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의 채용이 줄어드는 중에도 컴플라이언스 포지션은 늘고 있습니다. 전체 채용이 급감한 시장에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Key Takeaways
암호화폐 채용 시장은 2022년 이후 고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Coincub 기준 2025년 암호화폐 신규 일자리는 66,494건으로 전년 대비 47% 반등했으나, 2022년 고점에는 미치지 못했다.
2026년 들어 위축은 더 뚜렷해졌다. 2026년 1월 주요 신규 채용공고는 전년 동기 대비 약 80% 줄었다.
H1 2026 활성 공고 2,932건 기준, 엔지니어링은 34.1%로 1위, 컴플라이언스/법률은 10.4%로 단독 2위다. 현재 활성화된 공고는 규제 대응과 기술 개발에 몰려 있다.
섹터별로는 CEX(30.8%)와 스테이블코인·결제(13.4%)가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게임·NFT는 2.4%로 완전한 침체를 보인다.
토큰 세일 위주의 시장에선 커뮤니티와 토큰 세일 관련 직무에 대한 수요가 많았지만, 현재 기관 위주의 시장으로 변화하며 제품 운영, 규제 준수와 같은 업무를 수행할 인재가 더 중요해졌다.
1. 역대 최고점이었던 2022년과 지금의 채용 시장
암호화폐 시장에서 채용이 가장 활발했던 시기는 2021년 말에서 2022년 상반기였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최고가를 찍었고, NFT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DeFi TVL은 수천억 달러 규모였다.
중앙화 거래소들은 글로벌 운영 확장을 위해 공격적으로 인력을 늘렸다. 당시 코인베이스는 250개 이상, 크라켄은 300개 이상, 바이낸스는 600개 이상의 채용 공고를 올려둔 상태였다. DeFi 프로토콜과 NFT 마켓플레이스는 엔지니어와 마케터를 동시에 흡수했고, GameFi 붐으로 게임 스튜디오들도 관련 인력을 채웠다. 수익성 검증보다 확장이 우선이던 시기였다.
하지만 2022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신규 채용 공고가 급격히 줄었다. 글로벌 암호화폐 관련 일자리가 북미와 유럽 대부분 국가에서 2022년에서 2023년 사이 약 40% 급감했다. 2022년 11월에 일어난 FTX 붕괴 사태 이후 채용 시장 또한 침체되었고 결국 피크 시점을 회복하지 못한 채 지금에 이른다.
암호화폐 채용 시장의 현재 상황과 더불어 채용 데이터로 시장의 방향성을 분석하기 위해 타이거리서치에서 2026년 6월을 기준으로 활성화된 공고 2,932건을 자체 조사했다. web3.career, cryptocurrencyjobs.co, 주요 기업 직접 채용 페이지(Greenhouse·Ashby·Lever), 한국 로컬 채용 페이지(Wanted, Jobkorea) 수동 트래킹에서 확보한 데이터이며, DAO 컨트리뷰터, 프리랜서, 컨트랙터 방식의 고용은 포함되지 않는다.
2. 주요 암호화폐 기업들의 지속적인 감원 추세
본격적인 구조조정은 2026년 상반기 이전부터 이어져 왔다. 위메이드(Wemade)와 컨센시스(Consensys)는 2025년 하반기에 감원을 단행했고, 2026년 들어 코인베이스(Coinbase), 제미니(Gemini), 크립토닷컴(Crypto.com), 크라켄(Kraken) 등 주요 거래소로 확산됐다.
2026년 상반기 감원 사례 중 건수가 가장 많이 집중된 시기는 3월이다. 제미나이, 크립토닷컴, 알고랜드(Algorand), OP 랩스, PIP 랩스, 메사리(Messari) 등 6개 기업이 같은 달 감원을 발표했다.
2026년 1분기는 이란발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시장의 침체가 맞물렸다. 이로인해 사업 방향을 재설정해야 하는 기업들의 결정이 3월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감원 명분은 기업마다 달랐다. 알고랜드는 매크로 환경과 토큰 가격 하락을 이유로 들었고, 크립토닷컴과 제미니는 AI 통합을 전면에 내세웠다. 코인베이스는 “AI 네이티브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반복되는 감원 끝에 고점 대비 30분의 1 가치로 인수된 기업도 있다. 메사리는 2023년부터 3차례 연속 감원을 단행했고, 2026년 6월 블록웍스(Blockworks)에 약 1,000만 달러에 인수됐다. 한때 3억 달러 밸류에이션까지 받았던 메사리는 시장의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3. 규제 정비 지역으로의 채용 쏠림 현상 심화
암호화폐 시장은 여전히 원격 비중이 높은 산업이다. H1 2026 활성 공고 기준 리모트 근무 형태의 포지션이 40.2%(1,180건)로 가장 많다. 리모트 근무 형태를 제외한 오피스 기반 채용은 미국(21.8%), 싱가포르(5.9%), 홍콩(4.2%)처럼 규제 체계가 정비됐거나 예측 불가능한 규제 리스크가 적은 지역에 몰려있다.
한때 무국적 산업을 표방했던 암호화폐 시장이 규제 대응과 현지 운영이 필요한 산업으로 바뀌면서, 고용 구조도 점차 규제 허브 중심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4. 규제 대응(컴플라이언스) 직무의 급부상
2026년 상반기 채용 공고 중 엔지니어링 직무가 34.1%(999건)로 1위다. 암호화폐 시장이 위축되는 동안에도 기술 개발 수요는 유지됐다고 볼 수 있다.
눈에 띄는 변화는 컴플라이언스/법률의 단독 2위 안착이다. 타이거리서치 2023 글로벌 암호화폐 채용 시장 리포트에서 별도 항목으로 집계되지 않았던 직군이 3년 만에 전체 채용의 10분의 1을 차지하는 상위 직군이 됐다.
거래소 내부를 보면 이 변화가 더 선명하다. 거래소 공고 904건 중 엔지니어링이 275건(30.4%)으로 1위, 컴플라이언스/법률이 145건(16.0%)으로 2위, BD/영업은 61건(6.7%)으로 3위다. 컴플라이언스가 BD/영업보다 2.4배 많다. 거래소들이 사업 확장보다 규제 방어에 더 많은 인력을 쓰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추가적인 컴플라이언스 채용 증가의 배경으로 꼽을 수 있는 건 EU MiCA 전면 시행(2024년 12월 30일 CASP 라이선스 의무화)이다. 유럽 거래소와 자산 운용사가 비슷한 시기에 채용을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2024년 7월) 시행 이후 국내 거래소의 준법감시 인력 수요가 높아졌고, 한국의 컴플라이언스 채용 비중(18.4%)이 글로벌 평균(10.4%)을 두 배 가까이 웃도는 배경이 됐다.
반면 대체하고 싶은 직무도 뚜렷해졌다.
크립토 잡리스트(CryptoJobList)는 콘텐츠 제작과 커뮤니티 관리 같은 직무를 “가장 AI로 대체하고 싶은 직무”로 꼽았다. 업무 난이도 자체는 높지 않지만 감정적인 소모가 발생하며 반복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대체 가능성이 높은 직무다. AI 에이전트에 의해 가장 먼저 대체되어야 한다는 설문 결과 또한 존재한다. 해당 직무들은 채용 수요가 줄어듦과 동시에 현업자들이 뽑은 자동화 대상 직군이라고 볼 수 있다.
5. 거래소의 독주,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성장
섹터별 채용 공고는 중앙화 거래소에서 904건(30.8%)으로 전체 비중의 3분의 1 가까이를 차지한다. OKX(267건), Bybit(138건), Binance(135건) 등 대형 거래소들이 이 섹터를 이끈다.
스테이블코인·결제는 392건(13.4%)으로 2위다. 다만 테더(Tether)가 이 섹터 내 224건(57.1%)을 차지하고 리플(Ripple)이 104건(26.5%)으로 뒤를 잇는다. 두 기업이 섹터 전체의 83.6%를 점유하기 때문에 섹터 전반의 채용 확장이라기보단, 소수 대형사 집중 효과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하반기는 또 다른 모습이 예상된다. 미국 내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에 속도가 붙고 있기에 스테이블코인 관련 채용 환경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켓메이킹·트레이딩은 101건(3.4%)으로 독립 섹터를 형성할 규모가 됐다. B2C2, GSR, 키락(Keyrock), 윈터뮤트(Wintermute) 등이 주요 기업이다. 2023년 리포트에는 별도 분류가 없었던 카테고리다. 기관 유동성 공급과 자산 운용에 대한 수요가 암호화폐 시장에 자리 잡은 결과다.
게임·NFT는 71건(2.4%)에 불과하다. 2022~2023년 GameFi 붐 당시 시장 내 채용을 이끌었던 섹터지만 지금은 그 비중이 과거 마이너 영역이었던 마켓메이킹보다 낮아졌다.
결국 시장 내 채용은 더 이상 사이클 민감도에 의존하지 않고 거래소, 결제, 규제 인프라 등 안정성을 강조하는 섹터에 남아 안착하고 있다.
6. AI 인재 수요의 증가
같은 기간 AI 산업의 채용은 반대 방향을 가리킨다. PwC 2026 Global AI Jobs Barometer는 6개 대륙의 10억 개 이상 채용공고를 분석했다. 미국에서 AI 관련 스킬을 요구하는 채용공고는 2025년 약 112만 건으로 전년 대비 66% 늘었고, 전체 공고의 2.8%를 차지했다.
암호화폐 시장도 같은 상황이다. 관련 공고 내 AI 스킬 언급 비율은 2025년 초 23%에서 2026년 3월 53.1%로 상승했다.
결국 AI는 전 산업군에 걸쳐 새로운 직무를 만들어내는 동시에, 암호화폐 시장은 더 적은 인력으로 더 높은 생산성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7. 줄어든 규모와 달라진 업무, 디젠들은 어디로?
글로벌 암호화폐 채용 시장은 이제 단순히 사람을 적게 뽑는 것을 넘어, 채용하는 업무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다.
과거 마케팅 위주였던 채용의 중심이 이제는 ‘규제 준수’와 ‘인프라 운영’으로 완전히 이동했다. 과거 호황기처럼 토큰을 홍보하고 커뮤니티를 키우던 마케팅 직무는 크게 줄어들었다. 반면 거래소 운영,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구축, 온체인 리스크 관리처럼 실질적인 시스템을 다루는 인력 수요는 여전히 탄탄하거나 오히려 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많은 프로젝트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그들은 더 이상 ‘디젠(Degen)’ 채용을 원하지 않는다. 모두가 시장이 대해 잘 몰랐던 초기 단계를 지나 산업의 틀을 갖추기 시작하면서, 블록체인 업계도 전통 금융이나 핀테크 기업처럼 까다로운 채용 기준을 적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암호화폐 채용 시장의 이 같은 변화는 산업이 투기의 시대를 지나 제도권 안으로 안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은 이제 화려한 신기루를 만드는 사람 대신, 단단한 현실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증명해낼 진짜 전문가만을 원하고 있다.
별첨: 데이터 출처
자체 수집 (2,932건)
web3.career / cryptocurrencyjobs.co / 직접 채용 페이지(Greenhouse·Ashby·Lever·Polymer) / 한국 수동 트래킹 / LinkedIn 수동 샘플 / 수집 기준일: 2026년 6월 18일
외부 인용
LinkedIn 2022.01: 암호화폐 채용 공고 2020년 대비 395% 증가
CFTE 2022: 암호화폐·Web3가 기술 신규 채용의 67% 차지
Coincub Blockchain Jobs Report 2023: 2022~2023년 북미·유럽 블록체인 채용 약 40% 감소
LinkedIn Jobs on the Rise 2026
LinkedIn 2026 Grad’s Guide: AI Engineer 성장률 1위, 미국 AI 공고 +639,000건 (AI Engineer +75,000건)
WEF·LinkedIn 2026: AI 신규 일자리 130만 개, AI expert 비중 LinkedIn 전체 공고의 3% 초과
CoinDesk 2026.03.21 (원 데이터: Up Top, William Burleson): 2026년 1월 신규 공고 전년比 약 -80%, 하루 6.5건
Coincub Web3 Jobs Report 2025: 66,494건, 전년比 +47%, 2022년 고점 미회복
CryptoJobsList 2026 Web3 Workforce Report: AI 언급 기준 23%→53.1%
web3.career 2025 Intelligence Report: Remote 공고 전년比 50%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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