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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 지갑: 매출 700% 스케일업의 핵심 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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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에이전트 지갑: 매출 700% 스케일업의 핵심 레이어

AI 에이전트가 직접 트레이딩을 하고 결제까지 처리한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그런데 암호화폐 지갑업계는 이미 그 판을 조용히 짜고 있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10개가 넘는 기업이 에이전트 전용 지갑을 만드는 중입니다. 이들은 무엇을 노리고 있으며, 그 기대 효과는 얼마나 될까요?


Key Takeaways

  • AI가 사람 대신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물건이나 정보를 살 때는, 한 번에 몇 원짜리 결제를 수천 번씩 하게 된다. 지금 카드로는 이런 잔돈 결제를 감당할 수 없어서, 돈을 조건에 맞게 자동으로 쪼개 보낼 수 있는 ‘지갑’이 꼭 필요해진다.

  • 코인베이스, 바이낸스 같은 회사들이 지금 당장 돈이 안 되는데도 AI용 지갑을 만들어두는 이유는, 나중에 AI가 진짜로 돈을 쓰기 시작했을 때 그 손님들을 미리 자기 서비스에 잡아두기 위해서다. 지금은 미래 손님을 선점하는 시기다.

  • 코인베이스를 예로 계산해보면, AI 에이전트 사용량이 증가하면 현재 매출의 7배를 벌 수 있다.

  • 지갑에 쌓인 결제 기록을 보면 이 AI가 돈을 잘 버는지 알 수 있다. 그래서 나중엔 이 기록만 보고 “너 요즘 잘 벌던데 미리 빌려줄게” 하는 대출 사업도 가능해진다. 신용카드 매출을 보고 소상공인에게 대출해주는 것과 같은 원리다.

  • 다만 아직은 가능성 단계다. AI가 헛짚어서 엉뚱하게 결제하는 일도 있고, 나라마다 회사마다 규칙이 다 다르고, AI가 법적으로 뭘 할 수 있는지도 아직 안 정해졌다. 그래서 지금 벌어지는 경쟁은 당장 돈을 버는 싸움이 아니라, 몇 년 뒤를 내다보고 미리 자리를 잡아두는 싸움이다.


1.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AI 에이전트

올해 초 예측시장(Polymarket)에서는 AI 에이전트에게 50달러의 초기 자금을 쥐어주고, “스스로 API 비용과 서버비를 벌어 지불하지 못하면 사멸한다”는 조건 아래 자율 트레이딩을 수행하게 한 사례가 화제를 모았다. 실제로 성공적으로 트레이딩에 성공했고, 뒤이어서 다양한 에이전트가 실제로 트레이딩을 수행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일상에서 에이전트를 체감하기는 어렵다. 다만 머지않은 미래에 모두가 AI 에이전트를 쓰게 될 것이라는 점만큼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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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모든 에이전트 거래의 출발점은 지갑이다.

지금 에이전트는 아직 우리 일상 결제에 들어와 있지 않다. 현재 가장 활발하게 쓰이는 곳은 암호화폐 생태계 안의 트레이딩 봇이다. 이들은 전통 결제 레일과 무관하게 움직이며, 암호화폐 트레이딩에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미래에는 지금 상상하지 못하는 것까지 결제 대상이 된다. 지난 리포트에서 다뤘듯이, AI는 결제 방식 자체를 바꾼다. 브라우저에 더 이상 사람이 직접 들어가지 않고 에이전트가 대신 웹을 돌아다니게 되면, 결제 단위는 급격히 작아진다. 한 번의 API 호출, 한 건의 데이터 조회에 0.001달러, 심하면 0.00001달러를 내야 하는 시대가 온다.

현재 지갑 사용 형태를 지나 이런 초소액을 사람의 개입 없이 프로그램이 조건에 따라 쪼개서 내보내려면 프로그래머블한 결제 시스템이 필요하다. x402 결제 레일이 나온 배경이 바로 이것이고, 그 레일이 서는 토대가 지갑이다.

하지만 현재 결제 레일은 주체가 사람으로 설계되어 있다.

카드는 명의자 개인에게 발급되고, 문제가 생기면 사람이 분쟁을 걸어 되돌리는(chargeback) 구조 위에서 돌아가며, 건당 수십 센트의 고정 수수료를 전제로 한다. 사람이 가끔 20달러짜리를 사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에이전트가 API 한 번에 0.001달러, 데이터 한 건에 0.00001달러를 초당 수천 번씩 내보내기 시작하면 이 결제의 경제성은 성립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돈 자체가 프로그래머블한가?”다.

카드는 입력을 자동화할 순 있어도, 돈의 흐름을 조건에 따라 쪼개거나 흘려보내거나 즉시 정산하도록 프로그래밍할 수는 없다. 지갑이 올라선 레일에서는 그게 기본값이다. 그래서 카드에 정보를 맡기는 방식은 사람 크기의 결제를 잠깐 대신 눌러주는 데까지고, 기계가 스스로 주고받는 경제로 넘어가는 순간 지갑이 출발점이 될 수밖에 없다.

3. 에이전트는 503억 달러 짜리 사업이다.

위 표에서 봤드이 지갑 플레이어들은 거래소뿐 아니라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까지 폭 넓다. 하지만 이처럼 다양한 플레어들이 당장의 뚜렷한 수익성 없는 에이전트 월렛 인프라에 진출하는 이유는 뭘까?

답은 이들이 오늘의 매출이 아니라 미래의 매출, 비즈니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지갑에 에이전트를 붙여두는 건 당장 돈이 되는 사업이 아니라, 나중에 에이전트가 실제로 대량 거래를 일으키기 시작했을 때 그 물량을 자기 인프라로 흡수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을 미리 다져 주는 작업이다.

핵심은 미래에는 AI 에이전트가 인간의 개입 없이 ‘브라우저리스(Browserless)’ 환경에서 24시간 자율 구동된다는 점에 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에이전트에게 리서치 작성 하나를 요청했다고 가정해보자. 에이전트는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여러 플랫폼의 유료 데이터를 가져올 때마다 개별 건별로 소액 결제를 실행한다. 사용자는 단 한 번 명령을 내렸을 뿐이지만, AI 에이전트는 20~30회 이상의 결제가 순식간에 일어난다.

이처럼 사람이 단순한 행동 하나로 여겼던 요청도 AI 에이전트를 거치면 수많은 결제 트랜잭션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결제 환경의 전환이 기업의 실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는 코인베이스의 공시 수치를 통해 계산할 수 있다.

해당 계산은 전체 가입자(약 1.2억 명)가 아닌, 실제 거래를 일으키는 월간 활성 유저(MTU) 920만 명을 기준으로 산출했다. 도입률 · 유저당 에이전트 수 · 일일 호출 빈도라는 세 가지 변수를 조합해 추정한 시나리오별 결과는 다음과 같다.

  • 보수적 시나리오 (도입률 10% · 유저당 에이전트 1개 · 하루 50회 호출):

    • 연간 약 8,400만 달러(+1.2%)의 매출이 추가

  • 중립적 시나리오 (도입률 50% · 유저당 에이전트 2개 · 하루 200회 호출):

    • 추가 매출은 연간 약 33억 6,000만 달러(+46.8%)로 급증

  • 공격적 시나리오 (도입률 100% · 유저당 에이전트 3개 · 하루 1,000회 호출):

    • 연간 약 503억 7,000만 달러로, 현재 총매출의 약 7배에 달하는 초대형 매출원이 형성

이 그래프에서 정작 눈여겨봐야 할 건 세 시나리오의 격차가 등차가 아니라 등비로 벌어진다는 점이다. 도입률만 10%에서 100%로 10배 뛰었을 뿐인데, 최종 매출은 8,400만 달러에서 503.7억 달러로 약 600배 벌어진다.

도입률·사용자당 에이전트 수·일일 호출 횟수라는 세 변수가 곱셈으로 겹치기 때문에, 어느 하나만 살짝 올라가도 전체 결과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는 구조다. 그 결과 에이전트가 대중화에 이르고 사용자가 급증한 시기에는 현재 총 매출의 최대 약 7배의 매출원이 발생한다.

결국 코인베이스가 당장 유의미한 매출 없이도 에이전트 지갑 인프라를 내세우는 이유는 미래 에이전트 시대의 매출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4. 에이전트 네오뱅킹까지

지갑 인프라를 통해 축적되는 거래 데이터는 단순한 기록을 넘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강력한 발판이 된다. 지갑에 쌓인 결제 내역이 AI 에이전트의 재무 상태와 수행 능력을 증명하는 ‘신용 평가 기준’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처럼 데이터 기반의 신용평가 체계가 갖춰지면, 지갑 사업자는 이를 바탕으로 에이전트 전용 매출연계금융(RBF)과 같은 차세대 금융 사업으로 자연스럽게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

기존 결제 데이터로 새로운 금융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대표적 사례가 바로 스트라이프 캐피털(Stripe Capital)이다. 스트라이프는 2019년 9월 대출 서비스(Stripe Capital)를 출시하면서 외부 신용평가사나 복잡한 대출 서류에 의존하지 않았다. 이미 자사 결제망을 통해 흐르고 있던 가맹점의 실시간 매출 데이터만으로 대출 여부와 한도를 심사했다.

위와 같이 스트라이프의 사례는 별도의 영업망이나 마케팅 없이도, 기존 비즈니스에서 확보한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금융 사업을 연계 구축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에이전트 지갑 사업자 역시 동일한 확장 경로를 밟게 된다. 지갑을 통해 에이전트의 매출 데이터를 꾸준히 축적해두면, 이를 바탕으로 에이전트의 운영 자금을 선지급(RBF)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에이전트 금융 플랫폼’으로의 사업 확장이 가능해진다.

다만 이러한 신규 비즈니스 구축이 실현되려면 한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AI 에이전트가 단순 결제 대행을 넘어 스스로 수익을 창출하는 자산 보유 주체로 진화하여, 대출을 상환할 만큼 실질적인 매출을 벌어들여야 한다는 점이다.

5. 하지만, 이 성장은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

앞서 살펴본 코인베이스 중심의 7배 매출 성장과 RBF(매출연계대출) 확장안은 에이전트 결제의 대중화를 전제로 한 낙관적 시나리오다. 현실 경제에 안착하기까지 넘어야 할 장벽은 결코 만만치 않다.

우선 AI 에이전트의 실질적인 구매 전환율과 결제 신뢰성에 큰 의문이 남아있다. 에이전트들이 자율 주문 과정에서 환각(Hallucination)으로 인한 오결제를 일으키거나, 카드사의 이상거래탐지(FDS) 시스템에 거부당해 결제가 차단되는 현상에서 보듯 실제 결제 완결율은 여전히 낮다.

여기에 x402, AP2, MPP 등 다양한 결제 프로토콜이 단일 표준으로 통합되지 않은 채 파편화되어 있고, 법적 주체가 아닌 AI 에이전트에 대한 KYC(신원 확인) 및 금융 규제의 공백도 시장 확장을 막는 명확한 걸림돌이다.

결국 현재 지갑 사업자들의 목적은 단기적인 수수료 수익이 아니다. 과거 애플 앱스토어가 연 100억 달러 규모의 수수료 시장을 형성하기까지 15년이 걸렸고, 위챗페이가 거대 미니프로그램 생태계를 안착시키기까지 7년이 걸렸듯, 에이전트 지갑 역시 긴 호흡으로 판을 깔아가는 생태계 싸움이다.

지금 벌어지는 경쟁은 현재의 미미한 매출을 겨루는 단계가 아니다. 5~10년 뒤 본격적으로 펼쳐질 에이전트 경제에서 자금 흐름의 데이터 주권을 누가 먼저 독점하느냐를 결정짓는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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