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L;DR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점유율이 글로벌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 이르고 있으며, 한국 국민들의 높은 구매력과 가상화폐에 대한 열의를 바탕으로 더욱 매력적인 시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에 다수의 가상화폐 프로젝트가 국내 거래소에 상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엄격한 가상자산 지원 절차를 통과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주요한 거래지원 절차는 1) 거래지원 심사 대상 탐색, 2) 거래지원 심사, 3) 거래지원 심의 의결, 4) 거래지원 개시 총 네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의 거래지원 절차가 상당히 까다롭다는 평가도 있으나, 국내 주요 거래소의 뒷돈 상장 이슈를 비롯한 일련의 부정적 사건들로 인해 앞으로 거래지원 절차는 더욱 엄격한 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 매력적인 시장으로 거듭나고 있는 한국
최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점유율이 글로벌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그 중에서도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의 2023년 7월 기준 거래량은 글로벌 거래소 OKX, 코인베이스를 뛰어 넘으며 글로벌 2위를 차지하게 되었고, 빗썸과 코인원도 각각 27.9%, 4.72% 가량의 높은 거래량 상승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가 글로벌 수준의 양적 성장을 이루는 국면에 접어들기 시작하였고, 한국 국민들의 높은 구매력과 열의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은 더욱 매력적인 시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따라서 향후 다수의 가상화폐 프로젝트들이 거래 유동성이 높은 국내 시장에 활발히 상장하려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5대 거래소 중심의 상장 수요 증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중에서도 원화 거래가 가능한 국내 5대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중심으로 상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거래소들은 타 거래소 대비 유저가 월등히 많아 거래 유동성이 높고,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 속에서 비교적 안전하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국내 5대 거래소 거래지원(상장) 절차
국내 5대 거래소는 투자자 보호 및 거래지원 종목에 대한 공동 대응을 위하여 자율규제 기구인 ‘DAXA(Digital Assets eXchange Alliance)’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자율규제 기구에서는 각 회원사가 신규 종목 거래지원 심사 시 필수적으로 이행해야 할 사항을 정의해두었는데, 주로 1) 가상자산의 위험성 평가 등을 통한 투자자 보호 측면의 항목과 2) 가상자산 증권성 여부, 3) 가상자산의 자금세탁 악용 가능성 등을 중심으로 평가 수행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다만 이는 공통적인 기준이며, 각 거래소 별로 상이한 검토 기준이나 절차가 추가로 존재할 수 있다.
다음은 국내 5대 거래소의 거래지원 과정을 간략히 표현한 자료이며, 1) 거래지원 심사 대상 탐색, 2) 거래지원 심사, 3) 거래지원 심의 의결, 4) 거래지원 개시 총 네 가지 절차로 구성되어 있다.
1) 거래지원 심사 대상 탐색
우선 가상자산 거래소는 거래지원 후보군 선정 과정에 있어 내부와 외부 채널 모두 사용하고 있다. 각 거래소 별로 리서치 전담 팀을 운영하며 어느 정도 사업성이 검증된 가상화폐 프로젝트의 상장을 돕기도 한다. 실제로 국내 5대 거래소 모두 리서치 센터나 내부 전담 팀을 운영1하고 있었다. 이 외에는 모두 각 거래소별 공식 채널(홈페이지, 이메일 등)을 통해 프로젝트로부터 거래지원 검토 신청을 받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2) 거래지원 심사
거래소는 각 채널을 통해 인입된 프로젝트에 대하여 사전 검토 절차를 진행한 뒤 최종 거래지원 후보군을 선정한다. 이는 본격적인 검토 단계에 들어가기 전에 중대한 결격 사유는 없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하루에도 수십 건의 상장 문의가 오는 거래지원 업무 특성상 효율적인 대응을 위한 사전 스크리닝 작업으로 풀이된다.
사전 검토 단계는 거래소 별로 차이가 있으나, 프로젝트와 관련된 기본적인 정보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으며 아래와 같은 항목이 요구된다. 특이한 점은, 업비트와 코인원 등 사전 검토 단계부터 신청 프로젝트의 증권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국내 법률 의견서가 필수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이다. 그만큼 국내 거래소는 증권성 여부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전 검토 단계 제출 서류
프로젝트 팀에 관한 정보: 발행사 등 프로젝트 관련 법인 구조, 주주 명부, 법인 증명서 등
기술 및 개발에 관한 정보: Github 관련 정보, 기술 감사 보고서 등
프로젝트에 관한 정보: 프로젝트 명, 홈페이지, 백서, 프로젝트 소개 등
커뮤니티에 관한 정보: 트위터, 디스코드, 텔레그램, 미디엄 등
디지털 자산에 관한 정보: 토큰명, 토큰 분류 및 표준, 토큰 스마트컨트랙트 주소, 토큰 유틸리티, 토큰 유통량 및 유통계획 정보 등
법규 주순에 관한 사항: 토큰의 증권성 여부에 관한 법률 의견서
이후 사전 검토 단계를 통과한 프로젝트에 한하여 심층 검토를 진행하게 되는데, 보다 구체적인 검토가 이루어진다. 해당 단계에서 프로젝트의 사업성이나 시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정량, 정성적 지표가 요구되며, DAXA 거래지원 공통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 증권성 여부, 자금세탁 위험평가 여부 등 자체 인력을 활용한 면밀한 검토가 추가로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각 거래소의 자금세탁 위험평가는 자사 내 전담 AML 조직을 운영하며 평가를 진행하게 되며, 자금세탁방지 전문가(CAMS) 자격증을 취득한 내부 인력이나 기존 금융권 출신 AML 전문가를 활발히 영입해 운영되고 있다. 최근 발표에 따르면 업비트는 약 40명의 자금세탁방지 전문가, 빗썸은 36명, 코인원과 코빗이 나란히 13명, 마지막으로 고팍스가 11명의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3) 거래지원 심의 의결
거래지원 심사 단계를 통과한 프로젝트는 마지막으로 거래소 외/내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 위원회의 최종 판단을 통해 거래 지원 여부가 결정된다. 주요 평가사항은, 1) 가상화폐 프로젝트의 거래지원 적격성, 2) 법적 위험성 평가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2022년 9월 DAXA 자율 개선안 발표 이전에는 심의 위원회 구성안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었으나, 현재는 1) 외부 전문가를 최소 2인 혹은 최소 참여 비율 30% 이상을 포함해야 하며, 2) 법적 위험성을 평가할 수 있는 법률 전문가(변호사, 법학박사 등)을 최소 1명 참여하도록 기준이 마련되어 있다. 이에 각 거래소는 블록체인 업계 전문가, 전통 금융권 인사 등 엄격한 자격 요건을 바탕으로 심의 위원회를 구성해 운영 중에 있다.
4) 거래지원 개시
각 거래소는 거래지원이 결정된 프로젝트라 하더라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위험 요소를 평가하는 ‘거래지원 유지 적격 심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변동성 높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함으로 판단된다.
각 거래소는 이 같이 까다로운 심사 과정을 통해 거래지원 대상을 탐색, 실사, 의결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이 과정에서 외/내부 전문가를 영입해 면밀한 검토가 이루어지기도 하며, 간혹 외부 자문기관의 평가 보고서를 수취해 일부 반영하기도 한다. 일례로, 외부 자문기관인 1) 코레이팅, 2) 블록와이레이팅스, 3) 토큰인사이트 등 외부 평가 보고서를 선택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엄격한 거래지원 심사, 아직은 불안한 제도
이처럼 국내 거래소는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와 자율규제 방안을 통해 엄격한 거래지원 심사 제도를 구축 및 운영 중에 있다. 해당 심사 과정이 상당히 까다로워, 일각에서는 가상자산 시장 성장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신규 상장 건 수를 조사해본 결과, 작년 하반기 대비 약 2배 가량 증가하며, 시장 성장을 저해 하였다고 보기엔 다소 어렵게 느껴진다.
오히려 더욱 더 엄격한 기준 적용이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이 강해지고 있다. 아직 시장에는 적법하지 않은 형태로 상장을 대행해주는 브로커가 존재하며, 암암리에 거래소 상장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최근 발표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 임직원이 뒷돈을 받고 거래지원 편의를 봐준 프로젝트가 최소 46개에 달한다고 밝혀지기도 했다. 이처럼 아직도 내부 이해관계자의 도덕적 해이 이슈는 피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며, 공정성과 투명성을 위해 개선되어야할 점이 존재한다. 따라서 거래소는 현재의 거래지원 절차보다 더욱 엄격한 방향으로 보완될 필요성이 존재하며, 정부 차원에서도 안전한 투자 환경 조성을 위해 각 거래소에 대한 제도 보완 압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5대 거래소인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모두 리서치 센터를 운영하고 있었으나, 그 중 빗썸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리서치 전담 센터인 ‘빗썸경제연구소'를 해체하며 빗썸 내부로 흡수하는 등 리서치 인력을 축소한 이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