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보고서는 Tiger Research가 작성했으며,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산업의 급속한 성장을 분석하고, 세 가지 비즈니스 모델을 검토하며, 싱가포르, 홍콩, 일본, 한국의 규제 접근 방식을 탐구합니다.
TL;DR
글로벌 커스터디 시장은 2022년 4,479억 달러에서 2024년 6,830억 달러로 50% 이상 확대되며, 단순 보관을 넘어 기관 참여의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커스터디 사업자는 크게 세 유형으로 구분된다. 전통 커스터디은 규제와 신뢰, 하이브리드은 서비스 다각화, 기술 인프라형은 보안 및 API 공급을 경쟁력으로 삼는다. 국가별로는 싱가포르, 홍콩, 일본, 한국이 각기 다른 로컬 모델을 형성하고 있다.
커스터디의 미래는 보관 자산량의 증가와 함께, 어떤 서비스를 얹어 금융 인프라로 확장하느냐에 달려 있다. 동시에 규제 이해와 로컬 적응이 글로벌 진입과 후발주자의 성공 여부를 가를 핵심 조건이다.
1. 커스터디, 왜 지금 이 시장이 중요한가
커스터디 산업은 제도권에 편입된 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커스터디는 초기에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을 보관하는 단순한 역할이었지만, 기관 수요가 증가하면서 고객군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가상자산 ETF 및 디지털 자산 재무 기업(DAT) 시장이 확장되면서 기관들의 가상자산 수요가 커졌고, 이에 따라 커스터디 기업의 자산 보관 규모도 함께 늘어났다.
2022년 글로벌 커스터디 시장 규모가 약 4,479억 달러에서 2024년 6,830억 달러로 2년 만에 50% 이상 성장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러한 성장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다수 보고서는 디지털 자산 중심 커스터디 시장이 연평균 약 17~25 % 수준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는 반면, 제도적 기반 확장과 기관 대규모 자금 유입이 본격화되는 현재 이보다 더 높은 성장 구간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커스터디 서비스가 필요한 자산의 규모가 늘어날수록 더욱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 니즈는 늘어나고 있다. 이에 본 보고서에서는 커스터디 시장이 어떻게 형성 되었는지 그리고 각국에서는 커스터디 서비스를 어떻게 이뤄내고 있는 지 알아볼 것이다.
2. 사고로부터 시작된 커스터디 산업
커스터디 산업은 ‘사고’에서 시작되었다. 2014년 일본 거래소인 마운트곡스 해킹 사건이 그 시작점이었다. 당시 약 85만 개의 비트코인이 유출되면서 고객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이 사건은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할 제도적 장치가 없다면 시장에서 사업을 영위할 수 없다”는 인식을 업계 전반에 심어줬다.
이러한 인식 변화는 규제 발전으로 이어졌다. 사고 이후 가상자산 커스터디 산업과 관련된 규제는 계속해서 발전했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기존 전통 금융과 유사한 수준의 커스터디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었다. 이러한 규제 정비를 통해 커스터디 산업은 보다 명확한 기준 아래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3. 커스터디 서비스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커스터디 사업자는 대체로 수탁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되,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즉, 사업의 주요 방향성이 어디에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시장 내 포지셔닝과 경쟁력이 완전히 달라진다.
커스터디 사업자는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나뉜다. 첫째, 전통 커스터디처럼 자산 수탁에만 집중하는 형태다. 둘째, 하이브리드형으로 수탁 외에 부가 서비스 확장에 집중하는 형태다. 셋째, 기술 제공형으로 SaaS 형태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형태다. 각 형태는 서로 다른 고객군과 니즈를 대상으로 하며, 각자의 강점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3.1. 전통 커스터디
전통 커스터디형의 주요 사업 방향성은 ‘수탁’ 자체에 있다. 많은 성공 사례를 기반으로 높은 신뢰를 쌓았고, 이를 바탕으로 기관 투자자의 가상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역할 자체 주력한다. 대표적인 사업자로는 코인베이스 커스터디(Coinbase Custody)가 있다.
코인베이스 커스터디가 쌓아온 성공 사례는 미국 현물 ETF 시장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2025년 기준 SEC가 승인한 비트코인 현물 ETF 11개 중 9개, 이더리움 ETF 9개 중 8개를 이 회사가 수탁했다.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하며, 가장 신뢰받는 수탁 기관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이러한 신뢰는 일찍부터 규제 인가를 받았던 코인베이스의 전략적 선택에서 비롯되었다. 코인베이스 커스터디는 2018년 뉴욕금융서비스국(NYDFS)에서 제한목적신탁인가(Limited Purpose Trust Charter)를 받았다. 이후 2025년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자산보관 규정상 ‘적격 수탁기관(Qualified Custodian)’으로 인정받았다. 일반 은행이나 증권사처럼 고객 자산을 수탁할 수 있는 법적 지위를 확보한 것이다.
다른 경쟁사들이 이제서야 인가를 받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코인베이스는 이미 수년간 쌓아온 운영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축적된 사례는 새로운 기관 고객을 유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기업들이 커스터디를 선택할 때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검증된 운영 이력’이 신뢰의 핵심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전통 커스터디형의 핵심 경쟁력은 ‘축적된 사례’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가진 후발주자가 나타나도, 이미 쌓인 규제 이력과 운영 사례를 바탕으로 수탁 본질에 집중하는 선발주자를 뛰어넘기는 쉽지 않다.
3.2. 하이브리드: 수탁 서비스를 넘어 종합 서비스로 확장
하이브리드형은 가상자산 수탁을 기본으로 하되, 수탁과 연계된 다양한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쉽게 말해 기관 고객에게 자산 보관부터 운용까지 한 번에 제공하는 종합 패키지다. 이 모델의 대표적인 사례가 빗고(BitGo)다.
빗고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수탁을 넘어 광범위하다. 스테이킹, 장외거래(OTC), 대출, 실물자산토큰화(RWA) 관리까지 모두 다룬다. 기관용 월렛과 API 인프라로 자산 관리와 재무 시스템 연동을 지원하고, 스테이킹 서비스는 커스터디 계정과 통합해 제공한다. 장외거래의 경우 독일 금융감독청(BaFin) 인가를 받아 운영 중이다.
또한 빗고는 서비스를 다각화 장점을 살려, 빠른 글로벌 확장을 이뤄냈다. 규제가 유연한 홍콩, 싱가포르, 아부다비 등에 조기 진출해 해당 지역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기에 고객 기반을 빠르게 구축할 수 있었다.
결국 하이브리드형의 핵심 경쟁력은 ‘수탁 서비스를 발판으로 한 서비스 다각화’에 있다. 단순 수탁 기능에 그치지 않고 거래, 운용, 토큰화까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 커스터디형이 ‘규제 신뢰’에서 성장 동력을 얻는다면, 하이브리드형은 ‘서비스 다각화’에서 성장 동력을 찾는다.
3.3. 기술 제공형: 인프라 공급자에서 적격 수탁기관으로
기술 제공형 업체는 가상자산을 직접 맡아 보관하지 않는다. 대신 은행, 거래소, 핀테크 기업이 자체적으로 보관 시스템을 만들 수 있도록 기술 솔루션을 판매한다. 이 분야의 선두주자는 파이어블록스(Fireblocks)다.
파이어블록스는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사의 서비스 구축을 지원했다. BNY 멜론, 갤럭시 디지털, 크립토닷컴 같은 대형 고객을 확보한 것이 그 증거다. 2025년 현재 파이어블록스 플랫폼에서 관리되는 자산은 약 2,000억 달러에 달하며, 고객사 수는 1,800곳을 넘어섰다. 축적된 경험과 검증된 기술력 덕분에 파이어블록스는 기업들이 수탁 서비스를 개발할 때 가장 먼저 찾는 기술 파트너로 자리잡았다.
2024년 파이어블록스는 뉴욕금융서비스국(NYDFS)으로부터 제한목적신탁 인가를 받았다. 이로써 직접 자산을 보관할 수 있는 법적 자격을 갖추게 됐다. 하지만 파이어블록스의 핵심 방향은 여전히 ‘기술 솔루션 제공자’다. 라이선스 취득은 기관 고객 확보를 위한 신뢰도 제고 수단에 가깝다. 파이어블록스는 직접 보관 역량까지 갖춘 인프라 기업으로 진화했지만, 이를 기술 중심의 시장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는 전략적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4. 국가별 커스터디 규제에 맞는 로컬 플레이들의 전략
모든 국가가 동일한 금융 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 나라마다 규제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각국 상황에 맞는 현지 업체들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미국처럼 ETF나 DAT(디지털자산신탁)가 활발한 시장 구조는 아니더라도, 각국의 규제 환경에 특화된 서비스들이 존재한다.
4.1. 싱가포르
싱가포르는 6월 30일부터 금융서비스 및 시장법(FSMA)을 통해 가상자산 서비스 범위에 커스터디를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해외 고객만을 대상으로 한 커스터디 기업도 싱가포르에서 영업하는 경우 MAS 인가를 받아야한다. MAS는 커스터디 인가 발급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할 것을 발표했으며 이는 은행 및 기관급 기업만 참여가 가능할 것을 암시한다.
4.2. 홍콩
홍콩은 2023년 SFC가 VATP 제도를 도입하면서, 거래와 커스터디를 하나의 규제 프레임워크로 묶어냈다. 이는 단순한 등록제가 아니라 거래소 및 수탁을 동시에 인가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OSL은 거래소와 연계된 커스터디, OTC, 토큰화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며, 특히 홍콩에서 승인된 현물 가상자산 ETF 4개 중 3개에 커스터디를 지원하고 있다. 해시키(HashKey)는 스탠다드 차타드(Standard Chartered)와의 협력을 통해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법정화폐 온, 오프램프 서비스를 제공하며, 자사 인프라를 활용해 가상자산–법정화폐 정산 효율성을 강화하고 있다.
홍콩의 방향성은 법만큼이나 명확하다. “규제+은행협업”을 중심으로 커스터디 산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는 싱가포르 커스터디 기업들이 글로벌 사업자와 협업하면서 산업에 브릿지 역할을 했다면, 홍콩은 전통 금융과 로컬 커스터디 사업과 헙업해 기관 자금을 끌어들이는 모델이다.
4.3. 일본
일본 금융청(FSA)은 고객 자산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규제를 시행한다. 커스터디 업체는 고객 자산의 95% 이상을 인터넷과 분리된 콜드월렛에 보관해야 한다. 나머지 5% 미만의 핫월렛 잔액에 대해서는 동일 규모의 법정화폐나 채권을 담보로 예치해야 하며, 외부 감사도 의무사항이다.
이처럼 높은 규제 장벽 때문에 일본 커스터디 시장은 웹3 네이티브 기업보다 전통 금융그룹이 주도하는 구조로 자리 잡았다. 자본력과 시스템 인프라를 갖춘 금융그룹만이 FSA의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MUFG/Progmat은 FSA 인가 신탁은행 자격을 기반으로 토큰화 및 신탁형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JADAT은 거래소와 기관 보관 기능을 결합한 복합 모델을 택했다. FSA 인가 가상자산교환업자 자격과 신탁법(Trust Business Act) 기반 신탁 구조를 동시에 운영하며, 거래와 보관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일본은 규제가 엄격할수록 전통 금융의 영향력이 커지는 전형적인 사례다.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높은 담보 기준과 외부 감사 의무로 인해, 자본력과 시스템을 갖춘 은행과 신탁사들이 시장을 장악하게 됐다.
4.4. 한국
한국의 커스터디 산업은 특금법 체계 아래 관리되며,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로 운영된다. 한국 시장의 특징은 금융기관 연계와 기술 기반 분화가 동시에 진행된다는 점이다. KODA처럼 전통 금융기관이 주축이 된 합작 모델부터, 스타트업이 보안 및 인프라 차별화로 승부하는 구조까지 다양한 유형이 공존한다.
최근에는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법인 가상자산거래 로드맵 2단계를 대비해, 거래소들이 법인 고객 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영업 경쟁에 나섰다. 법인 투자자 시장이 열리면 기관 수요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 가상자산 커스터디 산업의 단기 분기점은 약 3,500곳의 전문투자자 시장 진입이다. 기관들이 실제로 참여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온다면, 향후 증권형토큰(STO), 실물자산토큰화(RWA) 등 실물연계자산 산업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크다. 제도권 진입이 단순히 규제 준수를 넘어, 새로운 시장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 시점이다.
5. 커스터디 산업은 이제 시작일뿐이다.
커스터디 산업의 경쟁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코인베이스 커스터디처럼 시장을 먼저 선점해 고객 기반을 쌓는 방식이다. 두 번째는 빗고처럼 시장 수요에 맞춰 스테이킹, 실물자산 토큰화(RWA), 대출 같은 서비스 다각화를 통한 차별화하는 방식이다.
가상자산 시장은 이제 개인 투자자 중심에서 기관 투자자까지 참여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맞춰 커스터디 업체들은 기관들이 신뢰할 수 있는 은행 수준의 수탁 시스템과 감사 체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동시에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돕는 기술 인프라 서비스도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성공적인 진입을 위해서는 각국의 규제 방향성과 현지 생태계를 이해하는 것이 필수다. 미국은 인가 제도를 통해 제도적 신뢰를 먼저 확보해야 하며, 코인베이스 커스터디라는 높은 벽을 넘어야 한다. 홍콩과 싱가포르는 은행과의 협업 모델이 성공의 열쇠다. 일본은 고객 자산 보호 규제가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진출을 위해서는 일본 현지 대기업과의 협업이 우선시된다. 한국은 다양한 사업자가 존재하지만, 기관 투자자의 본격적인 진입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시장 진입을 노리는 기업들은 속도보다 정확성에 집중해야 한다. 규제 환경을 제대로 분석하고 현지 금융기관 및 파트너와 협업 구조를 설계하는 기업만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후발주자라도 제도에 맞는 구조와 파트너십을 갖춘다면 충분히 기회를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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