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보고서는 타이거리서치에서 작성했으며, 펜들(Pendle)이 보로스(Boros)를 통해 변동성이 큰 펀딩 수수료를 기관투자자들을 위한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수익으로 전환하여 DeFi 파생상품을 혁신하는 방법을 분석했습니다.
TL;DR
기관들은 안정적인 수익률을 원해, 델타 중립 전략을 펼치지만 펀딩피 변동성의 제약이 큰 리스크가 있다.
펜들은 디파이 파생상품 분야의 선두주자로 펀딩피를 디파이 파생상품으로 만드는 보로스를 출시하여, 이러한 변동성을 최소화하고자 한다.
향후에는 암호화폐에서 전통금융(채권, 주식)으로 확대해 온체인 파생상품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1. DeFi 성공 뒤에 숨겨진 미개척 영역
지금까지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수많은 네러티브가 나왔지만 탈중앙화 금융(DeFi)과 파생상품 거래가 가장 강력한 제품-시장 적합성을 보여주었다.
이 중에서도 먼저 주목받은 것은 DeFi였다. Aave, Compound 같은 대출 프로토콜과 Uniswap 같은 탈중앙화 거래소에서 출발하여 수익 농사 메커니즘까지 계속해서 확대됐다. DeFi 프로젝트의 기능들은 전통 금융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들과 유사하지만 중앙화된 주체가 없어, 수 많은 참여자들이 물밀듯이 DeFi 생태계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DeFi 시장이 완전히 메인스트림에 접어들자, 자연스럽게 시장은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바로 파생상품 시장으로의 확장이다. 이는 전통 금융시장이 걸어온 길과 똑같다. 기존 금융시장에서도 파생상품은 현물 거래보다 훨씬 큰 거래량과 유동성을 만들어냈다. 지금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파생상품들이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자리잡고 있다.
2. DeFi 금융공학의 대표주자, 펜들(Pendle)
펜들(Pendle)은 이런 변화를 일찍이 알았다. 2021년 출시된 이후 구조화 파생상품을 DeFi에 가져온 선두 프로젝트가 바로 펜들이었다.
펜들은 가장 먼저 이자 창출 토큰(yield-bearing tokens)에서 원금과 수익률을 따로 떼어내는 상품을 내놨다. 타이밍도 좋았다. 스테이킹이 보편화되기 시작했고, 2023년에는 스테이킹과 에어드롭 기대감이 암호화폐 시장의 큰 화두가 되면서 펜들도 덩달아 관심을 받았다. 요즘에는 새로 나오는 프로젝트들이 수익률 전략을 짤 때 펜들을 기본적인 파트너십 주체로 당연시할 정도다.
메커니즘 자체는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성격이 완전히 다른 두 자산을 만들어낸다. 미래 가치를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PT)와 오직 이자 변동에만 베팅하는 자산(YT)이다.
이게 얼마나 큰 변화인지는 직접 써보면 안다. 과거 stETH나 rETH 같은 자산들은 그냥 스테이킹에 쓰인 징표였다. 하지만 지금은 훨씬 복잡하고 정교한 투자 전략의 재료로 변모했다.
예를 들어서, 앞으로 스테이킹 이자율이 오를거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는 YT를 사면 된다. 이는 시장 상황에 따라 최대 6배까지 레버리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반대로 안정적인 수익을 원한다면 할인된 원금에 해당하는 PT를 사서 미래 가치보다 두 자릿수나 싸게 살 수 있다.
중요한 점은 펜들이 DeFi에서 파생상품의 첫 발을 떼며, 블록체인 시장에서 본격적인 금융공학이 시작될 수 있는 토대를 깔았다는 것이다. 기관투자자들이나 쓰던 도구들을 누구나 쓸 수 있게 만든 것이다.
3. 보로스(Boros): 델타 중립 수익률의 새로운 해법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암호화폐 시장이 커지면서 기관투자자들은 암호화폐 시장에 더 큰 자본을 투입하고 수익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리테일 투자자들과 달리 이들의 최우선 목표는 안정적인 수익이다. 일반적으로는 이러한 전략을 달성하기위해 가격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델타 중립 포지션을 활용한다.
에테나(Ethena)가 좋은 예다. 현물 ETH를 보유하면서 동시에 선물에서 같은 금액만큼 숏 포지션을 잡는다. 한쪽에서 생긴 수익이 다른 쪽의 손실을 상쇄해서 가격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여도 포트폴리오 가치는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하지만 이는 항상 제로썸을 유지하지 않는다. 바로 펀딩피 때문인데, 상승장에서는 롱 포지션 투자자들이 숏 포지션 투자자들에게 펀딩피를 지불하기 때문에 에테나가 수익을 얻는다. 그러나 하락장에서는 반대로 에테나가 펀딩피를 지불해야 한다.
문제는 펀딩 수수료 흐름이 본질적으로 불안정하다는 점이다. 때로는 수익을 가져다주지만 때로는 지출을 요구한다. 이런 변동성은 에테나와 같이 델타 중립 전략으로 스테이블코인 USDe를 뒷받침하는 프로토콜들에게는 큰 부담이다.
보로스(Boros)는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 불안정한 펀딩 수수료 흐름을 고정되고 예측 가능한 수익으로 바꿔준다. 덕분에 기관투자자들이 암호화폐 시장에 자본을 확대 투입할 때 필요한 일관성을 제공한다.
4. 보로스는 어떻게 움직이는가?
보로스는 수익 단위(Yield Units, YU)를 기반으로 하는 파생상품을 도입했다. 해당 상품은 기초자산 가격에서 펀딩피 변동성을 분리해낸다. YU는 두 가지를 동시에 가능하게 한다. 펀딩피에 대한 방향성 베팅과 불안정한 펀딩피 흐름을 예측 가능한 수익원으로 바꾸는 것이다.
4.1. 수익 단위(YU): 구조와 목적
비트코인 펀딩피가 플러스든 마이너스든 상관없이 3개월간 연 8%의 고정 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반대로 다른 투자자는 펀딩피 변동에 직접 노출되는 것을 선호하며, 고정 수익을 지불하고서라도 그렇게 하려고 한다.
YU는 이 두 측면을 연결한다. 기초자산 가격 움직임과 무관하게 오직 펀딩피의 변동성만을 분리해서 거래할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1 YU-ETHUSDT-바이낸스' 상품은 만료일까지 바이낸스 무기한 선물에서 명목상 1 ETH 포지션에 대한 펀딩피 수익을 나타낸다. 이 상품을 구매하면 투자자는 실제로 ETH를 보유하지 않고도 해당 포지션과 연결된 펀딩피 변화에 따라 수익을 얻거나 손실을 볼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YU는 특정 거래소-자산 페어의 펀딩피를 독립적이고 거래 가능한 상품으로 바꿔놓는다.
4.2 내재 APR(Implied APR): 시장 기대치를 보여주는 가격 신호
YU 거래에서 핵심 개념은 내재 APR이다. 이는 만기까지 평균 펀딩피 수익률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를 나타내며, 현재 YU 가격에 반영되어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8만 달러라는 것이 해당 자산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반영하는 것처럼, YU-BTCUSDT의 내재 APR이 8%라는 것은 참가자들이 해당 기간 동안 비트코인 펀딩피가 연평균 8%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뜻이다.
간단히 말해서, 내재 APR은 선물 시장의 시장가격과 비슷한 기능을 한다. 현재 시점에서 시장의 합의된 관점을 반영하는 것이다.
4.3 롱/숏 포지션: 내재 수익률 vs 실현 수익률
YU 포지션은 선물 거래와 비슷하지만 롱과 숏의 동기는 다르다.
비트코인 선물 롱: 현재가 5만 달러 → 목표가 6만 달러 = 1만 달러 수익
YU 롱: 내재 APR 8% → 실제 APR 10% = 2% 수익 (롤: 내제 APR을 내고, 실제 APR을 받는다)
YU 롱 포지션은 "실제 펀딩피가 시장의 현재 기대치인 8%보다 높을 것, 예를 들어 10%가 될 것"이라는 믿음을 반영한다. 즉 이들은 내제 APR 8%에 해당하는 펀딩 피를 내고 실제 펀딩피에 해당하는 수익을 받는다. 이는 "비트코인 선물이 지금 5만 달러지만 6만 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롱 포지션을 잡는 것과 같다.
비트코인 선물 숏: 현재가 5만 달러 → 목표가 4만 달러 = 1만 달러 수익
YU 숏: 내재 APR 20% → 실제 APR 15% = 5% 수익 (숏: 내제 APR을 받고, 실제 APR을 낸다)
반대로 YU 숏 포지션은 "실제 펀딩피가 시장의 현재 기대치인 20%보다 낮을 것, 예를 들어 15%가 될 것"이라는 믿음을 반영한다. 즉 이들은 내제 APR 20%에 해당하는 펀딩 피를 받고 실제 펀딩피에 해당하는 비용을 낸다. 이는 "비트코인 선물이 지금 5만 달러지만 4만 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숏 포지션을 잡는 것과 같다.
정리하면, 비트코인 선물은 "현재 가격 vs 미래 가격"에 베팅하는 것이고, YU는 "현재 시장 기대치(내재 APR) vs 실현된 펀딩 결과(실제 APR)"에 베팅하는 것이다. 펀딩피는 8시간마다 리셋되기 때문에, 각각의 실현 펀딩피가 그 시점의 시장 기대치보다 높은지 낮은지에 따라 수익이 결정된다.
5. 델타 중립 전략에서 보로스 활용하기
기관투자자들에게 YU의 실질적인 용도는 무엇일까? 변동하는 펀딩피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에테나의 문제를 보로스가 어떻게 해결하는지 살펴보자.
에테나가 100 ETH로 델타 중립 전략을 운영한다고 가정해보자. 현물에서 100 ETH를 보유하면서 선물 시장에서 100 ETH를 숏한다. 이 구조의 핵심 문제는 펀딩피 변동성이다. 상승장에서는 숏 포지션이 펀딩피를 받지만, 하락장에서는 지속적으로 펀딩피를 지불해야 한다.
이런 노출을 안정화하기 위해 에테나는 내재 APR 10%로 '100 YU-ETHUSDT-바이낸스'를 추가로 숏 포지션을 잡는다. 이를 다시 설명하자면, 100 ETH에 해당하는 펀딩피를 고정으로 10%를 받는대신, 실제로 발생하는 펀딩피를 지불하겠다는 계약이다.
표에서 보듯이 선물에서 나오는 변동 펀딩피 수익이 보로스에서 지불하는 변동 펀딩피와 상쇄된다. 남는 것은 보로스에서 나오는 고정 10% 수익이다. 실제로 발생하는 펀딩피를 받아도 해당하는 펀딩피를 보로스 계약에서 내야하기 때문에 0으로 고정되고 고정된 10% 수익을 받는 것이다. 별도로 스테이킹 수익률(4%)과 합치면 에테나는 예측 가능한 총 14% 수익률을 달성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에는 트레이드오프가 있다. 기관투자자들은 이런 포지션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 마진을 배정해야 하고, 급격한 가격 변동은 청산 리스크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에테나 같은 투자자들은 견고한 리스크 관리 체계 안에서 YU를 사용해야 한다.
6. 펜들의 다음 목표: 전통 금융
에테나의 사례가 단일 델타 중립 전략에서 YU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보여주지만, 보로스의 잠재력은 훨씬 크다.
보로스는 현재 아비트럼에서 운영되며 바이낸스의 BTC와 ETH 무기한 시장과 하이퍼리퀴드의 ETH 시장을 지원한다. 그런데 기관투자자들은 델타 중립 전략을 단일 거래소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리스크를 관리하고 차익거래 기회를 잡기 위해 자산과 거래소를 다양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확장이 필수다.
이에 따라 보로스는 솔라나, BNB 같은 자산들을 추가하고 바이비트 같은 거래소들을 통합할 계획이다. 덕분에 투자자들의 펀딩피 시장 접근성이 넓어질 것이다. 하지만 펜들의 야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런 전략들이 기관투자자들에게만 국한될 가능성은 낮다. 보로스가 성숙해지고 다양화되면 정교한 개인 투자자들도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심지어 이런 전략을 직접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펀딩피는 시장 심리와 포지셔닝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결국 기관과 리테일 참여자 모두의 거래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펜들의 진짜 목표는 전통 금융과의 연결이다. 펜들은 LIBOR, 주택담보대출 금리, 채권, 주식 같은 벤치마크와 상품들을 포함시킬 계획을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접근 방식이다. 전통 금융이 암호화폐를 흡수하는 익숙한 패턴과 달리, 펜들은 반대로 암호화폐의 기술적 구조를 활용해서 전통 금융 상품들을 온체인에서 재구성하려고 한다.
이런 펜들의 확장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기관투자자들의 참여가 늘어나고 더 정교한 전략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시장에서 펜들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더 의미 있는 것은 펜들이 단순히 전통 금융의 변화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의 미래를 직접 만들어가는 리더로 부상할 잠재력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이는 충분히 인정받을 만한 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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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claimer
이 보고서는 펜들으로부터 일부 원고료 지원을 받았으나,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독립적인 조사를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보고서의 결론과 권고사항, 예상, 추정, 전망, 목표, 의견 및 관점은 작성 당시의 정보를 바탕으로 하며 예고 없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이에 당사는 본 보고서나 그 내용을 이용함에 따른 모든 손실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며 정보의 정확성, 완전성, 그리고 적합성을 명시적으로나 암시적으로 보증하지 않습니다. 또한 타인 및 타조직의 의견과 일치하지 않거나 반대될 수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정보 제공의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법률, 사업, 투자, 또는 세금에 관한 조언으로 간주되어서는 안 됩니다. 또한 증권이나 디지털 자산에 대한 언급은 설명을 위한 것일 뿐, 투자 권고나 투자 자문 서비스 제공을 제안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자료는 투자자나 잠재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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