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보고서는 Tiger Research가 작성했으며, 블록체인 데이터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는 서브스퀴드의 분산형 데이터 인프라를 분석했습니다.
TL;DR
서브스퀴드(Subsquid)는 블록체인 데이터 접근의 복잡성을 해결하는 분산형 데이터 인프라다. 현재 200개 이상의 블록체인을 지원하며, 데이터를 여러 노드에 분산 저장해 안정적이고 확장 가능한 환경을 제공한다.
SQD 네트워크는 모듈러 구조로 설계되어 개발자가 데이터 처리와 저장 방식을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멀티체인 환경에서 통합된 구조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서브스퀴드는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가 “하나의 플랫폼, 다양한 워크로드”로 데이터 통합 표준을 세운 것처럼, 웹3의 데이터 백본을 지향한다. 최근 리졸브 AI(Rezolve AI) 인수로 AI와 결제 영역까지 확장하며, 웹3와 에이전트 이코노미를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1. 블록체인 데이터는 정말 모두에게 열려 있는가?
블록체인 기술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모든 데이터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는 점이다. 기존 산업에서는 데이터가 각 기업의 폐쇄된 데이터베이스 안에 갇혀 외부에서 접근조차 할 수 없었지만, 블록체인에서는 모든 기록이 온체인에 투명하게 공개된다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하지만 데이터가 투명하게 공개되어 있다고 해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즉, 데이터의 투명성이 접근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블록체인은 트랜잭션을 안전하게 실행하고 네트워크 합의를 이루는 데 최적화되어 있지, 데이터 분석을 위해 설계된 인프라가 아니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검증하고 저장하는 기능은 발전했지만, 그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조회하고 활용하는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하다. 실제로 온체인 데이터를 쿼리하는 방식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비유를 들어보자. ‘타이거 타운’이라는 한 마을에는 ‘이더리움’이라는 거대한 강이 있다. 이 강은 공공재이며, 누구나 물을 길어다 쓸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물을 길어 올리는 것이 매우 어렵고 비효율적이라는 점이다. 각자가 양동이를 들고 강가에 나가 물을 직접 길어와야 하고, 식수로 쓰려면 따로 물을 끓이거나 여과하면서 정제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현재 블록체인 개발 환경이 바로 이렇다. 풍부한 데이터가 눈앞에 펼쳐져 있지만, 이를 활용하기 위한 인프라가 부족하다. 예를 들어, 탈중앙화 거래소 유니스왑(Uniswap) 거래 데이터를 활용한 디앱(dApp)을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이를 위해서는 우선 이더리움의 RPC 노드를 통해 데이터를 호출하고 가공해 적재해야 한다. 그런데 RPC 노드는 대량 데이터 분석이나 복잡한 쿼리 실행에는 한계가 있다. 게다가 블록체인 생태계는 이더리움뿐 아니라 여러 블록체인이 존재하는 멀티체인 환경이므로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알케미(Archemy)나 인퓨라(Infura) 같은 중앙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이는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 가치인 ‘탈중앙성’을 훼손한다. 스마트 컨트랙트가 아무리 탈중앙화되어 있어도 데이터 접근이 중앙화되면 검열의 위험과 단일 장애점(Single Point of Failure)이 생긴다. 결국 블록체인 생태계가 진정한 의미의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접근 방식의 근본적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2. 서브스퀴드(Subsquid): 블록체인 데이터 인프라의 새로운 패러다임
서브스퀴드(이하 SQD)는 블록체인 데이터 접근의 복잡성과 비효율성을 해소하기 위해 등장한 분산형 데이터 인프라 프로젝트다. SQD의 목표는 누구나 블록체인 데이터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앞서 든 비유로 돌아가 보자. 과거에는 각자가 양동이를 들고 강가로 나가 물을 직접 길어와야 했다면, 이제는 여러 곳에 분산된 정수장들이 강물을 끌어와 정제해준다. 마을 사람들은 더 이상 강가에 갈 필요 없이, 필요할 때마다 깨끗한 물을 바로 공급받을 수 있다. SQD 팀은 바로 이러한 인프라인 ‘SQD 네트워크(Network)’를 제공한다.
SQD 네트워크는 분산 쿼리 엔진이자 데이터 레이크로서 현재 200개 이상의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데이터를 지원하며, 2024년 6월 메인넷 출시 이후 성장해 매달 수억 건의 쿼리를 처리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세 가지 핵심 특징이 있으며, 이는 SQD가 단순한 데이터 인덱싱 플랫폼을 넘어, 블록체인 데이터 인프라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2.1. 분산형 아키텍처: 탈중앙 네트워크로 높은 가용성 확보
기존 블록체인 데이터 인프라의 상당 부분은 알케미와 같은 중앙화된 제공자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초기 접근성과 관리 효율성 측면에서 유리하지만, 제공자가 지원하는 체인으로만 제한되며 사용량 증가 시 비용 부담이 크다. 또한 단일 장애점에 취약하고, 중앙화된 구조는 블록체인의 탈중앙화 가치와 상충된다는 문제가 있다.
SQD 네트워크는 이러한 한계를 분산형 아키텍처로 해결한다. 데이터 프로바이더(Data Provider)는 이더리움, 솔라나 등 여러 블록체인으로부터 원시 데이터를 수집해 블록 단위로 분할하고 압축한 뒤, 메타데이터와 함께 네트워크에 업로드한다. 워커 노드(Worker Node)는 데이터 프로바이더가 생성한 영구 저장소(Permanent Storage)에 있는 데이터를 청크 단위로 나눠 분산 저장하고 쿼리 요청이 들어오면 빠르게 처리해 응답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각 워커 노드는 자체 저장 데이터를 제공하는 미니 API 역할을 하며, 네트워크 전체가 수천 개의 분산된 API 서버처럼 작동한다. 게이트웨이 운영자(Gateway Operator)는 최종 사용자와 네트워크 간의 인터페이스로서, 사용자 쿼리를 받아 적절한 워커 노드에 전달해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누구나 워커 노드와 게이트웨이 운영자로 참여할 수 있어 네트워크 용량과 처리 성능이 수평적으로 확장된다. 특히 데이터는 여러 워커 노드에 중복 저장되므로, 일부 노드에 장애가 발생해도 전체 데이터 접근에는 지장이 없다. 이를 통해 높은 가용성과 복원력을 확보한다.
한편 데이터 프로바이더는 현재 초기 부트스트랩 단계로 SQD 팀이 담당하고 있다. 이는 초기 데이터 품질과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전략이며, 네트워크가 성숙하면 토큰 거버넌스를 통해 외부 프로바이더도 참여할 수 있도록 확장되어 데이터 소싱 단계까지 완전히 탈중앙화될 예정이다.
2.2. 토크노믹스: 인센티브 기반 네트워크의 지속가능성 설계
분산 네트워크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참여자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일 동기가 필요하다. SQD는 네이티브 토큰 $SQD를 중심으로 한 경제적 인센티브 구조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한다. 각 참여자는 자신의 역할과 책임에 따라 토큰을 스테이킹하거나 위임하며, 이를 통해 네트워크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함께 구축해 나간다.
먼저 워커 노드는 블록체인 데이터를 관리하는 네트워크의 핵심 운영 주체다. 참여를 위해서는 10만 $SQD를 스테이킹해야 하며, 이는 악의적 행위나 잘못된 데이터 제공을 방지하는 담보 역할을 한다. 문제가 발생할 경우 예치금이 삭감(슬래싱)되는 반면, 안정적이고 정확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노드는 $SQD 토큰 보상을 받아 성실한 운영이 자연스럽게 유도된다.
게이트웨이 운영자는 사용자의 요청을 처리하기 위해 $SQD 토큰을 락업해야 하며, 락업한 토큰량에 비례해 처리 가능한 요청 수, 즉 대역폭이 결정된다. 락업 기간이 길수록 더 많은 요청을 처리할 수 있는 구조다.
일반 토큰 보유자는 직접 노드를 운영하지 않더라도 신뢰하는 워커 노드에 지분을 위임(Delegation)하여 간접적으로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다. 위임을 많이 받은 노드는 더 많은 쿼리를 처리할 권한과 보상을 얻게 되고, 위임자는 그 보상의 일부를 공유받는다. 현재 최소 위임 요구사항이나 락업 기간 제한이 없어 실시간으로 노드를 선별하는 무허가 큐레이션 시스템이 작동한다. 이를 통해 커뮤니티 전체가 네트워크 품질 관리에 함께 참여하는 구조가 형성된다.
2.3. 모듈러 구조: 유연한 확장성과 개발자 친화성
SQD 네트워크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모듈러(Modular) 구조다. 기존 인덱싱 솔루션들은 데이터 수집부터 처리, 저장, 쿼리까지 모든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일괄 처리하는 모놀리식(Monolithic) 구조를 취한다. 이는 초기 설정이 간편하지만, 개발자가 데이터 처리 방식이나 저장 위치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SQD는 데이터 접근 계층과 처리 계층을 완전히 분리한다. SQD 네트워크는 데이터 파이프라인의 핵심인 ETL(Extract-Transform-Load) 중 E(Extract)만 담당한다. 블록체인 원시 데이터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추출하는 ‘데이터 피드’ 역할만 하며, 개발자는 SQD SDK를 활용해 데이터를 가공하고 저장하는 방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실질적인 유연성을 제공한다. 개발자는 포스트그레스큐엘(PostgreSQL)에 저장해 그래프큐엘(GraphQL) API로 제공할 수도 있고, CSV나 파켓(Parquet) 파일로 내보낼 수도 있으며, 구글 빅쿼리(Google BigQuery) 같은 클라우드 데이터 웨어하우스로 직접 적재할 수 있다. 향후에는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를 통한 대규모 데이터 분석 환경을 지원하고, 카프카(Kafka) 연동을 통해 데이터를 별도로 저장하지 않고 바로 스트리밍하여 실시간 분석 및 모니터링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확장할 예정이다.
SQD의 공동창업자 드미트리 젤레조프(Dmitry Zhelezov)는 이를 “레고 블록을 제공하는 것”에 비유한다. 이미 완성된 제품을 제공하는 대신, 가장 성능 좋고 신뢰할 수 있는 기본 재료를 개발자에게 건네는 것이다. 개발자는 이를 요구사항에 맞게 조합해 자신만의 데이터 인프라를 완성한다. 덕분에 전통 기업이든 크립토 프로젝트든, 익숙한 도구와 언어로 블록체인 데이터를 다룰 수 있으며, 각 산업과 사용 사례에 최적화된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유연하게 구축할 수 있다.
3. 서브스퀴드의 넥스트 스탭: 더 나은 데이터 인프라를 향해
SQD 팀은 SQD 네트워크를 통해 블록체인 데이터 접근의 복잡성과 비효율을 줄이며, 분산형 데이터 인프라의 기반을 마련했다. 하지만 블록체인 데이터의 규모와 활용 범위가 빠르게 확대되는 현 시점에서 단순히 ‘접근 가능하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게 되었다. 더 빠른 처리 속도, 더 유연한 활용 환경이 필요한 시점이다.
SQD 팀은 이를 위해 네트워크 구조를 한층 고도화하고 있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이고, 서버 의존 없이도 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 방향이다. 이를 위해 SQD는 SQD 포털(SQD Portal)과 라이트 스퀴드(Light Squid)를 단계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3.1. SQD 포탈(SQD Portal): 분산 병렬 처리와 실시간 데이터 통합
기존 SQD 네트워크에서 게이트웨이(Gateway)는 최종 사용자와 워커 노드를 연결하는 중개자 역할을 했다. 사용자가 쿼리를 요청하면 게이트웨이가 이를 적절한 워커 노드에 전달하고, 응답을 받아 다시 최종 사용자에게 응답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은 안정적이었지만, 한 번에 하나씩 순차적으로 처리하다 보니 대규모 쿼리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수천 개의 워커 노드가 있어도 그 처리 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셈이다.
SQD 팀은 SQD 포털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포털의 핵심은 분산 병렬 처리에 있다. 하나의 쿼리를 여러 조각으로 나눠 약 3,000개 이상의 워커 노드에 동시에 요청을 보내는 것이다. 각 워커 노드는 맡은 부분을 병렬로 처리하면, 포털은 그 응답들을 실시간으로 모아 스트리밍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데이터는 프리페치(prefetch) 방식으로 미리 버퍼에 담아두기 때문에, 네트워크 지연이나 일시적 장애가 발생해도 끊김 없이 이어서 받을 수 있다. 마치 유튜브가 영상을 미리 버퍼링해 끊김 없이 재생하는 것처럼, 사용자는 대기 없이 데이터를 받아볼 수 있다. 여기에 기존 파이썬(Python) 기반 쿼리 엔진을 러스트(Rust)로 리팩토링하면서 병렬 처리 성능이 대폭 개선되어, 전체 처리 속도가 기존 대비 수십 배 향상되었다.
포털은 더 나아가 실시간 데이터 문제도 해결한다. 아무리 빠르게 데이터를 처리해도, 워커 노드는 이미 확정된 과거 블록만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방금 생성된 최신 거래나 블록 정보는 가져올 수 없었다. 사용자는 이를 위해 여전히 외부 RPC 노드에 의존해야 했다. 포털은 이 문제를 실시간 분산 스트리밍 ‘핫블록스(Hotblocks)’로 해결한다. 핫블록스는 블록체인 RPC 노드나 전용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방금 생성된 미확정 블록을 실시간으로 수집해 포털 내부에 저장한다. 포털은 워커 노드의 과거 확정 데이터와 핫블록스의 최신 블록 데이터를 하나로 합쳐 제공하며, 사용자는 별도의 RPC 연결 없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데이터를 한 번에 받아볼 수 있다.
SQD 팀은 기존 게이트웨이를 포털로 완전히 전환할 계획이다. 현재 포털은 클로즈드 베타로 운영 중이며, 향후에는 누구나 포털 노드를 직접 운영하며 네트워크의 게이트웨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방될 예정이다. 기존 게이트웨이 운영자는 자연스럽게 포털 운영자로 전환된다.(SQD 네트워크 아키텍처는 본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3.2. 라이트 스퀴드(Light Squid): 로컬 환경에서 완성되는 인덱싱
SQD 네트워크는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제공하지만, 여전히 개발자가 별도의 서버를 운영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포털을 통해 워커 노드의 데이터를 받아오더라도, 이를 가공하고 사용자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포스트그레스큐엘 같은 대형 데이터베이스 서버가 필요했다. 이 과정은 인프라 구축과 유지에 비용이 많이 들고, 데이터가 여전히 단일 제공자(개발자 서버)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완전한 분산 구조와는 거리가 있었다.
라이트 스퀴드(Light Squid) 는 이러한 중간 단계를 단순화한다. 기존 구조가 도매상(개발자)이 대형 창고(서버)를 운영해 소비자에게 데이터를 배송하는 형태였다면, 라이트 스퀴드는 생산지(SQD 네트워크)에서 최종 사용자에게 직접 데이터를 전달하는 D2C(Direct to Customer) 방식으로 바꾼다. 사용자는 포털을 통해 필요한 데이터를 받아 자신의 로컬 환경에 저장하고, 브라우저나 개인 기기에서 바로 조회할 수 있다. 개발자는 별도의 서버를 유지하지 않아도 되고, 사용자는 네트워크 연결이 끊겨도 로컬에 저장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NFT의 거래 내역을 보여주는 애플리케이션은 이제 중앙 서버 없이 사용자의 브라우저에서 직접 실행할 수 있다. 이는 웹2의 인스타그램이 오프라인에서도 피드를 보여주는 것처럼, 디앱에서도 로컬 환경에서 원활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려는 시도다. 다만 라이트 스퀴드는 서버 중심 구조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 로컬에서도 동일한 인덱싱 환경을 구현할 수 있는 선택지로 설계되었다. 데이터는 여전히 분산 네트워크를 통해 공급되지만, 활용 범위가 사용자 단으로 확장되면서 SQD 생태계는 한층 더 접근하기 쉬운 형태로 나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4. 서브스퀴드 네트워크는 어떻게 활용되는가?
SQD 네트워크는 단순히 데이터를 제공하는 인프라이지만, 그 활용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모든 IT 기반 산업이 데이터에서 출발하듯, 데이터 인프라가 개선되면 그 위에 구축되는 모든 서비스의 가능성도 확장되기 때문이다. SQD는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블록체인 데이터 활용 방식을 바꾸고 있으며, 구체적인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4.1. 디앱 개발자: 멀티체인 데이터의 통합 관리
대표적인 사례는 탈중앙화 거래소(DEX) ‘팬케이크스왑(Pancake Swap)’이다. 멀티체인 환경에서 거래소는 각 체인의 거래량, 유동성 풀, 토큰 페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집계해야 한다. 과거에는 체인마다 RPC 노드에 접속해 이벤트 로그를 파싱하고, 서로 다른 데이터 구조를 일일이 맞춰야 했다. 새로운 체인을 추가할 때마다 이 과정을 반복해야 했고, 프로토콜 업그레이드가 있을 때마다 유지보수 부담도 컸다.
SQD를 도입한 이후 팬케이크스왑은 여러 체인의 데이터를 하나의 통합 파이프라인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각 체인의 데이터가 SQD를 통해 표준화된 형식으로 제공되면서, 하나의 인덱서로 모든 체인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 체인 추가는 설정 변경만으로 가능하며, 데이터 처리 로직은 중앙에서 일관되게 관리된다. 개발팀은 데이터 인프라 관리에 들이던 시간을 줄이고, 핵심 서비스 개선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4.2. 데이터 분석가: 유연한 데이터 처리와 통합 분석
듄(Dune)이나 아르테미스(Artemis) 같은 온체인 분석 플랫폼은 SQL 쿼리로 데이터를 빠르고 쉽게 조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접근성과 편의성을 제공한다. 다만 플랫폼이 지원하는 체인과 데이터 구조 안에서만 작업이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외부 데이터와의 결합이나 복잡한 변환이 필요한 경우에는 별도의 추가 과정이 필요하다.
SQD는 이러한 환경을 보완하며, 데이터 분석가가 데이터를 보다 자유롭게 다룰 수 있도록 한다. 사용자는 필요한 블록체인 데이터를 직접 추출(Extract)하고, 원하는 형태로 변환(Transform)한 뒤, 자신이 사용하는 데이터베이스나 웨어하우스에 적재(Load)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탈중앙화 거래소의 거래 데이터를 가져와 시간대별로 집계하고, 이를 기존 금융 데이터와 결합해 자체 분석 모델에 반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처럼 SQD는 기존 플랫폼의 편의성을 대체하기보다, 데이터를 다루는 자유도와 확장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분석가는 더 넓은 데이터 범위와 맞춤형 처리 방식을 통해, 온체인 데이터 분석의 깊이와 활용 영역을 한층 확장할 수 있다.
4.3. AI 에이전트: 에이전트 이코노미의 핵심 인프라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판단하고 거래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신뢰성과 투명성이 보장된 인프라 환경이 필요하다. 블록체인은 모든 거래 기록이 투명하게 공개되고 위변조가 어려우며, 암호화폐 결제를 통해 자동 실행이 가능해 자율형 에이전트가 작동하기에 적합한 기반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현재 AI 에이전트는 블록체인 인프라에 직접 접근하기 어렵다. 각 개발사가 데이터 소스를 개별적으로 구축해 통합해야 하고, 네트워크별 구조가 달라 표준화된 접근이 불가능하다. 중앙화된 API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계정 등록, 키 발급, 결제 설정 등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하며, 이 역시 사람의 개입을 전제로 한 구조다. 이러한 복잡한 과정은 에이전트가 스스로 작동하는 자율 환경에는 맞지 않는다.
SQD 네트워크는 바로 이 간극을 메운다. 퍼미션리스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에이전트는 $SQD 토큰을 통해 데이터 요청과 결제를 자동화하며,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 독립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사람의 개입 없이 데이터 네트워크와 직접 연결된 자율형 AI의 작동 기반이 마련된다.
2025년 10월 9일 발표된 리졸브 AI(Rezolve AI)의 SQD 인수 소식은 이들의 방향성을 더욱 명확히 한다. 리졸브는 나스닥 상장사이자 AI 기반 상거래 솔루션 기업으로, 이번 인수를 통해 AI 에이전트 이코노미의 핵심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리졸브는 앞서 인수한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기업 스마트페이(Smartpay)의 디지털 자산 결제 인프라와 SQD의 분산 데이터 레이어를 결합해, AI가 데이터·인텔리전스·결제를 단일 흐름 안에서 처리할 수 있는 통합 상거래 인프라를 구축하고자 한다. 이 통합이 완성되면 AI 에이전트는 블록체인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독자적으로 거래 전략을 실행하거나 결제를 완료할 수 있게 된다. 이는 SQD가 AI 에이전트 이코노미의 데이터 인프라로 자리잡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4.4. 기관 투자자: 기관 시장을 향한 실시간 데이터 인프라
실물자산 토큰화(RWA)가 확산되면서 기관 투자자의 온체인 참여가 본격화되고 있다. 기관은 거래, 결제, 리스크 관리에 온체인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 정확성과 투명성이 보장된 데이터 인프라를 필요로 한다.
SQD는 이러한 수요에 대응해 오션스트림(OceanStream)을 공개했다. 오션스트림은 200개 이상의 블록체인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스트리밍하는 분산형 데이터 레이크하우스 플랫폼으로, 기관급 데이터 품질과 안정성 제공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초저지연(sub-second latency) 스트리밍과 3PB 이상의 인덱스된 역사 데이터를 결합해, 금융기관의 백테스팅·시장 분석·리스크 평가 환경을 개선한다. 이를 통해 기관은 더 낮은 비용으로 더 많은 체인과 자산군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규제 보고와 시장 감시를 하나의 통합 시스템 안에서 수행할 수 있다.
오션스트림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주최한 암호화폐 태스크포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여해, 온체인 데이터의 투명성과 검증 가능성이 시장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했다. 이는 SQD가 단순한 개발 인프라를 넘어, 토큰화된 금융 시장과 제도권 자본을 연결하는 데이터 기반 구조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5. 서브스퀴드가 그리는 미래: 데이터 백본 위의 무한한 확장
웹3 산업의 경쟁력은 데이터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러나 블록체인마다 구조가 달라 데이터는 여전히 파편화되어 있으며, 이를 효율적으로 다루는 인프라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SQD는 이 간극을 메우며, 모든 블록체인 데이터를 하나의 구조에서 다룰 수 있는 표준화된 데이터 레이어를 구축하고 있다. 나아가 온체인 데이터뿐 아니라 금융 거래, 소셜 미디어, 기업 운영 등 오프체인 데이터까지 통합해 온·오프체인을 아우르는 분석 환경을 구현할 계획이다.
이러한 비전은 스노우플레이크가 “하나의 플랫폼, 다양한 워크로드(One Platform, Many Workloads)”라는 슬로건으로 전통 산업의 데이터 통합 표준을 세운 것과 닮아 있다. SQD는 블록체인 데이터를 통합하고 오프체인 데이터까지 연결함으로써, 웹3의 데이터 백본(Data Backbone)으로 자리매김하려 한다.
다만 SQD가 완전한 탈중앙화 인프라로 발전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는 부트스트랩 단계로 SQD 팀의 역할이 여전히 크며, 개발자 커뮤니티의 규모나 생태계 다양성 면에서도 제한이 있다. 그러나 메인넷 출시 1년여 만에 보여준 성장세와 리졸브 AI 인수로 대표되는 전략적 확장은 명확한 방향성을 보여준다. SQD는 블록체인 데이터 인프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며, 디앱 개발부터 기관 투자, 그리고 AI 에이전트 이코노미에 이르기까지 웹3 생태계 전반을 뒷받침하는 데이터 기반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 잠재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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