : CBDC로 이끄는 글로벌 금융 혁신
또한, 홍콩은 크로스보더 페이먼트 시스템 구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HKMA는 프로젝트 앙상블 샌드박스 참여 기업들이 CBDC를 통해 은행 간 결제와 송금에 대한 실험을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해당 프로그램에는 중국은행, 항셍은행, 스탠다드차타드은행(홍콩) 등 홍콩의 주요 은행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는 과거부터 이어진 노력인데, 홍콩은 과거에도 디지털 위안화(e-CNY) 파일럿 프로그램 시행을 통해 지역간 페이먼트 시스템의 가능성을 검증한 바 있다. 특히 과거 BIS 혁신 허브와 CBDC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태국 중앙은행, 아랍에미리트(UAE)와 지역간 CBDC 결제 프로젝트 또한 진행한 바 있다. 이번 샌드박스를 통해서는 도매형 CBDC(wCBDC)를 통해 기관간 페이먼트 시스템의 표준이 연구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번 샌드박스의 유동성 관리 분야에는 앤트 인터내셔널(Ant International)이 참여했다. 앤트 인터내셔널은 과거에도 전략적 협업을 통해 유럽 국가 간 페이먼트 솔루션을 고도화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HKMA는 프로젝트 앙상블 발표 이후 프랑스의 CBDC 플랫폼인 DL3S와 협력한다고 발표하며 중앙은행을 통해 국경 간 결제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상호 운용성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즉, 홍콩은 프로젝트 앙상블을 통해 크로스보더 페이먼트 시스템을 고도화하여 글로벌 금융 허브로 자리매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실질적으로 수 많은 국제 기업들이 참여하는만큼 샌드박스를 통한 단순한 테스트가 아닌 현실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3. 마치며
홍콩은 오랜 기간 1) 무형자산의 토큰화, 2) 실물자산(RWA)의 토큰화, 3) 실물 CBDC 발행 및 토큰화 자산과의 결합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중국, 태국, 유럽 등과 손잡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와 국제적인 테스트를 끊임없이 해왔다.
위에서 설명한 것 같이 '프로젝트 앙상블'을 통해 홍콩은 한 단계 더 나아갔다. 중국은행, 스탠다드차타드, 블랙록, 해시키 그룹 같은 금융·기술 분야의 핵심 기업들과 협력하며 디지털 금융의 기반을 탄탄히 다졌다. 이제 홍콩이 CBDC의 표준을 이끌고 RWA의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앞길이 평탄하지만은 않다. 특히 미국의 CBDC에 대한 반감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일부 주에서는 이미 CBDC 사용 금지법이 통과됐고, 연방 하원에서도 CBDC 발행 금지법이 나왔다.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이는 홍콩의 CBDC 기반 결제 시스템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데 제약이 될 수 있다. 게다가 각 기관과 기업, 정부 규제 사이의 복잡한 이해관계도 표준화 작업을 어렵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홍콩의 이번 도전은 의미가 크다. 아직 첫걸음이지만, 아시아 시장에서 많은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어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기대된다. 이를 통해 CBDC와 RWA 시장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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