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보고서는 Tiger Research가 작성했으며, 멀티체인 파편화를 기회로 전환하는 에버클리어의 클리어링 인프라를 분석했습니다.
TL;DR
인프라 경쟁이 지속되며 블록체인 생태계는 유동성 분산과 높은 수수료 문제에 직면해 있다. 체인 추상화 솔루션들이 등장했으나 비효율성은 해결되지 않았다. 비용 부담이 브릿지에서 솔버로, 다시 거래소로 전가될 뿐이다.
에버클리어는 전통 금융의 클리어링 방식으로 거래를 상계해 불필요한 자산 이동을 제거한다. 유동성 솔루션 라이노파이는 리밸런싱 비용을 97% 줄이고 정산 시간을 수일에서 30분으로 단축했다. 검증된 효율성에 힘입어 에버클리어의 거래량은 연초 대비 100배 성장해 누적 20억 달러를 돌파했다.
핵심은 파편화가 심해질수록 에버클리어의 가치가 커진다는 점이다. 체인이 늘수록 상계 가능한 거래가 많아지는 구조이며, 최근 스테이블코인까지 체인별로 파편화되면서 그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1. 블록체인 인프라 홍수 시대, 늘어나는 비효율성
2025년 블록체인 인프라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다. 최근 스트라이프(Stripe)의 템포(Tempo), 서클(Circle)의 아크(Arc)는 물론, 업비트(Upbit)나 로빈후드(Robinhood) 같은 가상자산 거래소까지 자체 인프라 구축에 뛰어들면서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그러나 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태계 전반의 구조적 비효율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파편화다. 각 플레이어가 서로 다른 체인을 구축하면서 현재 블록체인 산업에는 400여 개가 넘는 체인이 존재하게 되었다. 이러한 파편화된 환경에서는 세 가지 문제가 동시에 발생한다. 첫 번째로, 유동성이 체인별로 분산되어 자본 효율성이 떨어진다. 두 번째로, 운영 복잡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체인 간 자산 이동 시 브릿지를 거쳐야 하며 이 과정에서 높은 수수료가 발생한다. 에버클리어(Everclear) 팀의 리밸런싱 대시보드에 따르면, 특정 체인 간 이동 수수료는 300bps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체인 추상화(Chain Abstraction) 기술이 이 문제를 해결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사용자 경험은 개선되었지만, 비효율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뜨거운 감자처럼 다른 곳으로 전가되었을 뿐이다. 브릿지(Bridge)는 솔버(Solver)에게, 솔버는 거래소나 마켓메이커에게 부담을 떠넘긴다. 이 모든 비용은 결국 수수료나 슬리피지 형태로 최종 사용자에게 돌아온다. 인프라 경쟁이 단기적으로는 혁신을 자극했을지 몰라도, 지나친 파편화는 산업 전반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제약하고 있다.
2. 에버클리어(Everclear): 자산 이동, 이제는 상계로 퉁 치자
에버클리어(Everclear)는 현 멀티체인 환경의 구조적 비효율성에 대해 가장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솔루션을 제시한다. 지난 리포트에서 소개했듯이, 핵심은 전통 금융의 클리어링(Clearing) 개념을 블록체인에 도입하는 것이다. 클리어링은 다수의 거래를 상계(Netting)하여 실제 자산 이동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결과적으로 비용을 줄이고 운영 효율성을 높인다. 쉽게 말해, 수많은 자금 이동을 “퉁쳐서 정리”하는 개념이다.
에버클리어의 클리어링은 암호화폐 생태계 전반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는데, 대표적으로 솔버, 브릿지, 마켓 메이커들이 에버클리어를 통해 자금을 리밸런싱한다.
현재 크로스체인 거래에서 인텐트 브릿지는 사용자 의도를 전달받고, 솔버는 이를 이행한다. 솔버는 각 체인별로 자산을 관리하며 수요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리밸런싱해야 한다. 이더리움에서 솔라나로 USDC 교환 요청이 늘어나면 솔라나 측 재고가 고갈되고, 솔버는 솔라나에서 자산을 옮겨와야 한다. 에버클리어는 이 과정에서 리밸런싱을 돕고, 상계를 통해 불필요한 자산 이동을 제거한다.
거래소와 마켓메이커도 같은 문제를 겪는다. 거래소는 다양한 체인 입출금을 지원해야 한다. 바이낸스는 USDT 출금만 해도 17개 이상의 체인을 지원한다. 특정 체인에서 자산이 부족해지면 다른 체인에서 끌어와야 한다. 마켓메이커도 멀티체인 환경에서 포지션 유지를 위해 끊임없이 리밸런싱한다.
잠재력은 데이터로 입증된다. 에버클리어에 따르면, 2024년 디파이 크로스체인 거래량의 80% 이상이 상계 가능한 것으로 확인된다. 대부분의 자산 이동이 클리어링으로 대체 가능하다는 의미다. 상계를 통해 리밸런싱의 횟수와 규모를 동시에 줄이고, 자본을 체인별로 과잉 배치할 필요성도 낮출 수 있다.
실제 효과는 이미 검증되고 있다. 크로스체인 유동성 솔루션 라이노파이(Rhino.fi)는 에버클리어 도입 후 5주 만에 1,290만 달러 규모의 거래를 처리하며 리밸런싱 비용을 97% 절감했다. 정산 시간도 기존 8시간~7일에서 30분으로 단축되었다. 0.2bps에 불과한 클리어링 수수료가 이러한 극적인 효율 개선을 가능하게 했다.
시장 채택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여러 서비스가 에버클리어를 클리어링 레이어로 채택했다. 라이노파이 외에도 여러 주요 프로토콜이 에버클리어 기반으로 전환했으며, 업계에서는 최대 10배 수준의 운영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멀티체인 시대의 자본 효율성과 운영 안정성을 동시에 해결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3. 에버클리어, 스테이블코인 시대의 비자(VISA)를 향해
에버클리어의 가능성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스테이블코인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서,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히 트레이딩을 위한 매개통화를 넘어 실생활 결제 수단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졌고, 스테이블코인의 거래 빈도와 규모는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스테이블코인이 확산될수록 파편화도 함께 심화된다는 점이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만 보더라도 USDT, USDC, USAT, PYUSD, MUSDC 등 다양한 사업자가 발행하며, 각각이 서로 다른 블록체인 위에서 유통되고 있다. 여기에 유로, 엔화, 원화 등 로컬 스테이블코인까지 더해지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바로 이 지점에서 에버클리어의 가치가 드러난다. 과거 비자(VISA)가 파편화된 결제 시스템을 비자넷(VisaNet)으로 통합해 결제 산업을 혁신했듯, 에버클리어는 파편화된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에서 상계, 그리고 청산을 담당할 수 있다. 단순히 거래를 모아 상계하는 수준을 넘어, USDC나 USDT 같은 기축 스테이블코인으로 일괄 정산하거나 컨소시엄 기반 토큰을 발행해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에버클리어는 스테이블코인 결제 생태계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을 잠재력이 크다. 과거 비자가 글로벌 결제 혁신을 이끌며 막대한 가치를 창출했듯, 에버클리어 역시 유사한 성장 궤적을 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4. 더 파편화될수록, 더 강력해지는 에버클리어
멀티체인 생태계의 파편화는 에버클리어에게 기회다. 체인 수가 늘어날수록 교차 이동은 더욱 복잡해지고, 이를 정리할 필요성도 커진다. 에버클리어는 현재 23개 체인을 지원하며, 연내 40개 이상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파편화가 심해질수록 자산 이동을 조율하고 정산하는 에버클리어의 역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성장세가 이를 입증한다. 에버클리어의 월간 거래량은 2025년 초 대비 100배 증가했으며, 총 거래량은 20억 달러에 달한다. 현재 브릿지와 디파이 프로토콜을 중심으로 채택이 이뤄지고 있으며, 여러 마켓 메이커와도 협력 중이다. 향후 중앙화 거래소로의 확장도 계획하고 있다.
시장 잠재력도 충분하다. 현재 크로스체인 연간 거래량은 약 6,0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며, 이 중 일부만 처리해도 의미 있는 수익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본격화되고, RWA(Real World Asset)까지 온체인으로 전환된다면 시장 기회는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이다.
결국 체인과 자산이 늘어날수록 유동성은 더 파편화되지만, 그만큼 이를 정리해줄 클리어링 인프라의 필요성도 함께 커진다. 파편화 자체가 에버클리어의 가치를 높이는 구조, 바로 이 네트워크 효과가 에버클리어의 전략적 우위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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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보고서는 에버클리어(Everclear)로부터 일부 원고료 지원을 받았으나,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독립적인 조사를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보고서의 결론과 권고사항, 예상, 추정, 전망, 목표, 의견 및 관점은 작성 당시의 정보를 바탕으로 하며 예고 없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이에 당사는 본 보고서나 그 내용을 이용함에 따른 모든 손실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며 정보의 정확성, 완전성, 그리고 적합성을 명시적으로나 암시적으로 보증하지 않습니다. 또한 타인 및 타조직의 의견과 일치하지 않거나 반대될 수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정보 제공의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법률, 사업, 투자, 또는 세금에 관한 조언으로 간주되어서는 안 됩니다. 또한 증권이나 디지털 자산에 대한 언급은 설명을 위한 것일 뿐, 투자 권고나 투자 자문 서비스 제공을 제안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자료는 투자자나 잠재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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