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L;DR
홍콩은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차이나 리스크'는 남아있는 상황이다.
VATP 라이선스 취득을 위한 주요 요건은 일반적인 금융업 라이선스 취득 요건 수준과 유사하나, 투자자 보호를 위한 높은 수준의 코인 상장 기준 등은 투자의 매력을 낮추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제 혜택은 별도로 제공하고 있지 않으나, 기존 조세 제도가 아시아 내에서는 최저 수준으로 글로벌 사업 거점으로 적합한 환경을 갖고 있다.
적극적인 홍콩의 모습, 과연 진입할 매력이 있을까?
지난 리포트에서 다룬 것과 같이 최근 홍콩은 블록체인 시장에 대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외에도 많은 국가가 블록체인 시장을 주목하고 있는데, 현재 아시아에서 블록체인 시장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주요 국가로는 홍콩, 싱가포르, 두바이가 대표적이다. 이들 국가는 모두 기본적으로 새로운 시장에 개방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으나, 각자 다른 규제와 정부 방침을 적용하고 있다.
이 때 각 국가별 1) 정부 방침 히스토리, 2) 가상자산사업자(이하, VASP) 제도, 3) 법인세 등 세제 혜택에 따라 사업이 큰 영향을 받을 수 있기에 아시아에서 사업을 확장하고자 하는 웹3 프로젝트는 해당 요소를 면밀히 고려하여 본사 위치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이번 리포트에서는 홍콩, 싱가포르, 두바이 중 홍콩 블록체인 시장의 주요 요소를 분석하여 홍콩으로의 프로젝트 이전을 고려하는 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정부 방침 히스토리: 디지털 금융 허브로 재도약
홍콩과 중국은 역사적으로 뗄 수 없는 관계이다. 1997년에 영국으로부터 중국에 반환된 홍콩은 중국 정부로부터 정치, 경제, 사회 분야의 독립성을 50년 동안 보장하는 ‘일국양제(一國兩制, One Country Two Systems)' 체제를 약속받았다. 그러나 최근 중국은 홍콩의 선거제를 개편하는 등 다양한 통제 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통제들로 인해 홍콩은 세계 경제자유도 평가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일명 ‘차이나 리스크'가 부각되자 기업들은 홍콩을 안전한 금융 중심지로 여기지 않고 계속해서 이탈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홍콩은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인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홍콩 증권선물위원회(이하, SFC)는 6월 1일부터 가상자산거래플랫폼(Virtual Asset Trading Platform 이하, VATP) 신청을 받고 있으며, 정부는 웹3 부문에 예산을 배정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홍콩은 적극적인 전략을 통해 디지털 금융 허브로 재도약할 뿐만 아니라, 중국 본토에서의 가상자산 거래를 위한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차이나 리스크'가 홍콩 내에 잔존하고 있는 점은 유의해야 할 것이다.
VASP 라이선스 요건: 몇 가지 난관이 예상되는 요건들
현재 홍콩은 리테일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VATP 신청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상자산서비스제공자(Virtual Asset Service Provider 이하, VASP)는 VATP를 포함하는 큰 개념으로, 현재 홍콩 내에는 VASP 체제 하에서 규제되는 유일한 가상 자산 관련 서비스는 VATP뿐이다. 홍콩 내 VATP는 2가지 관련 법안, 1) 증권선물법(Securities and Futures Ordinance, 이하 SFO), 2) VASP 대상 자금세탁방지 및 테러자금조달방지 (Anti-Money Laundering and Counter-Terrorist Financing Ordinance for VASP, 이하 AMLO VASP) 관련 법안을 모두 충족해하며 아래와 같은 항목들을 준수해야한다.
1) 최소 자본금
최소 500만 홍콩 달러 이상의 자본금을 유지해야하며, 유동 자본이 300만 홍콩 달러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해당 기업은 자사의 급격한 유동 자본의 변화 등 이상 신호가 확인될시 SFC에 신고해야 한다.
2) 운영 위원회 기준
비즈니스, 보안 등 주요 부분의 자사 고위 경영진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구성하고, 해당 위원회의 기반이되는 가상자산의 승인 및 검토 기준을 정립하여 자사의 웹사이트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또한 해당 위원회에서 결정된 사항은 이유와 함께 문서화 해야한다.
3) 책임자 지정
자격을 갖춘 최소 두 명의 책임자(Responsible Officer, 이하 RO)가 요구되며 해당 책임자는 세 가지 옵션 중 하나를 만족해야 하며, 각 옵션마다 요구하는 정도는 다르다. 공통된 내용으로 1) 지정된 분야에서의 경력 혹은 학위를 요구하며, 2) 최근 경력 중 최소 업계 경력이 있어야 하며 3) 경영지원과 같은 일반적인 전사 관리를 제외한 2년 이상의 관리 경험을 요하며 4) HKSI에서 시행하는 자격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4) 토큰 상장 기준
모든 토큰이 상장될 수 없으며, SFO에 따른 ‘증권’에 속하지 않은 비증권형 토큰만 상장할 수 있다. 또한 토큰의 유동성을 보장하기 위해 최소 2개 이상의 서로 다른 지수에 포함된 대형 토큰만이 상장될 수 있다. 하지만 특정 토큰이 지수에서 벗어났다고 해당 토큰 거래를 자동으로 정지시킬 필요는 없으며 고객들이 거래에 불리함이 있는지를 평가해야 하여 판단해야 한다.
5) 거래 자격 평가
홍콩 내 거주민만 거래할 수 있도록 IP 우회 차단 방지 등의 방책을 세워야하며, 고객이 계좌를 개설하기 전에 가상자산 투자자의 지식을 평가해야 한다. 해당 기준은 명확하지 않지만 가상 자산에 대한 교육, 사전 거래 여부를 확인해야한다. 또한 고객의 재정 상황과 투자 목표 등을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기준들은 일반적인 증권 거래 이전에 사전 확인하는 항목과 유사하다.
6) On/Off Ramp
법정화폐로 암호화폐를 구입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홍콩 규제 당국은 각 은행에 적극적인 지원을 요구한 상황이다. 현재 스테이블 코인의 경우 홍콩 금융관리국(Hong Kong Monetary Authority, 이하 HKMA)에서 규제 대상이 되기 전까지는 사용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24년까지 HKMA에서 관련 규제를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향후에는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항목 요약 정리
VATP 라이선스를 취득하기 위한 항목들은 주로 투자자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한 해당 항목들은 일반적으로 금융업 라이선스 취득 요건과 유사한 수준으로 보이나, 몇 가지 특이점을 확인할 수 있다. 바로 1) 토큰 상장 기준에 충분한 유동성을 파악하기 위해 지수를 판단한다는 점, 2) 가상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파생상품 판매는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이점으로 인해 다양한 토큰이 상장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며,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파생상품 역시 불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홍콩 VATP 시장의 초창기에는 개인 투자자들이 매력을 느끼기 어려우며 계속해서 기존 IP 우회 등의 방식으로 여타 플랫폼을 사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시장이 성숙되며 투자자 보호의 수준은 점차 완화됨에 따라 이러한 부분들은 자연스레 해소될 것으로 생각된다.
법인세 등 세제 혜택: 혜택은 없으나 충분한 조세 제도
별도로 홍콩 내 VATP 라이선스 취득 기업에게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주는 제도는 없어 홍콩 내 세금 제도를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의 법인세율은 16.5%로 과세 순익 200만 홍콩 달러까지 8.25% 우대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또한 자본이득세, 배당소득세 및 이자소득세 등 금융소득에 과세하지 않고 있으며 해외원천의 소득에는 과세하지 않아 아시아 국가 중 금융업의 근거지로 삼고 사업을 전개하기에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
또한 홍콩 정부에서 웹3.0 분야 발전을 위해 예산을 책정하는 등 계속해서 지원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되어 직접적인 세제 혜택이 아니더라도 다른 부분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충분한 매력있는 홍콩 하지만 여전히 남은 리스크
홍콩은 ‘차이나 리스크'로 인한 금융 기업 유출을 막을 수 없었고 다시금 금융 허브로 재도약하고자 가상자산 시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VATP 라이선스 신청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투자자 보호에 적극적인 요건들로 인해 외려 투자자들이 출시된 플랫폼에 대해 충분한 매력을 느낄 수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웹3 프로젝트 입장에서는 홍콩 시장 내에서만 사업을 전개할 것이 아니기에, 글로벌 진출의 거점으로 삼기 좋은 조세 제도 아래에서 홍콩을 거점으로 두고 해외 사업 등에 집중하며 시장 초창기를 보내는 것도 현명한 판단일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차이나 리스크'로 인해 이러한 정책 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은 웹3 프로젝트의 홍콩 진출에 가장 큰 걸림돌로 남아있으며, 해당 사항까지 고려하여 홍콩 진출을 판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