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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밸류체인: 발행 이후의 산업을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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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밸류체인: 발행 이후의 산업을 주목하라

많은 시선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머물러 있지만, 더 큰 기회는 발행 그 이후에 있습니다. 온램프, 송금, 결제, 운용으로 이어지는 5단계 밸류체인 속 핵심 기회들을 이스트포인트와 함께 분석했습니다.


Key Takeaways

  • 테더·서클이 과점한 발행 시장의 한계를 넘어, 온램프·송금·결제·운용(Yield) 등 5단계 밸류체인 전반에서 발생하는 실질적인 비즈니스 구조를 분석해야 함

  • 판을 새로 짜는’ 방식보다 Stripe의 Bridge 인수 사례처럼, 이미 구축된 전통 금융 인프라 위에 스테이블코인의 효율성(즉시 정산, 저비용 송금)을 얹는 전략이 주류. 단, 전통 금융권이 접근하기 어려운 운용(Yield) 영역은 별도의 전문성 필요

  • 금리 인하로 발행 수익의 매력이 감소하고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시장의 가치는 ‘하부 정산 레이어’로 이동 중.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금융을 대체하기보다 제도권과 결합하는 수직 계열화의 모습을 보임


1. 스테이블코인 산업의 전체 밸류체인을 봐야 할 때

스테이블코인 산업에 대한 논의는 그간 발행(Issuance) 단계 중심의 분석에 편중되어 있었다. 테더(Tether), 써클(Circle) 등 주요 발행사의 실적과 국가별 규제 대응이 시장의 핵심 지표로 다루어지나, 이는 스테이블코인 밸류체인의 시작점일 뿐이다.

스테이블코인 산업의 전체 밸류체인은 토큰 발행 이후 토큰이 유통되는 경제적 “흐름(Flow)”을 포함한다. 발행 이후 온램프(On-ramp), 송금(Transfer), 결제(Payment), 운용(Yield Generation)으로 이어지는 5단계 가치사슬(Value Chain)로 정의된다.

이러한 밸류체인 관점에서 산업을 분석하면, 발행 시장은 소수 사업자의 과점 구조이나 이후 이어지는 하위 레이어는 다수의 경쟁자가 시장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는 점이 명확해진다.

2. 레이어는 어떻게 쌓이는가

라이언의 은행 계좌에 있는 1,000달러가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에서 어떻게 유통되는지 그 경로를 추적해 보자.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발행부터 운용까지 이어지는 5단계 밸류체인을 순서대로 살펴봐야 한다.

  1. 발행 (Issuance): 대형 발행사가 미국 국채 등을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을 생성하여 시장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한다.

  2. 온램프 (On-ramp): 라이언이 온램프 서비스를 통해 1,000달러를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을 요청하면, 온램프 사업자는 이를 처리하여 라이언의 지갑으로 토큰을 전송한다. 이 시점에서 자산은 법정화폐 시스템을 벗어나 온체인 유동성으로 전환된다.

  3. 송금 (Transfer): 라이언은 멕시코에 있는 가족에게 생활비로 500달러를 송금한다. 송금 인프라는 이를 즉각적으로 처리하고, 수취인은 현지 통화로 환전하여 소비한다.

  4. 결제 (Payment): 이어 라이언은 남은 200달러를 마트 결제에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결제 인프라는 즉각적인 정산 처리를 수행한다.

  5. 운용 (Yield): 지갑에 남은 마지막 300달러는 유휴 자산으로 방치되는 대신, 운용 프로토콜의 볼트에 예치되어 수익을 창출하는 금융 자산으로 운용된다.

이 과정에서 라이언의 1,000달러는 법정화폐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되고, 국경을 넘어 결제 및 자산 운용 수단으로 진화했다. 라이언의 자산이 이동한 모든 레이어는 곧 스테이블코인 산업의 밸류체인과 일치한다.

2.1. 발행 (Issuance)

발행 시장은 ‘신뢰’와 ‘유동성’이라는 진입장벽이 존재하는 규모의 경제 시장이다. 선점한 대형 발행사(테더·서클)가 과점하고 있으며, 후발주자는 준비금 이자 모델을 넘어선 차별화 전략이 필수적이다.

1) 산업 구조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준비금(주로 미국 국채)을 담보로 토큰을 발행(mint) 및 소각(burn)하여 가치를 고정하는 과정이다. 전체 시장 규모는 약 3,000억 달러이며, 달러 연동 자산이 99.99%를 차지한다. 테더와 서클이 시장의 약 83%를 점유하고 있으며, 유동성이 깊을수록 거래 편의성과 신뢰가 높아지는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가 고착화되어 있다.

산업이 성숙함에 따라 과거 발행사가 독점하던 기능들은 전문화·분리(Unbundling)되고 있다. 겉으로는 단일 발행사처럼 보이나, 내부적으로는 라이선스(규제 자격), 준비금 운용과 수탁, 토큰 발행·소각, 유통이라는 4가지 기능이 분업화되어 있다. 이 과정에서 발행사는 실질적인 운영 책임을 분산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서클은 유통의 상당 부분을 코인베이스(Coinbase)에 위임하고, 테더는 준비금의 상당수를 수탁사 캔터 피츠제럴드(Cantor Fitzgerald)에 맡기는 구조가 대표적이다.

2) 비즈니스 모델 유형

  • 준비금 이자형(Reserve Interest): 준비금 운용 수익이 주된 재원이다. 막대한 유동성 규모를 보유한 선도 사업자에게 유리하다. (테더, 서클)

  • 결제 수수료형(Payment Fee): 코인이 결제와 정산에 쓰일 때 발생하는 수수료를 수취한다. 시가총액보다는 거래 회전율(Velocity)이 수익성을 결정한다. (StraitsX)

  • 발행 인프라형(Issuance-as-a-Service): 자체 발행 대신 인프라와 라이선스를 대여하고 스프레드를 수취한다. 규모가 아닌 네트워크 효과를 통해 성장한다. (M0, 팍소스(Paxos), 브리지(Bridge))

  • 역외·지역화폐 선점형(Regional): 규제 부재 지역 혹은 비달러권 통화 시장을 선점하여 독점적 유동성을 구축한다. (KRWQ, JPYC)

3) 케이스 스터디: 서클(Circle)

기관 고객이 온·오프램프 플랫폼 ‘서클 민트(Circle Mint)’에 달러를 예치하면, 서클은 1:1 비율로 USDC를 발행한다. 서클의 주요 수익원은 예치금 운용 이자이므로 발행 시 별도의 민팅 수수료는 부과하지 않으며, 운영의 핵심은 무이자 예치금(float) 규모를 극대화하는 데 있다. 예치된 달러는 블랙록(BlackRock)이 관리하는 SEC 등록 머니마켓펀드(Circle Reserve Fund)와 현금성 자산으로 구성되며, 주로 미국 단기 국채를 중심으로 운용된다.

서클은 유통 채널과의 계약을 통해 이자 수익을 배분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2023년 8월 체결된 협력 계약(Collaboration Agreement)에 따라, 서클과 코인베이스는 USDC 준비금 이자를 다음과 같이 분배한다.

  • 코인베이스 플랫폼 내 보관분: 해당 준비금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은 100% 코인베이스에 귀속

  • 서클 자체 플랫폼 내 보관분: 해당 준비금에서 발생하는 이자 수익은 100% 서클의 몫

  • 외부 유통분(잔여 이자 수익): 제3자 거래소, 개인·기관 지갑, DeFi 등 양사 플랫폼 외부에서 유통되는 USDC에 대응하는 준비금 이자는 서클과 코인베이스가 50:50 비율로 공유

이는 핵심 유통 채널과 온·오프플랫폼 인센티브를 정교하게 설계해, 발행 수익의 일부를 공유하는 대가로 USDC의 유통 기반과 생태계 점유율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할 수 있다.

4) 핵심 시사점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선점 효과와 유동성 규모가 절대적인 ‘규모의 경제’ 시장으로, 후발 주자가 직접 발행 모델로 진입하기에는 진입 장벽이 매우 높다. 따라서 신규 사업자는 발행 그 자체에 매몰되기보다, 밸류체인의 기능적 분업(Unbundling)에 주목해야 한다.

라이선스 확보, 자산 수탁, 정산 인프라, 유통 채널 등 밸류체인 내 특정 계층에서 독보적인 전문성을 확보하여, 타 사업자가 대체 불가능한 ‘미들웨어’로 자리 잡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다. 즉 향후 경쟁의 본질은 ‘누가 더 많은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가’가 아니라, 스테이블코인이 이동하고 소비되는 전체 흐름 속에서 어떤 부가가치를 포착하여 전략적 포지셔닝을 선점할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될 것이다.

2.2. 온램프 (On-ramp)

온램프 수익은 거래액 대비 수수료·스프레드에서 나온다. 소비자 체감 수수료는 결제 수단에 따라 은행이체 2~4%, 카드 4~7%로 편차가 크지만, 사업자가 실제 가져가는 순수취율(Net Take Rate)은 Banxa 기준 약 3% 수준이다. 환전 기능 자체는 차별화가 어렵고 최저가로 라우팅하는 어그리게이터까지 있어 경쟁이 심한 영역이다.

1) 산업 구조

이 레이어는 법정화폐와 코인을 교환하는 온램프와 자산을 보관하는 지갑·커스터디로 구성된다. 두 영역은 스테이블코인의 전환과 보관이라는 측면에서 밀접하게 연관된다.

온램프의 수익은 거래액에 따른 수수료와 스프레드에서 발생하며, 결제 수단에 따라 수익폭의 차이가 크다. 다만 환전 기능 자체는 차별화가 어려워 여러 사업자가 유사한 기능으로 경쟁하고 있으며, 실질 마진(Net Take Rate)은 3% 수준으로 수렴하고 있다.

2) 비즈니스 모델 유형

  • 소비자 온램프형(Consumer On-ramp): 최종 사용자에게 직접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거래 수수료·스프레드를 수취한다. 차별화가 어려워 라이선스 커버리지·결제망 폭·평판(전환율)이 경쟁력을 좌우한다. (MoonPay, Ramp Network, Banxa)

  • B2B 화이트라벨형: 지갑·앱에 온램프 레일을 임베드하고 건별 수수료(약 1%)를 파트너와 배분한다. 소비자 브랜드 없이 유통력을 확보하며, 대형 파트너에 깊이 통합될수록 교체 마찰(switching cost)이 해자가 된다. (Transak)

  • 어그리게이터형: 여러 온램프를 최적 경로로 라우팅하고 중개 수수료를 받는다. 개별 온램프가 많아질 수록 비교가 필요하기에 가치가 커지지만, 파트너 네트워크에 의존하는 단점이 있다. (MELD)

3) 케이스 스터디: 문페이(MoonPay)

문페이(MoonPay)는 사용자가 법정화폐로 코인을 구매하면 이를 지갑으로 전송하는 비수탁(non-custodial) 온램프 플랫폼이다. 주요 수익은 거래 건별 수수료와 매매 스프레드에서 발생하며, 결제 수단에 따라 은행이체 1%에서 카드 4.5%까지 차등 적용된다(소액 거래 최저 $3.99). 공식 수수료 구조는 크게 세 층위로 나뉘며, 이는 문페이의 수익 배분 및 유통 전략을 반영한다.

문페이의 수익 구조는 ‘직접 유입’과 ‘파트너 임베디드(Embedded) 거래’의 이원화로 요약된다. 특히 500개 이상의 지갑·앱에 솔루션을 내재화하는 모델은 파트너가 직접 요율을 책정하게 함으로써, 문페이가 대규모 유통망을 효율적으로 확보하고 수익을 배분하는 핵심 동력으로 기능한다.

4) 핵심 시사점

단순 온램프의 수수료 수익은 서비스 범용화에 따른 가격 경쟁으로 인해 극심한 마진 압박을 받는다. 따라서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구축하려면 일회성 수수료 구조를 꾸준히 발생하는 반복 수익(Recurring Revenue)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에 따라 소비자 온램프는 하위 밸류체인인 발행·정산 인프라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추세다. (MoonPay의 Iron 인수 및 브랜드 발행 대행 진출. 단, 이를 통한 반복 수익의 재무적 성과는 아직 검증 단계다.)

한편, 대형 플랫폼에 서비스를 탑재하는 ‘내재화(임베디드)’ 전략의 결과는 두 갈래로 나뉜다.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독립된 해자로 남는 경우(Transak, Turnkey)와, 상위 결제·커스터디 대기업에 인수합병(M&A)되는 경우(Privy→Stripe, Dynamic→Fireblocks)다.

어느 쪽이 주류로 자리 잡을지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온램프·지갑 영역이 산업 내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2.3. 송금 (Transfer)

송금은 스테이블코인의 이동을 담당하는 레이어다. 개인 및 기업의 송금과 글로벌 인력에 대한 급여 지급(페이롤)이 여기에 속한다.

이 영역이 주목받는 이유는 스테이블코인의 비용 우위가 가장 구체적이고 실측 가능한 형태로 증명되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국경 간 송금은 평균 6% 이상의 비용이 발생하지만,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비용이 크게 절감된다.

1) 산업 구조

달러를 코인으로, 코인을 다시 현지 통화로 환전하는 양 끝단에서는 수수료와 FX 스프레드가 발생하지만, 코인이 온체인에서 이동하는 구간은 사실상 무료다.

즉, 수익은 ‘전송’이 아닌 ‘양 끝단의 환전’과 ‘합법적 처리를 위한 라이선스’에 집중된다. 미국 각 주의 자금이체업(MTL) 라이선스 취득에 12~~24개월이 소요됨에 따라, 라이선스 자체를 인프라로 대여하는 ‘컴플라이언스-as-인프라’가 강력한 수익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2) 비즈니스 모델 유형

  • 크로스보더 B2B 인프라형: 기업 간 국경 결제·정산을 오케스트레이션하고 이동 수수료(약 0.1%)와 FX 스프레드(최대 1%)를 받는다. 일부는 나아가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 준비금 이자수익까지 취한다(Bridge의 Open Issuance). (Bridge, BVNK, Conduit)

  • 페이롤형: 급여 지급에 특화해 근로자·기업이라는 최종 수취인 관계를 소유한다. SaaS 구독료(컨트랙터당 월정액, 오프램프 약 25bp)에 더해, 급여 대기 자금(float)을 운용해 이자를 되붙이는 이중 수익 구조를 만든다(Rise Earn). (Rise, Toku)

  • 컨슈머 송금형: 개인 간 해외 송금에 특화해 스테이블코인으로 백엔드 원가를 낮추고, 레거시 대비 저렴한 플랫 수수료를 유지하면서 자사 마진을 확대하는 모델이다. (Félix Pago)

3) 케이스 스터디: 라이즈(Rise)

라이즈(Rise)는 기업이 법정화폐(USD) 또는 USDC로 급여를 지급하는 스테이블코인 페이롤 플랫폼이다. 근로자는 매 지급 주기마다 90개 이상의 현지 통화와 스테이블코인 중 수취 수단을 직접 선택하며, 누적 처리액 15억 달러 중 최근 인출의 절반 이상이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루어진다. 다만 과금 대상은 코인 전송이 아니라 고용 관계의 관리다. KYC·AML 심사, 국가별 계약서 생성, 세무 서류 발급을 플랫폼이 자동 처리하고 그 대가를 반복 과금으로 수취한다.

라이즈의 수익원은 급여 자금의 흐름을 따라 세 층으로 쌓인다.

  • 구독·거래 수수료: 컨트랙터당 월 50달러의 정액 구독료 또는 결제액의 3% 중 택일하며, 건당 2.5달러의 전송 수수료가 붙는다. 급여의 반복성 덕분에 일회성이 아닌 반복 수익이다.

  • 법적 책임 인수(EOR·AOR): 라이즈가 직접 법적 계약 주체가 되어 근로자 오분류(misclassification) 리스크를 흡수하는 상위 상품으로, 고용 대행(EOR)은 인당 월 399달러다. 단순 지급 대행과의 8배 가격 차이는 송금 기능이 아니라 컴플라이언스 책임에서 나온다.

  • 대기 자금 운용(Rise Earn): 기업이 지급 전 적립해 둔 자금과 근로자가 수령 후 인출하지 않은 USDC 잔액을 아비트럼(Arbitrum)의 아베(Aave) 대출 풀에서 운용하고, 예치·보관 수수료 없이 발생 이자의 1%를 인출 시점에 커미션으로 수취한다(2026년 3월 출시).

급여는 매달 반드시 반복되는 자금 흐름이어서, 지급 전 적립과 수령 후 보관 과정에서 플랫폼 안에 잔액이 자연스럽게 쌓인다. 라이즈의 3층 구조는 이 특성을 그대로 수익화한 것이다. 온체인 전송이 사실상 무료가 된 환경에서 이동 자체가 아니라 고용 관계(구독), 법적 책임(EOR), 대기 자금(운용)으로 과금 지점을 순차 확장하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할 수 있다.

4) 핵심 시사점

송금 시장의 승자는 단순히 코인을 저렴하게 전송하는 사업자가 아니다. 양 끝단의 환전과 라이선스를 확보하여(Mural Pay·Yellow Card) 고객 접점을 장악하고, 페이롤(Rise)을 통해 실질적인 고객 관계를 소유하며, 그 위에 운용 수익(Rise Earn)까지 결합하는 종합 플레이어가 될 것이다.

특히 크로스보더 인프라(BVNK)가 결국 카드망(Mastercard, 최대 $18억)에 인수된 사실은, 송금과 결제라는 두 레이어의 정산 인프라가 하나로 수렴할 것임을 보여준다.

2.4. 결제 (Payment)

결제는 스테이블코인으로 재화와 용역의 대금을 정산하는 밸류체인의 핵심 레이어다. 가맹점 결제 및 카드 서비스가 이를 주도하고 있으나, 시장의 기대치와 비교해 경제적 실체는 아직 미성숙하다. 온체인 스테이블코인의 리테일 회전율은 법정 통화(M1) 대비 20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급여 수령과 상시 지출이 맞물리는 일상적인 금융 사이클이 결여된 채, 자산 충전 후 간헐적으로 소비하는 단절된 패턴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1) 산업 구조

결제 수익의 핵심인 인터체인지는 결제액에 비례한다. 그러나 낮은 회전율로 인해 카드당 수익성이 저조하며, 그마저도 카드 네트워크, 발행은행, 결제대행사(PG)가 분점하는 구조다. 따라서 실질적인 수익 풀은 소비자 접점의 카드 브랜드가 아닌, 배후의 카드 발급 및 정산 인프라에 존재한다.

대다수 소비자 카드 사업자는 자체 발행 권한이 없어 해당 인프라에 의존하고 있으며, 환전 스프레드에 의존하는 제한적인 수익 구조를 지닌다.

2) 비즈니스 모델 유형

  • 결제 인프라형: 가맹점 결제·정산을 오케스트레이션한다. 결제 수수료에 더해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으로 준비금 이자수익을 취한다. Stripe의 ‘Bridge Open Issuance’는 Circle이 확보한 준비금 수익 구조를 기업에게 배분하는 모델로, 이 레이어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비즈니스 중 하나다. (Stripe, BVNK)

  • 카드 발행 인프라형: 기업의 카드 발행을 지원하는 백엔드로, Visa 등 주요 네트워크의 프린시펄 멤버십을 통해 인터체인지 수수료를 공유받고 프로그램 관리·FX 스프레드로 수익을 창출한다. USDC 기반 T+0 온체인 정산을 통해 담보 요구량을 기존 대비 최대 60%까지 낮추어 자본 효율을 크게 개선하는 것이 핵심 차별화 포인트다. (Rain, Reap)

  • 소비자 카드·네오뱅크형: 최종 사용자에게 카드와 계좌를 제공한다. 인터체인지 배분과 환전 스프레드에 멤버십 구독료나 예치금 운용 마진을 더한다. 자체 발행사가 아니어서 준비금 이자 수취는 제한적이며, 대부분 Rain·Reap 같은 발급 인프라에 의존한다. (Cypher, KAST)

  • 카드망형: 결제 승인·정산 네트워크다. 인터체인지는 발행사 몫이며, 카드망은 거래당 네트워크 수수료를 통해 거래량 증가의 수혜를 입는다. 스테이블코인 정산을 후선 레이어로 편입해 파트너 은행의 락인(Lock-in)을 강화한다. (Visa, Mastercard))

3) 케이스 스터디: 레인(Rain)

레인(Rain)은 지갑·거래소·네오뱅크가 자체 브랜드의 컨슈머 카드를 발행하도록 돕는 B2B 백엔드 인프라다. 파트너는 단일 API 통합으로 카드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레인이 비자(Visa)·마스터카드(Mastercard) 프린시펄 멤버 지위로 네트워크 스폰서십과 컴플라이언스, 발행·운영을 대행한다.

사용자가 가맹점에서 카드를 긁으면 처리는 다음 흐름을 따른다.

  • 승인(실시간): 결제는 비자·마스터카드 망에서 일반 카드와 동일하게 승인된다. 가맹점과 소비자 경험은 기존 카드와 완전히 같고, 스테이블코인은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다.

  • 잔액 차감과 원장 관리: 승인 금액만큼 사용자의 온체인 잔액이 실시간 전환·차감되며, 레인이 프로그램 전체의 원장을 관리한다.

  • 네트워크 정산(매일): 레인은 카드망과의 정산을 전량 USDC로 수행한다. 은행 컷오프 시간의 제약 없이 주 7일·연 365일 매일 정산되므로, 주말·공휴일 결제 대금이 며칠씩 묶이지 않는다.

  • 대금 회수와 운전자본: 크레딧 구조에서는 사용자 상환이 정산보다 늦게 도착하므로 발행사는 그 시차만큼 자금을 대야 한다. 레인은 카드 수취채권(receivables)을 토큰화해 온체인 대출의 담보로 활용, 대금 회수 전에 정산 자금을 조달한다(누적 차입·상환 1억 7,500만 달러 이상). 그 결과 전통 발행사 대비 담보 요구량이 최대 60% 낮다.

즉 소비자가 레인 기반의 카드를 사용하면, 레인이 뒤에서 승인부터 정산·자금 조달에 이르는 배후 흐름을 맡는 것이다.

4) 핵심 시사점

결제 수익의 본질은 눈에 보이는 카드 결제 수수료가 아니라, 발행사 지위에서 비롯되는 준비금 이자와 당일(T+0) 정산을 통한 자본 효율성에서 나온다. 대다수 소비자 카드 브랜드는 인프라 위에 얹힌 고객 접점(Front-end)에 불과하다.

최근 대형 카드 네트워크가 국경 간 결제 인프라(BVNK)를 직접 인수하거나, Visa·Mastercard·Stripe·Google이 공동 스테이블코인(Open USD) 연합을 추진하는 행보는 명확하다. 이는 플랫폼 내재화를 통해 자신들의 독점적인 준비금 이자 수익을 방어하기 위한 수직계열화 전략으로 해석된다.

2.5. 운용 (Yield)

운용은 밸류체인의 종착지이자 가장 정교한 사업 구조가 만들어지는 곳이다. 발행사가 보유자에게 줄 수 없는 이자가 결국 이곳에서 사용자에게 되돌아가며, 이 대출 사업은 하나의 자산운용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1) 산업 구조

초기 온체인 대출은 모든 자산을 하나의 거대한 풀(Pool)에 섞어 관리했기 때문에, 특정 자산 하나의 부실이 시스템 전체의 리스크로 전이되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담보와 대출 조건을 시장별로 격리하는 ‘모듈화(Isolate)’ 방식이 도입되면서, 핵심 인프라(불변의 대출 프로토콜)와 운용 영역(리스크 큐레이터)이 명확히 분리되었다.

이러한 구조적 분리가 본격적인 ‘온체인 자산운용업’을 탄생시켰다. 리스크 큐레이터는 전통 자산운용사처럼 볼트(Vault) 운용에 따른 성과보수(최대 50%)와 관리보수(연 최대 5%)를 취득하며, 현재 상위 4개 플레이어가 전체 큐레이팅 TVL(총 예치 자산)의 약 65%를 과점하고 있다.

이 운용 인프라 위로 미국 국채·사모신용을 토큰화한 RWA(실물자산) 상품, 이자수익형 합성달러, 리스테이킹 등 최종 사용자가 소비하는 다양한 금융 상품층이 형성된다.

2) 비즈니스 모델 유형

  • 대출 인프라형: 예대 마진의 일부(Reserve Factor)를 취하거나, 자체 스테이블코인(예: Aave의 GHO) 발행에 따른 이자를 프로토콜 수익으로 가져간다. 반면 Morpho처럼 자체 수수료를 끄고 그 가치를 하위 큐레이터와 토큰 생태계로 환원하여 네트워크를 키우는 모델도 공존한다. (Aave, Morpho)

  • 리스크 큐레이터형: 대출 프로토콜 위에서 자산 배분 및 리스크 모델을 설계하고 볼트 운용보수를 수취한다. 일례로 Steakhouse는 20명 미만의 소규모 인력으로 약 17억 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며 발생 이자의 약 5%를 가져간다. 전통 금융기관 대비 비용 구조가 압도적으로 효율적인 ‘온체인 자산운용사’의 전형이다. (Steakhouse, Gauntlet)

  • RWA 수익볼트형: 토큰화된 미국 국채나 MMF(머니마켓펀드)를 발행·유통하며 연 0.15~0.5% 수준의 운용보수를 받는다. BlackRock의 BUIDL이 원천 자산 역할을 하고, Ondo 파이낸스가 이를 디파이(DeFi) 생태계에 맞게 재포장하며, Plume Nest는 RWA 전용 레이어1 블록체인을 통해 이를 유통하는 구조다. (BUIDL, Ondo, Nest)

  • 이자부·합성달러형: 델타 뉴트럴 베이시스 거래(Delta-Neutral Basis Trade)나 관리금리 기반의 순이자마진(NIM)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 뒤, 이를 토큰 보유자에게 이자로 지급한다. 크립토 고유의 파생상품 수익률에 의존하는 모델과 안정적인 국채 담보에 의존하는 모델로 양분된다. (Ethena, Sky)

  • 리스태이킹형: 스테이킹된 자산을 다시 유동화(Restaking)하여 추가 수익률을 확보한다. 더 나아가 디파이 볼트 운용보수 취득부터 소비자 카드 결제 연동까지 밸류체인을 수직 통합하는 전략을 취한다. (Ether.fi)

3) 케이스 스터디: 스테이크하우스(Steakhouse)

스테이크하우스(Steakhouse Financial)는 리스크 큐레이터로 일종의 온체인 자산운용사다. 이들은 직접 대출 프로토콜을 개발하는 대신, 모포와 같은 기존 인프라 위에서 담보 자산 선정, LTV 등 리스크 파라미터 설계, 시장 간 자금 배분을 수행하는 ‘위탁운용(sub-advisory)’ 역할을 수행한다.

수익 구조 역시 전통 자산운용업과 닮았다. 발생 이자의 일부를 성과보수와 관리보수로 수취하는 구조를 갖췄으며 모포와 같은 대출 프로토콜이 회계·정산·수탁 등 운영 인프라를 전담하기 때문에, 큐레이터는 별도의 인프라 비용 없이 리스크 설계 역량만으로 운용 규모를 효율적으로 확장한다.

4) 핵심 시사점

전 세계 전통 자산운용 시장 규모(약 147조 달러) 대비 현재 온체인 큐레이터가 관리하는 자산(약 70억 달러)은 약 2만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 거대한 격차는 향후 온체인 자산운용 시장이 확장될 수 있는 장기적 성장 활주로를 의미한다.

다만, 높은 수익률은 시스템의 안정성이 담보될 때만 의미가 있다. 최근 발생한 여러 디페깅 사고와 리스테이킹 업계의 연쇄 충격은 단순 스마트 컨트랙트 감사만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운영상 리스크와 극단적 예외 상황(Tail Risk)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에 따라 현재 시장의 자금은 고수익 합성달러에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은 미국 국채 담보 상품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제도권 기관 투자자들이 원하는 본질이 단순히 높은 수익률(APY)이 아니라, 리스크를 통제할 수 있는 ‘예측 가능성’에 있기 때문이다.

3. 스테이블코인 밸류체인은 어디로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승패는 단순히 발행 규모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특정 고객층을 누가 장악하는가에 달려 있다. 하지만 크립토 네이티브 방식으로 인프라를 처음부터 구축하는 것은 속도가 느리고 비용 부담이 크다.

가장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전략은 이미 구축된 전통 금융 인프라(레일) 위에 스테이블코인의 효율성(당일 정산, 24시간 가동, 저비용 송금, 프로그래머블 수익)을 얹는 방식이다. 최근 Stripe의 Bridge 인수나 Mastercard의 BVNK 협업 등 대형 인수합병 사례는 모두 이러한 ‘전통 금융 인프라와 스테이블코인 효율성’의 결합을 겨냥한 행보다.

이러한 기회는 ‘지역 통화의 확산’과 ‘제도권 금융과의 결합’이라는 두 가지 거대한 흐름과 맞물려 증폭되고 있다.

  • 지역 통화의 확산: 자국 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준비하는 각국 정부와 기관은 시스템을 맨바닥에서 구축하기보다, 이미 검증된 발행 인프라와 지역 은행 코리도를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 제도권 금융과의 결합: JPM, Visa, BlackRock 등 제도권 금융 역시 독자적인 기술 개발보다 검증된 인프라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위와 같은 흐름에 따라, 제도권 금융이 시장에 진입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인 카드 발행·정산, 수탁 인프라, 운용 계층의 시장 기회는 향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이라는 소모적인 경쟁에서 벗어나야 한다. 스테이블코인은 그 자체로 독립된 제품이 아니라 기존 금융 레일의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적 업그레이드’ 수단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승자는 이미 깔려 있는 전통 레일 위에서 인프라 계층을 장악하는 플레이어가 될 것이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 속에서 산업의 무게중심은 ‘아래로’, 그리고 ‘안으로’ 향하고 있다. 금리 인하 기조에 따라 발행업 자체의 경제성은 약화되는 반면, 사용량 증가에 따른 하부 정산 레이어의 가치는 커지기에 무게중심은 ‘아래로(정산 레이어)’ 이동한다. 동시에 스테이블코인이 기존 시스템을 대체하는 대신 제도권 ‘안으로’ 빠르게 흡수되고 있으며, 각국 통화 코인이 달러 네트워크의 빈자리를 채우며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있다.

이러한 무게중심의 이동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핵심 의제이다. 오는 9월 28일 개최되는 ‘이스트포인트: 서울 2026(EastPoint: Seoul 2026)’은 이러한 산업적 변화를 심도 있게 다루는 논의의 장이 될 것이다. 전통 금융 기관과 디지털 자산 업계가 한자리에 모여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생태계 전반을 다루는 만큼, 기존의 경계를 넘어 진정한 융합을 실현하기 위한 실질적인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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