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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If: 업비트와 빗썸이 자체 체인을 출시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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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If: 업비트와 빗썸이 자체 체인을 출시한다면?

4가지 시나리오로 살펴본 가능성과 현실

본 보고서는 Tiger Research가 작성했으며, 글로벌 거래소들의 자체 체인 출시 트렌드를 배경으로 업비트와 빗썸의 체인 구축 가능성과 예상 시나리오를 분석했습니다.


TL;DR

  • 글로벌 주요 거래소들은 자체 체인을 출시하며 새로운 수익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업비트와 빗썸 역시 이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가능한 시나리오는 네 가지다. OP 스택 기반 레이어2, 원화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한국 시장의 유동성 특수 활용, 그리고 비상장 주식 토큰화. 각각 한국만의 시장 환경을 반영한 차별화된 접근이 될 수 있다.

  • 물론 규제 제약과 기술적 복잡성은 여전히 큰 걸림돌이다. 단기간 내 실현은 쉽지 않다. 그러나 거래량 감소와 글로벌 경쟁 심화 속에서, 두 거래소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1. READY, SET, LAUNCH: 거래소 자체 체인 경쟁의 시작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본격적으로 블록체인 인프라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코인베이스(Coinbase)의 베이스(Base), 크라켄(Kraken)의 잉크(Ink), 그리고 최근 로빈후드(Robinhood)까지 가세하며 경쟁 구도는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이러한 치열한 경쟁의 배경에는 기존 수수료 기반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가 자리하고 있다. 거래소의 수수료 기반 모델은 암호화폐 산업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검증된 수익원이지만, 시장 상황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적 특성상 수익 다각화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과거에는 거래소들이 각자의 관할 규제권 내 제한된 범위에서 경쟁했다면, 이제는 경쟁 무대가 글로벌 차원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또한 탈중앙화 거래소(DEX)가 한때 25%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중앙화 거래소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동시에 암호화폐 산업의 제도권 편입이 가속화되면서, 거래소 입장에서는 단순 거래 중개를 넘어 블록체인 인프라를 활용한 파생 비즈니스 기회가 빠르게 열리고 있다. 결국 이러한 변화들이 맞물리며, 거래소들의 자체 체인 경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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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What If: 업비트, 빗썸이 자체 체인을 출시한다면?

글로벌 거래소들이 앞다투어 자체 체인을 출시하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드는 질문은 “한국의 주요 거래소, 업비트(Upbit)와 빗썸(Bithumb)도 가능성이 있을까?”이다. 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이들 거래소들이 처한 현재 상황과 그간의 시도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국은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원화(KRW) 거래량은 법정화폐 기준으로 달러(USD)에 이어 글로벌 2위를 기록하며, 때로는 달러를 앞지르기도 한다. 단일 국가의 사용자만으로 이 정도 거래량을 만들어내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이런 시장 환경 덕분에 업비트와 빗썸은 자산 총액 5조 원을 넘나드는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Source: The Block

하지만 이 견고해 보이던 구조도 변화하고 있다. 2021년 거래량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두 거래소의 거래량은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국내 사용자들이 바이낸스(Binance), 바이비트(Bybit) 등 글로벌 거래소나 탈중앙화 거래소(DEX)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 거래소가 한국의 유동성 특수에만 의존할 수 없는 환경이 다가오고 있음을 의미한다.

거래소들도 이런 변화를 감지하고 있었다. 업비트와 빗썸 모두 글로벌 진출을 위한 해외 지사 설립과 사업 다각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해외에서 '한국 거래소'라는 브랜드만으로는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가 어려웠다. 또한 플랫폼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했지만, 대부분 거래소 본연의 경쟁우위(Unfair Advantage)와는 거리가 멀어 뚜렷한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물론 규제 당국의 제재도 사업 다각화에 제약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친암호화폐 정책으로 글로벌 규제 환경이 개선되면서, 거래소들도 새로운 성장 전략을 더 적극적으로 모색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업비트와 빗썸의 자체 체인 출시도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옵션이다.

만약 이들이 자체 체인을 출시한다면 과거와는 다른 결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대규모 사용자 기반과 풍부한 유동성이라는 거래소 본연의 강점을 직접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시장 고유의 특성까지 더해진다면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충분하다.

예상 시나리오 1: OP 스택 기반의 레이어2 구축

이들 거래소가 자체 체인을 구축한다면, 레이어1보다는 레이어2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가장 큰 이유는 개발 복잡도와 필요한 리소스 규모 때문이다. 레이어1 개발과 운영에는 막대한 자원이 필요하다. 심지어 롤업 서비스로 진입 장벽이 낮아진 레이어2에서도 상당한 전문 인력이 요구되는데, 크라켄의 잉크 프로젝트에만 약 40여 명의 개발자가 투입된 사실이 이를 잘 보여준다. 거래소 입장에서 이러한 인프라를 독자적으로 구축하고 운영하는 것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또한 이들의 목적은 인프라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플랫폼 비즈니스에 있지, 높은 성능의 인프라 구축 자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규제 리스크까지 더해진다. 레이어1은 네이티브 토큰 발행이 필수이지만, 한국의 규제 환경에서 토큰 발행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당국의 제재 가능성도 크다. 이 때문에 코인베이스가 채택한 것처럼 네이티브 토큰 발행 없이도 운영 가능한 레이어2 모델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Source: Optimism, Tiger Research

레이어2 개발에는 여러 스택이 존재하지만, 현재 글로벌 거래소들이 사실상 표준처럼 채택한 것은 옵티미즘(OP) 스택이다. 코인베이스의 베이스와 크라켄의 잉크가 모두 이를 기반으로 구축되며, 거래소형 레퍼런스 모델로 자리 잡았다. 로빈후드는 예외적으로 아비트럼을 선택했는데, 이는 전략적 목적이 달랐기 때문이다. 코인베이스와 크라켄이 상호운용성을 앞세워 넓은 생태계 확장을 추구한 반면, 로빈후드는 자사 금융 서비스를 온체인화하는 데 집중했기에 커스터마이징 유연성이 큰 아비트럼이 더 적합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업비트와 빗썸은 코인베이스와 유사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두 거래소 모두 기존 수수료 중심 모델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해 대규모 사용자 기반을 활용한 온체인 서비스로 확장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개방성과 상호운용성이 핵심이다. 따라서 업비트와 빗썸이 자체 체인을 출시한다면, 가장 가능성이 높은 선택지는 OP 스택 기반의 퍼블릭 레이어2일 것이다.

예상 시나리오 2: 원화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업비트와 빗썸이 자체 체인을 출시하는 또 다른 시나리오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한 전용 인프라 구축이다.

Upbit’s KRW Stablecoin Trademark, Source: KIPRIS

실제로 두 거래소 모두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비트와 빗썸은 각각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을 출원했으며, 특히 업비트는 국내 1위 간편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Naver Pay)와 협력해 원화 스테이블코인 진출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 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업비트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네이버페이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업비트가 이를 위한 블록체인 인프라를 제공하는 구조다. 이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거래소가 자기 또는 특수관계자가 발행한 가상자산의 매매 및 그 밖의 거래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Source: Circle

이 경우 핵심은 스테이블코인에 최적화된 전용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실생활 결제나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 등을 추가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구현하고, 네트워크의 가스비를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지불하는 구조를 설계할 수 있다. 이는 USDC의 아크 네트워크(Arc Network)와 유사한 모델로, 모든 거래가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생태계를 지향한다. 이런 구조는 사용자에게 안정적인 비용 구조를 제공하며, 동시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실질적 수요를 창출해 지속적인 활용 기반을 만들 수 있다.

다만 기술적 제약은 존재한다. 옵티미즘은 기본적으로 이더리움을 가스비로 사용하며 커스텀 가스 토큰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아비트럼 기반 레이어2나,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네이티브 토큰으로 삼는 레이어1 구축이 더 적합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예상 시나리오 3: 한국의 유동성 특수를 활용한 전략

업비트와 빗썸이 시도할 수 있는 플레이 중 하나로, 한국의 유동성 특수를 활용하는 것이다. 현재 한국은 법정화폐 기준 글로벌 2위를 기록하는 등 막대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 유동성은 거래소 내부 시스템에만 머물고 있다.

거래소는 예치 자산을 기반으로 upBTC, bbBTC와 같은 래핑 토큰을 발행할 수 있다. 코인베이스의 cbBTC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러한 래핑 토큰은 다른 체인에서도 활용될 수 있지만, 거래소가 앱 내에서 원클릭 연동 같은 편의성을 제공한다면 사용자는 굳이 외부로 이동하지 않고 거래소가 구축한 체인 안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풍부한 유동성을 활용하려는 프로젝트 팀들이 해당 체인을 선택할 이유가 생기고, 생태계는 활성화되며 거래소는 인프라 기반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나아가 래핑 토큰을 활용해 직접 렌딩 등 부가적인 비즈니스 모델도 직접 시대해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예상 시나리오 4: 비상장 주식(Pre-IPO) 토큰화 시장 진출

업비트와 빗썸이 선택할 수 있는 또 다른 전략은 비상장 주식 토큰화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이미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통해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며 경험을 쌓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매수자와 매도자를 연결하는 P2P 거래 모델에 머물러 있다. 거래 성사율이 낮고 유동성도 제한적이라는 구조적 한계가 뚜렷하다.

Source: Ustockplus

자체 체인을 기반으로 비상장 주식을 토큰화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토큰화된 주식은 유동성 풀이나 마켓메이커를 통해 상시 거래될 수 있으며, 소유권 이전도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해 자동화되고 투명하게 처리된다. 단순한 거래 효율 개선을 넘어, 체인 위에서 자동 배당, 조건부 거래, 프로그래머블 주주권 행사 같은 기능까지 구현할 수 있어 기존 증권 시스템으로는 불가능했던 금융 상품 설계가 가능해진다.

최근 네이버가 두나무의 증권플러스 비상장 지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업비트가 체인 인프라를 제공하고 네이버가 플랫폼 운영과 실물 주식 관리를 담당하는 구조라면, 규제 환경상 현실적인 분업 모델이 될 수 있다. 즉, 거래 인프라와 증권 관리 역할을 분리함으로써 제도적 리스크를 줄이고, 기존 서비스의 한계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토큰화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것이다.

3. 마치며

만약, 업비트와 빗썸이 자체 체인을 출시한다면 어떤 모습일지 여러 시나리오를 살펴봤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넘어야 할 벽이 많다. 가장 큰 제약은 규제다. 한국은 포지티브 규제 방식을 따르기 때문에, 법령에 명시되지 않은 서비스는 쉽게 도입하기 어렵다. 두 거래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서 규제 부담은 한층 커졌고, 베이스의 제시 폴락(Jesse Pollak)처럼 웹3 네이티브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여기에 기술적 복잡성까지 겹치면서, 단기간에 자체 체인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시도할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 국내 거래량은 2021년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글로벌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기존 수수료 중심 모델만으로는 성장 한계가 분명하고, 지금까지의 수익 다각화 시도 역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며, 자체 체인을 구축하는 과감한 실험은 그 한 축이 될 수 있다. 이는 두 거래소가 가진 사용자 기반과 유동성이라는 경쟁우위를 살릴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사업 다각화 전략이 될 수 있다.

더불어, 이러한 가능성이 현실로 이어지려면 규제 당국의 태도 변화가 뒷받침돼야 한다.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정책적 지원과 제도적 유연성이 확보된다면, 업비트와 빗썸은 보다 적극적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실험을 전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두 거래소의 성장을 넘어 국내 블록체인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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