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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이 사라진 DeFi, RWA로 되살아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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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이 사라진 DeFi, RWA로 되살아나다

멀티탭에 멀티탭을 꽂아온 디파이(DeFi) 시장이 과거의 고이율 ‘도파민’ 시대를 지나, 실물 자산(RWA)이라는 실제 전력망에 연결되며 새로운 단계로 가는 과정을 알아보겠습니다.


Key Takeaways

  • Aave V3의 USDC 예치금리는 2.7%다. 미국 10년물 국채(4.3%)보다 낮다. DeFi에서 도파민이 빠졌다.

  • 그러나 시장은 죽지 않았다. 이율은 떨어졌지만 RWA와 스테이블코인은 수천억 달러 규모로 커지며 다른 방향으로 자라고 있다.

  • Compound, Curve, Olympus의 실패는 하나로 모인다. 토큰이 토큰을 받치는 구조는 외부 자본이 끊기는 순간 무너진다.

  • DeFi는 콘센트 없는 멀티탭이었다. RWA가 그 회로를 실존하는 외부 전력망에 연결한다.

  • 시장은 성숙해지고 있다. 베이스를 담당하는 자산의 본질(RWA)와 연결되고, DeFi United와 같이 연대하여 책임지는 움직임 또한 보인다.


1. 낮아지는 이율, 성장하는 시장

DeFi는 더 이상 고이율 상품이 아니다.

2022년 이후 DeFi와 국채 간 스프레드는 0에 가까워졌고, 일부 구간에서는 역전됐다. 2026년 4월 기준 Aave V3의 USDC 예치 금리 약 2.7%는 Fed 기준금리(3.5%) 10년물 미국채(4.3%)보다도 낮다.

이전에는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분명했다.

은행 예금과 비교조차 안 될 만큼 높은 이자가 온체인에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해킹, 디페그 이슈 등 온체인 리스크를 모두 떠안고 받는 수익이 제도권 금융보다 낮다면, 리테일 유저 입장에서는 DeFi를 적극 활용할 이유가 줄어든다.

그런데 시장 자체는 다른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다. DeFi 이율은 낮아졌지만, 전통 금융과 결합되는 RWA,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수천억 단위로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는 전통기관의 진입이 큰 영향을 미쳤다.

다만 기관들은 종종 DeFi와 기존 커뮤니티의 히스토리를 지나치고, 전통 금융의 문법을 그대로 들여오려는 모습을 보인다. 기관이 들어오기 전까지의 DeFi는 인센티브가 중심이 되는 시장이었다. 어떤 프로토콜은 인센티브 전략을 통해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였고, 나아가 시장 패러다임을 바꿨다. 그 양식은 현재까지도 DeFi에서 활용되며, DeFi Summer 당시 등장했던 프로토콜인 Aave는 현재 DeFi 프로토콜의 기준 금리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시장에 남아 있는 플레이어들을 이해하는 것은 신규 기관 진입자에게 필수적인 선행 작업이다. 이 글에서 DeFi의 대표적인 서사를 이끌었던 프로토콜과 이를 통해 교훈을 얻은 시장의 진화 과정을 차례대로 훑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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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DeFi의 역사: 실험에서 붕괴, 그리고 재편

DeFi는 처음부터 인센티브를 약속하며 시작된 시장이 아니었다. 출발점은 단순했다. “중개기관 없이 블록체인 위에서 돈을 빌리고, 교환하고, 담보로 쓸 수 있는가?”였다.

초반은 금융 실험에 가까웠다. 은행 없이 대출이 가능하고, 거래소 없이 교환이 가능하며, 누구나 담보를 맡기고 유동성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했다. 하지만 2020년 이후 시장은 빠르게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토큰 인센티브가 자본을 끌어들이는 핵심 수단이 됐다. 수많은 프로토콜과 아이디어가 등장했지만 살아남은 프로토콜은 극소수이다, 시장은 지난 서사를 통해 배우고 계속 방향을 수정해 나갔다.

Compound는 자체 토큰($COMP) 인센티브를 금리에 포함해 대규모 유동성을 끌어들였지만, 같은 플레이를 다른 프로젝트에서 진행하자 신규 유입이 끊기며 구조의 취약성을 드러냈다.

Curve는 거버넌스 투표를 통해 특정 풀의 수익률을 부스팅했고, 보팅 파워를 위한 권한 전쟁으로 바꾼 사례다. 시장은 이를 통해 DeFi 거버넌스도 결국 권한과 인센티브가 독점될 수 있다는 점을 배웠다.

OlympusDAO는 가장 극단적인 사례로, 높은 APY를 앞세워 DeFi가 외부 유동성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유동성을 소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했다. 다만 수익의 상당 부분이 실제 현금흐름이 아니라 신규 토큰 발행과 유입 자본에 기대고 있었기 때문에, 유입이 둔화되자 거버넌스 토큰인 OHM의 가격과 신뢰가 함께 무너졌다.

위 세 사례에서 시장이 배운 것은 “수익의 원천이 프로토콜 자체 토큰일 때, 구조는 지속되지 않는다”였다. 이 경험이 유저, 빌더, 기관이 DeFi를 바라보는 방식을 바꿨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EigenLayer, Pendle, YBS, RWA 같은 새로운 흐름이 채우기 시작했다.

2.1. Compound: 토큰 분배가 만든 거품

2020년 6월, Compound는 거버넌스 토큰인 $COMP를 사용자에게 분배하기 시작했다. 예치자와 차입자 모두 토큰 보상을 받았다. 일부 구간에서는 차입 이자보다 $COMP 보상이 더 커지며 “돈을 빌리면 오히려 돈을 버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새로운 패러다임이었다. 유저들이 몰리면서 이더리움 가스비가 폭등했고, 단순 송금 한 건에 수십 달러를 내는 일이 흔해졌다. 예치와 차입은 더 이상 단순한 금융 행위가 아니었다. 보상을 캐는 수단이 됐고, 수익을 쫓는 자본은 프로토콜 사이를 빠르게 옮겨 다녔다.

이 시기를 DeFi Summer라고 부른다. Uniswap, Aave, Yearn Finance 등이 잇달아 부상했고, 온체인 금융은 하나의 독립적인 시장으로 굳어졌다.

하지만 Compound가 만든 것은 결국 토큰에 의존한 인센티브로 자본을 끌어들이고, 그 자본이 다시 토큰 가격을 밀어 올리는 구조였다. 지금도 DeFi 사용자가 수익률, 유동성, 보상 구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현상은 이때 굳어진 것이다.

2.2. Curve와 veCRV: 커브 전쟁의 서막

Curve는 처음엔 스테이블코인 교환소에 가까웠다. 하지만 veCRV가 등장하며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다. CRV를 오래 락업할수록 더 많은 투표권 역할을 하는 veCRV를 받을 수 있었고, 이 투표권은 제안에서 gauge 투표를 통해 특정 풀에 배정되는 CRV 보상 비중에 영향을 줬다.

이때부터 경쟁의 초점은 수익률 자체가 아니라, 수익률을 움직이는 권한으로 옮겨갔다. veCRV를 많이 가진 쪽은 자기 풀로 더 많은 인센티브를 끌어올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프로토콜들은 veCRV를 확보하려 했고, 이 경쟁이 커브 전쟁으로 이어졌다.

초기에는 리테일과 빌더 모두에게 괜찮은 구조처럼 보였다. 리테일은 CRV를 오래 묶을수록 더 높은 보상을 받을 수 있었고, 빌더는 토큰 유통량을 줄이면서 원하는 풀에 유동성을 유도할 수 있었다. Balancer의 veBAL, Frax의 veFXS처럼 비슷한 모델이 퍼진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권한은 개별 유저에게만 부여되지 않았다. Convex 같은 메타 프로토콜이 유저 대신 CRV를 모으고 락업하면서 보상 부스트를 제공했고, 그 대가로 veCRV 권한을 모았다. 결국 Curve War의 전장은 Convex로 확장됐다.

결국 veCRV가 증명한 것은 수익률 자체보다 그것을 만드는 권한이 더 강력한 유인이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힘을 직접 갖기보다 Convex 같은 더 효율적인 중간 플랫폼에 맡겼다. Curve는 DeFi에서 거버넌스 권한도 수익을 만드는 자산이 되며, 그 권한이 다시 한곳으로 모일 수 있다는 걸 드러냈다.

2.3. OlympusDAO: 게임이론으로 쌓아 올린 황금기

Curve의 veToken 메커니즘이 나타난 이후에도 여전히 DeFi의 가장 큰 고민은 유동성이었다. 외부에서 빌려온 유동성은 더 높은 인센티브가 생기면 곧바로 빠져나갔다. 이른바 용병 자본이다.

2021년 하반기 등장한 OlympusDAO는 이 문제의 해법으로 화제가 됐다. 핵심은 세 가지였다. 프로토콜 자체가 유동성을 소유하는 Protocol-Owned Liquidity, 참여자 모두가 Stake를 택할 때 최선의 결과가 나온다는 3,3 게임이론, 그리고 론칭 초기에 20만%를 넘겼던 극단적인 APY다.

하지만 이 구조는 오래 버티지 못했다. OHM의 수익은 실제 현금흐름보다 신규 토큰 발행에 크게 의존했다. Bonding 메커니즘은 수십 개의 포크 프로젝트를 낳았지만, OHM 가격은 이후 90% 이상 하락했다.

그 뒤 빌더들은 “수익률을 얼마나 높일 것인가”보다 “수익이 실제로 어디서 오는가”를 먼저 고민하기 시작했다.

2.4. EigenLayer와 Pendle: 수평적 파밍에서 수직적 레버리지로

붕괴의 경험은 리테일의 행동 방식도 바꿨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의 플레이북은 단순했다. 가장 먼저 인센티브를 캐고, 가장 먼저 빠져나온다. 한 사용자가 동시에 여러 프로토콜에 자금을 분산 예치하는 일도 흔했다. 당시의 파밍은 말 그대로 수평적이었다. 자본은 더 높은 APY를 찾아 프로토콜 사이를 옮겨 다녔다.

하지만 2022년 이후 이 방식의 효율은 떨어졌다. 토큰 인센티브는 지속이 불가능했고, 에어드랍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단순히 여러 곳에 자금을 넣어두는 것만으로는 보상이 줄었다. 그래서 자본은 한 자산을 여러 겹으로 활용하는 쪽으로 움직였다. stETH를 리스테이킹하고, LRT를 다시 DeFi에 넣고, 수익권을 따로 분리해 포인트와 미래 수익을 노리는 방식이다.

이 전환의 중심에 EigenLayerPendle이 있었다. 2024년을 시작으로 EigenLayer는 이미 스테이킹된 ETH나 LST를 다시 활용해 추가 보상을 얻는 리스테이킹 구조를 열었다. EigenLayer의 TVL은 약 6개월 사이 4억 달러 미만에서 188억 달러까지 커졌다. 단순 예치보다 리스테이킹 구조로 자본이 빠르게 이동했다는 방증이다.

Pendle은 이자가 붙는 자산을 PT와 YT로 쪼갰다. PT는 원금에 가까운 권리이고, YT는 만기 전까지 발생하는 수익, 보상, 포인트를 가져가는 권리다. 특히 YT는 만기에 가치가 0이 되지만, 그 전까지 포인트와 수익을 최대한 긁어모을 수 있다. 구조를 깊게 몰라도, YT를 사는 것 자체가 시간과 자본을 레버리지하는 파밍 전략이 됐다.

여러 프로토콜에 돈을 흩뿌리던 방식에서, 하나의 자산으로 여러 층위의 보상을 쌓는 방식으로 전략이 바뀌었다.

3. 수익 모델의 재설계: RWA와 YBS

빌더들은 한때 토큰 인센티브로 TVL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TVL이 커지면 프로토콜이 성장하는 것처럼 보였고, 토큰 가격도 따라 움직였다. 문제는 그 유동성이 오래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물론 TVL은 여전히 중요한 지표다. 하지만 이제는 수수료 기반 수익, 실물 담보, 규제 대응에 더 무게를 두게 됐다. 기관이라는 변수가 생겼기 때문이다. 기관은 “이 수익이 어디서 나오고, 어떤 자산이 받쳐주는가”를 더 따진다.

제품은 이 두 수요를 모두 받아내는 방향으로 달라지고 있다.

3.1. RWA(Real World Asset): 기관들의 본격 시장 진입

2024년 이후 BlackRock, Franklin Templeton, JPMorgan 같은 전통 금융기관이 RWA를 앞세워 온체인 시장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미국 국채, 머니마켓펀드, 사모 크레딧, 금, 부동산 같은 오프체인 자산을 토큰 형태로 발행해 온체인에서 유통시키는 방식이다.

온체인 RWA 시장은 2022년 수십억 달러 규모에서 2026년 4월 수백억 달러 규모로 커졌다. 토큰화 국채와 사모 크레딧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기관 상품은 BlackRock BUIDL과 Franklin Templeton BENJI다. BUIDL과 BENJI는 비슷한 자산을 다루지만 접근 방식은 다르다. BUIDL은 사실상 기관 전용 상품에 가깝고, BENJI는 20달러부터 접근할 수 있어 미국 리테일에게도 열려 있다.

이 외에도 Apollo, Hamilton Lane, KKR 등이 Securitize 같은 온체인 발행 플랫폼과 손잡고 사모 펀드와 사모 크레딧 토큰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관에게 온체인 시장은 새로 개척할 영역이라기보다 새로운 유통 채널에 가깝다. 때문에 기관을 맞이하는 프로토콜도 여기에 맞춰 KYC와 AML, 커스터디, 법적 관할권, 리스크 관리 프레임워크를 갖춰가고 있다.

3.2. 수익 내장형 스테이블코인(YBS): 수익이 내장된 달러

여기서 눈여겨볼 세그먼트는 YBS이다. 수익 내장형 스테이블코인(YBS)은 수익이 토큰 자체에 내장된 스테이블코인이다. Ondo USDY, Sky sUSDS, Ethena sUSDe과 앞서 언급한 BlackRock BUIDL, Franklin BENJI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 자산들은 보유만 해도 기초 자산에서 발생한 수익이 쌓인다. 기초 자산은 미국 국채, 펀딩비, 스테이킹 이자, 머니마켓펀드 등이다. 전통 금융의 MMF를 온체인으로 옮긴 구조에 가깝다.

StableWatch의 YPO 데이터 기준으로 Ethena sUSDe, Sky sUSDS, BlackRock BUIDL, Sky sDAI 등이 누적 수익 지급액 상위권에 있다. 상품별 집계 기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YBS가 단순한 실험을 넘어 실제 이자가 지급되는 카테고리로 분명히 커졌다.

다만 단순히 MMF를 온체인으로 이식하는 것만으로는 차별점이 없다. 진짜 차별점은 조합 가능성에 있다. BUIDL이 Ethena의 USDtb 리저브 90%를 구성하고, USDtb는 Aave에서 담보로 활용된다.

즉 기존 베이스 상품이 현실 세계에 있던 RWA 상품이 됐고, 상품들이 안정된 구조가 되는 것이다. 한정된 배터리 안에서 돌아가는 시장이 아닌 외부의 전력을 끌어다 쓰기 시작했다.

4. 실패를 교훈삼아 RWA 전력망을 까는 플레이어들

지금까지 DeFi는 콘센트 없는 멀티탭을 계속 이어 붙이며 그걸 플라이휠이라고 불렀다.

멀티탭 위에 멀티탭을 꽂고, 그 끝에 다시 레버리지와 파생 상품을 연결했다. 문제는 전류가 외부에서 들어온 것이 아니라, 대부분 프로토콜이 스스로 만든 토큰 인센티브였다는 점이다. Compound는 자체 토큰을 담보로 대출을 만들었고, Curve는 자체 토큰으로 유동성 공급자를 붙잡았다. 서로가 서로에게 전력을 공급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한정된 배터리를 돌려 쓰는 구조였다. 시장이 흔들리자 전압은 아래부터 떨어졌고, 가장 끝에 연결된 상품부터 꺼지기 시작했다. 콘센트 없는 멀티탭이 감당할 수 있는 부하에는 한계가 있었다.

RWA는 이 구조를 실제 전력망에 연결한다. 채권 이자, 부동산 임대료, 수출입 대금처럼 현실 경제에서 발생하는 현금흐름이 온체인 금융의 전류가 된다. 이자율도 내부 토큰 인센티브가 아니라 외부 시장의 수요, 금리, 신용위험에 의해 결정된다. 전류가 들어오기 시작하면 그 위에 발행, 보관, 담보, 대출, 결제라는 장치를 차례로 연결할 수 있다. 기존 DeFi에서는 설계하기 어려웠던 금융 상품도 이 전력망 위에서는 작동 가능해진다. 문제는 더 많은 멀티탭을 꽂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안정적인 전류를 끌어올 수 있느냐다.

온체인 RWA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실질 가치를 가진 자산을 온체인에 올리고, 그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금융 기능을 연결하는 것이다. 과거 DeFi가 토큰 인센티브라는 임시 배터리로 유동성을 빌려왔다면, 지금의 RWA 시장은 자산 자체의 현금흐름으로 유동성을 붙잡으려 한다.

현재 시장의 플레이어들은 이 전력망을 각자의 위치에서 구축하고 있다.

  • Theo는 어떤 자산을 온체인에 연결할지 결정한다. 전력원이 될 자산을 고르는 역할이다.

  • Plume은 그 자산이 발행되고 유통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든다. 전류가 흐를 수 있는 송전망과 배전반을 까는 역할이다.

  • Morpho는 유통된 자산을 담보물로 삼아 대출과 담보 시장을 구축한다. 전력망 위에 실제로 전기를 쓰는 첫 번째 금융 장치다.

한 플레이어가 모든 전력망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다. 전력원, 송전망, 사용처가 맞물릴 때 온체인 RWA라는 새로운 금융 회로가 완성된다.

4.1. Theo: 고객층을 바꾼 사례

Theo는 자산을 고르는 자리에서 출발해 고객층까지 다시 짠 사례다.

과거 Theo의 주력 상품은 전략 볼트였다. 하지만 시장이 바뀌면서 리테일이 원하는 것과 기관이 원하는 것이 갈라졌다. Theo는 이 전환을 받아들였고, 고객층 자체를 다시 정의했다.

핵심 제품은 thBILL이다. 규제된 발행자에게서 조달한 기관급 토큰화 미국 단기국채 바스켓으로, Theo 생태계 안에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도록 설계된 핵심 자산이다. 이후 로드맵에 thGOLD를 출시했고 곧 thGOLD를 담보로 발행되는 YBS, thUSD도 출시될 예정이다.

상품만 바꾼 게 아니다. 리테일 인센티브로 시작한 플레이어가 동시에 기관의 언어로도 설계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4.2. Plume: RWA가 작동하는 환경을 만드는 플레이어

Plume은 자산이 유통될 인프라부터 그 위 수요까지 한 번에 묶은 사례다.

기관으로서는 자산을 체인에 올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발행, 컴플라이언스, 유통, 수익 상품화까지 이어지는 인프라가 필요하다. 온체인 사용자 입장에서는 국채나 펀드 같은 기관급 자산에 접근할 수 있는 상품 구조가 뒷받침돼야 한다.

Nest는 Plume의 인프라 위에 올라가는 수익 프로토콜이다. 기관급 RWA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사용자가 스테이블코인을 예치해 접근할 수 있는 형태로 구성해 제공한다. nBASIS, nTBILL, nWisdom 등 각 볼트는 서로 다른 실물 자산을 기반으로 수익을 제공하고, 볼트 토큰은 DeFi 내에서 자유롭게 이동·활용된다.

WisdomTree가 14개 토큰화 펀드를 출시했고, Apollo Global이 5000만 달러 규모의 크레딧 전략을 배포했으며, Invesco는 63억 달러 규모의 선순위 대출 전략을 Plume 위로 옮겼다. Nest는 이 기관급 자산에 대한 수요 창구다.

Plume은 자체 레일과 더불어, 기관 자산과 온체인 수요 사이의 유통 경로를 만드는 통합 인프라 역할을 한다.

4.3. Morpho: 기관 자산에 금융 기능을 붙이는 플레이어

Morpho는 자산을 담보와 대출과 유동성으로 바꾸는 사례다.

기관에게 자산을 체인에 등록하는 것은 시작일 뿐이다. 관건은 그 자산을 담보로 쓸 수 있는지, 이를 토대로 유동성을 뽑아낼 수 있는지다. 대출 조건과 리스크가 명확해야 하고, 수탁과 컴플라이언스 환경 안에서 실행 가능해야 한다.

대표 사례는 Apollo ACRED다. Apollo는 Plume에서 크레딧 전략을 배포했을 뿐 아니라, Morpho 위에서 ACRED를 담보로 쓰면, 보유자는 펀드 포지션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스테이블코인을 빌릴 수 있게 했다. ACRED는 Apollo의 Diversified Credit Securitize Fund를 토큰화한 사모신용 펀드로, Securitize를 통해 온체인에 발행된다.

기관 자산이 담보가 되고, 대출이 되고, 유동성이 되어야 비로소 온체인 금융의 재료가 된다.

5. 도파민이 사라진 뒤 남은 것

과거 DeFi의 황금기는 돌이켜보면 토큰 인센티브와 레버리지가 만든 신기루에 가까웠다.

시장 일각에서는 연이은 해킹 사태를 근거로 DeFi 회복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본다.

다만 최근 Kelp DAO의 rsETH 사태DeFi United의 결성은 이와 상반되는 꽤 낭만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2026년 4월 28일 현재, Aave와 DeFi United는 유출 금액인 1억 9천만 달러를 넘어서는 3억 달러 이상을 모금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시장에 신뢰 구조와 성숙한 책임 분담이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DeFi의 역사에서 배운 것은 이전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시장이었다는 사실이다. 빠른 고수익 토큰 수급이 사용자들의 유일한 목표였고, 빌더들 또한 사용자들의 수요에 따라 이자 메커니즘을 설계했다. 목표 자금이 충족되면 손쉽게 시장을 떠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누가 어떻게 책임질지 설계해야 하는 시장으로 넘어가고 있다. 아직 완성된 금융 시스템은 아니지만, 공통의 문제를 발견하고 손실과 책임을 나눠 가지려는 움직임이 생겼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많은 사람들이 시장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느끼는 이유는 보안 문제와 더불어 즉각적인 보상과 이율이 더 이상 보이지 않고 새로운 내러티브와 촉매제가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DeFi라는 단어는 시간이 지나며 힘을 잃고 있다. 이미 시장은 렌딩, 스테이블코인, RWA, 리스테이킹, 온체인 크레딧처럼 더 구체적인 이름으로 나뉘고 있다. 핵심은 단어가 아니다. 그 단어에서 출발한 실험들이 더 많은 자산을 실제로 굴러가게 만드는 구조로 성숙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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