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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리서치
가상자산 과세 반대 73.7%, 투자자들은 무엇을 우려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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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과세 반대 73.7%, 투자자들은 무엇을 우려하나

국내 투자자 설문조사를 통해 알아본 현행 과세안의 쟁점과 과제

Key Takeaways

  •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의 82.9%는 현행 과세안 시행에 반대하거나 추가 유예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반면 제도가 충분히 보완될 경우 63.4%가 과세에 찬성해, 과세 자체보다 현행 제도와 준비 수준에 대한 우려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 과세 시행 시 투자자의 69.7%가 투자를 축소하거나 중단하고, 73.1%가 국내 거래소 이용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기준 시나리오에서는 국내 3대 거래소의 거래대금이 2026년 860조 원에서 2027년 602조 원으로 30.0%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 거래대금 감소는 거래소 매출과 관련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 3대 거래소의 매출은 같은 기간 1조330억 원에서 7,282억 원으로 29.5%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 국내 거래소 이용이 줄어들면 일부 거래는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 탈중앙화금융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2025년 CARF 비포괄 경로의 비중은 일본 59.1%, 영국 65.2%, 미국 75.4%, 이탈리아 76.6%로, 과세국에서도 거래정보 파악의 한계가 확인됐다.


1. 가상자산 과세, 다시 살펴봐야 하는 이유

국내 가상자산 소득 과세는 세 차례 유예를 거쳐 2027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시행까지 석 달 남짓 남은 가운데 관련 국민청원이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는 등 가상자산 과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과세를 둘러싼 논의가 다시 커지는 지금, 단순히 찬성과 반대만을 묻기보다 현행 과세안이 실제 거래환경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상자산 투자로 발생한 이익에 세금을 부과한다는 원칙과 현행 과세안을 그대로 시행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가상자산은 국내 거래소뿐 아니라 글로벌 거래소와 개인지갑, 탈중앙화 거래소 등 여러 경로를 오가며 거래되고 자산 간 교환도 빈번하다. 과세가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흩어진 거래내역을 연결하고 취득가액과 실제 손익을 일관된 기준으로 계산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체계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을 경우 그 부담이 투자자와 과세당국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투자자는 거래내역과 취득가액을 직접 확인하고 증명해야 하며, 과세당국은 과세 대상 소득과 세원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결국 과세를 시행할 것인지뿐 아니라 실제 거래환경에서 손익 계산과 신고, 거래정보 파악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지도 중요한 쟁점이다.

이런 점에서 현재의 과세 논의는 찬반 여부에만 머물러서는 충분하지 않다. 현행 과세안이 투자자의 거래환경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 투자자들은 어떤 부분을 우려하고 있는지, 제도가 시행될 경우 거래 방식과 국내 시장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 수 있는지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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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국내 투자자에게 물었다. “과세,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이거리서치는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2,423명을 대상으로 과세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타이거리서치가 주관하고 국내 여론조사 기관 ‘피앰아이(PMI)’가 수행했다. 과세 찬반과 시행 시기뿐 아니라 현행 제도의 적절성, 신고·납부 체계의 준비 수준, 과세 시행 이후 예상되는 거래 방식의 변화까지 폭넓게 물었다.

조사 결과 가상자산 과세에 대한 반대 의견은 전 연령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73.7%가 과세에 반대했으며, 20대부터 40대까지는 반대 비율이 모두 75%를 웃돌았다. 50대와 60대 이상에서도 각각 61.5%, 63.9%가 반대했다. 특히 20~40대에서 반대 의견이 강하게 나타났지만, 과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특정 연령대에 한정된 것은 아니었다.

다만 과세에 대한 찬반만으로 투자자들의 입장을 설명하기는 어려웠다. 과세에 반대한 응답자 가운데서도 51.5%는 현행 제도의 문제점이 충분히 보완된다면 과세를 수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반대로 가상자산 과세의 필요성에 동의한 응답자 가운데 74.5%는 현행안을 그대로 시행하기보다 유예하거나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러한 결과는 과세 반대를 과세 원칙 자체에 대한 거부로만 해석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과세에 반대한 투자자도 제도가 보완되면 이를 받아들일 여지를 보였고, 과세의 필요성에 동의한 투자자도 현행안을 그대로 시행하는 데에는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결국 투자자들은 과세의 필요성과 현행안의 시행을 별개의 문제로 판단하고 있었으며, 그 차이는 현행 제도의 구체적인 내용과 준비 수준을 평가할 때 더욱 분명하게 나타났다.

3. 투자자들은 현행 과세안에서 무엇을 핵심 문제로 봤나

과세의 필요성과 현행안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 이유는 세부 문항에서 더 분명하게 나타났다. 투자자들의 우려는 크게 세 가지로 모였다.

  • 세율과 공제 수준이 적절하고, 다른 금융자산과 비교해 형평성이 있는가

  • 손실과 취득가액을 제대로 반영해 실제 과세할 이익을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는가

  • 신고와 납부, 거래정보 파악과 투자자 보호까지 과세를 실행할 준비가 충분히 갖춰져 있는가

결국 투자자들은 과세 여부만을 문제 삼기보다, 얼마나 부담하는지, 무엇을 기준으로 과세할지, 이를 실제로 집행할 준비가 됐는지를 함께 보고 있었다. 이하에서는 이 세 가지 쟁점을 차례로 살펴본다.

3.1. 과세 부담과 형평성은 적절한가

현행 과세안의 부담 수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가 우세했다. 응답자의 73.5%는 22%의 세율이 과도하다고 답했고, 65.2%는 연 250만 원의 기본공제가 적다고 봤다. 다른 금융자산과 비교했을 때 가상자산에 적용되는 과세기준이 공정하지 않다는 응답도 72.1%에 달했다. 투자자들은 세율과 공제 수준뿐 아니라 다른 투자자산과 비교해 가상자산에 적용되는 기준이 적절한지도 함께 문제로 보고 있었다.

이러한 우려는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투자자층에서도 높게 나타났다. 월 소득 300만 원 미만 투자자는 전체 응답자의 24.9%를 차지했으며, 이들 가운데 87.9%가 현행안을 예정대로 시행하는 데 반대하거나 추가 유예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82.9%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현행 과세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소득이 높은 투자자에게만 집중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청년층의 자산 형성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가 크게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73.0%는 가상자산 과세가 20대와 30대의 자산 형성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특히 20대와 30대의 동의율은 각각 78.7%, 77.2%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40대는 69.3%, 50대는 65.8%, 60대 이상은 67.4%로 나타나 다른 연령대에서도 과반을 크게 웃돌았다. 청년층 당사자들의 우려가 가장 강하게 나타났으며, 이러한 인식은 다른 세대에서도 폭넓게 공유됐다.

설문 결과는 현행 과세안에 대한 문제의식이 세율과 공제 수준에만 머물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다른 금융자산과의 형평성에 대한 평가가 함께 나타났고,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투자자층에서도 현행안에 대한 반대가 높았다. 여기에 청년층의 자산 형성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연령 전반에서 확인됐다. 결국 투자자들은 과세 부담의 크기뿐 아니라 그 부담이 어떤 기준으로 적용되고 누구에게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함께 보고 있었다.

3.2. 과세할 ‘실제 이익’을 제대로 계산할 수 있는가

가상자산 과세에서는 투자자가 실제로 얼마를 벌고 잃었는지를 정확하게 계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손실을 어떻게 반영할지, 자산의 취득가액을 어떻게 확인할지, 다양한 거래에서 발생한 이익을 어떤 소득으로 볼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 설문에서도 이 세 가지 영역 모두에서 높은 우려가 나타났다.

손실을 반영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5.9%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현행 제도에서는 같은 해에 발생한 가상자산의 이익과 손실은 합산할 수 있지만, 한 해의 손실을 다음 해 이익에서 차감할 수는 없다. 여러 해에 걸쳐 수익과 손실이 반복되는 투자 특성을 고려할 때 실제 투자성과가 과세소득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는 중요한 쟁점이다.

취득가액과 거래내역을 확인하는 과정에 대한 우려는 더 높았다. 응답자의 70.6%는 납세자가 거래내역과 취득가액을 바탕으로 손익을 계산하고 신고하는 부담에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가상자산은 여러 국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을 오가며 거래되고, 가상자산 간 교환도 빈번하다. 거래경로가 복잡해질수록 최초 취득가액과 이후 거래내역을 연결하는 과정도 어려워질 수 있다.

소득이 발생하는 방식 역시 다양하다. 매매와 대여뿐 아니라 스테이킹, 채굴, 에어드랍, 유동성 공급 등 여러 형태로 경제적 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현행 과세체계는 기본적으로 양도와 대여에서 발생한 소득을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거래유형별로 어떤 이익을 언제 과세할 것인지도 함께 정리할 필요가 있다. 설문에서도 이러한 다양한 거래를 현행 체계가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해 약 65%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설문 결과는 실제 과세소득을 계산하는 과정에 대한 우려가 손실 처리와 취득가액 확인, 거래유형별 소득구분에 걸쳐 나타났음을 보여준다. 결국 투자자들은 세율뿐 아니라 자신이 실제로 얻은 투자성과가 어떤 기준으로 계산되고 과세소득에 반영되는지도 함께 보고 있었다.

3.3. 과세를 시행할 준비가 충분히 돼 있는가

과세제도를 시행하려면 세부 기준뿐 아니라 이를 실제로 운영할 수 있는 행정과 전산체계도 함께 갖춰져야 한다. 설문에서는 정부의 과세 행정과 전산시스템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는 응답이 66.4%였고, 국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의 거래내역까지 정확하게 파악해 과세하기 어렵다는 응답도 65.7%에 달했다. 신고와 납부 과정에서 투자자가 상당한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응답 역시 68.8%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은 제도의 내용뿐 아니라 이를 실제 신고와 과세 과정에서 운영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게 보고 있었다.

가상자산은 국내 거래소 밖에서도 자유롭게 이동하고 거래된다. 글로벌 거래소와 개인지갑까지 이용할 경우 거래정보가 여러 경로에 나뉘기 때문에 과세에 필요한 정보를 확보하고 연결하는 과정도 복잡해진다. 이러한 거래환경에서는 과세당국이 거래정보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지와 투자자가 신고 과정에서 감당해야 할 부담이 함께 중요해진다.

과세 준비에 대한 인식은 행정과 전산체계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전체 응답자의 85.1%는 과세에 앞서 투자자 보호체계를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과세가 시행되면 투자자에게는 새로운 납세 의무가 발생하는 만큼, 이를 뒷받침하는 시장의 보호체계가 어느 정도 갖춰져 있는지도 함께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정부가 세금을 부과하고 징수할 수 있는지뿐 아니라 그 제도가 적용되는 시장의 기본적인 보호장치가 마련돼 있는지도 시행 준비의 일부로 보고 있었다.

이러한 평가는 시행 시점에 대한 응답에서 더 분명하게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82.9%는 현행안을 예정대로 시행하는 데 반대하거나 추가 유예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75.2%는 2027년 시행이 이르다고 봤다. 2027년이 이르다고 답한 1,823명에게 자신이 선택한 이후 시점에도 필요한 제도와 준비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다시 묻자, 93.4%가 준비가 갖춰질 때까지 추가로 유예해야 한다고 답했다. 투자자들이 중요하게 본 것은 단순히 시행 연도를 몇 년 늦추는 것이 아니라, 과세 행정과 거래정보 관리, 신고체계와 투자자 보호 등 실제 시행을 뒷받침할 여건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는지였다.

4. 현행 과세 시행이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

현행 과세안의 내용과 준비 수준에 대한 평가는 과세 시행 이후 투자자의 거래 방식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와도 연결된다.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금은 이미 상당한 규모로 해외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 리포트에서 추산한 결과, 2021년부터 2026년 상반기까지 해외로 이동한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금은 누적 약 700조 원에 달했다. 글로벌 거래소와 개인지갑 등 국내 거래소 밖의 거래경로 역시 이미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과세가 시행될 경우 투자 규모와 거래경로가 어떻게 달라질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번 설문에서는 투자 규모를 줄이거나 국내 거래소 이용을 축소하고, 다른 거래경로의 활용을 늘릴 가능성이 함께 확인됐다. 이러한 변화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진다면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거래 기반뿐 아니라 세원 포착과 시장 감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4.1. 거래소를 넘어 국내 가상자산 산업으로 번지는 영향

과세 시행 이후에는 거래경로의 변화뿐 아니라 가상자산 투자 규모와 국내 거래소 이용도 함께 줄어들 가능성이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69.7%는 투자 규모를 줄이거나 투자를 중단할 것으로 예상했고, 73.1%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이용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과세 이후 투자자금 자체가 감소하는 동시에 국내 거래소의 거래 기반도 축소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우려는 국내 시장에 대한 전망에서도 이어졌다. 전체 응답자의 66.4%는 과세 시행이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 규모가 줄고 일부 자금이 다른 금융자산으로 이동하면 국내에서 형성되는 거래대금과 유동성도 감소할 수 있다.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설문에서 확인된 투자 축소 가능성과 과세를 시행 중인 국가에서 나타난 가상자산 거래량 변화를 반영해 국내 주요 거래소의 거래대금과 매출 변화를 추정했다. 그 결과 업비트, 빗썸, 코인원 등 국내 3대 거래소의 연간 거래대금은 2026년 약 860조 원에서 2027년 약 602조 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약 258조 원,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같은 기간 3대 거래소의 매출도 약 1조 330억 원에서 7,282억 원으로 줄어 약 3,048억 원, 29.5%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거래 위축은 거래소 매출뿐 아니라 세수와 산업 전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거래 수수료가 감소하면 관련 부가가치세가 줄고, 거래소 이익 감소는 법인세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소득 과세로 새로운 세원을 확보하려는 과정에서 국내 시장이 위축되면 역설적으로 기존 세원이 줄어 세수 확대 효과가 약화될 수 있다. 또한 거래소의 유동성과 이용자 기반이 축소되면 수탁과 프라임 브로커리지 등 관련 금융서비스의 성장 기반도 함께 약해질 수 있다.

4.2. 해외로 이동하는 거래 수요와 CARF의 한계

과세 이후 국내 거래소 이용이 줄어들 경우 일부 거래는 글로벌 거래소와 개인지갑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 거래소 이용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답한 투자자의 88.0%는 글로벌 거래소 또는 개인지갑 이용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자의 60.0%는 이미 글로벌 거래소를 이용한 경험이 있었고, 33.3%는 탈중앙화거래소 이용 경험이 있었다.

특히 젊은 투자자에서 이러한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20대 응답자의 76.8%는 과세 시행 이후 글로벌 거래소 이용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고, 73.2%는 개인지갑을 활용한 탈중앙화거래소나 개인 간 거래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해외 거래소와 온체인 거래에 익숙한 투자자에게 국내 거래소 밖으로 거래경로를 옮기는 것은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은 선택일 수 있다.

문제는 거래가 국내 사업자 밖으로 이동할수록 과세에 필요한 정보를 동일한 수준으로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CARF(암호화자산 보고체계, Crypto-Asset Reporting Framework)는 해외 가상자산사업자가 보유한 거래정보를 국가 간 교환해 이러한 문제를 보완할 수 있다. 다만 국가별 도입 시점에는 차이가 있다. 한국은 2027년부터 정보교환에 참여할 예정이지만, 홍콩과 싱가포르, UAE는 2028년, 미국은 2029년부터 첫 정보교환을 시작할 예정이다. 주요 해외 거래시장의 참여 시점이 서로 다른 만큼 과세 초기부터 해외 거래정보를 동일한 수준으로 확보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CARF가 시행된 이후에도 모든 거래를 정보보고 체계 안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기업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에 따르면 2025년 거래소에서 CARF 분류상 비포괄 경로로 이동한 자산 비중은 일본 59.1%, 영국 65.2%, 미국 75.4%, 이탈리아 76.6%로 나타났다. 특히 이탈리아는 해당 비중이 2024년 50.4%에서 2025년 76.6%로 크게 증가했고, 같은 기간 개인지갑으로 전송된 금액도 45.7% 늘었다. 과세가 이러한 변화를 직접 유발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미 과세와 정보보고 체계를 운영하는 국가에서도 상당한 거래가 기존 정보보고만으로 전체 흐름을 파악하기 어려운 경로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정보 격차는 과세 형평성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 거래소를 이용한 거래는 사업자가 제출하는 자료를 통해 상대적으로 확인하기 쉬운 반면,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을 활용한 거래는 신고와 사후 확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 거래경로에 따라 소득을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이 달라진다는 인식이 형성되면 해외 거래소나 탈중앙화거래소로의 이동을 오히려 촉진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과세 시행에 앞서 취득가액 산정과 정보보고 기준을 명확히 하고,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을 거친 거래의 손익을 어떻게 확인할 것인지 함께 정비할 필요가 있다.

5. 과세를 서두르면 산업도 세수도 놓칠 수 있다

핵심 쟁점은 과세 자체가 아니다.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현행안을 2027년부터 그대로 시행해도 되는지가 문제다. 현행법상 가상자산 소득 과세는 2027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앞선 설문에서도 투자자들은 과세의 필요성과 현행안의 시행을 다르게 판단했다. 과세에 찬성한 투자자도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봤고, 반대한 투자자 역시 제도가 충분히 보완된다면 과세를 받아들일 여지를 보였다.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과세가 시작될 경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봐야 한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국내 투자와 거래가 줄어드는 동시에 일부 거래가 글로벌 거래소와 개인지갑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시장의 거래 기반과 경쟁력은 약해질 수 있는 반면 과세에 필요한 정보는 여러 경로로 흩어져 세원 파악은 더 복잡해질 수 있다. 과세를 통해 세원을 확보하는 것과 실제로 세원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따라서 논의의 순서는 시행일을 먼저 정하고 부족한 부분을 뒤에서 보완하는 방식보다, 제도가 실제 시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데 맞춰질 필요가 있다. 설문에서도 투자자들은 특정 연도 자체보다 제도의 준비 여부를 중요하게 봤다. 결국 언제 시행할 것인지에 앞서 어떤 상태가 돼야 시행할 수 있는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체적으로는 세 가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첫째, 과세 준비와 시장 제도의 정비 수준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과세 행정만 갖추는 것과 가상자산 시장의 규율, 투자자 보호, 새로운 자산과 서비스에 대한 기준까지 정비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세금을 부과하고 징수할 수 있는 체계뿐 아니라 그 세금이 적용되는 시장의 기본 제도가 충분히 갖춰져 있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둘째, 과세 제도가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판단할 기준을 구체화해야 한다. 거래정보를 어느 정도까지 연결할 수 있는지, 손익을 얼마나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는지, 오류가 발생했을 때 이를 정정할 절차가 마련돼 있는지처럼 확인 가능한 기준이 필요하다. 그래야 제도의 준비 여부를 단순한 일정이나 시스템 구축 여부가 아니라 실제 집행 가능성을 바탕으로 판단할 수 있다.

셋째, 실제 거래환경을 반영한 모의 신고와 시범 운영이 필요하다. 국내 거래소만 이용한 단순한 사례가 아니라 글로벌 거래소와 개인지갑, 탈중앙화거래소를 함께 이용한 사례까지 적용해 실제 손익이 계산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거래정보가 누락되거나 취득가액을 연결하기 어려운 지점, 신고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오류도 시행 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 세 가지와 함께 정책의 사회적 수용성도 과세 시행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기준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자산 형성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컸고, 다른 금융자산과의 과세 형평성도 세대를 넘어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나타났다. 제도가 기술적으로 작동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투자자가 과세 기준과 부담을 공정하다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결국 2027년 과세를 둘러싼 논의는 시행일을 지킬 것인지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 실제 거래환경에서 손익을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는지, 과세에 필요한 정보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지, 시장 제도와 투자자 보호가 함께 준비돼 있는지, 투자자가 그 기준을 공정하다고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과세를 서두를 경우 국내 시장의 경쟁력과 세원 관리 기반이 동시에 약화될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Appendix 1.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과세 인식조사 주요 응답표

아래 자료는 「2026 국내 가상자산 과세에 대한 인식조사」의 전체 문항 가운데 리포트의 핵심 내용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주요 결과를 선별해 정리한 자료입니다. 전체 설문 결과가 아닌 주요 문항의 요약 자료이며, 문항별 응답 수와 비율은 응답표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주요 응답표 링크

이메일을 제출하면 응답표를 열람할 수 있으며, 제출과 동시에 타이거리서치 리포트 구독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Appendix 2. 체이널리시스 기반 CARF 거래 분류 기준

본 리포트는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의 도움을 받아 국가별 가상자산 거래 중 CARF의 실질적 보고 범위에 포함되는 거래와 그렇지 않은 거래의 비중을 분석했다. 체이널리시스는 CEX뿐 아니라 개인지갑, DEX, DeFi 등 다양한 온체인 활동을 분석하고 있어 사업자 정보보고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거래까지 함께 살펴볼 수 있었다.

CARF(Crypto-Asset Reporting Framework)는 가상자산사업자가 수집한 이용자 및 거래 정보를 과세당국에 보고하고 국가 간 교환하기 위한 국제 정보보고 체계다. 본 리포트에서는 체이널리시스의 분류를 바탕으로 CARF의 실질적 보고 범위에 포함되는 거래를 ‘CARF 포괄’, 그 밖의 거래를 ‘CARF 비포괄’로 구분했다. CARF 비포괄에는 개인지갑 이전 이후의 일부 거래와 DEX, P2P, DeFi, 채굴 및 스테이킹 등이 포함된다.

다만 CARF 비포괄이 곧 미신고나 탈세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지갑 출금 자체는 사업자를 통해 보고될 수 있지만, 이후 발생하는 모든 거래까지 계속 파악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본 리포트의 ‘CARF 비포괄’은 납세자의 신고 여부가 아니라 사업자 정보보고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거래 범위를 구분한 분석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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