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 자본은 특정 섹터와 기업으로 집중되는 패러다임 전환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타이거리서치와 루트데이터(RootData)는 2018년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 집계된 총 9,416건의 투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러한 자본 시장의 변화를 분석했습니다.
Key Takeaways
2026년 상반기 유입 자본은 133억 달러로 벌써 2024년 연간(132억 달러) 수준과 비슷하나, 투자 유치 건수는 435건에 그쳐 최고치인 2022년(1,978건) 대비 78% 급감했다.
리드 투자에 집중하는 소수 네이티브 대형 VC와 유동성을 앞세운 거래소 계열 VC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으며, 뚜렷한 경쟁 우위가 없는 중소형 VC는 빠르게 도태되고 있다.
게임 섹터 투자 유치 건수는 96% 감소했다. (2024년 141건 → 2026년 상반기 5건)
결제·스테이블코인과 중앙화거래소(CEX) 섹터의 자본 유입은 M&A가 전적으로 견인했다.
전통 금융기관의 투자 딜 참여 비중은 2026년 상반기 전체 건수 중 54.5%를 기록했다.
1. 2021년의 암호화폐 투자 시장: 속도와 분산이 전략이었다
2021년 암호화폐 투자 시장의 핵심 전략은 속도와 포트폴리오의 다변화였다. 시드(Seed) 라운드를 포함해 연간 1,750건의 투자가 집행되었으며, AU21 캐피털(AU21 Capital)의 경우 월평균 13건 이상의 딜을 처리할 만큼 속도 경쟁이 치열했다.
당시 투자 판단 기준은 TGE 일정, 토크노믹스의 구조 등으로 단순화되어 있었다. 실질적인 제품 개발 없이 토큰 발행만으로 수익 창출이 가능한 환경이었기에, 벤처 투자자들은 밸류에이션과 무관하게 수십에서 수백 개의 프로젝트에 분산 투자하는 이른바 ‘스프레이 앤 프레이(Spray and Pray)’ 전략을 주로 구사했다.
철저한 실사보다 신속한 자금 집행이 우선시 되었으며, 신규 라운드가 순식간에 마감되고, 라운드에 참여하지 못한 VC들은 더 높은 밸류에이션의 후속 라운드를 추종하는 등 VC들 사이에서도 FOMO가 반복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투자 전략을 구사했던 VC 중 상당수는 이후 도래한 베어마켓을 버티지 못했다. 반면 생존한 VC들은 투자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꿨다.
2. 생사가 갈리는 VC들: 시대의 흐름이 바뀌었다
2.1. 과거 VS 현재 리드투자 비교
먼저 VC 중에서도 주요 VC들이 주로 이끌었던 리드투자 관련 지표를 살펴본다.
현재까지 투자를 활발하게 주도하는 VC도 있는 반면, 현재는 종적을 감추었거나 새롭게 떠오른 VC들도 확인할 수 있다.
리드투자는 특정 라운드를 리드할 만큼 인지도, 자본 규모를 두루 갖춘 대형 VC의 전유물이었기 때문에 과거 주요 리드투자 VC들은 현재까지 쉽게 무너지지 않았고, 대부분 Top 10 안에 남아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2. 살아남은 VC의 전략 차이
2024년부터 2026년까지의 데이터를 최근 데이터로 두고 살펴보면, 암호화폐 네이티브 VC 및 기존에 활동하던 대형 VC들은 개별 딜에 더 깊게 관여하는 리드 투자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전체 투자 건수는 축소하되 실사 수준을 높이고 이사회 참여 및 거버넌스 주도권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선회한 것이다.
한편 리드 투자가 아닌 일반 라운드 누적 투자 건수에서는 또 다른 양상이 보인다.
2024년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 투자 라운드에 참여한 Top 15 VC를 자세히 보면 거래소 계열 VC의 비중이 크다. 거래소는 리드 투자를 하기보다 라운드 참여에 더 적극적이었다.
코인베이스 벤처스(Coinbase Ventures)가 140건으로 1위, OKX 벤처스(OKX Ventures)가 94건으로 2위, YZi 랩스(YZi Labs)가 92건으로 3위를 기록했다. YZi 랩스는 2025년 1월 바이낸스 랩스(Binance Labs)가 리브랜딩한 조직이다.
7위 해시키 캐피털(HashKey Capital)은 홍콩 거래소 해시키 익스체인지(HashKey Exchange)의 벤처 조직이고, 14위 미라나 벤처스(Mirana Ventures)는 바이빗(Bybit)의 벤처 조직이다.
Top15 안에서만 5개 주요 거래소가 각자의 VC를 통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반면 폴리체인, 판테라 캐피털처럼 리드에 집중하는 대형 VC는 일반적인 투자 참여 횟수에서는 밀려난다.
CEX 계열 VC는 플랫폼 자체의 풍부한 유동성과 마케팅 지원 능력을 전면에 내세워 주요 라운드에 핵심 참여자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반면, 규모의 경제나 브랜드 인지도, 혹은 거래소 수준의 유동성 지원 역량 등 명확한 독점적 경쟁 우위를 확보하지 못한 중소형 VC들은 자본 압박과 회수 실패가 맞물리며 시장에서 빠르게 도태되는 추세다.
2.3. 이탈한 VC들: 스프레이 앤 프레이(Spray and Pray) 전략의 최후
과거 상승장에서 빠른 토큰 유동화 전략에 의존해 광범위한 포트폴리오 투자를 집행하던 VC들은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AU21 캐피털(AU21 Capital), LD 캐피털(LD Capital), 시마 캐피털(Shima Capital) 등은 투자 건수가 최대 98.9%까지 급감하며 사실상 시장에서 영향력을 상실했다. 단기 내러티브에 편승한 전략은 장기 베어마켓과 규제 강화 환경에서 더 이상 작동하지 않게 됐다.
물론 그들만의 차별점을 개발하지 못한 것이 도태의 가장 큰 원인이지만, 결정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의 자본 흐름 트렌드 자체가 어느정도 성장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바뀌고 있으며, 초기 투자를 필요로 하는 신생 프로젝트가 등장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한다.
결국 그들이 찾던 먹거리가 더 이상 시장에 등장하고 있지 않다는 의미이다.
3. 투자 라운드: 씨앗보다 열매를 산다
3.1. 시드(Seed)의 급감
2026년 상반기 집계된 시드 단계의 딜은 81건으로, 2022년 694건 대비 88% 감소했다. 리스크가 높고 비즈니스 모델이 미검증된 초기 프로젝트에 대한 시장의 기피가 뚜렷하게 관측된다. 시드 라운드의 감소는 전체 라운드 구조에서도 확인된다. 2022년 전체 딜의 35.3%를 차지하던 시드 라운드 비중은 2026년 상반기 18.7%로 줄었다.
시드 라운드 감소는 투자사들의 기피와 더불어, 시드 투자를 유치해야하는 초기 프로젝트가 예전처럼 많이 등장하고 있지 않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시장의 침체와 성숙함이 동시에 관찰되는 지표이다.
3.2. 후기 스테이지로의 투자금액 집중
라운드별 투자금액 비중을 보면 후기 단계(Series A 이상)가 전체의 75.2%를 점유하고 있다. 베어마켓 기간인 2023년에는 시드 단계 투자가 잠시 과반을 차지했으나, 시장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자금력 있는 기업 위주로 자본이 빠르게 재배치되었다.
2026년 상반기 시리즈 A의 총투자액($745M)이 시드 전체 유입액($423M)을 상회하며 전체 라운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스테이지별 평균 딜 사이즈는 단계마다 뚜렷한 계단식 상승 형태를 보인다. 시드 단계 평균은 $5.4M, 시리즈 A는 $22.4M, 시리즈 C는 $127M, 시리즈 E는 $202M다.
후기 라운드로 갈수록 표본 수는 줄어드는 반면, 그 단계까지 도달한 기업은 이미 매출과 밸류에이션이 커진 상태에서 투자를 받기 때문에 라운드당 금액 자체가 크다.
4. 시장 전체: 자본은 집중되고 투자건수는 줄었다
4.1. 총량과 투자건수의 역전
2026년 상반기 총 자본 유입은 133억 달러를 기록한 반면, 전체 딜 건수는 435건으로 투자유치 건수가 가장 많았던 2022년(1,978건) 연간 투자유치 건수 대비 22%에 해당된다.
한편 2024년부터 2026년까지의 자본 규모는 유지되거나 더 높은 수준인 반면에 훨씬 적은 곳에 몰렸다.
토큰 유동성 이벤트에 기반해 단기 수익을 노리던 기존 VC들의 소규모 분산 투자가 줄고, 전통 금융기관의 대형 직접 투자가 늘고 있다.
기관은 토큰 상장 일정이나 내러티브 보다 더 까다로운 기준 하에 감사 가능한 수익 구조와 규제 라이선스를 판단한다.
2026년 상반기 1억 달러 이상의 대형 딜은 총 32건으로 전체 딜의 7.4%를 차지했다. 2024년 1.1%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전체 딜의 평균 사이즈도 2024년 1,170만 달러에서 2026년 상반기 4,740만 달러로 약 4배 커졌다.
이 비중 상승은 두 방향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대형 딜 건수 자체가 늘었고, 동시에 시드를 비롯한 소형 딜이 줄면서 전체 딜 수가 줄었다. 살아남은 소수의 프로젝트가 시장을 독식하기 시작했다. 또한 소형 딜이 사라지면서 원래도 소수였던 대형 딜의 상대적 비중이 커진 결과이기도 하다.
4.2. 벤처 라운드 직접 참여
전통 금융기관이 참여한 투자 딜의 비중은 2018년 29.2% 수준에서 2021년 최초로 과반(53.9%)을 돌파했다.
이들의 투자 참여도는 지난 하락장을 거치며 2023년 45.2%로 일시 감소했으나, 규제 구체화에 따라 2024년 54.4%로 반등했고, 2025년 50.9%로 다시 내려간 뒤 2026년 상반기 54.5%를 기록했다. 2021년 과반 돌파 이후 고점권을 유지하고 있다.
일례로 캔톤 네트워크(Canton Network)의 개발사 디지털 에셋(Digital Asset)의 $355M 대형 라운드는 a16z가 리드를 맡았지만, BNP 파리바(BNP Paribas), HSBC, S&P 글로벌(S&P Global), 한화투자증권 등 제도권 핵심 금융기관이 자회사 형태의 VC를 거치지 않고 직접 투자를 집행했다.
과거엔 첫 단계부터 투자하는 딜이 주를 이루었다면, 크립토 VC의 규모적인 성장과 더불어 전통 투자사가 진입함에 따라 어느정도 성장 단계에 놓여있는 회사에 투자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5. 섹터: 환경의 변화를 겪고 살아남았다
2024년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과 규제 우호적 환경이 맞물리며 베어마켓 이후 처음으로 섹터별 자금 흐름이 뚜렷해진 해로, 이번 분석에서 섹터 비교의 기준 연도로 설정했다.
비트코인 ETF가 승인된 해인 2024년, 당시 전체 투자 자본의 50.9%를 점유하며 과반을 차지했던 인프라 섹터의 점유율은 2026년 상반기 기준 14.8%로 급감했다.
반면 결제·스테이블코인(25.3%), CEX(18.2%), 예측 시장(Prediction Markets, 17.5%) 등이 시장을 주도하며 섹터 지형이 전면 재편되었다.
이러한 지표 변화는 블록체인 인프라가 독립적인 투자 대상에서 기관 비즈니스가 활용하는 실용적 플랫폼으로 성격이 전환되었음을 시사한다. 로빈후드가 아비트럼 기반으로 자체 레이어를 구동한 사례나, 시큐리타이즈가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과 동시에 솔라나 및 아발란체를 결제 레이어로 채택한 사례가 대표적인 예다.
즉, 신규 프로토콜 인프라를 새로 구축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기존 인프라 상위 레이어에서 실물 금융 서비스를 실질적으로 운용하는 구조가 현 자본 시장의 핵심 요구 방식이다.
5.1. 저조한 섹터: Games·NFT·Social
딜 건수 기준으로 세 섹터 모두 급락했다. 게임 섹터 딜 건수는 141건에서 5건으로, NFT는 27건에서 2건으로, 소셜 엔터테인먼트는 74건에서 11건으로 줄었다.
투자 금액 기준 역시 세 섹터 모두 동일한 하향 흐름을 기록했다. 게임 섹터의 유입 자본은 7억 5,860만 달러에서 4,480만 달러로 축소되었으며, NFT는 1억 1,490만 달러에서 1,470만 달러로, 소셜·엔터테인먼트 섹터는 5억 1,210만 달러에서 7,010만 달러로 급감했다.
이 중 자본 감소 폭이 가장 두드러진 영역은 게임 섹터다. 과거 게임파이(GameFi) 모델은 지속 가능한 게임플레이 환경 구축보다 토큰 발행 기반의 금융적 보상에 과도하게 치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결국 신규 유저 유입이 둔화되는 즉시 토큰 가치 하락과 유저 이탈이 맞물리는 ‘데스 스파이럴(Death Spiral)’ 이라고 불리우는 구조적 악순환을 극복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과거 투자 실사의 주요 지표였던 유저 트래픽 데이터의 신뢰성이 상실되면서, 해당 섹터로의 자본 유입이 사실상 차단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5.2. DeFi: 조용하지만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탈중앙화금융(DeFi) 섹터의 딜 건수는 71% 급감했으나, 총투자 금액의 감소 폭은 34% 정도에 그쳤다. 건당 평균 딜 사이즈는 2024년 450만 달러에서 2026년 상반기 1,040만 달러로 오히려 증가했다. 이는 전체 투자 건수가 축소되는 국면에서 자본이 소수의 대형 딜에 집중되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자본 집중화 경향을 견인한 핵심 요인은 렌딩 프로토콜 모포(Morpho)의 기관 및 투자사 대상 토큰 판매 라운드다.
모듈형 렌딩 프로토콜을 통해 기관의 DeFi 볼트 시장 진입 및 DeFi의 리스크 표준을 새롭게 정의한 모포는 2026년 6월 9일 a16z 크립토(a16z crypto), 패러다임(Paradigm), 리빗 캐피털(Ribbit Capital)이 주도한 1억 7,500만 달러 규모의 토큰 투자를 유치했다. 해당 단일 투자 라운드가 2026년 상반기 DeFi 전체 투자 금액의 17.7%를 차지하며 시장 집중도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결론적으로 DeFi 섹터는 생태계 전반의 저변이 넓어지는 성장 방식에서 벗어나, 시장에서 검증된 소수의 프로토콜을 중심으로 자본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5.3. 페이먼트·스테이블코인: 가장 빠르게 부상한 섹터
결제 및 스테이블코인 섹터의 투자 딜 건수는 월평균 기준 지속적으로 가속화되는 추세다. 동기간 총투자 금액 역시 1억 4,390만 달러에서 2026년 상반기 28억 5,050만 달러로 약 20배 급증했다. 다만 이러한 자본 유입 증가세의 상당 부분은 소수의 대형 M&A 거래가 견인한 결과로 분석된다.
2026년 상반기 최대 규모의 딜은 마스터카드의 BVNK 인수(18억 달러, 3월)이며, 페이워드(Payward, 크라켄 모회사)의 Reap 인수(6억 달러, 5월)가 그 뒤를 이었다. 이 두 건의 거래가 2026년 상반기 섹터 전체 투자 금액의 약 84%를 점유하고 있다. 동시에 레인(Rain, 2억 5,000만 달러), KAST(8,000만 달러) 등 크로스보더 결제 및 암호화폐 카드 발급사들 역시 안정적으로 자금을 유치하며 시장의 성장을 뒷받침했다.
이처럼 최근 관측되는 대형 M&A 사례들은 전통 결제사 및 대형 웹3 기관들이 단순한 사업 제휴 수준을 넘어, 인수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직접 소유하고 통제하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특히 스트라이프(Stripe)는 지난 2024년 10월 착수한 브릿지(Bridge) 인수로 시작해 생태계 표준 선점 시나리오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스트라이프는 브릿지 인수 이후 패러다임(Paradigm)과 협력하여 스테이블코인 결제 전용 블록체인 템포(Tempo)를 구축하고, 2026년 3월 성공적으로 메인넷을 가동했다.
동년 6월에는 브릿지 공동 창업자 잭 에이브럼스가 140개 이상 기업이 참여하는 글로벌 컨소시엄형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인 오픈 유에스디(OUSD)의 운영 주체 임시 대표로 취임했다.
OUSD 프로젝트에서는 스트라이프가 인수하여 고도화 중인 브릿지와 그들이 구축 중인 템포가 핵심 초기 인프라로 채택되어 활용된다. 결과적으로 인수를 통해 확보한 기술과 인력이 자체 독자 플랫폼과 업계 표준 연합체라는 양대 축을 동시에 통제하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이는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경쟁이 개별 기업 간의 인수 단계를 넘어, 시장 전체의 글로벌 표준 제정 단계로 완전히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5.4. CEX: 벤쳐 투자는 더이상 필요없다
중앙화거래소(CEX) 섹터의 투자 금액 점유율은 2024년 3.0%에서 2026년 상반기 18.2%로 급등했다. 다만 이러한 지표 변화를 신생 거래소에 대한 전통적인 벤처 투자 확대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2024년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 집계된 CEX 섹터 투자 총액의 75.5%가 M&A(인수합병) 단일 카테고리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비중은 2024년 58.8%에서 2025년 78.9%로 치솟으며 압도적인 집중도를 보였다.
전반적인 자본 유입 규모는 대형 M&A 거래가 집중되며 피크(194억 달러)를 기록했던 전년 대비 감소했으나, 2024년(3억 4,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여전히 6배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딜 건수 역시 둔화되지 않고 반기 기준 견고한 페이스를 유지 중이다. 2026년 상반기에 기록된 23건의 딜은 월평균 3.8건으로, 2024년(월평균 2.8건) 및 2025년(월평균 3.0건)의 집행 속도를 상회하는 수치다.
즉, CEX 투자시장에서 관측되는 현상은 소수의 대형 사업자 중심으로 전개되는 시장 재편으로 해석된다. 네이버(Naver)의 두나무(Dunamu) 지분 인수 건은 아직 심사 단계에 놓여 있으나 발표일 기준 해당 기간의 최대 규모 딜로 기록되었으며, 코인베이스(Coinbase)의 데리빗(Deribit) 인수(29억 달러)와 크라켄(Kraken)의 닌자트레이더(NinjaTrader) 인수(15억 달러)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아부다비 국부펀드 MGX가 바이낸스(Binance)에 집행한 2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투자 역시 이와 동일한 맥락이다. 이와 동시에 OKX 벤처스(OKX Ventures)나 해시키 캐피털(HashKey Capital) 등 기존 대형 거래소 산하의 VC가 투자 라운드 및 기업 인수 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CEX 플레이어들이 피투자자인 동시에 전략적 투자자로서의 역할을 겸하는 다각적 구조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5.5. 예측시장: 새롭게 부상한 섹터
예측 시장(Prediction Markets)은 경제 지표, 선거, 정책 결정 등 실세계의 거시 지표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섹터로 부상했다. 해당 섹터 성장의 트리거는 2025년 5월,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공식 규제 승인이었으며, 제도권 진입에 따라 헤지펀드 및 자산운용사의 대규모 자금 유입이 가능해졌다.
칼시(Kalshi)는 2026년 6월 누적 거래량 $100B을 넘어섰다. 2025년 12월 패러다임(Paradigm) 주도로 $1B를 유치한데, 이어 코투(Coatue) 주도로 다시 $1B를 유치했다.
폴리마켓(Polymarket)은 전통 대형 거래소 운영사인 인터콘티넨탈 익스체인지(ICE)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2025년 10월 ICE는 최대 $2B 한도 투자 약정, 이후 실제 집행액은 $1B였고, 2026년 3월에는 $600M을 추가로 집행하며 누적 투자액은 약 $1.6B이다.
예측 시장 섹터는 다수의 신생 프로젝트가 경쟁하는 구조가 아니라, 규제 승인을 가장 먼저 확보한 두 플레이어에게 전통 금융기관과 최상위 기관 자본이 반복적인 대형 라운드로 집중되는 구조로 굳어지고 있다.
5.6. Custody: 조용하지만 강력한 섹터
수탁(Custody) 섹터는 2024년 $20.4M에서 2026년 상반기 $317.1M으로 15배 급증했다.2026년 상반기에는 앵커리지(Anchorage)가 $100M 전략 투자를 유치했다. 2026년 상반기 전체 투자 금액의 3분의 1을 앵커리지가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기관 자산운용사가 암호화폐를 직접 보유하려면 규제 요건을 충족하는 커스터디 인프라가 필수다. 결국 기관 자산운용사 및 암호화폐 수탁에 대한 기관의 수요가 늘며 섹터도 함께 성장한 케이스이다.
위에서 살펴본 투자 유치를 통해 자금 흐름의 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섹터의 공통점은 기관의 시장 진입 수요가 만들어낸 인프라 수요라는 공통점이 있다.
6. 암호화폐 자본 시장의 새 기준: 베팅에서 장악력 확보로
전반적으로 투자의 무게중심이 단기적인 씨앗 뿌리기에서 인프라와 프로토콜의 일부를 소유하는 방식으로 전환되었다.
2024년 비트코인 ETF 승인 및 규제 환경이 개선되기 전, 암호화폐 시장은 무차별적인 베팅의 영역이었다. 내러티브에 기반해 소액을 다수의 프로젝트에 분산 투자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이 전략은 게임 및 NFT 섹터의 몰락, 그리고 해당 방식을 고수하던 VC의 도태로 귀결되었다.
반면 현재의 자본은 단기적인 베팅이 아닌 장기적으로 투자 대상과 온체인 인프라의 장악력을 얻는 것을 지향한다. 감사 가능한 수익 구조와 규제 라이선스를 확보한 소수의 대상에 대규모 자금을 집중하거나, 아예 지분을 인수해 인프라 자체를 장악한다.
과거 초기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는 VC가 시장에 던지는 일종의 시그널이었다. VC의 투자 집행이 곧 스마트 머니 유입 신호로 인식되어 토큰 가격을 부양했거나, 리테일 유저들이 사전 참여에 몰리도록 유도했다. 반면 인프라를 직접 인수하고 라이선스를 확보하는 현재의 구조적 자본은 리테일 추종을 위한 시그널을 시장에 던지지 않는다.
더 이상 리테일이 VC의 투자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은 결국 시장 자본의 구조적인 변화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리테일 또한 이제 시장에서 투자 대상을 고려할때 비슷한 관점으로 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이전과 같은 베팅 전략은 더이상 리테일에게도 VC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About RootData
RootData는 2022년 초 출시된 Web3 자산 데이터 플랫폼으로, 크립토 투자자와 창업자를 위한 체계적인 투자·펀딩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한다. 현재 월간 340만 건 이상의 검색 요청을 처리하며 200만 명 이상의 크립토 사용자가 활용하고 있다. RootData의 데이터와 리서치는 월스트리트저널(The Wall Street Journal), 코인텔레그래프(Cointelegraph), 바이낸스 리서치(Binance Research), 더 블록(The Block) 등 주요 미디어와 기관에서 인용되고 있다. 플랫폼은 크립토 프로젝트 발굴부터 펀딩 추적, 투자자 프로파일링까지 투자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구조화된 형태로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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