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L;DR
최근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미국 및 유럽 정부 당국의 규제 압박 및 기소로 인해 자국 내 사업이 어려워짐에 따라, 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바이낸스가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실제 1) 동남아시아, 2) 동아시아 중심으로 인력 채용도 다수 이루어지는 등 강한 사업 진행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아시아 지역은 중위연령이 낮은 젊은층(30세 이하) 중심으로 가상자산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가상화폐 친화적인 정책이 기대되는 시장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아시아 시장 중심으로 활발한 진출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들어가며
최근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아시아 시장으로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실제로 바이낸스의 2023년 상반기 지역별 채용공고 수를 확인해 보면, 아시아 인력 채용 비율이 약 36%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바이낸스는 아시아 중에서도 동남아시아, 동아시아 순서로 공격적인 시장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해당 지역의 인력 채용 비율은 아시아 전체의 약 90%을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해당 지역이 젊은층 중심으로 가상화폐에 높은 관심도를 보이고 있고, 가상화폐 친화적인 정책이 기대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바이낸스는 중앙아시아, 남아시아 지역에서도 채용을 진행하는 등 꾸준히 진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엄격한 과세 정책 등으로 잠시 주춤하는 상태인 것으로 확인된다.
동남아시아
바이낸스에서 동남아시아 국가 중 가장 많은 채용을 진행한 국가는 ‘싱가포르’이며 약 68%에 해당한다. 그 다음으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모두 비슷한 비율을 보여준다.
싱가포르 🇸🇬
아시아 금융허브 싱가포르는 선진국 중에서도 가장 발빠르게 블록체인 분야에 뛰어든 국가이다. 바이낸스는 일찍부터 싱가포르의 매력적인 시장성을 높게 보고 2018년 4월 6일 싱가포르 내 별도 법인을 설립한 이력이 있다.
이후 2020년 1월 28일 부 싱가포르 내 가상화폐 기업을 규제하는 ‘지급서비스법(Payment Services Act)’이 발효되며 싱가포르 내 가상화폐 규제 수준은 높아지게 되었고, 싱가포르의 엄격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바이낸스는 싱가포르 내 사업을 철수할 수밖에 없었고 2022년 2월 13일 부 완전한 서비스 중단을 발표하였다.
다만 바이낸스는 철수 이후에도 싱가포르 내 채용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규제 관련 채용도 활발한 점을 미루어보아 싱가포르 시장 진출에 대한 시도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2022년 11월 싱가포르 내 기업 고객을 위한 바이낸스 커스터디 사업이 ‘Ceffu’로 리브랜딩되었고, 최근 2023년 3월에는 싱가포르 내 서비스 운영을 위한 라이센스 신청이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된다.
태국 🇹🇭
태국은 가상자산 시장이 활성화된 국가 중 하나이다. 최근에는 동남아시아 중에서도 가장 많은 가상화폐 거래량이 발생하며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기도 하다.
바이낸스는 비공식적으로 태국 사용자를 대상으로 가상화폐 거래소를 운영해왔다. 다만 태국 규제 당국 승인 없이 운영되다 보니 2022년 4월에 이르러 결국 태국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경고 서한을 받게 되었다. 이때부터 바이낸스는 본격적으로 태국 내 공식적인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였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바이낸스는 2022년 4월부터 태국 인력 채용을 시작하였다. 또한 같은 해 5월에는 태국 합작회사 CFO 채용을 진행하는 등 현지 법인과 파트너십을 통한 시장 진출 방법을 택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후 바이낸스는 태국 기반의 걸프 이노바(Gulf Innova)와의 합작 투자를 통해 걸프 바이낸스(Gulf Binance)를 설립하였고, 현재 태국 가상자산 사업자 라이센스 취득까지 마쳐 2023년 4분기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앞으로 글로벌 최대 가상화폐 거래량을 자랑하는 바이낸스의 공식적인 시장 진출을 통해 태국 내 가상자산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베트남 🇻🇳
베트남은 국민의 21%가 가상화폐를 선호할 정도로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은 국가이다. 하지만 베트남은 법적으로 거래소를 인정하고 있지 않으며, 정부와 중앙은행 모두 가상화폐를 공식 화폐로써 인정해주고 있지 않다. 다만 공식적인 입장이 없을 뿐 암암리에 P2P 기반 가상화폐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것으로 확인된다.
따라서 바이낸스도 베트남 내 가상화폐 거래소 서비스를 출시하기 보단, 현지 사정에 맞춰 법정화폐(VND)를 통해 가상화폐를 구매할 수 있는 P2P 서비스를 2020년에 출시해 운영하고 있는 상태이다. 현지 인터뷰 결과, 현재 베트남 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가상화폐 P2P 거래 서비스는 바이낸스 P2P 플랫폼이며, 조금씩 베트남 내 영향력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인도네시아 🇮🇩
인도네시아는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와 마찬가지로 가상화폐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는 국가 중 하나이다. 실제로 인도네시아의 고소득 인구 중 약 41% 가량이 가상화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바이낸스는 인도네시아 내 시장 진출 전략을 두고 두 가지 방안을 염두해둔 것으로 판단된다. 첫 번째 방안으로 현지 법인과 파트너십을 통해 신규 가상화폐 거래소를 설립하는 것이다. 실제로 바이낸스는 2021년 12월 인도네시아 최대 통신사 텔콤(Telkom)의 투자 자회사 MDI 벤쳐스(MDI Ventures)와 함께 가상화폐 거래소 설립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방안은 인도네시아 내 가상자산 라이센스를 보유한 현지 거래소를 인수해 직접 운영하는 방식이며, 2020년 5월 인도네시아 거래소 토코크립토(TokoCrypto)에 투자를 진행한 이력이 있다.
바이낸스는 2023년 5월 인도네시아 현지 가상화폐 거래소인 토코크립토(TokoCrypto)를 인수하였고, 두 가지 방안 중 현지 거래소를 직접 인수해 운영하는 방식으로 노선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FTX 사태 등 크립토 윈터를 지내며 타격을 입은 가상자산 거래소가 저렴한 가격에 매물로 나와 급물살을 타게 된 것으로 추측된다.
마치며
위와 같이 바이낸스는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동남아시아 시장으로의 진출 시도가 눈에 띄며, 실제 해당 지역 내 채용도 다수 이루어지고 있다. 바이낸스의 시장 진출 전략도 흥미로운데, 각 국가 현지 사정에 맞추어 다양한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 예를 들어, 1) 현지 지역 법인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신규 가상자산 거래소를 설립하거나, 2) 가상자산 라이센스를 보유한 기존 가상자산 거래소를 인수하거나, 3) 직접 가상자산 거래소를 설립하는 다양한 형태를 보여준다. 동남아시아 지역은 젊은층 중심으로 가상자산에 높은 관심도를 보이고 있고, 가상화폐 친화적인 정책이 기대되는 시장이기 때문에 앞서 소개한 국가 외 다른 동남아시아 시장으로도 활발하게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편에서는 동아시아 국가 중심으로 바이낸스가 어떻게 진출해 있고, 어떠한 계획을 갖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